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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상징 사전] 번역서로 나오면서 제목이 좀 바뀌었는데 책 전반적인 내용에 비추어 봤을 때 적절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원서 제목은 Iconic Tarot Decks: The History, Symbolism and Design of over 50 Decks책 내용은 56가지의 유명하고 의미있는 타로 덱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그 비주얼에 중점을 둔 내용인데 ‘사전’이라는 말이 붙는 바람에 일반적인 타로 읽기 또는 타로 해석 상에서 타로 요소들의 뜻을 정리해둔 책으로 오해를 사게 만들었다.
원래 정가 28,000원이었던 책인만큼 큼직한 판형에 양장본으로 책이 탄탄하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표지의 제목 부근은 얕은 음각 효과를 주었고 금박 활자라 화려함을 갖추었다. 총 224 페이지로 도입부와 타로의 역사, 맺는 말을 제외한 본문은 타로 덱의 종류에 따라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눠놓았다. 타로 덱 하나 당 대부분 2페이지 정도를 할애하고 있지만, 가끔 8페이지 분량으로 자세하게 설명한 것도 있다. 적당한 두께의 고급 무광 용지이고 컬러 구현이나 인쇄는 나무랄 데 없으나 텍스트는 번역체의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이 있어 읽기 편하지는 않다.
15세기 중반 르네상스 미술 시대 타로 카드의 생성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주얼을 한 그림들을 보다보면 타로에 대해 생소하거나 별 관심이 없었더라도 충분히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 순서로 나열된 구성은 아니지만 한장 한장 넘겨 보다보면 일종의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워낙 유명한 대표작들을만 모아 보여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정도면 일러스트레이션의 한 장르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타로 카드 안에 구현된 매력적인 그림들이 많았다. 현대에 제작되었지만 중세 미술의 요소를 담아 고전 유물처럼 보이는 타로 카드나 타로 전문 아티스트들의 독창적인 비전과 스타일을 구현한 멋진 타로 카드 디자인을 보다보면 순전히 그림 감상용으로 몇 세트 갖고 싶다는 수집욕이 불끈 생기기도 한다.
매력적인 풀컬러 도판을 풍성하게 수록하여 [사전]이라는 단어보다는 ’도감‘ 또는 ’도록‘ 쪽에 더 가까운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타로 카드 풀이가 아니라 타로 카드의 시각적 요소나 스타일 자체에 관심이 있다면 즐길만한 내용이다. 타로 리더가 아니라 타로 카드 컬렉터(우리나라에 그 인구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들이 환호할만한 내용이며, 타로와 상관 없더라도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그래픽 디자인, 미술 전반에 관심있다면 충분히 흥미롭게 볼만한 책이다. 특히 현재의 파격적으로 할인된 재정가라면 더더욱 그렇고 말이다. 그래서 [타로 상징 사전]이라는 엉뚱한 제목을 붙인 것에 더 아쉬움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