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린도교인들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그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평결을 듣기 위해 그들을 찾아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그들에게서 구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알고 있었습니다. 특정한 기준에 맞춰 삶으로써 자긍심을 고양시키려는 노력은 함정이요 속임수라는 것을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이 자기 정체성과 자신을 바로 이해하게 된 자리를 발견합니다. 자, 정신을 바짝 차리십시오! 지금부터 바울은 우리가 아는 지도를 벗어나 미지의 땅으로 들어섭니다...... 바울은 죄인 중에 내가 괴수였다고 하지 않고 내가 괴수다라고 합니다. ‘내가 가장 악한 죄인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도식에는 없는 전혀 새로운 그림입니다.......너무나 정직하고 자기에게 있는 모든 종류의 도덕적 흠결을 정확히 인식하지만, 이와 같은 놀라운 평정과 담력을 가진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바울은 누구보다 더 자기 죄의 정체를 잘 아는 사람이었지만, 죄와 자신의 정체성을 연결 짓지 않습니다.......이 둘을 연결하기를 거절합니다.......자신을 통해 이루어진 일이 크고 대단하지만, 그것으로 자신을 규정하거나 우쭐해 하지 않습니다.......자신을 죄인의 괴수로 여기되, 부르심을 받은 일은 중단 없이 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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