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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철학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 중 여성은 누가 있을까? 떠올려보려 해도 여성 철학자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플라톤의 유명한 작품 <향연>에는 디오티마라는 여성이 등장한다고 한다. ‘향연’은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토론하는 남성들의 모임으로, 대개 연회와 술자리로 이어지고 남성 철학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여성이 참석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가 더 미숙한 자신에게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즉 어떤 관점이나 정의에 대해 일련의 질문을 던지고 대안적인 입장을 이끌어내는 논쟁적인 문답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디오티마가 소크라테스의 가장 큰 철학적 공헌인 방법론을 가르쳐준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암시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와 토론하면서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그녀의 지혜를 배우고자 했으며, 토론 중 디오티마는 자신 있게 ‘제 말이 맞습니다!’라며 자기주장을 펼치고 때로는 논의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소크라테스를 꾸짖기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위대한 여성이 철학의 탄생지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하면서도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최초의 여성 역사가이자 고대 중국의 위대한 여성 지식인인 반소는 후한(後漢) 초에 태어났다고 한다. 반소의 가장 눈부신 업적은 <한서> 편찬에 공헌했으며 <한서>는 한 고조 유방부터 한 평제까지 300년 동안 전한(前漢)을 통치한 황제 열두 명을 기록한 역사서다. 반소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고 당시 상류층 여성을 교육하기 위한 저작을 만들었고 그녀의 윤리관은 역사와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지식인들의 학문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반소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인 <여계>는 여성이 가문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잘 지내는 법’과 ‘사회에서 위신을 지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며, 무례 비난 다툼 대립이 불가피해 자신의 본분 즉 완전한 순종을 지켜내기 어려운 시댁에서 가정의 화합을 이루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집필했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속국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히피티아는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인생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역사적 기록물을 남긴 최초의 철학자였다고 한다. 히파티아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과 다양한 관점에 대해 개방성과 포용력을 보였으며 종교적 갈등이 심했던 그 시대에 비기독교도였던 그녀는 수많은 기독교도와 유대 교도와 교류하였고 그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히파티아는 철학이 사회와 불가분 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수학을 가르치고 수학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하는 동시에 자신의 지식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활용했다. 조용히 가르치고 글을 쓰면서 교실과 도서관에만 머무를 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세상 밖으로 나가 선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결국 죽음에 이르는 위험까지 감수했다고 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히피티아는 행동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서 귀감이 될만한 존재 같다.
동양철학자로는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등이 유명하며 관련 책도 많고, 서양철학자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니체 등 무수한 유명 철학자 관련 책과 그들의 어록이 유명하지만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여성 철학자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으나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쉬웠다. 더욱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시대를 관통했을 우리나라의 여성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책에서 소개하는 20명의 여성 철학자들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여성 철학자 관련 책도 찾아보고 그들이 집필한 책이나 업적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적 스펙트럼을 넓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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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뜻도 모르면서 닥치는 대로 인문학 분야 서적들을 탐독했다. 하나를 다 읽어도 이해를 잘 못했지만, 이어 다른 책을 읽다 보면 앞서 읽은 내용은 온데간데 사라지고야 말았다. 차곡차곡 내 안에 쌓인 글들은 경계를 상실한 채 하나가 됐다. 진정한 의미의 융합형 인간으로 재탄생했다는 농담을 내뱉으며 쓴웃음을 짓는 일이 잦았다. 여느 분야인들 아니 어렵겠느냐마는 철학은 더더욱 다가서기 힘든 분야다. 내면의 공허함을 다스리기에 제격인 학문이라며 한동안 각광을 받기도 하였으나, 이해를 돕는다는 입문서를 읽는다 하여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행위가 위험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굳이 ‘여성’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한 책이라서 눈길을 줬다. 그 앞에는 ‘처음 읽는’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 있었으니, 대체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를 건네려고 날 이토록 준비시키는지 의아했다. 먹고 사는 게 해결될 때 비로소 글을 알고자 하는 의지도 생긴다. 거기에, 문자가 지닌 막강한 힘은 꽤 오래도록 극소수만이 누려왔다. 권력의 중심에 놓인 인물이라 했을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상은 백인 남성이다. 피부색이 하얗지 않거나 여성이라면 배움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일쑤였다. 주변의 모두가 배움으로부터 먼 삶을 살고 있다 보니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져야만 한다는 사고조차도 하지 못했으며, ‘혹시나’라는 기대 자체를 아니 품는 일이 다반사였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드물게나마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열리는데,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인물들이 그랬다.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오로지 성씨로만 혹은 주변의 남성(남편 혹은 아들)을 통해 존재감을 인정 받을 수 있었던 걸 생각한다면 사정이 낫다고 보아도 될 거 같은데, 낭중지추 마냥 뚸어난 능력을 지닌 이들은 남성의 이름 뒤에 숨음으로써 스스로에게 안전을 선사했다. 보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돌 맞기 딱이었던, 중세 유럽에 존재했던 마녀 사냥의 전락하기에 안성맞춤이란 소릴 들었을 인물들의 이야기가 색다르게 읽혔다. 한 분야에서 최고점을 찍은 경우에도 이름이 낯선 걸 단지 내 무지 탓으로 돌려도 될까. 목차를 유심히 살폈을 때 반가움을 표할 수 있는 이가 몇 없어 해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정도가 전부였다. 미처 다루지 못한 위대한 학자들의 명단이 뒤편에 수록돼 있었는데, 이들을 훑은 결과도 비슷했다. 여러 명의 저자가 합심하여 인물 하나하나를 살폈고, 무려 기원전 400년 경까지 거슬러 올라간 끝에 만날 수 있는 인물(디오티마)도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사랑과 아름다움의 본질에 관해 함께 논한 인물이라 했다. 솔직히 악처로부터 타박 듣는 걸 제하면 소크라테스가 여성과 대화를 하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역사가 반고의 누이동생이라는 반소도 비슷했다. 중국, 어쩌면 서양에서도 이 인물을 향한 칭송과 비판이 공존했으나 난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됐다. 이런 식으로 무지의 베일을 서서히 벗기는 과정이 선행돼야 했기에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았다. 위대하다 했을 때 사람들은 완벽함을 떠올린다. 내가 결코 닿을 수 없으며 닿아서도 아니 되는 존재여야 비로소 위인으로 섬길 수 있다는 식이나 한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도 인간으로서 고뇌와 결점은 지녔다. 몇몇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시대와 사회를 전적으로 뛰어넘지 못한 채 오늘날의 관점에선 고리타분하다 못해 위험하기까지 한 사고를 행하기도 했다. 당대의 파격이 오늘날의 파격과 동일하디는 않다는 걸 몇몇 주장을 접하면서 느꼈다. 특히, 나치를 피해 망명했으며 인생 대부분을 무국적자 신세로 지낸 아렌트가 아프리카인을 미개인이나 야만인 등으로 자주 묘사했다는 대목은 너무나 의외여서 놀라고야 말았다. 모슬렘 여성이자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알히브리라는 인물의 시도는 놀라웠다. 이런 평은 어쩌면 내가 지닌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편견이 심히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알히브리는 이슬람교가 본지 가부장성을 지니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 종교가 여성의 삶과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유연성을 지녔다는 주장이 잘 와 닿지 않는 건 편향된 정보의 습득이 오래도록 이어져온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는 여성 철학자들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이름을 한 번은 들어보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싶으나 자신이 없다. 여전히 나의 여성 철학사에는 빈 구석이 널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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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이후 모든 서양 철학의 역사는 플라톤 철학의 각주라는 화이트헤드의 말은 예전부터 종종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서두만 읽어보아도 그들의 각주가 아무리 뛰어나고 어렵다 한들 중요한 한 가지 점을 빼먹었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저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플라톤이 그의 저서 ‘국가’에서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이상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2,000년의 서구 철학사에 엄청나게 치명적인 공백이 있어왔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인데,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애초에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플라톤을 근거로 여성의 권리나 의무를 주장하지 않은 것일까? 여러분은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우선 이 하나만으로도 중요한 가치 하나를 독자들에게 제공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성 중심의 권력 사회가 역사를 이끌었던 지난 날 속에서 ‘철학자’라는 타이틀을 오롯이 가지고 활동할 수 있었던 여성이 극히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이었다. 그래서 저자들은 감춰진 역사 속 여성 철학자들을 이끌어내기 위해 “철학자의 정의를 넓게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철학 행위 자체가 특정 틀이나 규범에 얽매일 이유가 없으니 이런 접근 방법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철학뿐 아니라 이런 관점의 전환은 언제나 유익하다.
소크라테스가 아름다움의 본질에 관해 디오티마라는 여성과 토론했다는 장면이 ‘향연’에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이들은 이 디오티마를 가상의 인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실존 인물이든 아니든, 여성이 어엿한 철학 토론의 주체로 여겨졌다는 사실 아닐까? 플라톤도 그렇고 소크라테스도 할 일 없이 여성을 끌어들였을리 없지 않은가.
한편 수학사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거론되는 4세기 경의 히파티아라는 인물도 주목해야 한다. 그녀는 비기독교인이면서도 기독교인들과의 깊이 있는 교류를 했고, 동시에 유용한 지식을 전달하는 입장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기독교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당대 권력자들의 정치적 다툼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도들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음으로써 후대에 큰 안타까움을 주었다.
헤리엇 테일러 밀은 존 스튜어트 밀의 아내이기도 했는데, 남편의 업적에 오랜 시간 가려져 있던 인물이었다고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젠더’라는 용어는 1950년대에 나왔지만, 이미 그 이전, 그러니까 19세기 중후반에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의 개념이 테일러 밀에 의해 구분되었다는 사실이다.
20명의 저자들이 20명의 여성 철학자를 소개하는 구성인 이 책은 자체적으로도 큰 가치와 의미가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철학사에서 여성들은 많은 외면을 받아왔지만, 그중에서도 아시아나 아프리카계 여성들은 더 소외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시아인으로는 고대 중국에서 한 명, 인도인 한 명, 아프리카계로는 두 명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발상의 전환 혹은 다른 관점으로의 역사적 접근이라 하더라도 우선은 서구를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는 학문적 풍토가 언제쯤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게 될까? 이런 질문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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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쟁의 시대라서 타이틀이 무엇이든 그것으로도 밤새 싸울 수 있는 분위기의 요즘이다. 성별, 종교, 인종, 직업(혹은 같은 직종 안에서도 고용의 형태), 급여, 주소지, 출생지, 심지어 MBTI로도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짓고 함부로 판단하고 당연히 평가한다.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라는 책도 그런 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제목을 뽑았다. '여성'이라는 단어만 읽고도 '또?' 라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숫자가 책을 즐겨 읽는 독자들 중에서는 적었으면 좋겠다.
결국 불균형과 불평등의 대상에 눈을 뜨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 교육, 학계에서 제도적으로 배제받는 여성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목차에 있는 철학자들의 이름 중 -나의 무지 탓인지- 익숙한 이름보다 처음 보는 이름이 더 많이 있다는 점이 페이지를 넘기는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다.
여성은 이성보다 감정에 더 영향을 받아서 철학을 못하는 존재일까? 그보다는 여성이 교육'씩'이나 받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시대나, 기껏 돈과 시간을 들여 교육을 받았는데 '밥벌이'를 못하는 공부는 사치스럽다고 스스로 생각하여 먼저 포기하도록 압박을 주는 사회의 분위기와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취업은 거의 포기함과 다름 없다는 효용,실용,물질(=자본) 우선(만능)주의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여성'이었으나 '철학'에 무게를 실을 수록 '계층'으로 확대되는 불균형함이란....
철학자, 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몇 명의 이름들은 죄다 백인 남성들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이 시도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경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언어로 잘 정리되어, 행동으로 표현되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때, 그것이 철학과 다름없음을 책에 소개된 철학자의 국가, 인종, 시대를 보며 깨닫는다.
누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가- 를 공부하듯이 읽겠다는 생각이라면 각각의 철학자가 연구한 내용에 대한 분량은 충분하지 못해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몰랐던 세상을 안내해주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더 깊은 탐색을 원하도록 은근하고 강렬하게 권유하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주류의 사회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여 그의 업적까지 가려지고 지워지는 이들이 있음을 우리에게 새삼스레 상기하게 만든다.
그 때는 옳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새로움이 때론 버거움으로 다가오더라도 모른 척하고 싶은 안일함과 싸우는 마음과 생각을 실천에 옮긴 사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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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거나 마주하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존재한다.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고 지금도 계속되는 특정 집단의 영향력이나 실질적인 힘이 강력하다는 사실과 어쩌면 성별에 따른 제약이나 차별이 만연한 사회의 모습속에서 어떤 형태로 자신 만의 가치를 알려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 보게 된다. 이 책도 이런 관점에서 다소 생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여성 철학자들에 대해 소개하며 여성이라서 느꼈던 새로운 감정이나 더 나은 형태로 판단할 수 있는 삶의 조언이나 자세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표현하고 있다.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 물론 남성과 여성의 성별 갈라치기가 아닌 여성 만의 독특함이나 색다른 느낌으로 책을 접한다면 기존의 가치에 대해서도 더 나은 형태로 판단해 볼 수 있고, 우리가 간과했던 부분을 이해하거나 복잡하게만 보였던 영역에서도 비교적 쉽게 이해하며 새로운 통찰력을 가져 보게 된다. 책에서 언급되는 여성 철학자들도 그렇고 이 책은 철학사, 그리고 세계사 및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이를 현실적인 부분에서 어떤 형태로 적용하거나 대중적인 관심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구성을 보인다.
특히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시대상을 경험한 여성 철학자의 경우 지금의 관점에서도 대단한 측면이 많고 자신 만의 신념이나 소신 등을 굽히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 의식을 가지거나 행동적인 부분으로 표현하고자 했는지를 자세히 알아보게 된다.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 또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중심이 되는 남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냉정한 판단을 통해 다양한 주제와 사회문제를 바라보며 기존의 방식이나 행동에서 벗어난 형태로의 접근이나 역발상의 중요성, 그리고 감성적인 부분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도 아니며 새로운 대안전략이 될 수 있다는 등의 표현력을 구사하며 기존의 사회질서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마주하게 된다.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 물론 누구나 편견과 갈등, 오해 등의 여지가 존재하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과 현실에서 경험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는 냉정한 평가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성별로 인한 이런 일차원적인 관점보다는 사람 자체를 마주하며 그들이 가진 장점을 먼저 봐주는 문화나 의식이 마련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이나 성장 또한 가능할 것이다. 책을 통해 명확히 느끼거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이것이다. 많은 분들이 새롭게 보여지고 색다른 감정이 드는 여성 철학자를 통해 어떤 형태의 삶이나 사회의 모습을 그려나가야 하는지, 그 의미에 대해 접하며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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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시절에 도덕, 윤리 과목을 배우며 동서양 역사에 어떤 철학 사조와 철학자들이 있었는지 열심히 배웠지만 그 중 여성 철학자 이름은 어느 하나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공부를 게을리해서라기보다 교과서에 아예 여성 철학자가 소개되지 않았다시피해서인데, 사실 주목, 재조명하려 들면 수천 년 역사 중 여성 한 명이 없을 리 없습니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소홀히 봐 온, 위대한 여성 철학자들을 조명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소개한 글들마저 현역 최고의 여성 철학자들이 집필했습니다. 내용이나 형식 양면에서 올스타전 혹은 만신전(판테온)이라 할 만합니다.
우리 나라 교과서만 그런 게 아니라 영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p7 저자 서문에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시몬 드 보부아르 두 명만 등장한다.."며 정평 있는 어느 다이제스트 철학 대중서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말이 나오니 말입니다. 뭐 저 정도라면 우리 나라 책들도 안 빼놓고 언급하는 편입니다. 특히 보부아르는 근대 페미니즘의 아득한 조상님과도 같은 사람인데, 몇 년 전 프랑스 총리 마크롱이 공개석상에서 "페미니즘 같은 해로운 풍조가 미국으로부터 수입되어 프랑스의 지적 풍토를 어지럽히고..." 같은 말을 해서 엄청 웃은 적이 있습니다. 마크롱은 유구한 지적 토양을 자랑하는 프랑스 정계에서도 초 엘리트 출신으로 꼽히는 사람인데 저런 무지를 드러내다니... 물론 극성 페미니즘은 1960년대 미국 중심의 우먼 리브에서 비로소 제 모습을 갖추긴 했습니다만.
이 책은 그렇다고 페미니즘 역사에 주제를 한정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보편적인 철학 사조의 유산에 여성들이 기여한 바가 얼마나 큰지를 밝히는 게 주 목적입니다. 물론 그들은 인간인 동시에 여성이었으며 그 빼어난 재능을 동시대 체제가 얼마나 억압했는지에 대해 뼈저린 아픔을 가졌겠으므로 이에 대해 그 저작 속에서 한 마디 안 할 수는 없었겠죠. 책은 중국의 역사가 반소, 그 오빠 반고의 저작 명의로만 보통 소개되는 <한서>의 공동 저자부터 논의를 시작합니다.
현대 중국은 공산 혁명으로부터 시작했으며 이런 이유 때문에 여성에 대한 족쇄를 가장 과감하게 걷어내고 부부 사이의 평등을 화끈하게 추구한 나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p37을 보면, 허베이성 전통문화연구소 간부인 딩쉬안이라는 분이 연설한 내용이 일부 인용됩니다. 이분은 바이두 백과에도 다분히 조롱섞인 문구로 소개된 분인데, 이 책에는 안 나옵니다만(이 책뿐 아니라 어디에도 잘 안 나옵니다) 한자로는 丁琁(정선)이라고 씁니다. 21세기에 "처녀성"을 미덕(을 넘어 일종의 "지참금")으로 강조하고 그 외에도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했는데 공산혁명을 했다는 나라에서 저렇게 높은 위치에 있는 분의 성의식이란 게 이 모양입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진보의 기치가 어느 정도나 허상에 가까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후한의 역사가 반소를 첫 타자로 내세웁니다. 인종, 성별, 문화권에의 평등한 비중 할당을 의도한 결과이겠습니다. 우리 나라도 중국고전문화에 정통한 분들이 참 많지만 이상하게도 반고만 강조할 뿐 반소의 기여에 대한 언급이 매우 적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건 사서인 <한서>가 아니라 그녀가 쓴 실용윤리서인 <여계>인데, 이 책은 오늘날 여성들이 읽으면 무척 실망스러운 내용입니다. 마치 소혜왕후의 <내훈>을 연상케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숨막힐 듯한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시아버지, 남편, 시어머니의 등쌀 속에 어떻게 지혜롭게 살아남을지를 가르치는 일종의 생존 키트로 의의를 부여합니다. 한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유가가 다른 제자백가의 영향을 완전히 누르지 못한, 일종의 다원성이 살아 있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며 역시 긍정적 의의를 찾습니다. 또 저 정선, 즉 덩쉬안을 구태여 언급한 건 여전히 구태, 전근대성을 극복 못 한 중국의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과연 누구로부터 지혜를 찾아야할지를 상기하려는 의도였다고 저자가 스스로 밝힙니다. 달리 말하면 중국은 반소의 시대인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발전이 없었다는 뜻도 되겠네요.
히파티아는 무슨 피타고라스라든가 시인 사포라든가 플라톤처럼 오래된 사람이 아니고, 저 반소보다도 200여년 뒤에 활동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이 매우 끔찍했고 독립적 여성에 대한 반감도 죽음의 한 원인이 되었기에 이 순교자가 꽤 오래 전 사람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죠.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했지만 이미 헬레니즘이 망한지 오래된 시점이었고 어쩌면 이 비참한 죽음이 그리스 고전 문화의 우아함 그 종말을 상징하는 바도 적잖이 있습니다. 여튼 "수학 잘하는 여성"이 멋있는 건 사실이며, 19세기 러시아의 여성 수학자 소피아 코발레프스카야 같은 이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히파티아를 소개한 의의는 물론 그녀가 철학자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당대 수학자들은 상당수가 철학자를 겸했죠.
여성 사상가 하면 누구나 첫손에 꼽을 만한 인물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입니다만 이 책에서는 그분을 다루기 앞서 메리 애스텔을 소개합니다. 이분은 울스턴크래프트보다 무려 한 세기나 앞서 여성 인권을 테마로 다룬 논문을 썼다고 합니다(p67). 그녀는 귀족 출신은 아니었으나 부친이 석탄 소매업자였으므로 아마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으리라 짐작되며 저작들만 남아 있을 뿐 어떤 생을 살았는지, 금욕적이고 경건한 삶을 살았으며 자선에 헌신했다는 정도 외에 더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하는데, 이 역시 여성에 대한 시대의 홀대를 엿보게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페미니즘 분야 말고 일반 철학의 스탠스에서 이분이 취한 입장은 영국 전통의 경험론과는 반대 지점에 가깝다는 게 이 책의 평가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고교에서 배운 대로, 영국의 경험론 vs. 대륙의 합리론 중 후자, 즉 데카르트의 스탠스와 비슷하다는 거죠. 결혼에 대해서도 그녀는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이분에 대한 글은 시몬 웹 박사(물론 여성 철학자입니다), 바로 뒤에 나오는 울스턴크래프트에 대한 글은 산드라 베르제 부교수가 집필했습니다.
천재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과학자, 철학자를 보면 의외로 그 아내, 혹은 애인으로부터 영감을 크게 받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그랬고 존 스튜어트 밀도 그러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 철학자, 행동가였던 해리엇 테일러 밀을 보면 성씨가 두 부분입니다. 첫째 남편이 활동가 존 테일러였고 둘째 남편이 바로 존 스튜어트 밀이라서입니다. p101에 보면 존 스튜어트 밀은 저 책의 저작 명의를 놓고 원래 아내에게 특별히 크레딧을 하려 했으나 테일러 밀이 사양했다고 합니다. <자유론> 서문에도 당시 건강이 위중하던 아내에 대한 특별한 헌정사가 있다고 나옵니다.
우리가 소설가로만 알고 있는 조지 엘리엇(이름도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의도적으로 남성처럼 필명을 썼죠. 반면 저 앞의, 우리 시대 철학자 시몬 웹의 퍼스트네임은 Simone이므로 남성이 아닌 여성형입니다)도 이 책에 따르면 철학자로서의 업적이 크다고 합니다. 그 핵심은 "자기 인식", 즉 나 자신을 아는 일이 궁극의 평안을 가져다준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영국 소설은 문학적 성취는 잠시 별론으로 하고, 작품 속에 엄청난 사색과 철학이 녹아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조지 엘리엇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필자 클레어 칼라일 박사는 <미들마치> 등 그녀의 작품 구체적 예를 여럿 들며 자신의 주장을 논증합니다. 책 조금 뒤에는 역시 우리가 소설가로 보통 알고 있는 아이리스 머독이 소개됩니다.
이어 에디트 슈타인, 즉 독일에서 두번째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이며 후설(20세기 초 현상학의 대가, 한국에는 이남인 교수가 이 분야 전공자로 유명하죠)의 수제자였던 분인데 재미있는 일화가 많이 소개됩니다. 또 하이데거의 편협한 태도 역시 날카롭게 꼬집히고 있습니다. 이어 해나 아렌트(이 책의 표기에 따릅니다), 시몬 드 보부아르가 소개되는데 이 두 분에 대한 글이 분량면에서 다소 짧다는 데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활동가로서 잘 알려진 앤젤라 데이비스가 "철학자"이기까지 한지는 아마 의견이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 후반부에는 시대상을 반영하여 소위 "유색인종(책에서 그런 표현을 쓰는 건 아닙니다)" 철학자들을 독자들과 만나게 합니다. 특히 책 마지막은 아지자 알히브리라는 다소 낯선, 모슬렘 여성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아직 생존해 계신 교수님을 다루는데 이분은 모슬렘 법과 서양법 사이의 가교를 놓은 업적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혹은 진즉에 알았어야 했을, 여성 철학자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적어도 PC 면에서 균형을 잘 맞춘 듯 보입니다.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미권에 선정이 다소 치우친 면이 있고, 독자에 따라서는 아직 여성 철학계의 공헌이라는 게 더 진전될 여지가 있구나 같은, 책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페미니즘의 살아 있는 신화인 주디스 버틀러가 이 책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도 의외라면 의외였습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쓰였으며, 다만 책을 읽으면서 따로 여러 군데를 찾아 보느라 서평 등록이 다소 늦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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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뿐 아니라 여성도 이상적인 도시 국가를 통치할 수 있다고' 말했던 플라톤. 하지만 그로부터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철학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요즘 나오는 철학책이나 철학 강의만 봐도 그러한데 <<철학: 100명의 주요 사상가들>>이라는 책에서는 단 두 명. <<위대한 철학자들: 소크라테스부터 튜링까지>>에서는 여성 철학자가 단 한 명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 동안 여성들은 역사적으로 교육에서 배제되었고 따라서 철학을 비롯한 대부분의 학문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이다. 영국에서는 1880년에서야 네 명의 여성이 런던 대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앗고 케임브리지대학교는 194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모든 학부 과정에서 여성의 입학을 허용했다.
이 책은 이렇게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남성들에 의한 그늘에 가리워졌던 수많은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과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게 하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 속의 여성 철학자 20명의 연구와 사상을 소개하는데 그 중에서도 나의 눈에 띈 것은 바로 '해나 아렌트'였다.
우리에게는 '한나 아렌트'로 알려진 그녀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유명하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책 소개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탄생한 것이다.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아이히만의 재판에 대해 보고를 하면서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언급을 하였는데, 이는 어떠한 이론이나 사상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아주 사실적인 어떤 것, 엄청난 규모로 자행된 악행의 현상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 악행은 악행자의 어떤 특정한 약점이나 병리학적 측면, 또는 이데올로기적 확신으로 그 근원을 따질 수 없는 것으로, 그 악행자의 유일한 인격적 특징은 아마도 특별한 정도의 천박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행위가 아무리 괴물 같다고 해도 그 행위자는 괴물 같지도 악마적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또 그에 앞서 있었던 경찰심문에서 보인 그의 행동뿐만 아니라 그의 과거에서 사람들이 탐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특징은 전적으로 부정적인 어떤 것이었다. 그것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흥미로운, 사유의 진정한 불능성이었다. 그는 한때 자기가 의무로 여겼던 것이 이제는 범죄로 불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래서 그는 이러한 새로운 판단의 규칙을 마치 단지 또 다른 하나의 언어규칙에 불과한 것처럼 받아들였던 것이다. -네이버 인용-
이런 악의 평범성을 주장하는 한나 아렌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인종 차별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러한 까닭에 가끔 유대인 탄압과 흑인 소외를 일관성 있게 다루지 않는 걸로 언급되었으나 대부분의 작가들은 인물이 아닌 사상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언급하지 않는다니.....정말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미국 내에서 흑인들이 인종차별폐지를 외치지만, 정작 동양인들에 관해서는 각종 차별,혐오 발언을 서슴치 않는 것과 같지 않은가!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사상가도 비판을 넘어 우상화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해나 아렌트의 정치 이론을 평가한 것처럼 그녀의 단점을 인정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요즘 화두가 되는 난민문제에 관해서도 그녀의 주장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20명의 저자들이 평생을 연구해온 여성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궤적이 오늘날 우리에게 닿아있음을 전하기에 그들을 통해 인류 역사의 여성 철학자 20명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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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이 책 [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에 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말그대로 '여성 철학사'를 다루고 있고 그래서, 시기적으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금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명망있는 여성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매력에 빠져들면서 동시에 어쩌면 남성들에 의해 그늘에 가리워졌던 수많은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과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수 있다는 의미가 특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저명한 현대의 여성 철학자들이 오랜 인류의 역사 속 위대했던 여성 철학자들을 손꼽아 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여성 철학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그리고 여성 철학자를 바라보는 인식의 개선까지도 모두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더 위대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말그대로 '인류사를 관통하는 20명의 여성 철학자들'의 매력에 흠뻑 젖어보는 시간이 허락되는데 철학자에 대한 의미도 확장시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도 이루어주는 것 같아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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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여성철학사 (리베카 벅스턴, 리사 화이팅, 조이 알리오지, 애니타 L. 앨런, 굴자르 반, 산드린 베르제, 클레어 칼라일, 해나 카네기아버스넛, 일한 다히르, 니마 다히르, 제이 헤털리, 케이트 커크패트릭, 데지레 림, 에바 키트 와 만, 헬렌 매케이브, 페이 니커, 엘리 롭슨, 민나 살라미, 샬리니 신하, 시몬 웹 共著, 박일귀 譯, 탐나는책, 원제 : The Philosopher Queens: The lives and legacies of philosophy's unsung women)”를 읽었습니다.
반소 (班昭, BC 120~BC 49). 자는 혜반(惠班). 중국 최초의 여성 역사가로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전한(前漢)의 역사를 다룬 ‘한서(漢書)’를 편찬했다고 알려진 반고 (班固)의 여동생입니다. 하지만 반고는 한서의 편찬을 마치지 못했으며 이를 마무리한 인물이 바로 반소입니다. 당대의 현실을 고려하면 오빠의 작업을 도운 보조적인 역할만을 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서’의 편찬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반고가 죽자 당시 황제였던 화제(和帝)가 직접 반소에게 이를 마무리하라는 칙명을 내린 것으로 보아 반소의 학식에 대한 당대의 명성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반소는 궁궐로 초빙되어 올바른 행실에 대한 교육을 하기도 하였으며 죽기 전까지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녀의 윤리관은 역사 뿐 아니라 당대 철학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청이나 조선,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윤리관은 시대적 한계에 갇혀 있다는 단점이 있고 최근 중국에서 반소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하나, 무려 2000여년전의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의 평등사상에서 그녀의 윤리관을 비난하는 것은 매우 무리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듯 합니다.
여성 철학자라고 하면 아마도 이 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해나 아렌트 (일반적으로 한나 아렌트로 알려져 있으나 책에 따라 해나 아렌트로 표기함, Hannah Arendt, 1906~1975).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이진우 공역, 한길사, 원제 :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전 2권)”을 통해 정치철학자로서 입지를 단단히 한 그녀는 지배적 견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저항적 지식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아이히만 (Adolf Eichmann, 1906~1962)을 통해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도출하였으며 평범한 자의 악은 ‘사상의 빈곤’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사상은 당대보다 오히려 지금에 와서 더욱 각광받는 것 같은데 이는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하면서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전체주의나 권위주의적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철학사에 굵직한 업적을 남긴 여성 철학자 19명에 대한 19명의 여성 철학자들의 글을 엮은 책입니다. 아무리 남녀차별이 심하다 해도 과학이나 예술 분야에서 그래도 한 두 사람의 여성 과학자나 예술가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지만 철학 분야의 경우에는 금방 떠올릴 만한 여성 철학자의 이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철학계에 이름을 남길 만큼 업적을 가진 여성 철학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잊혀진 이름을 되살려 철학사에서 여성 철학자의 업적을 지금이라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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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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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학문에 있어 남녀의 차별을 두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철학이 우리 삶의 구원이자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주는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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