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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큰 기쁨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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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큰 기쁨이 될 수 있기를.     1.   얼굴을 가르고 찢은 수많은 칼날이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피맺힌 살갗들이 제자리를 찾아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 파브리카에서   이 느낌, 정말 싫다. 이 느낌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파브리카』에 들어 있는 소설들에서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해결점의 어딘가에선 반드시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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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큰 기쁨이 될 수 있기를.

 

 

1.

 

얼굴을 가르고 찢은 수많은 칼날이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피맺힌 살갗들이 제자리를 찾아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 파브리카에서

 

이 느낌, 정말 싫다. 이 느낌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파브리카에 들어 있는 소설들에서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해결점의 어딘가에선 반드시 있을 것이 있겠지. 그 있을 것에 대한 느낌을 오늘 얘기하려 한다. 그 느낌은 정말로 힘들고 지독한 느낌이다.

 

 

2.

 

이 책은 소설집이다. 나름대로 굴레가 있는 느낌이다. 그 굴레는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이 책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느낌의 어딘가에 이 책 속에 나온 누군가도 있을 것이다.

 

 

3.

 

오늘 우연히 본 달력의 7월 숫자가 빨간색이었다. 그 빨간색이 너무 지독한 색이어서, 들어가기가 싫다. 그런데, 그 지독한 빨간색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을 아시는지? 그 느낌을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과거의 어떤 순간에 이런 느낌을 경험해 보았다면, 그 사람은 지금 절실하게, 아주 애타게 일할 거리를 찾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어도, 어디서든지 무엇이든 할 수만 있다면 하려고 애쓸 것이다. 오늘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분명히 헤매고 있을 것이다.

 

 

4.

 

파브리카의 어떤 이들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가 지옥을 경험해 보았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진짜 지옥을 경험한 것이 아니다. 진짜 지옥을 경험해본 사람은 지옥을 경험해 보았다는 사실을 말하기조차 버거워한다. 그 버거움 때문에, 안에서 숨은 감정을 털어내지 못하고 끙끙 앓고 살아간다. 어느 날 그 감정을 힘겹게 털어냈다면, 그 사람은 이젠 살아가고 싶은 생각, 살아갈 희망이 생긴 것이다. 누군가가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h******o 2022.07.1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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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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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저자의 소설집 파브리카는 신춘문예 등단작인 흰 콩떡을 비롯해 파브리카, 누수, 방, 구인까지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개성넘치는 다섯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파브리카 제목부터 흥미로운데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감에 책장을 넘겨보네요. 징그러운 얼굴로 부터 도망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나 하지만 대물림 되어지는 유전적 특질을 떨쳐내기란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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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저자의 소설집 파브리카는 신춘문예 등단작인 흰 콩떡을 비롯해 파브리카, 누수, 방, 구인까지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개성넘치는 다섯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파브리카 제목부터 흥미로운데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감에 책장을 넘겨보네요.

징그러운 얼굴로 부터 도망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나 하지만 대물림 되어지는 유전적 특질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는걸 알 수 있어요. "엄마, 자 얼굴 봤냐? 미쳤는갑다. 하이고.... 저게 사람 얼굴이기? 징그러바서..... 도대체 얼굴에 뭔 짓을 한 거고?"(p10) 얼굴을 통해 바라보는 집안의 역사 결코 도망치기 힘들것 같은 상황속에서 나타난 빛으로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까요. 새 얼굴을 드릴게요.

쉰 떡 한 팩으로 인한 아버지의 가출 떡은 아버지에게 있어 삶속에 가까이 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유별난 떡 사랑 다 먹지 못하고 냉동실로 들어가 방치되어 쌓여버리는 떡 계속해서 새 떡을 사 날라는 아버지 먹지못해 금새 쉬어버린 흰 콩떡을 통해 느껴지는 답답한 아버지의 삶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 않지만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아버지가 건네주는 콩떡을 쉬어 버리기 전에 먹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가네요. - 흰 콩떡

더이상 예전의 고요하고 아늑했던 집이 아닌 여기저기 누수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되는데 엄마와 딸의 관계가 누수로 인해 지금 처한 현실과 너무나 닮아있어요. 무조건 아끼고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은 다른 삶을 살고자 한 주인공 엄마의 사랑이 때로는 불편하게 다가오지만 그런 엄마를 이해 이해할수 밖에 없게 되요. 엄마가 살아왔던 삶이 가족에 대한 희생이란 걸 알지만 그런 엄마의 삶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고 주인공의 어깨를 짓누르며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게 어떤 마음인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누수

이외에도 전염병, 대홍수에 대한 이야기 방과 구인까지 각각의 문제상황에 대응해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흥미롭게 따라가 볼 수 있네요.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 인물들을 이야기를 통해서 위로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다섯편의 이야기와 뒷이야기 작가의 말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어요.

 

"호밀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호밀밭 #김지현 소설집 #파브리카 #책과콩나무카페

l*******7 2022.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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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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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은 오랜 만에 돌아온 방에서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뻐득뻐득 마른 오징어 껍데기에서 날 법한 비리고 마른 살냄새. 늘 몸에 배어 있던 자식의 자식을 떠맡은 노인의 냄새. 근원지의 냄새. 구역질이 오른다. 이 방에서 18년을 잤다. 벽에는 이제 네 명의 죽은 얼굴이 붙어 있다. 혜영을 만든 남자와 남자의 아버지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들의 얼굴은 모두 하나같이 왼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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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은 오랜 만에 돌아온 방에서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뻐득뻐득 마른 오징어 껍데기에서 날 법한 비리고 마른 살냄새. 늘 몸에 배어 있던 자식의 자식을 떠맡은 노인의 냄새. 근원지의 냄새. 구역질이 오른다. 이 방에서 18년을 잤다. 벽에는 이제 네 명의 죽은 얼굴이 붙어 있다. 혜영을 만든 남자와 남자의 아버지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들의 얼굴은 모두 하나같이 왼쪽으로 피부와 근육이 당겨져 있다. 도망칠 수 없다. (-10-) 『파브리카 』

뜨거운 것이 눈가로 차오르는데 뭔가가 탁 날라왔다. 발치에 떨어진 것은 까만 비닐봉지였다. 아까 아버지가 달랑달랑 들고 가던 그것인 듯했다. 비닐 봉지를 열어 보니 콩떡 두 팩이 들어 있었다. 쉬어 버린, 아버지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 그것과 같은 콩떡이었다."떡무라." 아버지는 내 쪽을 쳐다도 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눈물을 소매로 훔치고 떡 비닐으 뜯었다. 아이 주먹만 한 콩떡을 한 입 베어 우적우적 씹었다. 텁텁한 콩 잔해가 쫀득한 떡에 비벼져 고소했다. (-40-) 『흰 콩떡 』

둔탁한 무언가가 천장을 툭툭 쳤다. 분명했다.이건 뭔가를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는 소리가 아니라 바닥을, 내 방의 천장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그러니까 고의로 , 아래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내는 소음. 타인의 삶 따위는 안중에 없고 개의치 않고 쉽게 망가 뜨리는 소리.

인터넷에는 층간 소음에 대한 글이 난무했다.전염병이 회사, 병원, 학교 곳곳을 먹어 치우자 사람들은 각자의 방으로 숨어들었다.(-99-) 『방 』

정부는 거대 지렁이의 출현에 당혹하는 모습을 그대로 국민들 앞에 드러냈다. 돌연변이로 등장한 지렁이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에 성과도 내기 전에 새로이 출현한 거대 지렁이는 그야말로 구갖벅 위기에 맞먹은 조치를 취하게 했다. 긴급 대책은 대대적인 활동 제한이었다. 사람들은 긴장했다.이례적인 국가적 조치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진행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129-) 『구인 ?人』

『파브리카』, 『흰 콩떡』, 『누수』, 『방』, 『구인』 이 다섯 편의 초단편소설이 한 권의 소설 속에 내재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소설 제목만으로 작가의 의도, 스토리 구조를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단편소설이 연이어 나타나게 되는데, 작가 김지현의 독특함과 상상력이 구체화하고 있었다.

소설 속에는 디스토피아, 염세주의자, 혐오, 차별, 회필와 같는 단어가 생각나게 된다.우리가 혐오하고, 차별하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들, 나이들어감, 노인, 더러움, 지저분함, 괴이함과 같은 단여들이 자가의 상상력 속에 내재되어 있는데, 첫번째 단편 『파브리카 』 에 등장하는 주인공 해영은 한 공간에서, 18년간 살게 되는데, 그 공간에 네명의 송장이 동거한다. 사실 이 소설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실제 지인이 이러한 방에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정 사진 내개, 두 부모의 영정 사진을 방 한 칸에 있는 것을 모셔놓았던 기억이 있어서다. 누군가에겐 나를 지켜준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손님,나그네의 입자으로 볼 땐, 죽은 사람의 시신을 모셔 노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탈피하고 싶어도, 벗어나고 싶어도 잘 안되는 이유가 명확해지고 있으며, 주인공 해영의 얼굴이 일그러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놓여지게 된다. 작가 김지현은 이 소설에서 무엇을 담고 싶었던북토크에서 직접 물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다섯번째 소설은 『구인』이다.이 단어에서 구인 ?蚓 이 아닌 구인 ?人이라고 써놓았던 건, 거대한 지렁이가 등장하는 단편 소설이다. 단순히 숲과 밭에서 나타나는 환형동물 지렁이가 아닌, 인간처럼 거대한 지렁이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초유의 사태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잇었다. 즉 이 소설에서는 작가의 깊은 의도가 숨어 있는데, 우리 삶에서 거의 발행할 가능성이 없는,희박한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인간은 어떻게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가에 대해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잠시 시간의 간극을 두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살아남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인류에게 닥칠 수 있느 또다른 재앙이 상상되곤 한다. 우리 삶의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암초들이 인간의 사고를 부정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달의 사락 k*******2 2022.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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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파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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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정말 작가의 말마따나 여름철 장마에 어둑한 방안에서 낮은 조도 아래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표지는 빛의 반사에 따라 여러 색으로 반짝인다.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여겼다.   오늘 아침 뉴스엔 집 근처 지하철역이 침수되었고, 내가 출근하는 직장근처의 역사는 곳곳에 누수 표시가 되어있었다. ‘내 집의 천장에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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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정말 작가의 말마따나 여름철 장마에 어둑한 방안에서 낮은 조도 아래 읽으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표지는 빛의 반사에 따라 여러 색으로 반짝인다.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여겼다.

 

오늘 아침 뉴스엔 집 근처 지하철역이 침수되었고, 내가 출근하는 직장근처의 역사는 곳곳에 누수 표시가 되어있었다. ‘내 집의 천장에서 그렇게 물이 쏟아진다면, 내가 고심해서 고르고 안정감 있게 배치해 놓은 가구와 집을 흠뻑 적시고 망가뜨린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누수 p.51>

 

인부들이 말도 없이 가구를 옮기고 서랍장을 분해하며 남의 집 살림을 마구잡이로 해체하고 있다면? 무방비로 집이 헐리고 있다면? 정말 공사 소음만큼이나 마음속이 시끄러울 것 같다.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신혼집이었고 말끔하게 리모델링한 지 일년밖에 되지 않은 집이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집을 샀을 때 탐탁찮게 보던 엄마의 잔소리가 새삼 생각났다. 공전하는 지구와 달처럼 끝까지 좁혀지지 못한 채 서로를 겉도는 모녀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냉장고에 반찬을 빼곡히 채워넣으며 상대가 기대하지 않은 호의를 베푸는 것, 자신을 숨막히게 하는 엄마의 주특기라 여겼다. 어쨌든 포장만 되고 배달은 힘들다고 해 공사하시는 분들을 위해 근처 국밥집까지 픽업을 다녀온 여자는 나사를 조였다 풀며 지지부진한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교정원고를 펼쳐들었다. 그 모습을 본 대영 누수 사모는 자신도 문학소녀였다며 검찰청 사무실에 앉아 타자기를 두드렸다고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붙인다. 3일 만에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이 지연되고 어쩌고 우여곡절 끝에 싱크대 조립까지 마치니 공사 끝. 저녁은 좋아하는 돈가스 정식믈 먹겠다는 사장님 내외의 묻지도 않은 이야기에 ‘나’ 는 처음으로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고 아들이 사다 줘서 처음 먹어봤다며 아들 이름은 ‘대영’ 이고 지금 군대에 가 있다고 했다. 사모의 휴대폰엔 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와 사장이 활짝 웃고 있었다.

 

<누수>가 요즘 날씨와도 딱이라 제일 먼저 발췌해서 읽어봤는데 서로에게 무뎌지고 익숙해져 드러내지 않던 문제들이 일상의 균열과 함께 불거지며 눙치고 넘기던 감정이 드러났다. 저자 김지현 소설가는 뒷이야기에서 이렇게 인터뷰한다. <누수>에 자신의 생활 모습이 가장 많이 투영된 것 같다고.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작가가 가까스로 만들어낸 자신의 삶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제일 먼저 5페이지의 엽전과 같았던 <파브리카>는 sf 장르에 숨겨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문구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자신을 만든 남자의 누나’ 라는 말이라든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수많은 얼굴을 달고, 역사를 업고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랄지, ‘순식간에 우리를 한패로 만들어버리는 저 이목구비’ 등이 가족의 애증을 잘 담아낸 것 같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우연히 발생한 강제적 공동체, 가족에 대해 단절과 이음이 오가는 여러 이야기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이들이 내는 파열음이 예사롭지 않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l*****3 2022.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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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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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삶에 대한 이해와 극복   파브리카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없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듯 일상적인 이야기들, 일상과 삶의 갑갑함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각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어느 순간 삶을 이해하게 된다. 나에게도 이어질 부모의 삶, 노력해도 바뀔 수 없는 사회구조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이 처절한 삶의 비극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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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삶에 대한

이해와 극복

 

파브리카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없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듯 일상적인 이야기들, 일상과 삶의 갑갑함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각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어느 순간 삶을 이해하게 된다. 나에게도 이어질 부모의 삶, 노력해도 바뀔 수 없는 사회구조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이 처절한 삶의 비극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디로 답습되는가.

 

단편 '파브리카'의 주인공이 원하는 것은 새 얼굴이다. 얼굴은 유전의 핵심적 요소이다. 부모로부터 받은 얼굴이 세상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다.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새 얼굴을 찾는 것이다. 바뀐 새 얼굴이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가져다줄 테니. '흰 콩떡'에서는 쉬어버린 아버지의 삶과 떡이 배치된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은데, 이해가 되는 아버지의 삶. 흰 콩떡의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건 떡이 쉬기 전에 꾸역꾸역 씹는 것이다. 결혼 이후 독립한 딸과 자식의 삶에 자신의 삶이 되어버린 어머니. 부모의 삶이 굴레처럼 이어진다. 엄마와 딸, 두 사람의 관계는 여기저기 새는 집과 같다. '누수'의 주인공은 어머니에게 사실을 숨긴 채 집을 수리한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집은 고쳐져야 한다.

 

 

아이고 아무리 오래된 집이라 케도 누수 안 나는 집은 평생 가도 안 나는데. 진짜 재수 안 좋으면 난다 카든데

누수 중에서

 

 

인생의 뽑기운

 

모두가 알 철학자 니체는 삶의 형태는 직선보다 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삶의 모든 형태는 처음과 비슷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것인데,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에 가깝다. 퇴근의 기쁨은 잠깐이고 또다시 지옥철과 업무 스트레스는 반복될 것이다. 그 안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반복되는 고난을 극복할 지혜와 삶의 가치를 발견해야 하고 그 괴로움까지 끌어안는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곱씹다 보면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합리한 불행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어디까지 받아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들이 끌어안은 불행의 끝에 마주할 수 있는 건 소설 '방'의 주인공처럼 늙고 추레해진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이다. 저항해도 바뀔 수 없는 결정론적 운명론은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에서 파브리카에 실린 단편들은 하나같이 독한 맛이다.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잘못된 선택과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 그저 운이 나쁜, 불행의 중첩에 가깝다.

 

그중 가장 독한 맛은 가족이다. 가족은 선택의 결과물이 아니다. 개인의 선택이 아닌 운명이자 우연에 가깝다. 누수가 나는 집을 뽑은 주인공처럼 가족 역시 잘못 걸린 뽑기 운에 가깝다.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잔인하고 독할 뿐이다.

 

 

다시 천천히 몸을 밀었다. 조금씩 가벼워진다. 숨을 들이마시지도 않는데 몸이 팽창하는 것이 느껴진다. 다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만이 유일한 생의 이유인 것처럼. 그 어떤 목적도 없는 것처럼 배를 민다.

구인 중에서

도망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 빛이 왔다. 그의 제안은 물속에 잠긴 나를 건져 올렸다. 새 얼굴을 드릴게요. 그거면 충분했다

파브리카 중에서

 

 

타인이 노래하는

지옥도를 되짚으며

 

내가 나로 온전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를 이루는 무수한 운명론적의 결과물로 씨실과 날실처럼 이어진다. 반복되는 지옥, 개인의 삶. 동일하거나 혹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을 보여주며 저자는 무엇이 구원이자 극복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운명의 지옥도는 어떤 구원을 필요로 할까. 어떤 구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지옥을 끊은 유일한 선택이 과거를 나를 지우고, 나를 부정하는 것으로 밖에 바꿀 수 없는 것일까?

 

부모의 삶을 대물림하는 청년세대, 파브리카는 슬픈 운명론적 보고서이다. 각 주인공들은 운명의 굴레 속에서 각자 벗어날 길을 모색한다. 그들의 행보는 너무나 작고 소소한 일상의 부정에 가깝다. 이 소소한 행보가 앞으로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 보다 나은 삶을 가져다주면 좋겠지만, 더 깊은 수렁이 이어질 수도 없다. 신 이외에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새로 생긴 얼굴을 통해 맞이할 새로운 인생이 반복되는 삶에 갇힌 개인의 불행을 끊어 낼 수 있기만 바랄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적어도 주인공들과 같은 선택이 아닌,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마주할 수 있는 행복을 찾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19193513

s****2 2022.07.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