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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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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 채영숙☆☆☆☆☆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고 페친이 소개한 책이다. 다들 주인공인 우영우 이야기는 많지만, 자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이야기는 많이 없어서 책을 사서 보게되었다. 저자는 자폐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두 아이를 잃었고,마지막으로 얻은 아이가 병이 생긴 이유도 모르고, 평생 치료가 안된다는 자폐아다. 그녀가 아이를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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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 채영숙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고 페친이 소개한 책이다. 다들 주인공인 우영우 이야기는 많지만, 자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이야기는 많이 없어서 책을 사서 보게되었다.
저자는 자폐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두 아이를 잃었고,마지막으로 얻은 아이가 병이 생긴 이유도 모르고, 평생 치료가 안된다는 자폐아다. 그녀가 아이를 얻게 된 과정, 아이와 보내는 일상, 학교 이야기, 이웃들, 친척들, 길거리에서 백화점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을 통해 얻은 좌절, 희망, 기쁨, 슬픔이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다.

감히 저자의 감정이나 생각을 함부로 말하기가 어려워 저자가 책 마지막 부분에 써눟은 부분을 조심스럽게 옮깁니다.

. 결혼의 기쁨은 겨울 햇살보다 짧게 지나가고 긴 시간 동안 켜켜이 밀려오는 아픔으로 내 이성은 늘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아픔이 쌓일수록 대상도 알 수 없는 분노는 커져갔다.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생명줄을 놓고 싶은 유혹에 끌려다닌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때는 사람들의 어떤 위로도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나를 용서하고 오랜 죄책감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야 위로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나는 웃으며 세상과 악수할 수 있었다.

. 언제부턴가 나는 아픔 당한 사람을 말로써 위로하지 못한다. 그저 손 한번 잡아주고, 등 한번 쓸어주는 것으로 위로를 전할 뿐이다. 그들의 아픈 가슴을 고스란히 안고 돌아와서, 내 기도 시간에 그것들을 조심스레 끄집어내어 하나님 앞에 펼쳐 놓는다.
'이들의 고통과 좌절을 살펴주소서. 저 성난 가슴을 당신의 사랑으로 위로하여 주시고, 당신이 주시는 새 힘으로 다시 일어나 세상을 걸어가게 하소서'

. 여전히 많은 사람이 자폐아는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오해한다.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모든 자폐인이 기억력이나 암기력이 뛰어나다고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자폐아는 별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했다. 나는 특별한 능력 없이 태어난 대부분의 자폐를 '평범한 자폐'라고 표현한다. 청년인 내 아들도 '평범한 자폐인'이다. 운동능력은 표준 이하이고 암기력이나 기억력도 보통이다.
42.195킬로미터를 서브쓰리 (3시간 안에 완주)로 끝낸 초원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의 엄마한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우리 집에 가요!"
초원에게는 달리기를 무사히 마쳤으니 다음 순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메달도 월계관도 그 무엇도 아닌 편안히 쉴 곳. 나는 그 대사를 들으며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생각났다.

. 특별한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이가 어렸을 때 나는 자주 어서 오십 살이 되었으면 했다. 말 한마디 못하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하루 종일 막무가내로 울고 떼쓰고 도망 다니는 아이가 감당이 안 되었다. 아이와는 바늘귀만큼도 소통이 안 되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말도 몸짓도 호통도 소용이 없었다.
아이와 세상과 씨름하며 하루하루 살아낼 일이 막막해서 아침이 오는 것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때는 더욱 간절히 어서어서 세월이 흐르길 바랐다. 내 나이가 오십이 되고, 아이도 스무 살 넘은 청년이 되면 생지옥 같은 이 삶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 그때는 아이가 청년이 되면 홀로 사회생
활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발달장애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엄마였다.
그렇게 힘겹고 벗어버리고 싶던 날들도 하루하루 앞만 보며 걷다 보니 아이는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엄마는 미리 겁먹고 언제 저 산을 오르나 한탄하며 주저앉아 있을 때도 아이는 저 혼자 좌충우돌 세상과 부딪히며 앞으로만 내달려서 나이를 먹고, 몸이 자랐다. 이제 자기의 요구사항 정도는 띄엄띄엄 언어로 표현을 하고, 싫으면 싫다 똑 부러지게 거부할 줄도 안다. 자존감이 커지고 자기주장도 생겼다. 나 또한 아이의 장애를 온전히 인정한다. 더 이상 허망한 꿈을 좇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아직 올라야 할 산이 멀기만 하다. 산꼭대기를 올려다보면 언제 저 산을 다 오를까, 한숨이 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정상에 서서 '야호!" 크게 소리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날에는 외양이 좀 부족해도 괜찮겠다. 우리의 인생 여정에 반드시 올라야 할 큰 산이 하나 있었고, 우리는 그 산을 부지런히 올랐을 뿐이니까.
YES마니아 : 골드 e***n 2022.07.20.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