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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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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의 대항해 시대로 15~16세기는 서양의 근대사를 잇는 중요한 분깃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열강들은 수많은 신대륙을 발견하여 그들의 부강을 이루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서구세력들이 근대국가를 형성하며 근대사회로의 개혁을 이루어나갈 때 동양을 비롯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외부 세력의 침략과 수탈로 몸살을 앓는다. 서방국가들은 신대륙 발견이란 대의명분을 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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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들의 대항해 시대로 15~16세기는 서양의 근대사를 잇는 중요한 분깃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열강들은 수많은 신대륙을 발견하여 그들의 부강을 이루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서구세력들이 근대국가를 형성하며 근대사회로의 개혁을 이루어나갈 때 동양을 비롯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외부 세력의 침략과 수탈로 몸살을 앓는다. 서방국가들은 신대륙 발견이란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해외 식민지 건설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고, 식민지로 삼은 나라에서 수탈한 풍족한 지하자원으로 서구열강들의 부를 축적하는데 사용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콜럼버스는 세계사에서 신대륙을 발견한 위인으로 칭송받고 있다. 과연 콜럼버스는 인류를 이롭게 한 위인이었을까? 세계의 역사는 힘없는 약소국들의 기록이 아니라 강성한 열강들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열강들의 입지를 넓혀준 콜럼버스는 아마도 그들의 관점에서는 영웅이라고 칭송받고도 남을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아메리카) 발견 이후 서방국가들은 중상주의(경제)정책으로 화페를 통일하고, 항해법을 제정하여 무역.해운의 발달을 꾀하게 되었다. 독점적인 무역회사를 정비하고, 시장개척을 위하여 열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하고, 식민지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다면 동양의 근대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동양의 근대화에 대해 속시원히 풀어줄 한 권의 책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바로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이란 책이다.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이동수 편/ 도서출판 인간사랑: 2022년 6월 30일
 

 이 책은 여덟 명의 정치학 박사들이 우리나라(조선)을 비롯해 각각 일본, 중국, 북한, 인도, 오스만제국(터키공화국)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논문집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하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인 "다충적 통치성과 넥스트 데모크라시: 폴리스, 국가 그리고 그 너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판하게 되었으며, 각 장들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과 매달 진행되는 콜로키엄에서 발표해주신 분들이 함께 엮었다고 한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장과 2장은 조선의 건국이 어떤 통치성에 기반했는지와 개화기에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키려 했는지에 대한 심충적인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다. 3장과 4장은 일본 메이지유신이 일본의 전통을 어떻게 유지하면서도 변화시키려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5장과 6장은 현재 중국과 북한이 공산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근대사회로 변화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하게 펼쳐진다. 7장과 8장에서는 서아시아 국가인 인도와 오스만제국이 추진한 근대화의 노력과 그 한계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각 장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장 조선 성리학의 정치와 통치 (김영수)

 

"성리학이 직면한 과제는 궁극적으로 진정한 세속성, 또는 정치성의 회복이었다. 즉 일상생활과 분리되어 산속으로 간 세속성을 환속시키는 한편, 비속화된 현실의 세속성을 정화시키는 것이었다. 현세적 삶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속에서도 초월적 삶을 성취할 수 있을까? 이것이 성리학의 본질적 질문이었다."  (p.22)

 성리학의 주된 목적은 샤머니즘과 통속적 불교에 의해 주술화된 세속성을 합리적 세속성으로 대치하는 것을 의미하며, 실천적 세속성을 회복하는 것을 말하며, 이에 리(理)를 강조하고 있다. 정치현실주의의 공리적 세속성을 윤리적 세속성으로 전환시키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요컨대 성리학은 정치적 지성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했다. 

 

 인간세계의 질서를 위한 성리학의 제도적 구상은 크게 양분된다. 첫째는 정신의 질서로 교육은 최고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연, 서연과 같은 왕실교육, 귀족과 관인을 위한 고등교육, 만인을 위한 일반 교육제도를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는 신체의 질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질서이다. 기질지성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성인, 군자, 중인으로 계서화될 수 있다. 성리학은 왕권의 견제를 위해 천위론을 강조한다. 천위론이란 왕위를 포함해 모든 공직은 하늘의 위임에 의한 직위라는 것이다. 총재론은 군주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관리의 우두머리인 총재에게 정부의 집행권을 일임하자는 것이다. 과거제 또한 왕권을 견제하고, 정치적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pp.65-67)

 

 

2장 개화파의 세계관: 실학과의 연속성 관점에서 (김충열)

 

 "실학자들의 물리/자연세계를 과학적, 실증적, 경험적으로 이해하는 시각을 가졌다는 것은 동시에 그들이 인간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그러한 세계관을 적용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개화파 지식인들의 경우

19세기 후반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사고하였고, 부강을 이루지 못하면 망국에 이른다는 관점이 그들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었다."  (pp.104-105)

 부강의 시각은 세계를 객관적, 실증적, 경험적으로 보는 관점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관의 하나인 부정적인 효과가 바로 서구중심적 지리관이었던 것이다. 1880년대에는 제국주의의 시대적 조건 속에서 부강이 국가적 목표로 등장하였고, 개화파 지식인들은 시대적 요구를 빠르게 인지하였다. 

 유학의 정치사상의 핵심개념인 공(公)의 사상은 1880년대와 1890년대의 경우 다른 어떤 정치적 개파들보다 이들 개화파의 사상이다. 이 공(公)관념의 연장선에서 민(民)을 중심에 두는 정부 역할이 재정의와 정치의 공공성을 위한 의회설립의 논리가 도출되었고, 그 결과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근대 정치의 단초가 189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마련되었다.  (p.121)

 

 

3장 일본 천황의 세 신체: 메이지 천황의 재현을 중심으로 (김태진)

 

 정치적 신체가 개인적 신체로서의 천황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떻게 집합적 신체를 만들어 내는가와 관련된다면, 그것은 그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집합체로서의 '국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신체로서 국체(國體)를 만들어 내는 것은 천황이라는 매개를 통해 국민을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p.149)

 이 만세일계의 황통을 이어받은 국체는 천황의 자연적 신체를 넘어 집합적 신체로서의 정치적 모습을 띤다. 이는 메이지 헌법의 발화 주체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어로는 '짐(朕)'이라는 화자가 발화의 주체로 상정되어 있지만, 이것이 영어로 번역했을 때 '우리(We'Our)라는 화자로 변하는데 여기서 의식 혹은 의식하지 못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새로이 만들어지는 국가가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해 네이션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것이기도 했지만, 천황이라는 신체라는 점에서 보자면 천황의 자연적 신체의 확장이었다. 이는 곧 정치적 신체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p.151)

 

 

4장 메이지 부시도, 혹은 일본적 신사도 (유불란)

 

 일본은 서구열강 중에서도 영국의 신사도 정신에서 그들의 대의명분을 찾으려 했으며, 그 단초를 제공한 이로서 평가받는 오자키 유키오는 1891년 <무사도>라는 글을 통해 서구와의 상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사기질이 필수적임을 역설하였다. 연전에 외국여행으로부터 돌아온 그는 서구세력이 횡행하는 가운데서도 특히 그 선두에 선 영국의 상업적인 패권에 주목했고, 오자키가 보기에 이는 다른 무엇보다 저들의 신사기질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라 여겼다. 따라서 무사도를 모르는 자는 능히 큰 상인이 될 수도, 상업상의 현저한 성과도 거둘 수 없다고 결론짓는다. 그런데 오자키의 소위 무사도란 실제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화된 가치에 근접했다. 이처럼 시대적 필요로부터 앞선 시대에 대한 재해석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일반적으로 무사도가 현재처럼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대표하는 전통으로서 자리매김된 데에는 니토베 이나조가 1899년 미국에서 영문으로 저술한 Bushido, The Soul of Jpan의 공헌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명 '유럽과 일본의 봉건제도 및 기사도의 비교사'적 관점에 입각해 일본에도 보편적인 도덕적 기반에 해당하는 것이 존재한다고 주장한 해당 저작이 서구세계에 미친 영향은 부정하기 어렵다.  (p.188)

 

 유불란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일본의 무사도 정신은 16세기 세계대국인 영국의 신사도 정신을 모방한 실제 사실과 유리되어 거짓으로 포장된 그들만의 향유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글은 그 사람의 성향과 정신을 반영하고 있기에, 내 성향과 맞는 글을 읽을 땐 왠지모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유불란 저자의 글을 통해 더욱 확고해지는 우리만의 고유한 주체사상과 민족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사실과 유리된 일본의 무사도 정신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글을 펼친 작가들은 지금껏 없었기에 더욱 마음이 가고 애정이 가는 것 같다. 

 

 

5장 중국 민본주의의 부활과 포퓰리즘의 형성 (김현주)

 

 "중국식 포퓰리즘으로 치환될 수 있는 당대 중국의 민본주의는 그것이 서구의 절차적 민주주의와는 구별되며, 한편으로 천명이나 천자와 직결되어 생각되던 전통적 민본주의의 계승이라고 볼 수 있다."

(p.239)

 반면,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인민의 체제에 대한 인정, 즉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국 중국식 포퓰리즘은 중국 인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답은 민생에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그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국가들이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형식적 마지노선을 충족시키는 것에만 연연하면서, 실제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간과하는 현실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시사점이 있다.  (p.239)

 "잘못된 법이나 체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이다."  (p.241)

 

 

6장 북한 통치성의 변화: 시장화의 영향을 중심으로 (한규선)

 

 "인민을 신성히 떠받들고, 인민의 충복으로 봉사하겠다."는 기존의 통치담론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메시지를 담은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관료(일꾼)을 통한 위로부터 아래로의 일방적인 절대적 통치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p.295)

 북한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강력한 독재권력은 이 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김정은 체제의 다소 유연한 변화의 양상을 감지할 수 있었다.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가깝고도 먼 북한의 내용을 다룬 글이라 더욱 관심이 쏠렸다. 중국처럼 북한 사람들도 조금은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쳐가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인민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김정은은 인민대중의 불만에 신속하게 반응하며,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유연한 통치를 점차적으로 수용해 나갈 것이라고 작가는 설파하고 있다.

 

 

7장 인도의 재정, 예산제도와 예산과정: 근대국가의 통치성 관점에서 (김정부)

 

 "인도는 영국 식민지 경험을 통해 확립된 지출통제 중심의 재정,예산제도를 통해서는 독립 후 시급한 국가적 과제(경제발전, 빈곤극복, 형평성 제고 등)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정에서 인도는 재정지출을 계획지출 및 비계획지출로 구분하고 재무부와 더불어 기획위원회를 두어 공공재정의 기획기능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p.373)

 인도는 재정지출의 개발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성과예산제도 및 영기준예산제도를 채택하였고, 2000년대로 접어 들면서 재정운영의 시계를 확장하기 위해 중기재정프레임워크를 도입하였다. 이처럼 인도는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의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준칙을 비교적 일찍 도입하기에 이른다. (p.373)

 "이러한 근대적 재정민주주의의 확립을 통해 개인들은 시민, 유권자 및 납세자, 공공재의 향유자로서 국가와의 불가분의 관계에 통합된다."  (p.373)

 인도의 재정.예산제도가 독립 이후 끊임없는 개혁의 과정을 거쳐 왔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인도정부가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시민들을 국가의 권력작용에 부단히 통합하여 왔음을 의미한다. 즉, 이는 인도에서 근대국가의 통치성이 재정.예산제도를 통해 더욱 공고하게 성숙해져 왔음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8장 오스만제국의 제한된 근대화 (이동수)

 

 '오스만'은 민족이나 지역이 아니라 건국자 가문의 명칭이다. 19세기 '제국의 위기'가 도래했을 때야 비로소 민족이나 조국과 같은 개념이 등장한다. 따라서 오스만은 무슬림 정체성이 중요하기는 하나 동질성을 지향하는 종교공동체나 민족공동체가 아니다. 이슬람교를 믿으면서 오스만 국가에 충성하는 다양한 사람들, 즉 투르크인, 아랍인, 그리스인, 발칸인,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등으로 구성된 혼합제국의 성격을 갖는다.   (p.389)

 1920년 술탄이 의회를 해산하고 민족주의자들을 탄압하자, 케말 세력은 앙카라에서 따로 국민총의회를 소집하고 각료회의를 구성하여 술탄을 폐위시키고, '공화인민당'을 창당한 후 앙카라에서 새로운 터키공화국을 건설한다. 건국과 더불어 터키 정부는 '케말주의적 근대화'를 추진하였다. 이는 본래의 오스만 영토 즉 루멜리아, 아나톨리아, 아랍의 영토 중 아나톨리아만 터키의 주 영토로 삼고 나머지는 포기한 채 독립과 근대화를 이룩하자는 것이다. (p.415) 오늘날에도 터키는 세속주의 공화적 이슬람 국가로서 여전히 근대화의 과정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이는 오스만제국 시절부터 이어져온 전통적인 사회문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역사는 진실만을 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씁쓸하지만 알게 된 것 같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들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나라가 서구세력들의 침략과 수탈로 오랜 세월 식민지로 있으면서 그들의 말과 글을 빼앗기고, 민족성까지 상실한 채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나라들이 있다.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있는 모든 식민지 국가들의 나라 명칭에서 수탈과 침략의 잔재들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아픔의 역사속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동양의 나라들이 안정적으로 근대화를 이룩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 북한과 중국의 공산체제도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영원할 것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도서출판 인간사랑으로부터 지원받아 솔직하게 쓴 개인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y********6 2022.08.22. 신고 공감 28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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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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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이동수외 7인 인간사랑/2022.6.30. sanbaram   동양의 민주주의는 서양으로부터 그 사상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발전시키는 방법은 나라마다 달랐다.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적극적인 나라도 있었고 소극적인 나라도 있었으며, 발전방향은 그들의 문화와 받아들인 사상에 따라 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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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이동수외 7

인간사랑/2022.6.30.

sanbaram

 

동양의 민주주의는 서양으로부터 그 사상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발전시키는 방법은 나라마다 달랐다.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적극적인 나라도 있었고 소극적인 나라도 있었으며, 발전방향은 그들의 문화와 받아들인 사상에 따라 제각각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2019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하는 한국연구재단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인 다층적 통치성과 넥스트 데모크라시 : 폴리스, 국가 그리고 그 너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이 무엇을 중시하고 서구의 통치성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국가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p.6)”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8개 주제를 갖고 각장마다 저자의 전공을 살려 집필한 것을 묶어 완성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이동수는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교수이며, 공저자 김영수는 영남대학교, 김충열은 경희대학교, 김태진은 동국대학교, 김현주는 원광대학교, 김정부는 경희대학교 교수이고, 유불란은 서강대 전임연구원 이며, 한규선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이다.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8장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으며, 1장과 2장은 조선의 건국이 어떤 통치성에 기반했는지와 개화기에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키려 했는지. 3장과 4장은 일본 메이지유신이 일본의 전통을 어떻게 유지하면서도 변화시키려 했는지. 5장과 6장은 현대 중국과 북한이 공산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근대사회로 변화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살펴본 내용이다. 그리고 7장과 8장에서는 서아시아 국가인 인도와 오스만제국이 추진한 근대화의 노력과 그 한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서문에서 요약정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다층적 통치성에 대해 각국의 통치사상을 살펴보고 있지만 저자마다 일관된 시각이 아니라서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각국 문화와 연계되어 해석하고 분석하고 있는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동양의 통치성을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 한다.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장 조선 성리학의 정치와 통치 (김영수)

성리학은 지식인들이 세속을 떠나지 않고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격물치지 성의정심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탈세속의 태도를 독선으로 비판하고, 참다운 지식이라면 세속에 참여하여 세상을 개선할 소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이상이 그것이다.(p.64)” 인간세계의 질서를 위한 성리학의 제도적 구상은 크게 양분되었다. 첫째는 정신의 질서이며, 둘째는 신체의 질서이다. 신체의 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질서였다. 천리와 본연지성의 관점에서 보면 만인은 평등하다. 그러나 기질지성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성인, 군자, 중인으로 계서화 될 수 있다. 성인은 왕이며, 군자는 관인, 그리고 중인은 일반 백성으로 왕과 군자의 가르침에 따라야 한다. 성리학은 왕권의 견제를 위해 천위론을 주장했다. 천위론이란 왕위를 포함해 모든 공직은 하늘의 위임에 의한 직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관직은 왕이 관리 개인에게 베푸는 은혜가 아니다. 왕은 사심에 따라 관직을 수여하거나 박탈하면 안 된다. 견제를 위한 세 번째 논의는 총재론이다. 총재론은 정부의 집행권을 관리의 우두머리인 총재에게 일임하자는 것이다. 정도전은 왕의 임무는 훌륭한 총재를 논정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제 또한 왕권을 견제하고 정치적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다. 중국과 조선의 과거제는 전근대 사회가 성취한 뛰어난 제도적 결실이다. 과거의 본질은 공직 담당 자격을 신분이 아닌 능력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의 정치는 진리의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 정치는 생기를 잃고 정치적 지성은 생동감을 상실했다. 그 이유는 바로 청론의 지배에 따른 의견의 종언, 그리고 식견의 부재와 직접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장 개화파의 세계관 : 실학의 연속성 관점에서 (김충열)

실학과 개화사상의 차이점 중 하나는 실학이 학자들의 순수한 지적 활동의 산물인 반면, 개화사상은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한 현실적 의견들과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평에 기반하고 있어서 그들의 글이 순수 학문적인 작업이 아닌 점과 더불어, 그들이 산 18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가 그들의 세계관 속에 깊이 들어있다는 점이다.(p.96)” 조선 후기 실학의 유행은 특히나 중국에서 유입된 서양 과학기술의 서적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서적들 속에 드러난 세계에 대한 다른 이해방식은 지배적인 윤리적 세계관의 균열을 낳아 세계를 보다 실용적, 합리적, 경험적, 실증적,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세계이해 틀을 형성시켰다고 보여진다. 개화사상은 조선의 정치사상사의 흐름, 또 유학사 전체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게 되면, 그것이 조선의 지배적인 사상과 별개의 것으로 즉 서양 근대의 지적 영향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세계관, 그들의 정치사상과 행동은 연속적이고 일관되어 있었다. 유학의 정치사상의 핵심개념인 (: 혹은 공공성)의 사상은 1880년대와 90년대의 경우 다른 어떤 정치적 계파들보다 이를 개화파의 저작들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3장 일본 천황의 세 신체 : 메이지 천황의 재현을 중심으로 (김태진)

만세일계의 황통을 이어받은 국체는 천황의 자연적 신체를 넘어 집합적 신체로서의 정치적 신체의 모습을 띤다. 이는 메이지 헌법의 발화 주체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p.151)” 다키이가 메이지 천황을 왕의 두 신체를 누구보다도 심득해, 때에 따라서는 스스로의 의사를 늘려가면서 메이지 헌법하에서 그 확립에 정혼을 쏟아 부었던, 입헌군주제의 전형으로 파악한 것은 칸토르비치적 의미의 집합적 신체로서의 성격을 강조한 것이었다.(p.166)” 왕의 신체는 무엇을 재현/대표하는가? 이는 단순히 권력자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세계를 재현해낸다. 그리고 이러한 재현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모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바람직한 이상향을 재구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메이지 시기 황실의 사진은 황실의 가족을 보여주며 가족국가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천황과 황후 자체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전해지는 바깥 틀 역시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거기서 나타나는 국화문양은 물론 황실을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소우주적 자연이 그 재현 안에 들어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4메이지 부시도혹은 일본적 신시도’ (유불란)

중국이나 조선에서의 경우 무관들이 문관들보다 못한 지위에 놓여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군대의 주요 자리들은 그간 항시 무예와 관련된 탁월성이 아니라 문관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채워져 왔다(p.201)”는 식의 인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던 와중에서, 조선의 개화 지식인들은 왜 하필 조선 무사도를 동원하고자 했던 것일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외력에 의한 사내다운 호전성이나 정신적인 각성의 배양을 통해 풀고자 사유하던 윤치호의 경우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이토록 손쉽게 차용되어 버린 식민화된 문제의식이야말로 당시 조선의 진정한 문제였던 것이 아닐까?(p.201)” 그리고 이런 점에서, 조선에서의 무사도론에 대한 열광과 그를 둘러싼 논의 또한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5장 중국 민본주의의 부활과 포플리즘의 형성 (김현주)

최근의 주장들을 근거로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중국식 민주주의의 실질은 민본주의였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인민의 생존권 보장, 즉 전면적 소강사회의 실현이라는 중국몽의 내용으로 크게 선전되고 있다.(p.236)” 민주는 민본과는 인민이 주체인지 아닌지에 있어서 분명하게 구별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천두슈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근대 중국의 지식인들은 일반적으로 민주와 민본을 여전히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중국식 포퓰리즘으로 치환될 수 있는 당대 중국의 민본주의는 그것이 서구의 절차적 민주주의와는 구별되며, 한편으로 천명이나 천자와 직결되어 생각되던 전통적 민본주의의 계승으라고 볼 수 있다. 포퓰리즘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이들도 기득권에 진입하여 만족할만한 개혁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버림받을 수 있다.

*포퓰리즘 : 일반대중의 인기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형태. 인기영합주의라고도 불리운다.

 

6장 북한 통치성의 변화 : 시장화의 영향을 중심으로 (한규선)

북한의 통치성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통치 담론은 사회주의 대가정이라는 담론이다. 이 담론은 사회주의 대가정이라는 은유에 입각하고 있다.(p.264)” 국가를 가족(가정)으로, 지도자를 아버지로 여기는 은유는 정치의 은유에서 일반적이다. 통치 효율성의 관점에서 가족의 역할을 기본 생산 단위이자 국가 이념을 실현하는 세포로 규정한 북한은 전통적 친족의 약화를 추진했고 친족의 약화로 국가 지도자는 전능한 지도자, 어버이, 무한한 사랑의 대상으로 우상화되었다.”라고 강조한다. “사회주의 대가정담론에 따르면 수령을 어버이로 하는 소위 사회주의 대가정의 가족성원인 북한 주민들은 자녀들이 부모를 섬기듯 어버이 수령을 믿고 사랑하며 충성과 효성을 다해야 한다.(p.264)” 북한이 제한된 시장화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든 실리사회주의담론 안에 들어온 유용성의 은유는 통치합리화를 위한 북한 기존의 지식과 담론을 뒤흔들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통치합리화에서 지식과 권력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권력의 움직임은 끊임없이 지식을 생산하며, 또한 역으로 지식은 권력의 효과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시장화 이후 등장한 실리사회주의인민대중제일주의의 담론은 김정은 레빔의 통치가 시장을 떠나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 김정은의 통치는 이제 시장 레짐과의 병존 혹은 공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p.295)” 시장화의 진전으로 중국의 권위주의적 사회주의 통치성이 정치분야에서는 권위주의를 유지하면서 시장과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하는 신사회주의 통치성으로 바뀌는 것처럼 현재의 시장화가 계속 진전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 역시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7장 인도의 재정, 예산제도와 예산과정 : 근대국가의 통치성 관점에서 (김정부)

기원전 3세기경 마우리아제국 시기에 이미 인도는 재정관리를 위한 기본적 원칙과 체계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영국의 식민지시기에 도입되고 정착된 재정민주주의의 원칙 및 제도와 결합하여 현재의 인도 재정, 예산제도 속에 녹아 있다. 인도의 재정, 예산제도의 근간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우선 의원내각제 정부형태의 특성이 반영되어 재정정책의 수립과 집행, 예산편성 및 집행에서 행정부의 권한이 의회에 비해 매우 강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p.365)” 재무부가 중기재정프레임워크와 함게 예산편성기능을 전담하고 있으며, 의회는 행정부의 예산안에 대해 심의기간 약 5주라는 제약 항에서 재정사업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밀한 검토를 하기 어렵다. 또 의회의 예산안 심의는 상임위원회나 예산위원회로 나눠 진행하지 않아 실질적인 심의가 되기 어렵다. 정부 예산안이 의회로 제출되기 전 또는 그 후에 의회 자체의 예산심의 전략이나 방향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나 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의회는 또한 행정부 예산안에 대해 삭감을 할 수 있을 뿐 증액할 수는 없다. 재정관리 법안이나 재정지출을 동반할 법률안은 대통령의 권고를 통해서만 의회에서 발의 될 수 있다. “인도의 재정, 예산제도들은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유산을 딛고서 시대적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로 이해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전적으로 의회민주주의 및 재정민주주의의 원칙에 입각해 있다.(p.373)” 이러한 근대적 재정민주주의의 확립을 통해 개인들은 시민, 유권자 및 납세자, 공공개혁의 향유자로서 국가와의 불가분의 관계에 통합된다.

 

8장 오스만제국의 제한된 근대화 (이동수)

오스만은 무슬림 정체성이 중요하기는 하나 동질성을 지향하는 종교공동체나 민족공동체가 아니다. 이슬람교를 믿으면서 오스만 국가에 충성하는 다양한 사람들. 예컨대 투르크인, 아랍인, 그리스인, 발칸인,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등으로 구성된 혼합제국의 성격을 갖는다.(p.389)” 왕실도 여러 종족과의 통혼정책을 통해 투르크적 속성을 잃고 이민족들의 혼합체로 변하였다. “대공황 이후 케말 정부는 경제회생을 위해 국가주의노선을 택한다. 이는 1931년 헌법에 6가지 근본적이고 확고한 원칙으로 공화주의적, 민족주의적, 국민주의적, 국가주의적, 세속주의적, 혁명주의적 노선을 명시하면서 확립되었다.(p.417)” 오스만 지배층은 전제정치라는 정치적 전통은 그대로 남겨둔 채 여러 섹터나 정파들이 단결하기보다 권력투쟁을 벌이면서 사회분열을 초래하고 특정 세력이 승리했을 때 그 권력을 독점함으로써, 결국 제국의 몰락을 가져왔다. 오늘날에도 터키는 세속주의 공화정 이슬람 국가로서 여전히 근대화의 과정에 놓여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터키의 근대화는 오스만제국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사회문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오스만과 터키의 전통은 술탄이든 혹은 귀족층이든 혹은 베지르-파샤와 같은 고위층이든 정치권력의 독점을 추가한다. 이러한 정치적 특성은 이슬람교의 경직성과 상당 부분 연관이 있다. 터키는 아직 전통의 갑옷을 모두 벗어버리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k******4 2022.08.21. 신고 공감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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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인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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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성이란 국민을 다스려나가는 체제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말한다.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은 소속된 많은 사람들의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움직이는 일이다. 그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자들은 힘을 소유하고 있다. 서구는 근대화 과정 속에서 신 중심 체제에서 인간 중심 체제로 변화하면서 인권을 중시하고 봉건적인 통치제제에서 개개인의 합의를 담은 중앙집권체제로 변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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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성이란 국민을 다스려나가는 체제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말한다.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은 소속된 많은 사람들의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움직이는 일이다. 그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자들은 힘을 소유하고 있다. 서구는 근대화 과정 속에서 신 중심 체제에서 인간 중심 체제로 변화하면서 인권을 중시하고 봉건적인 통치제제에서 개개인의 합의를 담은 중앙집권체제로 변화했다. 그것이 민주주의 정치체제다. 그런데 동양은 조금 성격을 달리한다. 서구의 민간 주도의 경제활동이 변화함에 따라 이뤄진 근대화가 중심이었지만, 동양은 서구의 침탈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근대화다. 즉 동양사회는 재래의 가치관이 가득히 묻어 있는 통치제제를 지닌 상태로 근대화가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그것을 이 책을 통해 일별해 본다.

 

동양의 근대 통치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다. 서양과는 많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동양이라고 해서 범주에 속하는 것은 중국, 한국, 일본이 중추적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인도와 오스만 제국의 얘기까지 다룬다. 동양의 범주를 아시아로 넓게 잡은 듯하다. 인도. 오스만과는 동양 삼국의 통지체계가 아주 다른데 말이다. 북한도 끼워 넣고 있다. 다수의 저자가 전공하는 분야에 따라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조선의 유교적 통치 체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개화파들의 실학적 관점에서 통치를 언급해 보고 있다. 일본은 메이지 천황의 재현을 중심으로, 메이지 무사도를 통해서 통치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가? 살펴보고 있다. 중국의 민본주의 부활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고, 북한의 근대 통치성을 살펴보고 있다. 인도의 재정, 예산제도 예산과정에서 근대화 통치를 살펴보고 있고, 오스만제국의 제한된 근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동양의 근대 통치성을 읽는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읽기다.

 

전체가 8장으로 나눠져 있고 작가가 8명이 참여한다. 1장은 조선 성리학의 통치성을 얘기한다. 성리학은 언론을 중시하는 정치이자 재상들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져 나가는 정치다. 왕은 대표성을 지니는 존재다. 재상들은 진리에 의해 합리적으로 다스려나간다. 조선 개국 때 정도전이 꿈꾸었던 세상이다. 하지만 왕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그 사이에 통치성이 정체성이 흔들린 조선의 상황을 볼 수 있다. 2장은 개화파들의 세계관을 그린다. 개화파들의 세계관은 조선 후기 실학파들의 세계관에 닿아 있다.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조선의 성리학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상적인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나아갔다고 보면 된다. 강한 윤리성을 바탕으로 이뤄진 성리학의 통치성이 개화기에 와서는 실용성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변한다. 이것은 변증법적인 관점에서 당연한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서구의 통치성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

 

3장은 메이지 시대 천황의 재현을 중심으로 통치성을 다룬다. 근대 일본의 통치성이다. 천황의 두 신체론을 언급하면서 일본에서는 천황이 절대왕조의 왕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음을 얘기한다. 하지만 천황은 신비적인 요소가 들어 있어 서양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가미가제 등으로 현상화 되었다고 본다. 4장은 일본의 메이지 무사도를 신사도의 관점에서 통치성을 거론해 보고 있다. 사내다운 기력을 나타내는 서구의 신사도를 메이지 무사들의 투혼으로 이상화시킴으로 일본의 국혼을 드러내려 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무사도다. 즉 무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대외적인 위기의식 하에서 예의 기풍의 패퇴 쪽을 극복하려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무사도는 일본의 자존심으로 보면 되겠다.

 

5장에서는 중국 민본주의에 대해 얘기한다. 인민에 대해 말하면서 당대 중국을 건설하는데 주체적인 역할을 한 존재들로 부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민은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시킨 주체로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인민이 완전한 주체성을 얻은 것은 아니다. 인민에서 또 부각된 존재와 민으로 남아있는 존재들로 구분이 된다. 정치세력이 된 인민과 정치적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민은 그 신분에서부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차이를 없애려고 하면서 차이를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는 중국 민본주의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론은 좋다. 인민이 왕정 시대는 통치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존재라면 민본주의의 인민은 국가의 주인으로서의 인민 대중을 말한다. 즉 인민이 권력이라는 말이다. 지금 권력의 원초적 출발점은 인민에게 있다. 그것이 현재의 중국이다. 하지만 일부 소수가 권력화 되는 우를 범하고 있다.

 

6장에서는 북한 통치성의 변화를 언급하고 있다. 그 자료로 시장화를 들고 있다. 우리가 흔히 북한의 통치라고 하면 조선 인민의 나라고 사회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그 체제가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 변화에 대해 언급해 보고 있다. 권위주의적 사회주의 통치성이 중국에서 보이는 신사회주의 통치성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인다. 거기에는 경제위기와 식량난이 크게 역할을 한다. 즉 수직적 위계질서를 보였던 전의 지배질서에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수평적 지배질서가 세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7장에서는 인도의 통치성에 관해 언급한다. 재정, 예산제도 등을 통해 인도의 통치성을 고찰하고 개선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푸코의 통치성 개념에 따라 인도의 재정 건전성을 살펴보면서 통치성을 언급한다. 재정은 국가 통치의 가장 중심이 되는 요소다. 재정을 결정하는 과정이 통치성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정부, 재무부, 국회 등이 어떤 관계로 재정을 담당하는가를 살피고 있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다. 8장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통치성에 관해 언급한다. 오스만제국의 통치 체계는 종교적인 특성이 강하다. 다양한 종교가 그들 지역에 관련돼 있고 그것이 통치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신과 인간의 접점을 찾기 어려워 근대화 과정 속에서도 많은 혼란스러움을 보인다.

 

무어는 근대화의 경로를 셋으로 나눈다. 첫째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적 근대화를 만들어 나갔다. 둘째로 위로부터 근대화를 추진한 경우다. 셋째는 상업화가 덜 된 공산주의 농업혁명의 경우다. 농업사회에 공산체제로 전환하고 근대화를 이루어 나갔다. 이 세 가지를 범주에 놓고 근대화 과정을 생각하면 거의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사회가 첫째요. 독일, 일본 등은 둘째요 공산 권력은 셋째다.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통치 체제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국가는 권력으로 이루어져 있고, 권력이 움직이는 방향이 곧 그 국가의 통치성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소수 권력자들로부터 나오는가?” 는 통치성을 언급하기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다시 말하면 아래로부터 근대화가 이루어졌는가? 위로부터 이루어졌는가의 문제가 될 듯하다. 그것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에 권력의 모습을 진단해볼 수도 있다.

 

집단은 권력을 만들어내고 권력이 사유화되면 독재가 된다. 동양의 통치는 시민사회가 기본이 것이 아니다. 대부분 위로부터 근대화가 시행되었고 그것이 나라의 통치체제로 굳어졌다. 그러기에 권력자들이 개인적인 사고방식을 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즉 권력이 사유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독재가 되고 국민들의 저항을 받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동양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대화 과정 속에 있다. 통치체제가 위로부터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동양은 민주화 과정 속에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되는 상황인 듯하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경험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통치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서양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통치가 되어야 국민들이 잘 살 수 있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념 국가들이 지향하는 통치성을 알 수가 있고, 통치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정자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간략하게 중심이 되는 내용들만 제시해 보았다. 책에는 분석적으로 통치성에 대해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j****3 2022.08.29.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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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수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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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근대 시대화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출발이었던 것만큼 결과도 전혀 다른 시차를 만들어 냈다. 15세기까지의 긴 움추림으로 팽창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동양보다 한발 빠른 서양은 14세기의 문예부흥과 15세기의 대항해시대에 이여, 종교개혁의 의식전환을 확장하고 계몽주의로, 프랑스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주 요인은 경제활동의 변화가 시민인 민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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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근대 시대화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출발이었던 것만큼 결과도 전혀 다른 시차를 만들어 냈다. 15세기까지의 긴 움추림으로 팽창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동양보다 한발 빠른 서양은 14세기의 문예부흥과 15세기의 대항해시대에 이여, 종교개혁의 의식전환을 확장하고 계몽주의로, 프랑스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주 요인은 경제활동의 변화가 시민인 민간의 주도로 확대되면서 점차 인류의 근대화 물결은 계획이라도 한듯 거대한 바람이 되어 진보하게 된다. 이성의 진보도 각 나라별로 종교개혁이 확산되면 신적인 권위에 이성이 개입되는 철학적인 진보의 발판이 된듯하다.


#이런 중요한 시기 동양에서는 무슨일이 이어났을까? 조선은 여전히 전통사회 시스템에 머물러 지금의 중국 조각들인 명나라, 원나라의 지정학적, 유교사상적 지배에 예속돼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조선시대에 진입하면서 신진세력과 유학파들 사이에서는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던 유교, 불교에서 물밑에서 수면위로 들어낸 성리학 등 새로운 학문적 교류가 활발하게 발달하게 된다. 또한 일본 역시 내적으로 이여지는 에도막부간의 내전과 내홍으로 정체돼 전국시대로 나아가려는 시대적인 저항은 안타갑게도 외세가 밀려드는 19세기까지 미뤄놓은 상황이었다. 


#오늘날 일부 동양국가들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는 이러한 문화생활 양식이 당시 서구세력을 전통을 구속시키려는 불온한 개화, 또는 새로운 문물로 받아들이지 않고 외부세력의 침략, 침탈로 이해하며 쇄국으로 저항하게되고 이는 수동적인 개방과 무력에의한 근대화의 결과물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목에서 시사하는 바처럼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이 무엇을 중시하고 서양의 통치성과 무엇이 다른지를 국가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본문은 총 8장으로 이루어저 있으며 1~2장은 조선의 통치성 기반과 변화의 동력에대해 각각 들여다보고 당시사회를 고찰해 사회와 의식세계를통해 성리학의 영향력에대해 들아봤다. 3~4장은 일본 메이지 유시의 전통성 유지 기반과 변화 기류에대해, 5~6장에서는 공산주의 사회인 중국과 북한의 근대사회로 나아가는 기류에대해 추적해보며 8장에서는 서아시아 국가인 인도와 오스만 제국의 근대화 노력에대해 분석해보고자 했다.


1장 조선 성리학의 정치와 통치(김영수) 
2장 개화파의 세계관: 실학과의 연속성 관점에서(김충열) 
3장 일본 천황의 세 신체: 메이지 천황의 재현을 중심으로(김태진)  
4장 ‘메이지 부시도(明治 武士道)’, 혹은 일본적 ‘신시도(紳士道)’(유불란)  
5장 중국 민본주의의 부활과 포퓰리즘의 형성(김현주)  
6장 북한 통치성의 변화: 시장화의 영향을 중심으로(한규선) 
7장 인도의 재정·예산제도와 예산과정: 근대국가의 통치성 관점에서(김정부)  
8장 오스만제국의 제한된 근대화(이동수) 
 



#이런 계기를 바탕으로 동서양의 사물을 바라보는 동사적, 명사적 시선의 근본적인 차이가 특정 시대적 발전사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고찰해보는것도 의미있는 시간일듯 하다. 특히 근대시대의 의미는 본격적인 국가로서의 체계를 갖춤과 동시에 발전적인 토대가 된 전환사적 사유들을 품고 있기에 저자는 각각 국가들의 통치성을통해 각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는 가치있는 시간이었을듯 하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공이 있고 과가 있다. 좋기만 한것도 없고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결국 옮고 그름, 정의조차도 시기와 환경에따라 달라지고 유불리까지도 입장에따라 취할 것과 버릴 것으로 나뉜다. 이런 세상의 논리는 특히 동사적 시각의 동양적 사고엔 부침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조선시대를 통해 바라본 성리학도 기성세대와 신진세력, 신진젊은세대들 조차도 유학파와 국내파의 판단은 각각이었다. 심지어 오늘날도 시각에따라 성리학에대한 시선은 다양한듯 하다. 본문 역시 이런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여다 본다면 당시의 사회상을 비교해 각각의 표준적 판단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동양의근대적통치성
#출판사의 지원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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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2022.07.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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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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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전근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며, 이 속성이 통치성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할까요? 한국정치학계의 거두인 이동수 교수님이 정기적으로 펴내시는 여러 정치학 총서들(우수한 논문등을 함께 엮은)은 재야의 아마추어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사이트와 가르침을 제공합니다. 19세기 서세동점이라는 불행한 역사적 체험을 겪으며 동양은 비자발적으로 근대화의 호된 과정을 치러야만 했
"동양의 근대적 통치성" 내용보기

근대와 전근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며, 이 속성이 통치성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할까요? 한국정치학계의 거두인 이동수 교수님이 정기적으로 펴내시는 여러 정치학 총서들(우수한 논문등을 함께 엮은)은 재야의 아마추어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사이트와 가르침을 제공합니다. 19세기 서세동점이라는 불행한 역사적 체험을 겪으며 동양은 비자발적으로 근대화의 호된 과정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과연 근대성은 21세기인 지금 각국의 정치제도와 이념 속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을까요, 아니면 혹 서양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자 모델을 어느 정도 형성하여 대안을 마련이라도 해 가는 추세일까요.

"유학에서 해답을 발견하지 못한 지식인들은 불교와 도교의 세련된 교설에 매료되었던 것이다(p16)." 사실 유학은 특유의 객관적 관념론에 집착한 나머지, 자연스럽게 제기되던 여러 형이상학적 질문에 마땅한 답을 내어놓지 못했습니다. 물론 애초에 비생산적인 괴력난신 담론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유가의 특장이기도 했습니다만 문제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하는 방식은 담론 생산에 종사하는 지식인 진영 자체의 자괴와 불만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했습니다. 이처럼 외부(불, 선)로부터의 도전이 이어지자 이에 응전격으로 나온 것이 정호 정이 형제, 주돈이, 그리고 주희의 성리학이었습니다.

사실 성리학은 한반도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이행 과정만 봐도 그 당시로는 철저한 자체 개혁과 근대성을 지향한, 대단히 혁신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단지 왕뿐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의 문명화를 통해 평화(와 공자가 이야기한 도의 경지, 치세)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여겼다(p33)." 책에서는 당시 신진 사대부의 대표적 인물들이었던 조준, 권근 등의 논변을 소개하며 직전 수 세기 간에 걸쳐 일어났던 외환(원, 홍건적, 왜구)과 내적 모순(권문세족과 사원의 착취)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은 민생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깊이 고민하던 정치 상층부의 고민을 조명합니다. 

또 정도전의 정치 비전도 소개됩니다. "정치의 두 대강(大綱)을 재상의 조정(coordination)과 간관의 비평(critique)으로 보았던 것이다(p49)." 사실 이미 당시로부터 오백 년 전인 고려 초창기에도 재신과 추신의 합좌(도병마사)로 국정이 운영되긴 했습니다만 추신은 간관과는 또 포지션이 다릅니다. 정도전이 구상했던 이상적인 정치란, 이처럼 왕의 절대권이 재상의 대행(代行)과 간관의 끊임없는 견제 속에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민생의 과제가 장애 없이 완수된다고 여겼고 이것이 14세기 사대부가 지향했던 근대성의 본체였겠습니다.

1883년 창간된 한성순보를 우리 나라 신문의 효시로 보통들 간주합니다. 책 p116에서는 한성주보로 재간된 언론 지면에 실린 논설을 인용하며 박영효, 유길준 등의 지식인, 관료가 국제 정세를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해 서술합니다. 주지하다시피 국제정치학은 이상주의 담론과 현실주의 페리스코프가 영원한 길항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하는 학문인데, 이 당시에는 세계 각지에서 충돌하며 각축을 벌인 열강의 침략이 어느 오지에도 예외를 두지 않고 사방에서 마수를 뻗치던 시기라서인지 다들 현실주의적 관점이 지배적인 주장을 펼치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일본은 자체 역사에서 거의 예외없이 무사도가 지배하던 나라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1853년 매슈 페리 제독의 강제 개항 요구를 기점으로 막부의 위태위태하던 권위가 결정적으로 흔들리고, 이른바 명치유신이라는 게 완수되고 나서는 신시도(신사도. 神士道)라는 게 국혼(國魂)으로까지 내세워져 "구 무사계급이 노정했던 치태(痴態)"(p177)를 전면적으로 극복하는 대안으로 숭앙되었습니다. 이런 그들 특유의 의기양양한 행보는 러일전쟁의 승리를 맞아 그 절정에 이릅니다. 


이 책(논문집)에서 핵심 개념 중 하나로 삼는 "통치성(governmentality)"이라는 개념은, 누구나 쉽게 눈치챌 수 있듯 미셸 푸코의 체계에 그 연원을 둡니다. 특히 김정부 교수의 인도 재정 예산 제도에 대한 분석에서 예의 푸코 이론은 낱낱이 적용되어 현대 인도 정부의 경제 부처 작동 원리를 해부하는데 특히나 아시아 국가 중 혹독한 식민 통치를 받았던 인도가 20세기 독립 과정을 거치며 근대성을 어떻게 내재화해 가는지를 치밀하게 조명합니다.

중국은 이와 대조되게도 민본과 민주 사이에 노선의 혼란을 겪으며 포퓰리즘와 권위주의 사이를 방황하다 끝내 전체주의 체제 하의 통일로 귀결되었으며 터키는 제국이 붕괴되고 국가 소멸의 위기를 맞았으나 케말 파샤라는 구국 영웅의 노고 덕에 이슬람 구태를 청산하고 근대화 루트를 걷다 최근 에르도안의 기만적 독재로 다시금 퇴행합니다. 동양은 이처럼 갖가지 양태로 제 나름의 근대를 소화하며 고유의 통치성을 표현하기에 그 귀추가 각별히 주목된다고 하겠네요. 

v*****7 2022.12.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