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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르샤디를 보다 (feat. 터치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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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샤디를 보다’에서는 현실 속 초현실의 기운을 증류하는 니콜 크라우스의 솜씨를 얼핏 볼 수 있다. 활자와 서사 중독으로 살던 나는 이십년 전 친구의 남편이 발레리노 출신의 무용수인 관계로 비언어적인 몸의 표현에, 진지하고 정확한 전달에 경탄하게 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지긋지긋한 발목(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하며 커리어에 있어 권태기를 맞는다. “순수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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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샤디를 보다에서는 현실 속 초현실의 기운을 증류하는 니콜 크라우스의 솜씨를 얼핏 볼 수 있다. 활자와 서사 중독으로 살던 나는 이십년 전 친구의 남편이 발레리노 출신의 무용수인 관계로 비언어적인 몸의 표현에, 진지하고 정확한 전달에 경탄하게 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지긋지긋한 발목(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하며 커리어에 있어 권태기를 맞는다. “순수한 기쁨검은 얼룩으로 돌변하는 배신의 순간을. 자신은 무용에 헌신하고 전념했다고 믿었는데 어느 날 보니 맹목적인 광신자였음을 깨닫고 괴로워하던 중 일본 여행에서 선망하던 에르샤디를 보게 된다. 그것은 착시이자 환시였을까. 아니면 현시였을까. “절망의 벼랑 끝에서 영화 속 배우의 잠재한 깊이는 주인공을 블랙홀처럼 집어삼킨다.

 공허하고 우울하고 슬픈 마음에 현상학적이고 실재적인 관계 너머의 언터치 러브에 기댄 것일 게다. 강렬한 끌림은 어라우절을 일으킨다. 이전과 다른 사랑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다가 어느 날 동류를 만나, 자신이 여태 잘못된 대상을 이해하려 애써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동물의 사랑(130).” 허기진 나머지 자기 안의 구멍을 틀어막는 맹목적인 힘을 동물의 사랑에 빗댄 것일까.

 소설집의 첫 소설에서 소라야 언니가 삶에 게임처럼임하는 것으로 비유되었듯이 그 연장선에서 로미는 한발 더 나아간다. “로미에게 자꾸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그녀가 마음을 열고 그런 일들을 찾기 때문이며 항상 뭔가를 시도하기 때문이었다(132).” 로미 역시 아버지의 죽음과 소멸로 걷잡을 수 없이 힘들 때 에르샤디를 본 유사 경험이 있다.

 

에르샤디로부터 뭔가를 포착하고 싶은 욕망, 로미가 경험했듯

현실이 나를 위해 팽창했고 다른 세상이 다가와 나를 건드렸다고

느끼고 싶은 욕망 때문에 내 상태를 더 빨리 자각할 수 있었다고. (141)

 

 자기처럼 느끼고 이해한다는 신기한 교감을 나누던 친구와는 각자 여자로서의 일생 궤도로 들어가며 점차 소원해진다. 그러다 다시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에르샤디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는 감상을 듣는다. 어쩌면 그 당시 수혈 받아야 했던 감정에 따라 그를 보고 싶은 대로 본 것일 테고, 둘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점에서 '젊었던' 그들이 선망할 정도의 스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에르샤디가 시련을 견디게 해준 진통제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내 취향과 보는 눈이 세월 속에 바뀌듯이 그가 뿜어내던 아우라도 풍화를 겪고 블랙홀을 빠져 나와 화이트홀로 진입하는 거겠지. 깜깜하기만 했던 화면에서 내리는 비를 보게 되듯이 말이다.

이달의 사락 s********d 2022.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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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후의 나날 (feat. Wild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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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나날’도 꾹꾹 눌러 담은 스토리텔링의 정수井水이다. 작고 디테일한 것에서 시작하여 멀리 뻗어나가는 서사의 파동을 사랑한다. 개인적으로, 결혼 제도를 ‘회 뜬’ 작가는 이언 매큐언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초반은 ‘체실 비치에서’로, 중 후년은 ‘검은 개’에서 충돌과 기싸움과 갈라짐을 응축적으로 그린다. 이분법적인 아이러니를 그처럼 깔끔하게 살려내는 소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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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의 나날도 꾹꾹 눌러 담은 스토리텔링의 정수井水이다. 작고 디테일한 것에서 시작하여 멀리 뻗어나가는 서사의 파동을 사랑한다. 개인적으로, 결혼 제도를 회 뜬작가는 이언 매큐언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초반은 체실 비치에서, 중 후년은 검은 개에서 충돌과 기싸움과 갈라짐을 응축적으로 그린다. 이분법적인 아이러니를 그처럼 깔끔하게 살려내는 소설가는 드물다.

 직업적으로 이십대 초반들을 주로 접하면서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 파탄으로 위기를 겪는 학생들을 여럿 보았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까지 지나친 죄책감을 갖고 붙들려 있지 말고 자기 인생 살아야 한다는 정도였다. 누가 모르나. 성격이, 유전 형질이 그게 잘 안 되는데. 자기를 넘어서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도 그랬다.

 소설 속 노아는 그런 점에서 많은 말을 들려준다. 부모는 부부로 살면서 굳어진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해산을 선언한다. 유대교에서는 성인식이나 결혼식 뿐 아니라 이혼 결별 의식을 따로 치른다. 다행인지 부모는 우호적인실용주의에 입각한 헤어짐을 선보인다. 갑자기 날아든 시련에 노아는 부모가 자기들 인생을 뒤집어엎기로 했다고 그녀까지 계획을 바꿔야 하나? (90)”며 선을 긋는다.

 소설의 장치들이 매력적이다. 밖은 부모의 결별과 화재의 위험으로 불길한데 이 고등학생은 도움 없이 혼자 지내길 고집하며 여행 경비를 벌고자 결혼식의 꽃 수급 일을 한다. 아는 사람은 알 거다. 화려한 꽃밭의 어지러움과 환상성을. “밖에서는 사람들이 집을 잃고 화재와 험난하게 싸우다 목숨을 잃고 있는데 연회를 하다니(101).”

 아버지가 실제로 발굴 일에 종사한다면 주인공은 이야기 고고학자이다(우리도 일부는 그러하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고고학은 쌓아올리는 일과 정반대라고. 고고학은 작업이 아래로 진행되기에 해체하고 파괴하기 마련이다(82).” 노아는 부모의 이혼에 이은 할머니의 치매와 죽음 등의 가족 전체의 해체를 감지한다. 그러면서 그의 독립성에 가려진 외로움과 몸부림과 승화를 아래와 같이 고백한다.

 

긍지는 약함을 강함을 위장하다보니 결국 정말로 강함이 된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필요 때문에 생긴 모든 강함이 그렇듯이 그 기반은 단단하지 않았다.

구덩이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102)

 

 잘려나간 기억을 부모의 입김으로 채우며 우리는 우리의 유년기를 메운다. 양육자가 부여한 이름과 성격 규정 안에서 커나간다. 남자친구에게는 허락하지 못한 몸을 랍비의 조수에게 열며 소녀는 욕망의 균형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주고 싶은 것을 주었고 필요한 것을 받았다고. 찢어지는 아픔만큼 커다란 축복을 받은 듯, 종교와 세속이 묘하게 교차하는 불꽃 튀는 지점을. 불길이 번져 언제든 덮칠 수 있는 상황에서의 위태로운 시작이자 최후의 날이다. 불 속인 줄 알면서도 몸을 던지는 시작.

이달의 사락 s********d 2022.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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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 잠들었지만 내 심장은 깨어 있다 (feat. 나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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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들었지만 내 심장은 깨어 있다’를 읽는 사이 비보가 전해졌다. 할로윈 축제에서 압사 인재人災가 터졌다. ‘아가들아 깨어나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렴’ 기도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근방에서 친구와 사는 큰조카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의 안도조차 숨죽여야 했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열 수 없도록 잠겨버리는 문은 오직 그들 자신의 문, 그들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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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잠들었지만 내 심장은 깨어 있다를 읽는 사이 비보가 전해졌다. 할로윈 축제에서 압사 인재人災가 터졌다. ‘아가들아 깨어나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렴기도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근방에서 친구와 사는 큰조카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의 안도조차 숨죽여야 했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열 수 없도록 잠겨버리는 문은 오직 그들 자신의 문,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문인 것일까? (75)

 

 소설 속 주인공은 고향으로 돌아가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의 뭉텅 비어진 시간을 헐렁하게나마 뒤쫓는다. 스무 해 전 아버지를 보냈던 나의 하얗게 멈춘 시간이 되감긴다. 1월 초에 떠난 아버지를 곳곳에서 발견하며 울다 잠들다 보니 연말에 응급실에 실려 갔다. 심장 크기가 짝짝이라는 판독과 경고를 받고 달력을 교체하며 일상으로 돌아갔던 셀프 면책의 시간이.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가 남긴 유(류)품을 받아든 딸은 뜻밖에 스트레인저와 함께 지내게 된다. 그가 해주는 밥과 빨래와 추천 영화와 산책을 따르다가 그를 미행하기에 이른다. 뭐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그가 그녀처럼 챙기는 여자와 아이는 누굴까. 죽음은 다른 부속물들을 제거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모두 요란하게 긁어댈까. 아버지가 떠난 시점에 무슨 상관이라. “아버지의 영혼은 어디로 돌아갈까?” 물을 뿐.

 주인공은 떠밀 듯한 그리움이 피로로 불쑥 덮친다. 누군가의 품이 필요한 잠자리에서 깊은 잠을 시연하는 스트레인저에 전염돼 광대한 잠에 빠져든다. 이때 잠은 밤의 바다와 닮았다. “낮과 달리 더 광대하고 더 살아 있고 지성이 충만하다(76).” 아버지의 음성이 찾아와 속삭이는 자장가가 되었을까. 마침내 여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숨소리가 잠잠해질 때까지 스트레인저와의 임시 동거를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예사롭게 넘어 다니며 살기 마련이니까. 그게 우리에게 더는 짐이 되지 않을 때까지. 그래서 완전히 잊을 수 있을 때까지(78).”

이달의 사락 s********d 2022.10.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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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TO BE A MAN). 니콜 크라우스 소설. 민은영 옮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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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가 죽은 후 아버지와 딸은 더 이상 죽음을 상대하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아무런 경고도 없이 아버지가 합의를 깼습니다. 합의가 깨진 후의 수습은 딸의 몫입니다. 딸은 텔아비브에 있는 아파트의 열쇠를 받습니다. 그런 것이 있을 것으로 상상도 못 했던 아버지가 살았던 아파트의 열쇠였습니다. 딸은 아버지가 살았던 아파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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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가 죽은 후 아버지와 딸은 더 이상 죽음을 상대하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아무런 경고도 없이 아버지가 합의를 깼습니다. 합의가 깨진 후의 수습은 딸의 몫입니다. 딸은 텔아비브에 있는 아파트의 열쇠를 받습니다. 그런 것이 있을 것으로 상상도 못 했던 아버지가 살았던 아파트의 열쇠였습니다. 딸은 아버지가 살았던 아파트에서 지내기로 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젊은 시절을 보냅니다. 젊은 시절, 거칠 것이 없었던 세월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며 자신했습니다. 꿈을 찾고 실현하는 숨 가쁜 시간 속에서도 뮤즈를 찾았고 결혼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기면서 차질을 빚습니다. 아버지는 당황합니다. 아무런 연습도 없는데 생긴 아이가 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를 보는 눈이 다정하다가도 거추장스러워 눈빛이 사나워지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그래도 되는 줄 압니다. 어린아이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믿습니다. 아이가 섭섭한 티라도 보이면 아버지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아이조차 이해하리라고 믿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라도요. 아이와 일상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은 조금 시간이 지나 여유가 생기면 봉창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사람 사는 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간은 총구를 떠난 총알처럼 날아가고 아이는 자랍니다. 아버지는 아이가 실려 흘러가는 시간을 따라잡지 못하고 멍하니 우두커니 지켜보기만 합니다. 아이는 아버지와 공유할 추억이 없고 아버지를 잊었습니다. 그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추상적으로 연결된 사람일 뿐입니다.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가족의 이름으로 지은 이야기는 보이는 것, 말하는 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아파트를 찾은 딸의 복잡한 마음이 어떻고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만 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의 마음이 시시때때로, 장소에 따라, 처한 상황에 밀려 변하는 것인데 어떻게 아버지가 항상 가시고기처럼 살며, 늘 아이를 미운털처럼 생각하는 아버지로만 살겠습니까? 아버지가 된 저의 변명입니다.

 

 아버지의 아파트는 딸에게만 개방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의 친구라는 사람이 불쑥 아파트를 찾아옵니다. 혼자 자고 있던 딸은 놀라서 그가 누구인지 묻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올 수 있냐고 묻습니다. 너무도 간결하게 답하는 아버지의 친구는 딸에게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고민이 만만하지는 않다는 것을 짐작합니다. 자기가 평소 쓰던 방을 두고 딸이 사용하는 방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입니다. 자연스레 딸은 아버지의 친구 뒤를 밟고 그가 방문하는 집을 들어가지 못하고, 단지 밖에서만 바라보는 모습에서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은 생물학적인 얘기만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인 아버지는 경황이 없고 능력이 없어 부양에만 매달리거나,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인생의 목표로 정한 곳을 향해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아버지가 되어주지 못하는 아버지는 이제 인과의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욕망은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이제 노년의 인생에 남은 것은 아내와 아이들입니다. 유독 아이들의 경멸과 무관심의 대상이 된 아버지의 존재가 드러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옛날에는 못난 아버지라도 맞아들여 효도하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뜬금없이 회자되어도 되었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변했다고 억울해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입니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간혹 미운 짓하는 아이들이라도 상처받을 말과 행동은 삼가시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돌아보면 회환이 많은 시간을 저도 살았습니다.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용서를 빕니다. 용서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 불편한 날이 많아지는 것은 이제 나이 들어 철이 조금 들었다는 증거로 삼습니다.

 

 아이들과 행복한 아버지가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젊을 때부터 그러면 더 좋겠습니다.

s*****m 2023.10.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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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TO BE A MAN). 니콜 크라우스 소설. 민은영 옮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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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는 유대인 남자 이야기입니다. ‘옥상의 주샤’라는 제목의 글인데 주샤는 랍비 이름입니다. 주샤가 우크라이나의 한노필(이디시어로 ‘아니폴리’)에 정착한 후 그의 주위로 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 하시딤이라는 영적 부흥 운동과 이를 따르는 유대인 공동체가 생겼다는 주석을 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옥상에서 새로운 유대인 공동체를 만들 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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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는 유대인 남자 이야기입니다.

‘옥상의 주샤’라는 제목의 글인데 주샤는 랍비 이름입니다. 주샤가 우크라이나의 한노필(이디시어로 ‘아니폴리’)에 정착한 후 그의 주위로 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 하시딤이라는 영적 부흥 운동과 이를 따르는 유대인 공동체가 생겼다는 주석을 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옥상에서 새로운 유대인 공동체를 만들 랍비 주샤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50년간 교수로서 살았던 주인공은 2주 동안 병원에서 죽어 있었는데 다시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는 장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합병증으로 양측성 폐렴에 걸려 회복할 수 없으며 죽을 것이라는 의사들의 확정적인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있던 그날들에 딸은 손자를 낳았습니다. 지옥의 문 앞에서 기다리던 주인공은 자신이 살았던 날들에 미련을 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으로 돌아오는 일은 슬픈 일이었고, 허비한 인생의 무대로의 복귀였습니다. 그는 지옥문 앞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던 것일까요?

 

 그의 삶은 의무로 찌들었습니다. 이미 랍비들이 정경 성경의 범위를 확정하면서 역사는 이미 차고 넘쳤으며, 유대인에게 다른 역사는 필요하지 않은 것을 알았으며, 랍비들은 오로지 유대인의 기억에만 매달렸고, 이천 년간 그 기억이 민족 전체를 지탱했음을 알아채고는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 배를 흔들겠는가? 자문자답하며 무기력한 학문적 한계를 알았습니다. 50년을 공부했던 학문의 집대성은 이미 불가능했고 그로 인해 자기 삶의 의미가 애당초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딸들의 아버지로서 어떤 존재 가치도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유리된 채 학문에만 몰두했습니다. 일상의 공유가 불가능했던 아버지는 딸들이 자기에게 가진 감정이 경멸과 무관심이란 것을 늦게 알아챕니다. 그런 그가 지옥문 앞에서 불행히도 돌아와서 본 것은 태어난 손자에게 유대인의 전통에 의해 할례를 준비하는 광경이었습니다. 그의 굴레가 손자에게 대물림되려고 합니다. 그가 손자에게 씌울 굴레를 피해 올라간 곳은 옥상입니다. ‘너만은 유대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구속과 의무에 가두지 않겠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안고 결심합니다. 그는 그를 경멸하고 그에게 무관심한 가족들이 사랑하는 아이에게 굴레를 씌우는 짓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그렇게 변명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랍비 주샤의 성공을 훔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막다른 골목과도 같은 옥상은 찬바람만 불고 있을 뿐입니다.

 

 남자가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의무에 찌들어 사는 것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의무의 굴레를 벗어 던질 것을 갈망하는 것이라는 이율배반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남자들은 어떤가요? 지금은 고인이 된 이병주 선생은 여성들의 발언권이 세지는 세월을 보면서 남자들을 가정에 가두지 말라고 충고하였습니다. 남자는 가정보다 넓은 세상에서 할 일이 많다고 하면서요. 부질없는 충고입니다. 남자들이 지금 굴레를 쓰고 힘에 부쳐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됩니다.

s*****m 2023.10.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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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TO BE A MAN). 니콜 크라우스 소설. 민은영 옮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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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네 편의 소설을 읽고는 재빨리 책 뒤의 해설을 읽었습니다.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어렴풋이 알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원제를 그냥 우리말로 해석한 것입니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그랬습니다. 사람들이 다 비슷한 모양입니다. 옮긴 이, 민은영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호하고 광범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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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네 편의 소설을 읽고는 재빨리 책 뒤의 해설을 읽었습니다.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어렴풋이 알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가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원제를 그냥 우리말로 해석한 것입니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그랬습니다. 사람들이 다 비슷한 모양입니다. 옮긴 이, 민은영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호하고 광범위하고 논쟁적일 수도 있는 제목으로 한데 묶인 이야기들에서 니콜 크라우스가 주로 주목한 것은 젠더 등의 문제도,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의 문제도 아니다. 그는 남성성을 정의하는 문화와 남성 개인의 삶 곳곳에 작용하는 폭력성에 주목하며 그것이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비트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묘사한다. 그리하여 이 단편들은 결국 남자의, 여자의, 유대인의, 그 외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279~280쪽)

 

 세상의 반이 남자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기억났습니다. 그럼 세상의 반은 여자이지요. 이들은 세상에서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무시하고 원한을 가지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유대인 남자라고 하면 범위가 조금은 좁혀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 여자만 만나는 것은 아니니 결국 ‘남자가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은 남자가 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하여 쓴 글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남자가 되는 조건은 심리나 태도 등의 행동도 포함하는 것이기에 작가가 본 남자들의 이야기가 될 듯도 합니다. 이쯤에서 다시 작가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머지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와 옮긴이가 정한 길을 따라가는 한계는 있겠지만 그래도 작가의 의도를 조금 더 이해했다고 믿습니다.

 

 첫째 이야기는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같은 하숙집 뒷방에서 살았던 소라야가 만났던 남자 이야기입니다. 비록 화자보다는 다섯 살이 많은 언니이지만, 그럼에도 18살의 어린 여자아이인 소라야를 30년이 지난 후에야 화자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남자다운(?)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와 소라야를 자기의 지시대로 움직이도록 강요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스스럼없이 행사하는 남자와 그와 맞선 소라야의 이야기입니다.

 

 소라야는 이 남자를 만나던 중 실종됩니다. 실종된 후 파리에서 아버지가 나타나고, 경찰이 수사를 하지만 경찰은 소라야를 찾지 못합니다. 소라야는 결국 혼자 힘으로 하숙집으로 돌아옵니다. “나는 소라야가 슬픈 미소를 띠고 내 머리카락을 만졌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 내가 본 건 어떤 품위였다고 믿었다.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어둠 혹은 두려움과 맞붙어 이긴 사람의 품위” (29쪽) 돌아온 소라야가 아버지와 함께 파리로 돌아간 후 화자는 회고합니다. 사건이 나기 전 소라야는 룸메이트와 화자에게 그 남자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곤 했답니다. 소라야가 사귀었던 "네덜란드 은행가 얘기를 우리에게 해줄 때 뱃속에서 터져 나오던 그 낮은 웃음소리. 그는 소라야를 한 손으로 두 동강 낼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부러져 있었거나, 결코 부러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회상합니다. 이제는 딸 둘을 가진 어머니가 된 화자는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자신의 둘째 딸을 봅니다. 소라야와 비슷한 딸을 보며 아이를 걱정하면서도 때로는 부러움을 느낍니다. 화자가 30년이 지나서야 소라야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를 알 듯도 합니다.

 

 실종된 기간 동안 소라야는 어떤 일을 겪었을까요? 

s*****m 2023.10.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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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 정체성이 세계와 충돌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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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은 <사랑의 역사>를 쓴 미국 작가 니콜 크라우스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약 20년 동안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단편 열 편을 모았다. 가장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은 2002년에 발표된 <미래의 응급 사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정부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각 지역에 설치된 배급소에서 가스 마스크를 받아 가라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작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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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은 <사랑의 역사>를 쓴 미국 작가 니콜 크라우스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약 20년 동안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단편 열 편을 모았다. 가장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은 2002년에 발표된 <미래의 응급 사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정부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각 지역에 설치된 배급소에서 가스 마스크를 받아 가라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작가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한참 전에 팬데믹 발생 직후의 풍경을 예측한 듯한 상상을 했다는 게 놀라웠고, 팬데믹이 여러 면에서 인간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미리 경고한 점이 신기했다. 

 

니콜 크라우스는 (자신처럼) 유대계 미국인인 이성애자 여성의 이야기를 주로 그린다. 표제작 <남자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여성은 독일인 남자친구로부터 만약 자신이 나치 점령기에 태어났다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유대인을 학살하라는 지시에 따랐을 거라는 말을 듣는다. 이스라엘인 남성 친구로부터는 군에 있을 때 상부의 명령에 따라 팔레스타인인 가족 전체를 죽일 뻔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면 남자가 된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 의지나 공동체의 도덕 윤리보다 눈앞의 권력을 중시하고 부당한 폭력을 용인하는 것,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것일까. 그런 남성, 남성성이 지배하는 세계가 점점 더 불행하고 잔혹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닐까. 

 

주인공이 지금은 아이지만 순식간에 자라서 남성의 세계로 편입될 두 아들을 위태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 (나는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아마도 아들 가진 어머니의 마음이 대체로 이렇지 않을까.

이달의 사락 j****y 2023.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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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문학동네] 남자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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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을 포함해 열 편의 단편이 실린 니콜 크라우스의 단편집 '남자가된다는 것'의 원제는 To Be a Man이다. 옮긴이는 'be'의 넓은 의미를 다 담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되다'의 표현이 '되어 살아간다'는 의미를 잘 전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스위스] 세 여성의 관계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특히 '소라야'라는 인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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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을 포함해 열 편의 단편이 실린 니콜 크라우스의 단편집 '남자가된다는 것'의 원제는 To Be a Man이다. 옮긴이는 'be'의 넓은 의미를 다 담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되다'의 표현이 '되어 살아간다'는 의미를 잘 전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스위스] 세 여성의 관계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특히 '소라야'라는 인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렬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다. '알고 보니 상상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미지의 존재인 상대와 너무 친밀해졌음을 깨닫는 순간 두려움과 함께 찾아오는 돌연한 단절감'(24-25쪽) 글을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덤덤하게 묘사된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이 오히려 섬세하고 날카롭게 다가왔다. 특히 소라야가 무사히 돌아온 후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내게도 그대로 전이되어 움츠러들었다.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느껴지는 폭력과 혼란, 상실. '이제 와서 돌아켜보니 내가 소라야를 얼마나 그런 사람으로 보고 싶어했는지 깨닫는다. 의지가 강하고 자유로우며 어떤 일에도 끄떡없고 자기 내면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 (중략) 그리고 그 통화를 들으면서 소라야는 그가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무언가가 드러났고, 그것이 둘 사이의 균형에 변화를 일으켰음을 알았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가 그나마 더 좋았다. 소라야의목에 왜 멍이 있는지 이해하려 하는 일에 비한다면.' ( 28-29쪽) 주인공이 바라보는 '소라야'를 통해 나는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어둠 혹은 두려움과 맞붙어 이긴 사람의 품위.'(33쪽)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YES마니아 : 골드 l****3 2022.07.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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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 -니콜 크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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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멤버십 대상으로 소량 제작된 티저북이다. 정식 출간본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이 티저북에는 <스위스>, <에르샤디를 보다>, <아무르> 이 세편만 실려있다. 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2007년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0년에는 '주목할 만한 40세이하 젊은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꽤 인정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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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멤버십 대상으로 소량 제작된 티저북이다. 정식 출간본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이 티저북에는 <스위스>, <에르샤디를 보다>, <아무르> 이 세편만 실려있다. 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2007년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0년에는 '주목할 만한 40세이하 젊은 작가 20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꽤 인정받는 소설가인 듯 하다.

 

<스위스>는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위험한 원조교제에 스스로 선택해 들어갔다가 흐트러졌지만 온전한 모습으로 혼자의 힘으로 돌아온 소라야를 통해 본, 남자를 끌어당기는 여성의 천부적인 힘과 동반되는 취약함에 대한 이야기이고,

<에르샤디를 보다>는 과거 영화에서 주인공 에르샤디를 처음 봤을 때, 삶에 회의가 느껴지거나 무기력한 시기에 에르샤디를 현실에서 마주쳤을 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 다시 그 영화에서 에르샤디를 봤을 때, 화자와 친구 로미, 두 여성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느끼는 에르샤디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이고,

<아무르>는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행복하게 잘 살 것 같았던 커플의,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여성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이면서 남성 입장에선 알기 힘든 헤어진 이유(남자 친구의 배려와 세심함 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옮긴이 민은영님은 작가가 남성성과 폭력성이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비트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묘사한다고 썼는데, 나머지 7편을 못봐서 그런지 티저북의 세편에서는 남성성보다는 오히려 여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스위스>에서 네덜란드인 사업가의 폭력성이 소라야의 삶에 개입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과 취약함에 맞서 이겨낸 소라야의 강인한 모습이 더 머릿속에 남는다. 특히, 실종에서 돌아온 소라야가 화자의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에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 신나게 뛰놀던 나에게 다가와 땀에 젖은 내 머리카락를 양손으로 옆으로 반듯이 빗기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울컥하기도 했다.

 

첫 인상은 매력적이었으나, 소라야와 함께 있을 때 아내의 전화를 받는 네덜란드인 사업가의 두려움과 심각함, 거의 성자같은 이미지에서 조급하고 외고집에 자기집착이 강한 이미지가 되버린 에르샤디, 허드슨강의 칼바람 앞에서 자기 코트를 벗어주는 소피의 친구와 그걸 못해 헤어지게 된 남자친구 에즈라. 세 편의 소설에서 보여준 여성의 시각에서 본 남자의 모습으로 이 책의 제목이 왜 '남자가 된다는 것'인지 조금 설명이 될 것도 같다. 언젠간 나머지 7편도 모두 읽게 되면 명확해 지겠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b******6 2022.07.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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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된다는 것」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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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남자가 된다는 것」? 무슨 내용일까? 남자의 세계를 다룬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성장소설?처음 서평단을 신청한 계기는 호기심이었다.이런 제목의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나의 생각이 맞을까 라는 의문.책을 받고 소제목을 봤을 때 큰 소설의 각각의 제목이라고 생각했으나 단편소설의 모음집이고 그 제목중에 하나가 「남자가 된다는 것」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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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남자가 된다는 것」?
무슨 내용일까? 남자의 세계를 다룬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성장소설?
처음 서평단을 신청한 계기는 호기심이었다.
이런 제목의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나의 생각이 맞을까 라는 의문.
책을 받고 소제목을 봤을 때 큰 소설의 각각의 제목이라고 생각했으나 단편소설의 모음집이고 그 제목중에 하나가 「남자가 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또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남자가 된다는 것」의 제목으로 장편소설을 이끌어 간다는 건 약간의 부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번째 단편 「스위스」를 읽으며 좀 놀라웠고 점점 더 작품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론 세 편의 단편중 「에르샤디를 보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
「체리향기」라는 영화를 이름만 들었을 뿐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이야기가 하나의 영상을 함께 보는 느낌이 있었다.
에르샤디를 만나는 장면은 그것이 실제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나’와 친구가 에르샤디를 목격하는 의미는 여러 가지를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소피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생 싸우면서도 언제나 서로를 보살폈다. 그녀의 부모가 마지막까지 서로를 계속 보살필 거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자신도 그런 확신의 보호막 속에서, 그리고 그 확신이 부모님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해, 사람들 전반에 대해 내포하는 의미의 보호막 속에서 살았었다고 소피는 말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선택은 달랐음을 소피는 이제 이해했다. 더 어렸을 때는 다른 것들을 중시했던 탓에 결과적으로 그녀가 택한 남자는-비록 많은 의미가 있는 사람이지만-그녀가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게 되어도 대신 돌봐줄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르」중

그리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한 나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말도 덧붙인다.
‘이런 모호하고 광범위하고 논쟁적일 수도 잇는 제목으로 한데 묶인 이야기들에서 니콜 크라우스가 주로 주목하는 것은 젠더 갈등의 문제도,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의 문제도 아니다. 그는 남성성을 정의하는 문화와 남성 개인의 삶 곳곳에 작용하는 폭력성에 주목하며 그것이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비트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표사한다. 그리하여 이 단편들은 결국 남자의, 여자의, 유대인의, 그 외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옮긴이의 말

‘니콜 크라우스’작가님은 처음 접해보게 되었는데 다른 작품을 무조건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YES마니아 : 로얄 e********0 2022.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