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철 作]
[나 희 덕 ] 강
황 인 숙 詩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 지, 미쳐 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인성의 소설 제목 "미쳐 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에서 차용.
P.058 /059
시인이 옮겨놓은 글을 그대로 잘 뵈게 해둬야 하는건데. 다음에 수정본을 올려 두겠다..오늘은 이정도로 그만.. 손이 떨려서 보정하기 힘듦.
할 일도 많고, 이달은 얼마 안남고 마음은 바쁘고 뜻대로 될 리도 없고 그래도 어디론가 가긴 해야할 것 같다.
흘러 가듯 , 물처럼...너무 고여있어서.. 하긴 그게 쉬운 것은 아니지... 그치만, 이번이 아니면 다음엔 기회가 정말 힘들게 올것이라서.. |
|
가을만 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시가 있다.이건 분명 축복이라 생각한다.욕심 같아선 시 전체를 외우고 싶지만 단 한 줄을 오롯하게 외우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가을이 와서 노랗게 물들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김진경 시인의 '은행나무' 일부이다.문장 자체로도 가을 느낌 가득하지만 사실 이 문장이 좋아 시집을 샀고,친구에게까지 선물하고 싶었다는 친구의 마음이 내게는 더 고마웠던 시집으로 기억된다.해서 가을만 되면 어김없이 김진경 시인의 시집을 꺼내 '은행나무' 만큼은 수없이 되뇌어 읽고 또 읽게 된다.용문사 커다란 은행나무 앞에서 깔깔대며 웃던 우리들의 모습이 '은행나무'와 '가을'을 추억하게 만든다.그리고 가을이 오면 친구에게 항상 물어 본다.오래 전 '별빛 속에서 잠자다'를 선물하면서 네가 건냈던 말을 기억하냐고...이제 내가 친구에게 멋진 가을시가 담긴 시집을 찾아 선물을 해야 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던 차,반가운 시집을 만났다.이름하여 모듬시(모아 놓은 시를 부르는 내가 부르는 별명)를 발견 한 것.계절별로 모아 놓은 시라니 이리 반가울 수가..그런데 더 반가웠던 것은 가을편에 실린 문태준의 시였다 '은행나무'와 묘하게 연결 되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문태준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늦가을을 제일로/숨겨 놓은 곳은/늦가을 빈 원두막/살아도 살아갈 곳은/늦가을 빈 원두막/과일을 다 가져가고/비로소 그다음/잎사귀 지는 것의 끝을/혼자서/다 바라보는/저 곳이/영리가 사는 곳/살아도 못 살아본 곳은/늦가을 빈 원두막/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못 살았지
순리에 따라 산다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얼마나 힘든지,그래서 또 얼마나 간절하게 찾게 되는 것인지,어릴적 읽었던 '은행나무'에서는 그저 멋있게만 읽혔던 시였는데...문태준의 시를 읽으면서 어쩌면 영원히 우리는 무언가를 향해 가는 것이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행복은 그렇게 쉽게 오는 것이 아닐게다.그러나 완전체로 다가오는 행복만 행복인 건 아닐테니까...
좋은 음악만 골라 듣다 보면 정말 좋은 곡을 놓칠수도 있다고 했다.그래서 누군가는 음반도 전곡으로 다 듣는 것이 좋은 습관이라고 했다.그런데 나는 이렇게 주제별로 시인들이 엮어 내는 시집도 좋다.문태준의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이란 시는 이미 '그늘의 발달'이란 시집에 실려 있었던 것인데 내가 그냥 지나쳤던 것.시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와 내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이 함께 있어 이 시집이 더 사랑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책 뒷장에 부록처럼 가득 실린 시인들의 시집 제목들을 찾아 보는 재미는...시에 대한 애정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음식에 관한 모음시 '밥'과 함께 이 시 역시 계절마다 찾아 볼 수 있는 시집이 될 것 같다.전문가가 아닌 이상 계절에 따라 찾아 읽어야 할 시들을 찾아 내기란 쉽지 않다.이 책에 실리진 않았지만 나희덕님의 <어두워진다는 것>에 실린 '허락된 과식'도 강추 하고 싶은 시이긴 하다.봄 뿐만 아니라 가을에도 어울릴 시...오늘처럼 햇살이 눈부신 날이면 더욱더 생각나게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