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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곤충' 비슷한 듯 하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확 다르다.
왠지 모르게 벌레는 기피하고 싶은 개체이고, 그래도 곤충은 한 번씩은 자세히 보고 싶은 개체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른바 '곤충학자'이다. 책의 내용도 벌레가 아닌 '곤충들'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제목에 '곤충'이 아닌 '벌레'라는 단어를 과감히(?) 넣은 것은 일반인인 우리들이 '곤충'들을 모두 '벌레'라는 단오로 혐오하고 있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벌레'와 '곤충'의 의미는 차이가 있다. '벌레'는 다리가 많거나 다리가 없는 몸으로 꿈틀꿈틀 기어가는 동물을 말하고, '곤충'은 벌레 중에서도 다리가 여섯, 더듬이 두 개, 날개 네 장이 달려있는 동물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곤충'은 '벌레'의 한 부분인 것이다.
거미, 노래기, 지네 같은 종류는 이른바 곤충이 아닌 '벌레'이고, 무당벌레, 잠자리, 메뚜기, 귀뚜라미, 바퀴벌레(이 친구는 곤충이 아니었음 하지만, 곤충이네요..쩝!!), 흰개미, 노린재, 매미, 나비, 벌 등이 바로 '곤충'에 포함된다.
곤충은 이 책에 따르면 약 100만 종이나 있고, 이는 지구상에 있는 150만 종의 동물 중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지구에서 가장 다수의 동물군이 바로 '곤충'인 것이다.
곤충들은 대부분 몸집이 작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배추흰나비는 무나 배추 같은 십자화과 식물이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내뿜는 겨자유배당체같은 독 물질에 적응해 이런 식물들을 먹이로 해서 그 독성 냄새로 찾아오기도 하고, 노랑나비는 토끼풀 같은 콩과식물의 독 물질을 이용해서 이를 먹이로 활용한다고 한다.
식물들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내뿜는 독 물질이 자신을 먹는 곤충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한 것이 자연이다.
또한, 대부분의 곤충들은 위험에 맞닥뜨리면 혼수상태에 빠져서 움직이지 않고 죽은 듯 가만히 있는데 이는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의식을 잃는 현상이라고 한다. 딱정벌레 같은 것들을 건드리면 죽은 듯 있는 이유가 의도적인 것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잃어나는 현상이라는 것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가 기피하고 싶을 수도 있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우리와 매일 만나기도 하는 곤충을 다루는 곤충학자의 에세이다. 자신이 왜 뒤늦게 곤충학자가 되었는지 또, 이 책을 통해서 하나씩 던져주고 싶은 곤충이야기는 무엇인지 일상을 다루는 일반적 에세이처럼 잔잔하게 곤충 이야기를 펼쳐주고 있다.
이 책에서도 많은 곤충이야기를 알 수 있지만, 곤충은 사람과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개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같이 생활하는 식물들에 대한 관심처럼 곤충에게도 관심과 애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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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에 들어가는 벌레와 그 벌레들의 사진이 간간히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다면 이 책은 못읽겠군' 생각했다.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아마도 절대 사랑까지는 못할 존재들의 이야기라니... 거기에 사진이 있다니. 안 읽으려고 했다. 도서관 가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운동을 조금 천천히 나가서 도서관 여는 시간에 도착해서 책을 3권쯤 빌려오고 읽는 대로 걷기 운동날 조금씩 반납하는 패턴이다. 갑자기 든 생각이라 대출도서 목록 안들고 그냥 가서 신착도서를 둘러보다가 보게되었다. H마트가 계속 대출중인 것도 그렇고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어온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도서관 이용자 중에 톡토로가 있는 모양이다. 암튼 아침에 갑자기 여둘애드를 만나서 빌렸다. 보고 싶지 않은 사진은 가리고 보면 되니까. 실제로 몇 사진은 가리고 읽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 달라진 생각이 있다. 얼마 전 집 근처 산에 멍석을 새로 깔았다. 새로운 멍석이 깔리면서 그 밑에 살던 벌레들이 터전을 잃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원래는 그러든가 말든가 상관 없었는데 걔네도 자연의, 생태계의 일부라면 필요하다. 벌이 죽으면 인간이 죽듯이 다른 벌레가 죽으면 다른 식물이 죽고 그러면 벌도 죽고 그러다가 인간도 살 수 없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벌레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징그러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보게 되는 책은 맞다. ... 물론 여전히 나를 무는 벌레는 싫고 다리가 많은 벌레도 싫다. 벌레는 사랑하게 되는게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기분을 알게되기는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만학도로 벌레공부를 시작한 엄마라서 간간히 학계의 시선을 견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계'나 비슷하지 않을까. 그 나이에 할 수 있겠냐, 애들은 어쩌고 공부를 하려하냐, 그냥 취미로 할 생각인거냐. 그만한 각오도 없이, 그정도의 타협도 없이 '대학원' 씩이나 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기는 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건가.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느끼지만 틈틈이 인류애를 살짝 잃는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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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저자 : 정부희 ‘한국의 파브르’로 불리는 곤충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곤충에 빠져 뒤늦게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곤충분류학을 공부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지금은 대학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강의하며 우리곤충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과 들, 바닷가, 섬을 찾아다니며 곤충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논문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곤충학 입문서인 《정부희 곤충학 강의》, 곤충의 생태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곤충의 밥상》(개정판), 《곤충의 보금자리》(개정판), 《곤충의 살아남기》(개정판) 등의 ‘정부희 곤충기’ 시리즈,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우리 땅 곤충 관찰기》 시리즈,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의 곤충교실’ 시리즈 등이 있다.
들어가는 글
1장 알면 돌아갈 수 없다
남편을 잘 뒀군요 | 문과 출신이 살아남는 법 | 집과 실험실의 거리 | 복수초의 유혹 | 날개 달린 뚜벅이 | 편식쟁이의 결말 | 황금보다 귀한 것 | 표본 확보 원정기 | 모래밭 소우주 | 똥이 되고 싶은 애벌레
2장 파브르의 기쁨과 슬픔
소리 나는 버섯 | 90퍼센트의 꽝을 대하는 자세 | 죽은 나무의 의미 | 이름을 짓는 기분 | 뱀을 피할 방법은 없다 | 운 또는 노하우 | 흑진주거저리 연구 일지 | 내가 공부한 대가 | 질문인 듯 질문 아닌 | 좋아하는 일에도 DNA가 있다면 | 곶자왈의 밤 | 과학책이 이래도 되는 걸까 | 죽은 너구리를 나뭇가지로 덮어두었다 | 정원일기
3장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호불호가 없다는 것 | 다시 만난 세계 | 울고 싶지 않은 밤 | 대벌레는 죄가 없다 | 애벌레의 시간 | ‘곤충 멍’ 때리는 법 | 노란 피의 비밀 | 외래종 혐오에 대하여 | 거저리 쿠키의 맛 | 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 꽃하늘소의 절망 | 1센티미터들의 우주
남편을 잘 뒀군요 뜨거운 여름날 경사진 언덕길을 걸어 오르니 땀범벅이다. 캠퍼스가 크진 않지만 초행길이라서 이학관 건물을 찾느라 두 눈이 분주하다. 오래되고 낡은 복도 중간에 학과 사무실이 있다. 조교의 안내를 받으며 잠시 대기실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힌다.
소리나는 버섯 무더운 8월 뜨거운 햇살이 머리를 달군다. 무서운 햇볕을 피해 숲속으로 들어가니 더 무서운 모기들이 떼로 몰려든다. 달려드는 모기를 휘휘 쫓으며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숲속을 걸어면서 버섯을 찾는다. 어두컴컴한 숲 바닥에 똑바로 누운 고목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호불호가 없다는 것 이랴 쭈쭈쭈쭈쭈 이랴 쭈쭈쭈쭈 앞에선 누런 소가 쟁기를 끌며 뚜벅뚜벅 걷고 뒤에선 아버지가 리드미컬한 재촉 소리를 내며 쟁기를 운전하고 일곱 살 꼬마는 그 뒤를 졸졸 따른다. 멀쩡했던 논바닥은 쟁기가 지나갈 때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것처럼 뒤엎어지고 뒤엎어져 속살이 나온다. 이 책은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곤충학자이신 저자님의 곤충연구를 위하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과 곤충에 대한 애착과 몰랐던 곤충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동녘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벌레를사랑하는기분 #동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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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나이 마흔에 영어전공이었던 작가는 곤충 공부를 하기 위해 생물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들이 있음에도. 벌레에 대한 그녀의 깊은 애정어린 이야기들에 앞서 이 길로 들어선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카메라로도 잘 보이지 않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하는 작은 생물체는 더듬이와 겹눈, 입, 다리, 수 많은 점각들로 멋을 부린 딱지날개까지 있을건 다 있는 그 작은 곤충이 궁금해서. 더 알고 싶지만 시중의 곤충도감으로 알 수 있는건 한계가 있기에 작가는 해야할 이유보다 하지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곤충학자로의 길을 걸었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구절처럼 말이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들어가는 말. p.05)... 만학도, 여자, 학계의 편견 등등 시작도 어렵지만 나아가는 그 길도 쉽지 않았음에도 벌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구에 몰두한다. 그리고 인간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환경속에 사라져가는 벌레들의 생태계에 안타까워하고 경고한다. ?? 모래거저리조차 없는 해안사구는 더 이상 생물이 살기 힘든 척박한 땅이다.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사구 생물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머지 않은 시기에 생태계 파괴의 역습을 맞을 수도 있다.(p.86) 사람의 마음으로 정한 해충과 익충. 그마저도 상대적으로 누군가에게는 해충이 익충으로, 익충이 해충으로 된다. 인간보다도 더 먼저 지구에 있던 곤충. ?? 이처럼 곤충은 인류의 전 역사 동안 인간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왔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공존하는 것을 넘어, 서로 촘촘히 관계를 맺어온 생태동반자이다.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의미가 있다. 모두가 생태계 일원으로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진화 과정을 통해 척박한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이 땅에 존재하게 된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한은 인간에게 없다. 인간도 그 무수한 생명들 중 하나일 뿐이다.(p.311) 작가의 곤충학자의 생활과 생각 뿐 아니라 곤충과 벌레, 꽃과 버섯의 정보와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있어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받았다. 결국 우리는 혼자 살 수 없고, 모두 다 연결된 존재이며 벌레, 곤충또한 다르지 않다. 작지만 어마어마한 존재. 성가시고 불편하고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닌 함께 공생해야 할 존재 벌레는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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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정부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름에는 내가 싫어하는 곤충들이 많이 등장하는 시기이다. 특히, 땀도 많이 흘리고 피가 맛있는 것인지 모기에 자주 물려서 곤역을 겪곤 한다. 모기향에 모기 퇴치 밴드에 여러 가지를 구비해 놓고 지낸다. 제목처럼 벌레라는 것에 대해 좋으냐 싫으냐를 물어본다면 즉시 <싫어한다>라는 대답을 할 정도로 호불호가 나는 극명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소중하게 다 읽은 결과 벌레라는 것에 이렇게 진심이고, 이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것에 경외심을 느꼈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작은 익충, 해충들의 문제가 아니라 학술적인 연구자의 장인정신을 느꼈달까. 작가는 거저리과 분류에 대한 연구의 대가이다. 실제로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 등의 멋짐은 알고 있었는데 거저리과(나는 이 이름도 초면이었다)는 딱정벌레 목의 5대 과에 들어갈 정도로 종류가 많은 분류군이라고 한다. 이는 전 세계에 2만 2천종 정도가 살며 우리나라에서는 150종 정도가 산다고 한다. 잘 걸어다니는 곤충이고(날기보다 걷기를 더 좋아함) 영어로는 다클링 비틀이라고 한다. 40대에 인문학도로 곤충학을 공부하게 된 작가의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다. 책의 내용에 앞서 파스텔톤의 홀로그램의 예쁜 파리 같은 표지를 만나볼 수 있다. 제목이 인쇄된 애벌레 그림에도 역시 같은 문양이다. 표지만 보고 벌레를 극혐하시는 분들이 안의 자세한 삽화를 보고 충격을 받으실 수도 있기에 책의 면면히 작가가 사랑하는 곤충들의 생김새를 세밀화로 담아냈기에 그 부분은 미리 주의하고 읽기를 바란다. 나도 궁금한 녀석들을 검색해볼 엄두가 안났었는데, 적재적소에 그림으로 등장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했다. 처음 곤충학자가 되고 싶어한 것은 두 아들들이었다는데, 덩달아 체험학습을 시켜주다가 곤충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저 호기심이나 간단한 궁금증 해소가 아니라 평생을 바칠 업으로서 마흔이 넘어 세계를 조우했다는 것이 나에게도 그런 분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자녀가 있는 것도, 인문학도였던 것도, 만학도인 것도 거기다 여자라는 이유로 유리천장까지 겪었던 많은 고충을 담담하게 드러내셔서 더 공감갔던 것 같다. 자녀들 중 둘째 아드님이 드디어 같은 길을 가게 된 곤충학자가 되셔서 같이 야외 채집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드라마 같은 해피엔딩처럼 느껴졌다. 실험실에서도, 표본실에서도, 야외에서도 곤충학자는 여전히 바쁜 것 같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에피소드는 광릉숲과 동구릉으로 자주 버섯살이 거저리를 탐구하러 오신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사는 곳도 동구릉 근처이기에 이번 주말에는 거저리를 관찰하러 가볼 까 한다. 그리고 가장 연구해보고 싶은 곳이 광릉숲의 미개방 구역이라고 하시니 얼른 이뤄지시길 바래본다. 일 년에 한 두번 일부지역(걷기코스) 만 개방되지만, 그런 곳으로는 부족하실 테지만. 동구릉에 가서도 버섯이나 산나물 채취하는 사람을 가자미눈으로 봤었는데, 버섯 따는 사람은 벌레를 탁탁 털어가고, 저자 같은 사람은 90%꽝이 아니길 (벌레가 들어있길) 원한다는 내용이 참으로 재미났다. 어떤 사람에게는 원하는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원치 않는다는 인생의 재미가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벌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생태계의 파급력, 이른봄 벌레들을 유인하는 복수초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식량자원으로 급부상 할지 모르는 식량자원으로서의 곤충의 가치도 말이다. 실제로 몇 년 전 굼벵이즙을 마셔봤고, 굼벵이 칩도 먹어봤는데 꽤나 맛있었다. 설국열차처럼 기괴한 모습만 아니면 아마도 대용식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곤충의 여러 면들과 실제 곤충학자의 이야기가 가감 없이 실려서 자연계 특히 곤충 연구를 하고싶은 학생들이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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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기분은 말로 쉬 표현 할 수 없는 감정의 고양된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이 책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은 하고 많은 사랑의 대상 중에 왜 벌레야? 라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하지만 사랑의 대상을 한정한다는 것에서는 분명 사랑이 가진 정의를 배반하는 것과 같다 생각하기에 만물을 사랑하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는 느낌을 얻게 된다. 취미가 되었든 혹은 일이 되었든 무언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려 알고자 한다면 꽤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저자의 행보를 통해 살필 수 있다. **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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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정부희 박사님은 5종의 신종을 발표하고, 미기록종 100여 종 이상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기록된 종 가운데 국명이 정해지지 않은 몇 백 종의 국명을 직접 지어준 곤충학자이다.
곤충학자라면 어린 시절부터 곤충 연구에 매진했을 것만 같으나, 영문학도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엄마와 아내로 살던 경력단절 문과출신 40대 여성이 곤충이 좋아 뒤늦게 생물학과에 입학하여 곤충분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응원의 소리보다는 쓴소리가 더 많았다. 그야말로 곤충학계의 이방인으로 정부희 박사님의 표현으론 6두품쯤 되는 것 같은데 성골과 진골 출신에게 심히 배타적이란다. 기득권에 대한 특권 의식이 지금도 존재하는데 박사님이 공부를 시작할 당시는 오죽 심했으랴. 기득권에 저항하여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 배타적인 학계의 유리천장을 뚫기 위해서는 곤충에 빠져 살면서 모아온 연구자료들로 증명해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마흔 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일은 보통 이상의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전통과 기반이 튼튼한 학계에서 살아남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실력을 쌓아도 깨지지 않는 편견을 극복하기까지 마음을 많이 다치셨겠지만, 그런 선구자들이 존재하기에 학계도 제3지대의 사람들에 대한 문을 서서히 열어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방인이 왜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까하는 호기심과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의심, 먼저 시작한 사람들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편견과 평가절하 등이 사라진다면 뒤늦게 꿈을 발견하거나 조금 돌아온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실험이 실패하면 맥이 풀리는 건 매한가지이지만, 야생에서 버섯살이 곤충의 한살이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돌아가니, 한번의 시행착오는 연구 기간을 기약 없이 늘리니 정말 현장 생물학자들의 고충은 말이 아니다. 일 년을 또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린다고 해서 실험 대상 곤충이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것도 아닌데다, 생태계가 급속도로 파되외어 실험 대상 곤충을 만나는 일도 힘들어지니 말이다. 거기다 처음 시도하는 실험은 경험과 기록이 없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부딪쳐볼 수 밖에 없으니 곤충 연구는 실패와 기다림의 연속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수행의 시작인 것 같아 정말 애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곤충을 좋아하는 DNA를 물려받은 아들과 함께 동료이자 조력자이자 보호자로 야외채집을 함께 하게 되었으니 연구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참 부러운 모자지간이었다.
곤충마다 먹는 밥이 달라 서식지가 다양한데 요즘 숲은 환경미화와 탐방객 안전을 이유로 숲속이나 산책길의 쓰러진 나무들을 말끔히 치워 나무를 삶의 터로 삼는 곤충들이 죽어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인간이 보기 좋게 잘 정비하기 보다 숲의 곤충이 사라지면 분해자가 사라진 생태계가 깨어진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혐오스럽게 생겼다는 이유로 또는 꼽등이처럼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오해로 인해 미움받는 곤충들이 많은데, 상당수가 우리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환경미화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곤충들이 누명에서 벗어나 잘 대우받았으면 좋겠다.
인간의 입장에서 익충, 해충을 구분하는 것이지 식물에게 곤충은 종적 번식을 책임져주는 매우 중요한 중매자이고 조력자이다. 갈색거저리는 한 때 곡물을 먹어치우는 해충으로 미움을 받았으니, 최근에는 식용 곤충으로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충과 익충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의미가 있다. 인류의 출현 이전부터 지구에서 공존하여 생태 동반자로 살아온 곤충들을 인간의 기준으로 좌지우지할 권한은 없다는 박사님의 말씀에 100% 동의하며 곤충이 더 이상 인간의 개입에 의해 사라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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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라는 단어보다 곤충이 한결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곤충을 사랑해서 곤충학자가 된 저자가 들려주는 곤충 이야기는 마흔 중반에 문과 출신이 곤충분류학이라는 학업에 도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시작을 하기 전부터 온갖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처음에는 벌레라고 해서 징그럽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곤충들을 관찰하고 특징을 이해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한국의 곤충 수가 약 1만 8000종이라는데 개체수도 굉장히 많아 '계-문-강-목-과-속-종'의 분류 체계에 맞춰 계통과 족보를 정리하는데 분류학이 생물학의 중요한 기초 분야라고 한다. 저자가 여러 분야 중 분류학이 가장 관심을 끌었고 곤충들의 이름과 한살이 과정이 몹시 궁금했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 읽은 '파브르 곤충기'처럼 동네 주변으로 곤충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징그럽기는 해도 눈앞에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 책은 해충이 아니라 곤충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호기심 천국이 되어 마음 편히 읽었다. 저자가 뒤늦게 곤충 학도로서의 길을 걷는 과정을 보니 얼마나 곤충을 사랑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단순히 곤충에 대한 흥미만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대학원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박사 학위를 따냈는데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록된 곤충 삽화와 자세히 관찰하며 쓴 이야기 덕분에 신비로운 곤충 세계에 빠져들며 읽었다. 알면 알수록 놀랍고 작은 어마어마한 세계가 있었던 것이다.
숲에서 죽은 나무조차 곤충들이 서식하는 삶터라는 걸 몰랐다. 그냥 내버려 두면 죽은 나무를 주임으로 생태계는 알아서 잘 돌아간다니 놀랍다.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졌다고 치우는 건 살상이라니 새겨둘 말이다. 곤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일 수 있다. 생태계가 균형을 맞춘다는 건 최대한 자연 그대로 남겨둘 때가 아닌가 싶다. 대표적인 경우로 2020년 여름, 대벌레 때가 출몰해서 골머리를 앓자 지자체는 대벌레 퇴치 작전으로 몰살시켰지만 이후 천적이 없어진 러브버그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도시 생태계가 균형을 잃어 발생한 원인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우리의 몫이다. 읽을수록 곤충의 세계는 흥미롭고 생태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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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도중에 깨달았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요. 그 이유는 제가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다는 그 자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끔 제가 '진짜'라고 생각하는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읽고 있다는 그 사실을 망각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였습니다. 새벽 4시쯤 읽고 있었는데 새벽이라는 사실도 잊고 있을 정도였어요.
이 책은 오래전 영어교육을 전공한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무려 15년이 지난 후에 곤충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어 곤충분류학에 발을 들여놓게 되며 곤충 연구에 대한 열의와 발로 뛰며 곤충을 찾아 나서는 열정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학 과목과는 관련이 없는 인문학도였지만, 곤충을 연구하기 위한 신념 하나로 대학원에서 생물학을 강의를 이수해가며 학점을 채우고 대한민국의 곤충학도 이자 곤충학자로서 거듭나게 된 저자분의 이야기를 여러분들도 이 책을 통해 꼭 만나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중간중간에 숲이나 나무 등 자연물이 있는 이미지가 배치되어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저 또한 몸은 숲과 나무들 사이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렇게 날씨가 더운 나날을 보내는 도중에 책 속에서 시원하고 유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산뜻하고 시원한 책이었습니다. ^^ 책의 겉표지도 마치 곤충의 날개를 닮은 형상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참신했습니다.
곤충에 대한 이미지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고, 곤충을 연구하시는 분이 쓰신 책이다 보니 독서하는 과정에서 곤충이나 생물학에 대한 깨알 같은 지식들을 습득할 수도 있는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주변에 곤충을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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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태어난 나는 여름을 가장 좋아했다. 여름이 되면 곤충채집을 하겠다고 채집통을 크로스로 메고 잠자리채를 손에 쥔 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곤 했다. 잠자리도 잡고 매미도 잡고 메뚜기도 잡던 시절엔 곤충을 손으로 잡아서 들여다보는 게 무섭지 않았다. 그런데 청소년기에 접어드니 친구들이 곤충을 벌레로 부르고, 벌레는 소름끼치고 무서운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만히 동조했고, 어쩌다 교실에 들어온 벌레를 휴지로 살포시 잡아 창밖으로 내보내곤 했다. 그때 나를 영웅 보듯 하던 친구들의 눈빛에 참 묘한 기분을 느꼈더랬다. 곤충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건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하고 난 뒤였다. 녹지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산책을 나서면 풀벌레 우는 소리로 여름밤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일부러 밤 늦기를 기다렸다가 자정무렵 걸으러 나가 풀벌레 소리를 음미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동물의 숲>이란 게임을 하면서 곤충에 대해 자세히 관찰할 기회가 생겼다. 외딴 섬에서 동물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내 캐릭터는 나무도 베고 물고기도 잡고 곤충도 잡을 수 있다. 이를 박물관에 기증해서 컬렉션을 만드는데, 내가 얼마나 잡았나 박물관에 가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일같이 게임 속에서 방울벌레며 비단벌레며 연꽃사마귀, 매미, 잠자리까지 다양한 곤충을 잡았다. 그러면서 옛 추억에 젖어드는 날이 많아졌다. 뙤약볕 아래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어대던 매미 소리와, 그 사이를 분주히 뛰어다니던 나와 친구들의 모습이...그래서 어쩐지,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을 꼭 읽어보고 싶었드랬다. 이 책은 곤충을 통해 아주 작은 소우주를 관찰하며 살아가는 곤충학자 정부희 박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늦깎이 생물학과 대학원생이 되어 곤충분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기득권에 저항하며,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며, 유리천장을 뚫으며 연구해 얻은 산물을 우리는 편안하게 안방에서 책으로 즐기고 있다니.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는 내내 저자의 벌레를 향한 애정이 뚝뚝 묻어남을 느꼈다. 미처 몰랐던 벌레 이야기가 징그럽거나 무섭기는커녕 신기하고 신비롭기까지 했다. 특히 신라시대 금관총과 황남대총 고분 속에 묻힌 왕의 부장품에서 수천 마리 비단벌레로 장식한 말안장 꾸미개가 발견되었다는 것, 게다가 이미 1500년이 지났음에도 아름다운 빛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또, 해안사구에 곤충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해안사구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의미라는 것, 매미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는 건 도시의 환한 밤 때문이라는 것, 곤충들도 저마다 식물 잎을 정해놓고 먹는 '편식쟁이'라는 것 등 곤충에 대해 잘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숨겨왔던 호기심이 마구 자극되는 느낌이었다. 집 가까이에 있는 공원으로 당장 뛰쳐나가 잎사귀를 뒤집어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정도였다. 어쩌면 나도 이미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까진 아니어도 늦은 밤 작은 것들이 몸 떠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본 경험은 있으니까, 그러다 날이 싸늘해지면 순식간에 사라진 그 소리에 다음 해 여름이 오길 간절히 바랐던 적이 있었으니까. 벌레의 소식을 기다린다는 점에선 어쩌면 저자와 내가 조금은 닮아있는 것도 같다. 지구온난화로 곤충기에 등장한 주인공들이 이 땅에서 사라질 위기에 몰리지 않을까 두렵다는 정부희 박사. "벌레는 내 곁에 늘 공기처럼 머무르고 있어서 호불호 자체가 없다. 내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그런 기분인 것 같다."라고 무덤덤한 듯 이야기하면서도 작은 곤충을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갈 때마다 기뻐서 박수를 칠 만큼 벌레를 사랑한 한국의 파브르! 그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질 만큼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 덕분에 창밖으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여름이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