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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나는 가수다>에서 장기호 심사위원이 임재범의 '여러분'에 대한 감상평을 이렇게 말했다. "음악하는 사람이 음악하는 사람의 음악을 듣고 감동하기란 참 쉽지 않은데 그걸 해냈다"고. 그 말에 착안하자면 어른이 쓴 어른에 대한 글을 어른이 읽고 감동하기도 참 쉽지는 않을 것인데 이 책은 그걸 해냈다고 말하고 싶다. <보통의 존재>를 쓴 이석원 작가의 추천이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계기였다. 그리고 그 추천의 글에서 "사람은 변치 않는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타인의 변화 가능성을 그리 쉽게 일축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라고 말하는 부분도 꽤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 나아가 말하자면 그런 사람은 '어른'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어른다운 어른을 찾기가 참 쉽지 않은 사회다. 우선 현실이 내 자신부터 그런 어른이 되고자 하는 바를 막기 일쑤다. 기자인 저자는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가의 세계도 있었던 것 같은데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이래야 한다의 세계가 늘 이겼다"고 술회한다. 기자 쪽이 아니더라도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지 않을까. 최규석의 <송곡> 명대사,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다른 법"이라고 하지만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가려는, 혹은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보이는 풍경은 비슷한 것 같다. 그 자리가 싫으면 내려오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먹고 살기가 갈수록 팍팍한 오늘날에서 그게 어디 쉬울까. 다만 저자처럼 반성과 성찰이라도 하는 어른이라면 적어도 이 사회가 그렇게 팍팍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노키즈존'은 물론, 모든 종류의 '노XX존'을 반대한다고 단호히 밝힌다. 노키즈존은 당장에는 나와 가게를 보호할지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더 많은 민폐 부모들과 문제아를 양산할 것이며 그들을 그들만의 세계로 몰아내면, 더 이상 그들은 나와 다른 타인을 위해 에티켓을 지킬 필요조차 없어질 것이라는 이유다.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이 또한 적극 공감한다. 노키즈존이 워낙 이슈라 한편에서는 '예스키즈존'으로 맞불(?)도 놓는다던데 이를 두고 누군가 지적을 했다. 예스키즈존이라는 말 자체가 'no'를 인정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웰컴키즈존'과 같은 네이밍이 더 적절하다는 것. 이 역시 인상적이었고 또한 전적으로 동감이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꼭 공감가는 내용이 대부분이라서가 아니라 이 책은 진정으로 읽을거리, 생각거리들이 많은 진정한 어른의 글이다. 언급한 부분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어른들도 물론 많을진대, 그들도 자신의 생각을 보다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오랜만에 에세이다운 에세이를 읽어 근래에 듬뿌룩한 일들이 개인적으로 많아 심란했던 마음이 뿌듯해진 오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