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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여자가 된다는 거창한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외 새로운 해석은 없다. 브리세이스가 마지막에 이제부터 나의 이야기이다 라며 각성의 말을 내뱉지만 공허한 말장난같다. 작품 전체에 걸쳐 그녀는 관찰자였을 뿐이다.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 돌아가는 장면에서 탈출을 시도한 것이 유일한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선택과 행동이랄까. 이마저도 이기적이며 찰나의 위안을 얻고자 하는 어린애같은 버둥댐이었다. 그렇다면 브리세이스는 그냥 고발자였을까. 시선이 두 개가 존재한다. 하나는 브리세이스의 것. 다른 하나는 아킬레우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1인칭인지 전지적 시점인지 애매모호한 시점. 그래서 고발자로서의 임무도 그다지 훌륭하지 못하다. 여자들 사이에서도 평민, 노예와 귀족, 예쁘고 못남에 따른 처우의 차이가 여러 번 언급된다. 그래서 다시 불편하다. 브리세이스의 억울함과 분노 등등은 귀족으로서 누렸던 과거 자신의 지위로부터의 몰락과 그 방법일 뿐, 그녀가 그런 지위를 얻게 되기까지 그들이 자행했을 것이고 그들이 지금 당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자기 반성따위는 없다. 그런 생각이 든다. 왜 너에게만 감정이입을 하고 분노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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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의 위대한 영웅들, 전쟁, 신화... 그 아름답고 위대한 전설의 그림자 속에 잊혀진 여자들의 이야기. 생각해보면 정말 우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왜 틀어지게 되었는지, 아게멤논이 아내인 클리템네스트라와 왜 사이가 안좋아졌는지, 패전국의 왕세자비 안드로마케와 공주 카산드라가 전쟁 이후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오로지 영웅들의 용맹함과 신화의 찬란함만을 다룬다. 작가님은 아마 이 같은 상황을 꼬집고 싶으셨던 것 같다. 따라서 이 소설은 아킬레우스도 파리스도 아닌 모두가 무시했던 그저 지나가다 나오는 여자 노예1일 뿐이었던 브리세이스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약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 멋있고 용맹하던 그리스의 영웅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또 얼마나 끔찍한가. 신화가 숨기고 있던 진짜 이야기가 비로소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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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 밀러의 키르케를 재밌게 읽고 비슷한 느낌의 소설을 찾다가 읽어본 소설입니다. 시대나 컨텍스트는 유사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좀 다르네요. 전쟁에 좀 더 포커스 된 부분이 있고, 아킬레우스라는 인물을 포로의 신분이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내는 브리세이스의 시점에서 관찰한 내용이라 독자에 따라 흥미롭게 읽으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부분부분 밝은 내용도 아무래도 전쟁통에서 포로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라 마냥 가볍지는 않아요. 그래도 일독해볼 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