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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야만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개인의 삶의 의지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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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도시의 분위기, 도시만이 아니라 가족 그리고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 모두가 나와는 모두 어색한 거리를 두고 있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가 외형적으로 변한 것은 없는데, 지역의 권력자와의 근거없는 관계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그 어색한 거리는 기괴한 시선으로 바뀌는 것 같고, 그러한 초입 부분에서 나는 엉뚱하게도 변신해버린 내 존재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낯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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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도시의 분위기, 도시만이 아니라 가족 그리고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 모두가 나와는 모두 어색한 거리를 두고 있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가 외형적으로 변한 것은 없는데, 지역의 권력자와의 근거없는 관계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그 어색한 거리는 기괴한 시선으로 바뀌는 것 같고, 그러한 초입 부분에서 나는 엉뚱하게도 변신해버린 내 존재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낯선 시선들로 서술된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리게 됬다. 


그러한 관계속에서 점차 이 세상, 주인공인 '나'가 살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한 도시에 대해 그려진다. 같은 동네인데 반으로 갈려서 이세계와 저세계가 구분되어 있는. 실제로 분쟁이 이어졌던 지역이지만, 그러한 폭력사태가 그려지기보다는 같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애매하게 구분되어 있는 심리적 구획에 대한 서술이 이어진다. 차이나 미에빌의 '이중도시'가 떠올랐던 부분이다. 작품의 배경은 10분 구역이라는 물리적인 구분이 이루어진 공간이긴 했으나, 일상이 정치와 종교, 그리고 편가르기로 나뉘어 있다는, 그럼에도 몇몇 행사 그리고 주인공 친구의 부모의 기이한 행적이 가로지르는 보편성에 대한 수용은 공통적이라는 측면에서 이중도시의 특이한 설정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정치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이 이어지게 되고, 1980년대까지 한국사회의 단면, 소설이나 드라마 등에서 묘사되는 엄혹하다고 할까, 야만적이라고 할까, 아니면 알량한 분파적 권력의 권위주의적 특성이라고 할까, 그러한 구습과 너무도 유사한 정서가 1970년대 서유럽에서 상존했다는게 새롭게 다가왔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은 바깥일(생업일 수도 있지만, 투쟁일 수도 있는)에만 빠져있고, 그러면서 자기들끼리의 술판은 이어지고... 지역의 권력자(주인공을 압박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행위보다는 그 아우라에 의해 주인공을 사회에서 낯설게 만들고, 그러면서 주인공이 스스로 움츠리면서도 자기를 지키는 법을 본능적으로 이어나가게 하는)의 행위 역시 매우 가부장적이고. 어머니는 가족을 꾸려나가면서도 가부장적 관습과 오래된 종교적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녀교육을  강요하고 있는. 세대간의 대화는 끊어진... 다만 공동의 적에 대한 의식과 의지만이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그런 사회가 그려진다. 


여기저 18세 여성으로 그려지는 주인공 '나'는 어느 관계에 대해서도 강하게 저항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굴복하지도 않는 태도를 보인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기도 했지만, 점차 자신의 삶의 방식을 하나씩 짜고 있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 와중에 주변의 인물들은 대부분 상처를 한두개씩 안고 살아가거나 죽은 이들로 그려지면서, 사회의 거대 담론에 묻혀서 지내야만 하는 소수자들의 입장들도 매우 정교하게 묘사되고 있다. 거대한 사회적인 압력의 분위기 속에서 각자가 희생되고 상처받는, 그러나 살아남는 방법들이라고나 할까?


사실 처음에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번역자의 말처럼 '언어의 과다와 감정의 과소'로 특징지을 수 있는 문체들 때문이다. 상황은 빤한데 그에 대한 설명, 혹은 주인공이 가지는 감정에 대한 설명이 정말 많고 그러면서 감정 자체는 별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중반쯤 되면서 이게 뭔가 범상한 작품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역사의 무게와 개인의 가치에 대한 메시지가 점점 드러났던 것 같다. 

e****s 2026.08.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