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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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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나갈 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벌써부터 챗GPT의 영향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언급하기도 하고 미래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기도 한다. 앞으로 챗GPT 등 현대 과학 기술은 더욱 발전해 나가겠지만 우리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막지는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 장인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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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나갈 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벌써부터 챗GPT의 영향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언급하기도 하고 미래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기도 한다. 앞으로 챗GPT 등 현대 과학 기술은 더욱 발전해 나가겠지만 우리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막지는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죽음'을 피부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간혹 직장 상사나 동료, 지인 부모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조문하러 가더라도 '죽음'은 멀게만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이후 '죽음'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가족, 나에게도 언젠가 찾아올 필연적 운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장인어른의 장례를 치룬 후 한동안 "메멘토 모리"를 마음 속에 품고 하루 하루를 헛되게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메멘토 모리'를 마음 속에 품고 살던 마음가짐이 2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퇴색해질 때쯤 이어령 교수가 2019년 11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 까지 써내려간 미공개 육필원고를 담은 <눈물 한 방울>을 읽게 되었다. 40년 동안 컴퓨터 자판으로 수없이 많은 명저를 남긴 이어령 교수가 병마로 인해 더블클릭도 힘들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손글씨로 돌아갔지만 병마와 싸우면서도 끝까지 펜을 놓치 않으며 써내려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록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마다 곱씹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독서를 통해 이어령 교수도 결국 시대의 지성이기에 앞서 읽지 못할 책들을 남기고 죽는 것을 아쉬워하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과거의 기억들을 반추하는 모습은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고 하면서도 책을 주문한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힘도 이제 남아 있지 않다.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것이 궁금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해서다.

 

(중략) 이미 배달되었는데 읽지 않는 말들도  있지 않은가?

 잊힌 책, 버린 책, 서고에서 영원히 잠든 책들.

 나보다 먼저 죽은 책들도 있고 나보다 뒤에 죽는 책들도 있다.

 배달되지 않은 책 표지가 무슨 색인지 알고 싶다. 

 2019.12.14.

 - 33. 배달되지 않은 책에 대하여... p.67

 

 책 읽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글이 궁금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책을 주문하는 이어령 교수. 삶의 촛불이 꺼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 호기심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죽고난 후 남겨질 책들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에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책 읽기를 소홀히 하는 내 모습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옛 책 생각이 나 꺼내 읽다가

눈물 한 방울

너도 많이 늙었구나(낡았구나).

2020.8.15.

"나는 늙고 너는 낡고" - p.128

 

 책에는 책 제목이기도 한 "눈물 한 방울"이라는 문장이 자주 나온다. 이어령 교수는 서문에서 눈물만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증명해준다고 이야기 하면서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이 책에 적어내려갔다고 밝히고 있다. "눈물 한 방울"은 저자가 지성의 최전선에서 살아오면서 마지막으로 깨닫게 된 박애이면서 동시에 죽음을 앞두고 느낀 자신의 감정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국어 시험 치듯 다 풀 수 있었던" 이어령 교수는 결국 죽음에 관해서는 풀지 못한 체 아쉽게 생을 마감했다.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인 인공지능 챗GPT의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관련 서적들이 붐처럼 출간되고 있다. 이어령 교수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은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시대의 지성이었던 저자가 지금도 살아계셨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챗GPT에 대해서 탁월한 통찰력으로 하나 하나 풀어가셨을 것 같다. 

 

 이어령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써내려간 <눈물 한 방울>을 읽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쇼팽의 피아노 콘체르토를 다시 한 번 듣고 싶고, 보들레르의 "상승"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저자의 "왜 지금인가?"라는 내면의 기록은 무심코 지나쳐온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하루였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 지를 깨닫게 해 준 큰 가르침이었다. 그동안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이어령 교수의 손글씨와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눈물 한 방울>은 무료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독자들에게 큰 자극제를 줄만한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s****6 2023.06.06. 신고 공감 40 댓글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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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몰라도 [눈물 한 방울]
"우연인지 몰라도 [눈물 한 방울]" 내용보기
나는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고 믿는다. 우연이 없다는 말은, 세상의 모든 일은 인간의 인지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물론 그게 맞다고 증명할 길은 없다. 만난 적 없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가 격리 하는 동안  <CONTACT>란 오래 된 영화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만났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증거가 필요하
"우연인지 몰라도 [눈물 한 방울]" 내용보기

나는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고 믿는다. 우연이 없다는 말은, 세상의 모든 일은 인간의 인지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물론 그게 맞다고 증명할 길은 없다. 만난 적 없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가 격리 하는 동안  <CONTACT>란 오래 된 영화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만났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증거가 필요하다는 과학자인 여주인공에게 상대 남자가 묻는다. "당신은 아버지를 사랑했나요?", "네", "증명해 보세요". 이어지는 당황한 표정.

 

지금 함께 읽고 있는 책,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도 '겉으로 보기에 우연 같은, 뿐만 아니라 무질서하게 여겨지는 일련의 일들 배후에는 더 높은 질서와 목적이 숨어있다.'(251쪽)고 하면서 '눈이 내릴 때, 모든 눈송이가 저마다 정확히 자기 자리에 내린다.' 라는 시적인 표현으로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침 바깥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고, 땅에 떨어지는 눈송이를 영상으로 찍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로 엄청난 진리를 확인한 기분이었다.

 

이 책 <눈물 한 방울>에 대해 쓰면서 '우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책이 우연인 것처럼 내게 왔기 때문이다. 전날 네이버 블로그에 내가 올린 글에 댓글 하나가 달렸다. 자가 격리 중인 내게 응원의 말과 함께 '최근에 이어령님의 (눈물 한 방울)을 읽으며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하우애님께도 추천해봅니다'. 이웃 블로거의 댓글이다. 이 글을 보자마자 책을 주문했고, 새벽 배송으로 받아 오전에 일독을 했다. 코로나로 자가 격리하며 평범한 일상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이때가 이 책을 읽을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죽음을 예감하고 사는 동안 이런 생각들을 떠올리겠구나. 이런 마음이겠구나. 생각하며 길지 않은 모든 글의 이면에 내가 감지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를 읽어내기 위해 문장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주의를 기울여 읽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기억에 남아 있는 모든 것들,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에 그 어느 때보다 애틋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립지 않았을까. 애정을 갖고 있던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지는  순간이 눈물이 나도록 외롭고 한이 맺히도록 힘들지 않았을까. 

 

나보다 먼저 자가 격리를 경험했던 직원이 마침 오늘 아침 그랬다.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코로나 걸렸을 땐 눈물이 나더라고. 내가 겪어보니 알겠다. 그 눈물의 의미를. 그러면서 새삼 깨달았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그 처지가 되어보기 전엔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으로 공감하긴 힘들다는 것을. 나는 그저 코로나로 격리돼 있을 뿐이고, 일시적으로 일상과 멀어졌을 뿐이고, 잠시 외로울 뿐인데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정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지혜는 말이나 글로 전해지는 게 아니라 느끼고 깨닫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때도 저절로 메모를 하고 필사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들은 내가 가진 경험치가 만들어낸 충동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살면서 체험하는 것들이 누적이 될수록 내게 달리 다가올 내용들이 많을 거라 기대하게 한다. 길지 않은 글들이라 우선 일독을 하고 다시 읽기로 한 이유가 이것이다. 내 안에 깊이 와닿지 않으면 이해도 안 되고 내 일상에 아무런 변화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골드 l*****j 2022.12.23. 신고 공감 9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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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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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이다. 그분의 '마지막 노트'라는 본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가면서 삶에 대한 그분의 솔직한 심경을 보며 눈물도 나고 인간의 삶에대한 부분을 생각도 하게 했다. 인간으로서, 아버지로서, 소년으로서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글 같아서 더 감동이 있던 것 같다. 한번만 읽고 말 그런책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꺼내 볼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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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이다.

그분의 '마지막 노트'라는 본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가면서 삶에 대한 그분의 솔직한 심경을 보며

눈물도 나고 인간의 삶에대한 부분을 생각도 하게 했다.

인간으로서, 아버지로서, 소년으로서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글 같아서

더 감동이 있던 것 같다.

한번만 읽고 말 그런책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꺼내 볼 그런 책이다.

v*********e 2023.0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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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눈물 한 방울]" 내용보기
어떤 사람이 죽음을 앞에 두고 자기가 하는 일을 묵묵히 할 까요. 저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이 책을 엮으신 이어령 교수님이 참으로 크게 보였습니다. 이 책은 병상에 누워 영면하기 2-3년부터 쓰시던 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 글자, 한 문단을 쓰실 때의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평생을 고찰하시는 업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걸까요. 어쩜 남기신 글 마다 저는 생각하지도 못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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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죽음을 앞에 두고 자기가 하는 일을 묵묵히 할 까요. 저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이 책을 엮으신 이어령 교수님이 참으로 크게 보였습니다. 이 책은 병상에 누워 영면하기 2-3년부터 쓰시던 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 글자, 한 문단을 쓰실 때의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평생을 고찰하시는 업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걸까요. 어쩜 남기신 글 마다 저는 생각하지도 못할 말씀이 가득한지... 읽기도 어렵지않고 이해도 잘 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k******e 2023.08.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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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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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을 독서 모임에서 나누었습니다. 그 감동이 오래 기억되어 선택된 책입니다. 그분의 마지막. 메멘토 모리를 살아오신 선생님의 마지막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죽음을 향해 정면으로 걸어가는 그분의 모습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따라가 봅니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며 언어학자이자 교수이며, 작가였던 선생님은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시며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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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을 독서 모임에서 나누었습니다. 그 감동이 오래 기억되어 선택된 책입니다. 그분의 마지막. 메멘토 모리를 살아오신 선생님의 마지막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죽음을 향해 정면으로 걸어가는 그분의 모습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따라가 봅니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며 언어학자이자 교수이며, 작가였던 선생님은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시며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멋지게 연출하기도 하셨습니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셨고, 서울대 문리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서울대 재학 시절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고, 기성 문단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로 데뷔한 이래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으로 활약했습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 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어요. 저서로는 <저항의 문학>,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지성에서 영성으로>, <생명이 자본이다>등의 논픽션과 에세이가 있습니다. 소설 <장군의 수염>과 희곡 시나리오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가 있어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160편의 저작을 남겼지요. 2022년 2월 26일 별세하셨습니다.

책은 투병 기간 중에 쓴 산문, 시, 낙서 등이 실려 있습니다. 출판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니라 빈 여백을 보면 채워야 하는 본능을 따라 자유롭게 실려 있어요. 영어와 한자, 프랑스어, 순우리말 등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실려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한 글들이 눈물 한 방울이라는 큰 주제로 묶어 있어요. 인간이 인간 일 수 있는 것은 타인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라는 대문을 열고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달을 보듯이 먼 달을 보듯이 내가 나를 봐야 나는 존재한다. 황홀한 느낌으로 오른손으로 왼손의 맥을 짚어본다. 맥이 뛴다. 살아 있다. 아! 내가 살아 있다. (p23)

비교적 투병 초기의 글입니다. 항암을 포기하고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결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인 듯해요. 아무도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시작하는 시 같은 느낌의 산문입니다.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묻는 질문이지요.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느낌이나 마음을 살폈지만, 먼 달을 보듯이 나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달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봐야 하듯이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거리를 두고 나를 봐야 한다고 해요. 나에게 거리 두기?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라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물리적인 거리를 둘 수 있는 상대와 달리 나와는 어떻게 거리를 두어야 하는 걸까요? 온통 나로 채워진 나 말고, 먼 달을 보듯이 아득하게 나를 바라봐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질문이 없으면 죽은 삶이라고 선생님은 그랬는데, 질문 없이 숨만 쉬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죽음으로 담담히 걸어가는 거인이 묻고 있습니다.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것이 궁금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해서다. (p67)

이 글의 제목은 배달되지 않은 책에 대하여입니다. 언제 죽음을 맞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쩌면 자신이 떠나고 난 뒤에 도착할 수도 있는 책을 주문했다고 해요. 궁금해서요. 이 문장이 선생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마우스의 더블클릭이 어려워서 손글씨를 쓰면서도 글을 쓰고, 궁금해서 기약할 수 없는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 그 사람이 이어령이라는 사람입니다. 평생을 읽고 쓰고 살았고, 자신 스스로도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고 말한 사람. 시간이 아직은 남아 있음에도 한 권의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궁금함이 아니라 흥미입니다. 물론 흥미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궁금함으로 시작된 독서는 더 많은 궁금함을 불러 깊은 공부를 부를 겁니다. 문장 속에, 단어 속에 궁금함을 담아요. 무엇이든지 궁금해하기로 작정합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엄마 나 어떻게 해.’

울고 또 울었다. 엉엉 울었다. (p175)

죽음을 향해 가는 선생님의 모습은 학자답습니다. 죽음을 말하면서도 사색적이고, 자신의 아픈 몸을 쓰면서도 객관적인 느낌이 나요. 하지만 암 선고를 받고 처음 울었다는 이날은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학자도, 언어 천재도, 뛰어난 관료도 아니고 그냥 나이 들고 아픈 한 사람입니다. 80년 전 엄마 앞에서 울었다는 그 울음을 이날은 그칠 줄 모르고 울어요. 평생을 죽음을 생각하고 삶을 살았더라도 죽음은 두려운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담담한 학자의 모습이었다면 그의 마지막이 이처럼 감동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누구도 죽음 앞에서 예외가 없다는 것, 누구나 죽음은 두렵다는 것. 그 보편적인 죽음을 선생님은 보여줍니다. 저도 암 선고를 받았지만, 죽음을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초기고 관리를 잘하면 생존율이 높다고 의사가 말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확률이 높은 것이지 제로인 것은 아닌데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애써 외면하고 더 잘 사는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죽음을 외면했지요. 나만은 예외 일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까에 집중했습니다. 괜찮은 듯 묻어두었던 감정이 선생님처럼 폭발하는 날이 오더라도 그 폭발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해요. 한 번은 울어야 할 것 같거든요. 두려움이든, 아쉬움이든 울음이 터져 나올 때 먼 달을 보듯 나를 보기로 합니다. ‘그래, 그렇게 울어’ 하면서요.

 

책은 내용이 짧고, 읽기는 쉽지만 이해는 쉽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의식의 흐름을 평범한 제가 어떻게 따라갈 수가 있겠어요? 몇 글자 안되는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며칠을 책을 덮어 두기도 하고, 감명 깊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죠. 책을 읽으면서도 여전히 내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쉽게 따라가려는 저를 발견합니다. 어렵고 두렵고 힘들더라도 선생님은 끝까지 말씀해요.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라고요.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도 몇 편 나옵니다. 조금만 더 늦게 가더라도 용서하라고 하는 시를 읽으면서 울컥하기도 했지요. 엄마 앞에서 울었다는 부분에서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어떤 말을 하려고 했을까도 생각했어요. 눈물 한 방울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은 사랑이 아닐까요? 나를 위한 사랑을 넘어서는 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타인의 눈물을 공감할 때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는 서문의 말이 책을 덮을 때쯤엔 조금 이해가 됩니다. 내 눈물 한 방울이 당신을 위한 것이기를, 기꺼이 당신을 위해 눈물 한 방울을 흘릴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위해 기꺼이 눈물 한 방울을 준비하고 기다릴게요. 책을 준비하는 작은 수고와 기꺼이 읽겠다는 궁금함은 당신의 몫이지만요.

 

 

YES마니아 : 로얄 h*****o 2023.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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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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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 살면서 꼭 가졌으면 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스승'이 아닌가 싶다.  교수님, 선생님, 요즘 말로 '쌤'들도 좋지만, 진정으로 그 분이 하는 모든 말씀을 귀담아 듣고 따르고 싶은 '스승'이 인생에 한 분 있다면 삶이 더 충만하고 좋지 않았을까. <눈물 한 방울>을 쓰신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시대에 남아 계시던 스승 중의 한 분이셨다. 최근 나왔던 선생님의 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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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 살면서 꼭 가졌으면 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스승'이 아닌가 싶다. 

교수님, 선생님, 요즘 말로 '쌤'들도 좋지만,

진정으로 그 분이 하는 모든 말씀을 귀담아 듣고 따르고 싶은 '스승'이 인생에 한 분 있다면 삶이 더 충만하고 좋지 않았을까.

<눈물 한 방울>을 쓰신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시대에 남아 계시던 스승 중의 한 분이셨다.

최근 나왔던 선생님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번 책은 병상에 누워 계셨던 마지막 2-3년간의 짧은 일기 형식의 글들을 엮었다.

날짜가 흘러감에 따라 통증도 점점 심해지셨을 것이고, 그로 인한 마음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병석에 혼자 누워 통증과 싸우던 밤이 손가락을 뻗쳐 온몸을 휘감는 것 같다고 하시고,

며칠 후에는 밤이 두려워 불을 켜고 주무셨다고도 한다.

그러면서도 아직 더 읽고 싶은 책들, 미처 다 읽지 못한 책들, 한 번 다시 펼쳐 보고 싶은 책들을 주문하고 기다리시던 마음을 생각하면, 내가 하릴없이 낭비하며 보낸 오늘 하루의 시간들이 죄스러워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친필로 쓰신 일기도, 가끔은 장난스럽기도 하게 재치있게 직접 그리고 정성스럽게 색을 입히신 삽화도 가볍고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조금 더 진지한 자세로, 깊게 생각을 하면서, 나도 내 생의 남은 시간들을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p********h 2022.1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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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한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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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어령선생님의 사상과 글의 향기들고인이 되어가는 과정 중의 삶과 죽음과의 사투를 느낄 수 있다.누구보다 컴퓨터 사용에 능숙했던 분이노화로 인해 손글씨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이 책엔 이어령 선생님의 손글씨들이 많아서 더 다채롭다.그림들도 그려져있다.손등의 동정맥을 보며80년동안 얼마나 많은 혈구가 흘렀을까아 이분이 아니면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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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어령선생님의 사상과 글의 향기들
고인이 되어가는 과정 중의 삶과 죽음과의 사투를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 컴퓨터 사용에 능숙했던 분이
노화로 인해 손글씨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엔 이어령 선생님의 손글씨들이 많아서 더 다채롭다.
그림들도 그려져있다.

손등의 동정맥을 보며
80년동안 얼마나 많은 혈구가 흘렀을까
아 이분이 아니면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YES마니아 : 골드 m********r 2022.08.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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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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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깊은 글을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책을 만났다. 책의 페이지가 줄어드는 아쉬움과 동시에 나의 감정은 만족감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선생님만이 할수있는 이야기, 선생님만이 해야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다시금 한번 다시 보며 깊은 가르침을 느끼고 싶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깊은 글을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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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깊은 글을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책을 만났다. 책의 페이지가 줄어드는 아쉬움과

동시에 나의 감정은 만족감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선생님만이 할수있는 이야기, 선생님만이 해야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다시금 한번 다시 보며 깊은 가르침을 느끼고 싶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깊은 글을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책을 만났다. 책의 페이지가 줄어드는 아쉬움과

 

동시에 나의 감정은 만족감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선생님만이 할수있는 이야기, 선생님만이 해야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다시금 한번 다시 보며 깊은 가르침을 느끼고 싶습니다. 

s******e 2023.01.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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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눈물한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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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본질이라 할까 다른 시각이라고 할까 항상 깊이 있는 깨달음을 주시던 이어령님이 살아생전 남긴 글이 발간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온 책이라 너무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같은이야기를 이어령님의 관점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돌아가시기 마지막까지 삶의 모습으로 기록을 남겨주셔서 나이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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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본질이라 할까 다른 시각이라고 할까 항상 깊이 있는 깨달음을 주시던 이어령님이 살아생전 남긴 글이 발간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온 책이라 너무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같은이야기를 이어령님의 관점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돌아가시기 마지막까지 삶의 모습으로

기록을 남겨주셔서 나이듦과 유병장수하는 삶의 모습으로 나의 앞오로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거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l****7 2023.0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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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눈물 한 방울
"[서평] 눈물 한 방울" 내용보기
한 발짝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자. 한 호흡이라도 쉴 수 있을 때까지 숨 쉬자. 한 마디 말이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말하자. 한 획이라도 글씨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글을 쓰자. 마지막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돌멩이, 참새, 구름, 흙 어렸을 때 내가 가지고 놀던 것, 쫓아다니던 것, 물끄러미 바라다 본 것. 그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었음을 알 때까지 사랑하
"[서평] 눈물 한 방울" 내용보기

한 발짝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자.
한 호흡이라도 쉴 수 있을 때까지 숨 쉬자.
한 마디 말이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말하자.
한 획이라도 글씨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글을 쓰자.
마지막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돌멩이, 참새, 구름, 흙 어렸을 때 내가 가지고 놀던 것, 쫓아다니던 것, 물끄러미 바라다 본 것.
그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었음을 알 때까지 사랑하자. 

2021. 8.1.

 

 이어령 선생님의 글은 내게 참 어렵지만, 어떻게든 도달하고 싶은 세계이다. 세상을 궤뚫어보되, 그의 글은 세상에 대한 비유와 통찰로 가득하다. 범인인 나는 이어령이라는 세계의 언저리 어딘가에서 닿을 수 없는 별을 항해 끝없이 손을 뻗어보려 발버둥을 쳐본다.

 

이어령 선생님이 영면하시기 전 많은 출판물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그 중에 하나인 "메멘토 모리"라는 책을 읽은 기억도 있다. 메멘토 모리에서 만난 이어령 선생님은 죽음을 학자와 신앙의 관점에서 꽤나 냉철한 태도로 이야기 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눈물 한 방울에서 그는 좀 더 인간적인 이어령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병세가 깊어지고, 거동이 점점 힘이 들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것도 쉽지 않고, 통증이 그를 압박할 수록 죽음과 가까워졌다가 잠시 멀어졌다가를 반복한다.

 

죽음과의 밀당을 하면서 의연하던 그의 태도는 때론 약해졌다가, 다시 기운을 찾아 제대로 대면했다를 반복했다. 우리 시대의 지성이라 일컫는 그도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유한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죽음을 피하지는 않으셨다.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알 수 없는 죽음 뒤에 무엇인가를 두려워할 때도 있었지만, 현재의 삶을 있는 힘껏 충실히 살아내셨다. 이전에 사두고 읽지 못했던 책, 왜 그어뒀는지 모를 책의 밑줄들, 아직 배달되지 않은 책에 대한 궁금증,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그는 항상 세상이, 사람이 궁금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하루를 열심히 보냈다. 할 수 있을 때 걷고, 숨 쉬고, 글을 쓰고,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죽음은 항상 삶과 함께 해 왔다. 오늘의 나의 나이가 적든 많든 나이 자체가 죽음의 순서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죽음은 항상 멀리 있는 것처럼만 느껴진다.

 

나는 아직도 이어령 선생님이 죽음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언제라도 그의 이름이 적힌 새로운 책이 턱하니 나올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선생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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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b*******e 2022.11.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