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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미마코토#전망탑의라푼젤 “하레. 네 인생을 남에게 맡기지 마. 네 인생은 네 거야. 알았지? 하레. 도망치지 않는 거다.“ _다마가와강을 경계로 도쿄와 인접한 다마가와시. 게이힌 공업지대의 한 모퉁이에 위치한 다마가와시 남부에는 규모가 점점 커지는 공업지대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흥구역이 발전했다. 그리고 유흥가를 지배하는 조폭과 깡패들이 난무하는 이 지역은 ‘위험하고, 더러운 지역’이라 불렸다. 역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최근 15년동안 주변의 풍경은 180도 바뀌었다. 이 이야기는 이 15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한 이야기이다. >마쓰모토 유이치 & 마에조노 시호 아동상담소와 아동지원센터의 직원인 유이치와 시호는 아동학대신고가 자주 들어오는 이시이부부를 찾아간다. 이시이부부의 둘째 이시이 소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 부모의 돌봄 없이 홀로 거리를 헤매는 소타를 보았다는 신고내용. 두 사람의 방문이 달갑지 않은 이시이 부부는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 그들에게 한없이 적대적이기만 한데... >카이 & 나기사 ㅎㄹ혜성을 보기 위해 쌍안경을 들고 밖으로 나온 카이와 나기사는 저 멀리 창고옆에 움츠리고 있는 한 아이를 발견한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떨고 있는 아이에게 ‘하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 후로 하레를 돌보는데....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라이자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카이와 어릴 때부터 친오빠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해온 나기사는 입을 꾹 다문 하레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는데.... >오치아이 이쿠미 & 오치아이 게이고 결혼 6년차, 서른 일곱 동갑내기 부부인 오치아이 부부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임 치료를 받으며 온갖 노력을 쏟아 붓는다. 아이를 갖기 위한 이 치료는 오히려 두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만 하는데....베란다로 나간 이쿠미는 우연히 건너편 집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다. 이쿠미는 학대당하는 아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안하는데..... _아이를 학대하고 방관하는 부모, 사회로부터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는 재일교포, 친오빠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는 아이,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로 인해 입을 다물어 버린 아이. 일본 사회에 녹아들기 어려운 외국인. 정말 다양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학대를 당한 아이가 커서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아버지가 되는....되물림이 계속 되는 곳. 그 속에서 한 줄기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그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자들. 다마가와시에서 가장 높은 전망탑 ‘베이뷰 타워’는 동화 속 라푼젤의 성이 되어 그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품게 한다. “라푼젤이 분명 널 도와줄거야.“ _읽다가 도중에 책을 덮고 싶어질 만큼 처절한 이야기들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게 현실인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멘탈이 흔들리는 이야기.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들과 그런 부모라도 가족과 함께이기를 원하는 아이들. 그리고 열여덟 나기사가 겪은 그 모든 일들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글을 쓰는 지금도 울컥한다. ’나더러 좋은 엄마가 될 거래. 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인데..‘ 책을 읽다보면, ’아, 이 아이가 그 아이구나.‘ 하는 순간이 온다. 이게 작가님이 파놓은 함정일듯.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후반부에 순간 멈칫하는 순간이 오고 이 모든 스토리가 짜맞춰지는 순간을 맞이할 것... _역대급으로 많이 울었던 책. 맑은 바다의 모래사장, 잊지 못할 것 같다. ”하레! 너랑 단둘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부르고 싶어져!“ - 말문이 막혀 펑펑 울며 그저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복지사는 곤란해하는 얼굴로 “부모님과 잘 상의해 보렴.”이라거나 “너 같은 아이는 많단다. 힘내렴.”이라고 할 뿐이었다. - [‘맑은 바다의 모래사장’. 좋다! 우리 셋이 왠지 죽이 잘 맞을 것 같아.] - [저기에는 말이지. 예쁜 누나가 살고 있어. 라푼젤이리는 누나인데, 금빛의 긴 머리카락을 가졌대. 그 누나는 불쌍한 아이를 보면 자기 머리카락을 내려서 탑 위로 끌어올려 준다고 해. 라푼젤이 분명 도와줄거야. 저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그 뒤로는 아무도 데려갈 수 없어. 저긴 불쌍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장소야.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돼. 우리 하레도 언젠가 저기 올라갈 테니까. 라푼젤은 널 다 보고 있어.... 우리 착한 하레.] - 가는 손목위를 파워스톤 팔찌가 미끄러져 내려왔다. 주인을 지키지 못한 팔찌. - 울거나 매달리지 않고 떠나는 사람을 묵묵히 보내는 게 하레사 배운 삶의 기술인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고작 몇 년 살지 않은 아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처세술. 그것은 바로 기대하지 않는 것, 감정을 죽이는 것, 그리고 뭔가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한 얼굴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버림받고, 모든 것을 체념한 사람의 얼굴. 추천 ★★★★★ -출판사: 블루홀식스 -옮긴이: 이연승 -디자인: 알음알음 -가격: 16,800원 #독서#독서기록#소설#읽고기록하기#기록하는공간#책#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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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후 공업과 유흥의 도시로 성장했지만 빈곤과 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위험하고 더러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된 다마가와市 남부. 아동상담소의 마쓰모토 유이치는 아동가정 지원센터의 마에조노 시호와 함께 문제 있는 가정들을 방문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성실한 공무원입니다. 유이치와 시호가 특히 주목한 건 6살 아들 소타를 학대하고 방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시이 집안. 한편 화려한 전망탑 아래 폐창고가 늘어선 부둣가의 빈촌에는 언젠가 이곳을 떠날 결심을 한 ‘필리피노’ 카이, 정체성 때문에 혼란을 겪는 ‘재일한국인’ 야스나리, 그리고 어려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해온 나기사 등 18살 청춘들이 막장 같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들 앞에 말문을 닫아버린 어린 소년 ‘하레’가 나타납니다.
호러, 판타지,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가 포진된 단편집 ‘소녀들은 밤을 걷는다’와 개인적으로 ‘2020년 미스터리&스릴러 베스트 11’으로 꼽은 ‘어리석은 자의 독’ 등 앞서 만난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들은 모두 깊은 인상과 여운을 남겨줬습니다. 덕분에 그녀의 신작 소식이 너무나 반가웠는데, 독특하고 깊이 있는 미스터리를 기대했던 탓인지 신작의 제목과 표지를 보곤 살짝 의아한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아이들은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라는 홍보카피 때문에 피해자가 어린이인 음울한 미스터리가 아닐까 예상했는데, 결과부터 말하면 그 예상은 절반쯤만 들어맞았습니다.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전개됩니다. 우선, 학대받는 아이들의 문제는 결국 가정 내에서 해결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진 아동상담소 공무원 유이치와 사회가 좀더 적극적인 태도로 문제가정에 개입해야 되며 필요하다면 아이와 부모를 분리하는 게 최선책이라 믿는 시호가 서로의 생각 차이 때문에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며 여러 케이스의 아동학대사건을 다룹니다. 학대, 방치, 성폭력 등 다양한 케이스가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6살 소년 이시이 소타의 학대와 방치가 유이치와 시호의 주된 관심사입니다. 도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전망탑 인근에 사는 18살 청춘들의 이야기는 더욱 암울합니다. 빈곤과 폭력에 시달리며 유년기를 보낸 다마가와시의 10대들에게 밝고 희망찬 미래 따윈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여전히 개망나니 같고, 또래들은 일찌감치 잔인한 먹이사슬 구조에 편입될 수밖에 없으며, 다마가와시를 떠나지 않는 한 내일은 오늘과 조금도 다를 것 없는 암담함 그 자체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성노예로 살아온 나기사가 전망탑을 바라보며 동화 속 라푼젤의 구원만을 고대하는 모습은 그저 안타깝고 서글플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불임 때문에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는 30대 부부 이쿠미와 게이고의 삶이 그려지는데, 특히 어떻게든 아이를 낳고 싶어 온갖 방법을 시도하는 이쿠미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이웃의 부모를 지켜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추리/미스터리 소설로 분류되긴 했지만 ‘전망탑의 라푼젤’은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르포 혹은 그 와중에도 “사소한 관심에서 구원이 탄생할 수 있다. 좌절과 절망뿐인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야말로 인간의 삶을 기적으로 이끄는 첫걸음이다.”라는 주제를 앞세운 휴먼 드라마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 이야기가 한줄기로 엮이는 대목은 미스터리 못잖은 반전과 트릭을 선보이긴 하지만 역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희망 가득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전망탑의 라푼젤 따윈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구원과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 누구나 쉽게 써내려갈 수 있겠지만, 우사미 마코토는 서로 다른 결의 세 개의 이야기와 절묘한 트릭과 막판 반전을 통해 그저 막연하고 현실감 없는 희망 판타지가 아니라 더욱 더 설득력 있고 공감 가능한 이야기를 자아냈습니다.
출판사 소개글에 따르면 앞으로도 우사미 마코토의 작품들을 계속 출간할 예정이라는데, 독특한 서사와 깊이 있는 이야기에 빠진 저로서는 그녀의 신작 소식을 늘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리석은 자의 독’과 같은 특별한 미스터리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