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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원제, 영혼의 형제>
세계 1차대전, 프랑스 식민지였던 세네갈, 프랑스령 서아프리카를 무대로 벌어진 독일과 전쟁에 동원된 세네갈의 청년들, 주인공 알파 니아이의 형제같은 친구 마뎀바 디옵이 죽던 날은 아무런 예고 없이, 금속 빛 하늘로부터 그의 머리 위에 갑자기 떨어진 거대한 전쟁의 씨앗... 그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 소설의 작가 다비드 디옴은 파리에서 태어나 세네갈에서 성장,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18세기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남불의 포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 책은 프랑스 콩쿠르 고교생 상과 유라시아의 각종 국제 콩쿠르 상을 받았다.
니아이의 어린 시절, 어머니를 멀리 떠난 보낸 니아이는 마뎀바의 집에서 자랐다. 니아이는 볼 때마다 그의 어머니를 많이 닮은 니아이를 보기 힘들어했던 그의 아버지 곁을 떠나서…. 마뎀바의 죽음. 창자가 밖으로 흘러나와 죽음을 기다리던 둘도 없는 친구마뎀바는 제발 죽여달라고 니아이에게 세 번에 걸쳐 애원했다. 그러나 니아이는 그 부탁을 끝까지 들어주지 못했다. 그가 죽던 날, 그를 업고 참호로 돌아오면서 니아이는 자책한다. 그 망할 놈의 토템 때문에 친구가 죽었다고…. 이후 그는 전쟁의 광기에 먹혀버린 악마로 변한다. 푸른 눈의 독일 병사의 손목 7개를 잘랐다. 아니 8개였다. 그 하나는 그를 늘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던 백인 친구, 장 바티스트가 가져갔다. 결국, 그도 손목의 광기에 먹혀버린 것인지, 독일군 앞에서 손목을 들어올리며, 그들을 야유하다가, 조준된 포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난 채로 죽었다.
신의 진실로 말하노라로 시작되는 이야기, 니아이가 독일군 병사의 손목을 하나, 둘, 셋까지 가져올 때는 개선한 영웅처럼 모든 병사가 환영해줬건만, 네 개째부터는 그는 기피인물이 되어갔다. 광기에 휩싸인 악마가 된 것이다. 모든 병사에게서 니아이는 죽은 병사, 사신처럼 비친다.
전쟁의 광기는 악마를 만들고
악마처럼 다가선 그를 보는 병사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니아이 뒤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 전쟁의 광기를 본 병사들, “왜 이런 미친 전쟁을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병사들 속으로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여전히 니아이는 진흙을 바르고 미친 듯이 적들의 참호 속으로 들어가 운 없는 어린 병사의 손목을 자른다. 이 전쟁은 누구를 위하는지도 모른 채 총알받이를 필요로 했다. 니아이는 거꾸로 그 손으로 총을 잡고 총알을 장전하는 그 손들을 잘랐다. 전쟁의 광기를 잘라내듯…. 대위와 통역을 맡은 무공훈장을 받은 노병은 니아이에게 잘라온 7개의 손목을 어디에 두었는지를 묻고, 그를 후방으로 보낸다.
병원에서 요양하게 된 니아이는 웃는다. 보는 이들에게 미소를, 그리고 그의 내면에 응축됐던 그리움과 아픔을 표현한다. 보고 싶었던 어머니, 사슴과 사자의 눈을 동시에 가진 여인, 낮게 가지를 드리운 망고나무, 그리고 조용한 아침 카누 곁에서 찰랑대던 강물 소리, 스무 살의 청년 니아이에게 기쁨이자 고통의 근원인 어머니를 담는다. 가장 친한 친구 마뎀바, 그와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못생긴 그러나 너무 그리운 그의 모습을 담는다. 병원 의사는 그림을 보고 미소로 답한다. 그러다가 7개의 손목을 그리자 그들은 더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전쟁터로 떠나올 때, 그와 함께했던 여인과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7개의 손목을 버렸다. 이제 더는 쓸모가 없다. 광기의 증표는...
전쟁의 광기에 포로가 돼 괴물이 되어가던 한 인간은 모래사장에 제 상처들을 꺼내 놓으며 태양의 위로를 받는다. 고통은 사그라지고….
전쟁이란 언제나 어떤 아름다운 말로 거창하게 표현해도 그 본질에서는 같다. 전쟁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절대다수를 희생하는 거대한 사기이며 기만으로 엮어진 덫에 빠진 이들에게 광기가 엄습한다. 사기와 광기라는 전쟁의 두 가지 본질을 작가는 거침없이 고발한다.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니아이는 우정을 따라 전쟁에 나섰고, 전쟁이 그의 삶을 지탱해주던 우정을 앗아간 순간, 분노와 광기…. 그러면 전쟁과 삶에 대한 본질을 깨닫고…. 밤에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그 피는 검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밤에는모든피가검다#다비드디옵#목수정#희담#2021부커상인터내셔날수상#세네갈출신프랑스인#작가이자교수#책콩카페#책콩서평단#전쟁의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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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가에 살고 있지만 전쟁은 남의 일이었고 과거의 일이었다. 그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전쟁이 결코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는 요즘이라 더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그는 고백한다. 순식간에 나는 불가촉천민이 되었다고. 그런가? 정말로 나는 악마인가? 니아이는 자신의 삶을 관통하며 자신이 죽음의 광기에 쌓인 악마인지 자문하기 시작한다.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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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2021년 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으로 프랑스 식민지 세네갈이 고향인 두 친구가 1차 대전에서 겪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내용으로 전투 장면의 잔혹한 묘사와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매우 섬세하고 철학적인 은유가 특징인 매우 특별한 소설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주인공 알파 니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처럼 지낸 친구 마뎀바가 중상을 당해 내장이 쏟아져 내리는 상황에서 세 번이나 죽여 달라고 부탁을 했으나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긴 고통의 시간을 겪게 만든 자신을 자책하며 전쟁의 괴물이 변화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2부는 전쟁의 광기에 빠져 독일군 병사의 손을 잘라 갖고 오면서 초반에는 부대에서 영웅 취급을 받았으나 네 번째 손부터는 악마로 불리며 전우들이 알파를 피하게 되어 결국 모든 군인을 광기로 내몰던 아르망대위에 의해 한 달간 휴가로 정신 치료를 명령한다. 대위는 저주라고 생각하는 일곱 개의 잘린 손의 행방을 물었으나 알파는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다. 3부는 동료로부터 알파가 악마로 여겨지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데 그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백인 친구 장 바티스트가 첫 잘린 손을 훔쳐 동료들과 장난도 치고 군모에 장식처럼 달았다가 적군의 표적이 되어 대포를 맞고 사망한 후 알파가 갖고 온 잘린 손이 저주를 부르며 알파도 그날 이후 전우들에게 악마로 불리게 되었다는 과정을 해설하고 전쟁 도중 아르망 대위의 명령을 거부한 일곱 명의 군인을 훈장과 연금으로 협박하며 묶인 상태로 호각 소리에 맞춰 참호를 뛰어나가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도록 명령한 대위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알파보다 더 광인에 가까운 대위의 행동으로 인해 대위의 회유에 사실을 말하지 않는 알파의 심리를 묘사한다. 4부와 5부는 알파가 후방의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서적은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내용이 특징으로 친구 마뎀바의 죽음을 곁에서 지키며 마뎀바가 당한 죽음을 그대로 적군에게 재연해 배를 가르고 내장이 쏟아지게 만들고 손을 잘라 가장 늦게 돌아오는 알파의 전투장면 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마치 야수가 사냥을 하듯 전투 막바지까지 어둠속에서 기다리다 사냥감을 물색하여 잔혹하게 살해하고 전리품을 챙기고 방부 처리하는 장면은 소름끼칠 정도로 잔혹하다. 프랑스의 시민이 되어 경제적인 부를 쌓기 위해 참전한 전쟁에서 알파는 갈수록 인간성을 상실하고 악마로 변하되는 과정은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광기에 휘둘리게 하는지 고발한다. 1차 대전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로 강제로 징용에 끌려가 알파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의 내용에 더 몰입할 수 있었으며 아르망 대위의 광기가 조선인을 차별하면서도 전진을 강요하는 일본 장교로 오버랩 되어 분노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알파가 어머니를 상실했던 고통에서 벗어나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했다는 대목은 강한 울림을 주는 장면이라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몇 번에 걸쳐 그 문장을 반복해서 읽게 만들었다.
이 서적은 알파가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광기에 사로잡혀 잔혹하게 적군을 살해하는 인간 사냥꾼이 된 세네갈 병사의 광기와 전쟁의 잔혹함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로 부커상의 명성에 걸맞게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가 탁월한 소설이라 하겠다. 큰 울림을 줄 명작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 올해 읽은 최고의 소설로 평가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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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소설은 분량이 그렇게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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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니아이는 형제나 다름없는 친구 마뎀바 디옵과 전쟁터에 나와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마뎀바는 적군의 칼에 배를 찢기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 옆에 있던 알파에게 마뎀바는 자신을 편하게 해주길 바랬지만, 알파는 그가 세 번이나 부탁했음에도 끝내 그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두었다. 알파는 이 날을 후회하며, 그가 죽기 전 말한 푸른 눈의 적을 찾아 잔인하게 죽여 복수를 이어가기로 한다.
알파는 매일 전투가 일어날 때마다 적군 참호에서 적을 낚아채 배를 찢는다. 마뎀바의 최후가 그랬듯이. 그리곤 괴로워하는 적의 목을 자비롭게 벤다. 마뎀바에게 주지 못한 편안한 죽음을 이제야 선사해주는 듯이. 그리곤 적의 손목과 총을 베어 다시 돌아온다. 알파가 했던 행동은 처음엔 동료들의 사기를 높이고 찬사받았지만, 매 전투마다 일어나는 그 기이한 행동은 점차 불길한 것이 되어갔다. 전쟁터는 좁고 휘둘리기 쉬운 곳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기에 작은 소문에도 예민해져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알파에 대한 소문이 터무니없더라도 믿을 수밖에 없었을테고, 그 공포감은 빠르게 번졌을 것이다. 처음에 그를 칭찬하고 환호해주던 '장 바티스트'라도 남아있었으면 알파가 고립되는 상황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아마 가족에게서 받았을 편지를 읽은 후, 스스로 죽으려는 듯 적들을 도발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편지에 무엇이 적혀있는지는 모른다. 아마 연인에게서 받은 이별 편지일까 짐작할 뿐이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에서 전쟁터 바깥 상황은 전혀 들려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 알파가 딛고 있는 공간이 더 답답하고 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전쟁의 참혹한 부분을 더 극대화시켜주는 장치이다.
알파는 마뎀바를 그렇게 보내고, 그와 함께했던 과거를 끊임없이 되새긴다. 그리곤 그에게 했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후회로 남는다. 함께 몸성히 집으로 돌아가자던 친구는 이제 없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모호한 마무리로 알파가 여전히 전쟁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완전히 고립되어 더이상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느끼기엔 더할나위없이 충분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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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식민지로서 독일과의 전쟁에 참전한 세네갈의 청년 알파 니아이. 그는 친구 마뎀바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를 죽인 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적군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결코 전쟁 중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살상이 아니라 살육이라 부를만한 것. 배가 열려 내장을 모두 쏟은 채 죽은 친구의 모습 그대로 한 번에 오직 한 명의 병사만 살육해요. 그러고는 죽은 병사의 손을 잘라 자신의 참호로 되돌아오죠. 아군들은 처음에는 그런 그의 모습을 용맹하고 대단하다며 칭송하지만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그를 악마, 마법사라 부르며 두려워하기 시작합니다.
작품은 마치 한편의 시처럼, 혹은 고대시대의 노래처럼 그렇게 흘러가고, 그 안에는 니아이의 절망과 분노가 가득 담겨 있어요. 그런 내용들이 차라리 울분에 찬 절규처럼 들렸다면 좀 덜 무서웠을텐데, 마치 그가 바로 옆에서 나직하게 읊조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몸서리가 처졌습니다. 그의 목소리를 후회로 가득 차 있어요. 고통스러워하는 마뎀바가 자신을 죽여달라 간청했을 때 어째서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는지, 어째서 그의 토템을 놀림거리로 삼아 마뎀바가 전투에서 맨 앞에서 달려나가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자책과 후회를 못이기고 결국 잔인한 악마처럼 변해버린 니아이는 그런 자신의 모습조차 덤덤하게 바라보는 듯 합니다.
개인으로는 알파 니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시대적으로는 제국주의로 인해 벌어진 전쟁의 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조국이 식민지가 된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침략국인 프랑스를 위해 나가서 싸워야 하다니요. 게다가 충격적인 것은 도망치려는 병사들을 응징하는 아르망 대위의 모습이었습니다. 두 손을 묶은 상태로 참호 밖으로 달려나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모습은 과연 니아이가 악마인지 그가 악마인지 우열을 가리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결국 사랑하는 가족과 전쟁 연금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병사들을 보면서,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나 무자비해질 수 있는지, 생명의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참담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2021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입니다. 이 상의 성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작품 속에 끌려들어가는 흡입력, 시같은 언어, 작품 속 메시지들을 생각하다보면 무슨 상이라도 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가슴에 울리는 것 같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희담>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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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다비드 디옵은 66년생, 파리에서 태어나 세네갈에서 성장했다. 세네갈에서 청소년기를 거친 후 파리 수학과 18세기 불문학(프랑스어로 쓰인 문학) 전문가로 활약했고 현재 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8년 출간한 <영혼의 형제>가 각종 국제 공쿠르 상을 휩쓸었으며, 영원의 형제를 원제로 우리나라에는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는 내게 세 번에 걸쳐 자신을 죽여달라 부탁했고, 나는 세 번 모두 거절했다. 그때는 내가 모든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허락하기 전이었다"-15p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줄거리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에서 친구(마뎀바)의 죽음을 방치한 자신을 후회하며 미쳐버린 세네갈 남자(알파)의 이야기다. 그 일이 있은 뒤 알파는 마뎀바의 고통을 계속 상기하면서 후회하고, 야만적이고 기괴하게 미쳐간다. 전쟁에 나갔다 돌아올 때마다 적들의 손을 잘라 돌아오는 알파를 보며 전우들 마저 기피하고 알파는 불가촉(인도의 신분제에도 들어가지 않는 불경한 존재=달리트)의 존재가 된다. 5부 중 1~3부까지가 위의 내용이고 4~5부는 그런 알파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내가 그들에게 가져온 일곱 개의 손들은, 마치 내가 조용한 곳에 전쟁터의 비명과 신음을 가져온 것과 같다는 사실을 나는 이해했다."-70p "그 이상한 놈이 미친놈이 되었으며, 그 미친놈은 마침내 악마가 되어 있었다. 악마 군인"-50p
저자는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독 전쟁에 참여한 세네갈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실제 이 전쟁에 참여한 작가의 증조부가 남긴 편지에서 글의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저자 본인이 세네갈 출신의 혼혈이고 증조부의 영향으로 소설 곳곳에 인종차별(흑인을 나타내는 검은 눈과 백인을 뜻하는 푸른 눈으로 구별함, 프랑스 군대 소속인 아프리카의 군인들을 '초콜릿 군인들'이라 불림)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되고 있다. 내장을 손으로 모아 넣는다는 둥, 적들의 잘린 손을 모아 말린 생선처럼 염지를 하는 둥 기괴하고 야만적 행동이 전쟁의 잔혹함 속 극한의 광기 어린 심리묘사가 뛰어나고, 평범한 청년이 악마 군인으로 변모해가면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모습이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청년 알파가 악마 군인이 되기까지, 사회가 원하는 데로 평범하게 행동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후회와 회환임(생각하지 않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낮다고 판단하면서 복수심에 불타 스스로 악마 군인이 된 것이다. 알파는 말할 때마다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를 붙여, 읽는 나까지 미치게 만들어 읽는데 힘들었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자극적이면서도 시적이고 문학적인 문장에 이끌려 흥미롭게 읽었는데 중후반 지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이야기에 진전이 없어 아쉬웠다. 인공지능이 다가오는 21세기에 1차 세계대전을 배경인데다가, 인종차별을 언급한다는 게 시대적으로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사회 규범에 따라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돌아온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현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슬픈 현실이다. "내 전우들은, 백인이건 흑인이건, 그들을 죽음의 위험에 처하게 하는 건 전쟁이 아니라, 불길한 시선이라고 믿는 것이 필요했다. 그들은 적들이 쏘는 수천 발의 총알이 우연히 그들을 죽일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우연을 좋아하지 않았다. 우연은 너무도 부조리한 것이니까. 그들은 책임을 물을 대상을 원했다."-56p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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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 다비드 디옵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먼저 밝혀두겠는데, 최근 읽은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 중 제일 힘들었다. 읽으면서 전쟁에 관한 이야기로 유명한 커트 보니컷의 <제5도살장>이 생각났다. 주인공의 전쟁에서 형제 같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책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그 묘사가 너무 생생하고 생각보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반복되어 나오기 때문에 한사람이 전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고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몰입하는 동안 힘들었고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다. 실제로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책의 주인공인 알파 니아이는 늘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 라고 한다. 신의 진실로 일어난 일이지만 이렇게 읽힐 때도 있었고, 신이 이것을 원한 것인가, 이렇게도, 혹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고 읽힐 때도 있었다. 먼가 사람이 견디기 힘든 일을 겪으면 정말 여러번 그 상황을 리와인드 한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빠져나오기 힘든 것을 안다. 그러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사람으로 힘듦을 겪어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알파의 슬픔에 너무 깊이 다가간 것 같아 괴로웠다. 나마저 친구의 죽음을 내 말끝으로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운명이든) 너무나 괴로웠을 것이니 말이다. 하다못해 알파와 마뎀바는 토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데 책의 후반까지 읽다보면 마뎀바가 상당히 깨어있는 사람이고 알파는 그를 따라 같이하고픈 목표가 있어 전쟁에 온 것으로 그려진다. 거기에 어머니와 과거와 그런 것들에 대한 서사가 나오고. 아마 친구이면서 가족에 가까운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에 마뎀바가 차지하는 바가 엄청 많았을 것인데 그 구심점 자체를 잃어버리면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복수에만 미쳐가는 사람의 심리가 너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마뎀바를 죽인 군인의 묘사가 <푸른눈>이었다는 것에서 알파는 계속 복수를 시작한다. 계속 적진에 가서 푸른눈의 병사를 죽이고 손을 잘라오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을 8명을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복수를 환호했지만 점점 더 손을 잘라오자 알파는 <악마군인>이라는 수군거림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손을 보관한다. 그 묘사는 너무 잔인하게 느껴져서 생략하지만 손이 하나가 두개가 숫자가 넘을수록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미쳤다. 특히 네 번째 죽임을 당한 사람과의 이야기에서는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거기에 알파가 있었고,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니 자신의 악마성을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예전의 순수했던 알파도 자신도 전쟁에서 없고 무자비한 살인마가 되어버린 것을 자조하는 것이었을까. 전쟁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는 점에 대해 그도 순수함을 가진 청년이었다는 것. 누구와 다를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나를 더 슬프게 했다. 거기에 처음에 잘라온 손을 가져간 장 바티스트의 죽음도 기괴 했다. 그것을 가져가서 결국은 타켓팅이 된 것이니까. 결국 전장에서 제외되고 알파는 후방으로 보내진다. 이렇게 불안정한 사람을 계속해서 둘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러면서 이야기는 플래시백 되어 알파가 나고 자란 이야기, 또래이자 사랑한 유일한 파리 티암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된다. 전반의 독하고 매운맛에 비해 얼마나 전쟁에 참가하기 전의 알파의 일상이 잔잔했는지 그리고 소박했는지를 보여준다는 게 더 대비되는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반전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뒤흔들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많은 일상을 지금도 겪고 있는데, 언제쯤 평화로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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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함께 참전한 니아이와 니아이의 어린시절 친구 마뎀바, 어느 날 마뎀바는 적군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 창자가 밖으로 흘러나와 처참한 고통 속에 죽어가던 마뎀바가 니아이에게 죽여달라 호소하지만 니아이는 들어주지 않았다. 마뎀바는 끝내 엄청난 고통 속에 죽음을 맞았고, 니아이는 친구인 마뎀바를 안고 참호로 돌아온다. 그러면서 니아이는 광기 어린 악마가 되어 버린다. 마뎀바를 죽음에 이르게 한, 파란눈을 가진 독일군의 손을 8개나 잘라 온다. 처음엔 환호하던 병사(동료)들이었지만 적군의 손의 갯수가 늘어가자, 점차 냉담해졌고, 어느 순간 그를 미치광이로 보기 시작했으며 니아이는 두려운 존재로 전락한다.니아이는 스스로 악마가 되기로 결심 했다. 자신의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적군의 목숨을 뺏고 손을 잘라오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되어 버렸다.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전쟁에 참전했을
어린 영혼들이 악마로 전락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현재 진행형인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이 떠올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다수의 러시아 병사들은 군사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군사 훈련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젠 누구를 위함인지, 무엇을 얻고자인지 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상대방을 멸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것과 같다.
주인공 니아이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니아이의 독백을 듣고 있자면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번민 등이 내게 전달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멀쩡히 살던 한 젊은이가 전쟁터에서 친구가 처참이 죽어가는 것을 목도하고, 악마가 되기를 자처하여 적군의 손목을 잘라 손을 가져오기에 이르는 동안 그는 얼마나 외로웠고 고통스러웠을까. 한 젊은이의 영혼이 사그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전쟁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임을 다시금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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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선으로 전쟁의 본질을 일깨우는 마술적 서사
회담에서 출판한 다비드 디옵의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했던 참호전의 실상을 보여준다.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이라는 유례없는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전쟁 방식이 새롭게 활용되어 양측의 막대한 전사와 희생을 요구했다.
PTSD가 알려지기 이전이었던 시기라 참호전을 겪은 군인은 넋을 잃어버린 경우가 허다하고 그들의 동공은 이전의 총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초점을 잃어버렸다. 참호 내 고인 물은 섞어 전투화 안으로 스며들어 발을 썩게 하고 전진하지 못하는 전선에 군인의 희생만 늘어갔다.
영화 <1917>에서 간단하게 선보인 참호전의 실상은 훨씬 더 열악한 거로 알려졌다.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던 참호전에 대해 저자는 세네갈군으로 연합군에 참전한 주인공 알파와 친구 마뎀바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Photo by British Library on Unsplash [ 주의 : 잔인할 수 있습니다.]
전선에서 돌격한 후 나는 마뎀바의 창자가 적에게 배가 갈려 쏟아진 것을 움켜쥐고 돌아온다. 배에 칼을 맞은 마뎀바는 자신을 한시라도 빨리 자신을 죽여달라고 세 차례나 애원한다. 나는 그의 부탁을 모두 거절했다. 그의 목을 빨리 내려치지 못하고 고통에 빠져 죽음에 이르는 순간을 보며 나의 인격은 악마처럼 변해갔다.
친구의 죽음을 겪고 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오로지 적군의 손목을 끊어와 나의 참호로 돌아오는 보상만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한 명, 두 명, 세 명, 적의 손을 끊어올 때마다 적군과 아군의 동료마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변해갔다. 나는 스무 살 찬란했던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은밀한 밀회를 나누었던 군인에서 악마로 자라났다.
일곱 명의 손을 가져왔을 때 동료들은 나의 곁에서 비켜 있으려 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나와 같은 혼혈이든 전쟁은 사람을 악마로 만들어간다.
나는 적을 보면 배를 벌거벗기고 그의 뱃속에 담긴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오게 만든다. 빗속에서나 바람이 불면 그는 거대한 침묵의 고함을 지른다.
나는 그의 옆에 누워 그의 얼굴을 내 머리 쪽으로 돌려 그가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바로 그의 멱을 딴다. 인간적으로 말이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Photo by British Library on Unsplash 이 작품은 2018년 <영혼의 형제>로 출간된 이래 각종 국제 문학상을 휩쓸고 있다. 2021년에는 미국의 시인 안나 모스코바키스의 번역으로 부커 인터내셔날 상을 수상했다.
언젠가 노벨문학상 수상작 다음으로 부커상 수상작을 눈여겨보고 읽고자 한다. 아마도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더 그렇게 된 듯한데, 다비드 디옵의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전쟁이 평범한 인간을 어떻게 변하게 만드는지 치밀하게 묘사한다. 이제는 100년이 넘어버려 참호전이 잘 벌어지지 않지만, 여전히 전쟁에서 백병전은 필수적이다.
주요 국가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 평화의 시대를 살아왔던 현대인에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신냉전을 지난 100년 전의 세계대전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전쟁은 그 자체로 인간을 비인간적인 악마로 만들어버린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 자신의 생존을 위해선 상대를 먼저 죽여야 하는 야만의 상태가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좀처럼 참호전의 참혹함을 기록한 소설을 읽어보지 못한 터라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한가지는 분명하다. 전쟁은 인류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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