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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말랑하고 따뜻한 문장과 생각들" 황경신의 <달 위의 낱말들>을 읽고
"아픈 것에서 피어나는 말랑하고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것들" -일상 속에서 건져올린 문장과 글들 -
우리가 일상 속에서 듣고 말하는 많은 말들 속에는 따뜻함, 차가움, 착함, 쓸쓸함 등의 감정이 숨겨져 있다. 무심코 우리가 내뱉은 말 속에서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말과 문장들 속에서 우리는 감정, 생각 등을 담을 수 있다.
이 책 『달 위의 낱말들』에서 저자는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1장 『단어의 중력』에서는 '내리다', '찾다', '터지다', '쫓다', '지키다', 등과 같은 11개의 동사들과 '선택', '미래', '헹복', 막장', 등과 같은 17개의 명사들을 합쳐 28개의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각각의 단어들과 관련된 저자의 경험,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하나의 단어를 중심으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저자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생각들이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된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반듯한 자세로 누워, 너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삶에게 명령을 내린다. 너의 짐을 내려달라고, 너를 지구의 중심까지 내려달라고, 먼 훗날 누군가 두레박을 내려 너의 영혼을 길어 올린다면, 너는 기꺼이 다시 한 번 세상에 내려앉겠다고, 비가 되어, 빛이 되어, 혹은 땅거미가 되어. -p. 15, 『내리다』 중에서
죽음의 순간이 아마 이와 같을까. 우리가 지금까지 짊어온 삶의 무게와 짐을 내려놓는 것, 지구의 중심으로 내려가는 것이 죽음의 의미일까. 두레박을 내려 우물 속 물을 길어올리듯, 누간가 두레박을 내려 저 세상 속에 있는, 지구의 중심으로 내려간 우리의 영혼을 길어 올릴 수 있을까. '내리다' 라는 단어를 통해 죽음과 영혼으로까지 연결시킨 저자의 상상력과 통찰력에 놀라게 된다.
저자는 특히 외국 여행을 하다 만난 사람들과 장소들 속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통해 우리의 인생 즉 삶을 이야기 한다. 저자의 직접 경험을 통해, 사색을 통해 나온 생각이기에 마음 속에 깊숙이 와닿는다.
어느 저녁, 너는 산마르코 광장의 카페에 앉아 있었다. 네 앞에 놓인 에스프레소 한 잔은 점심과 저녁식사를 포기한 대가였다. 옆 테이블에는 열 명쯤 되는 대가족이 모여 생일파티를 열고 있었다. 휠체어에 타고 있던 노부인이 케이크의 촛불을 껐다. 카페의 밴드가 생일축하곡을 연주하고 광장의 모든 사람들이 노래를 불렀다. 어린아이들이 노부인의 뺨에 입을 맞추자 그이는 선글라스를 벗고 눈가를 훔쳤다. 기묘하게도 너는 그 눈물의 맛을 느꼈다. 행복의 맛이고 순간의 맛이었다. 다시 오지 않을 날의 맛이고 영원히 기쁨으로 또한 슬픔으로 기억될 맛이었다.
또한 저자는 단어가 가진 각각의 낱말들의 뜻을 하나하나 살펴봄으로써 단어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한자어로 이루어진 단어들을 하나하나 해석하고 분해하여 그 속에 담긴 단어의 원래 의미를 유추한다. 저자의 해석을 통해 그 단어가 가진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
"너는 사전에서 터질 폭(爆)을 찾아 한동안 들여다보았다. 불 화(火)와 사나울 폭(暴)이 만나서 만들어진 말, 갇혀 있던 불이 사나운 기세로 뛰쳐나오는 것일까. 여리고 가냘픈 꽃망울이 북풍 부는 겨울 내내 불을 품고 있다가 세계의 온도와 습도를 가늠하여 팡, 터져 나오는 것일까. -p. 24, 『터지다』 중에서
'단어의 중력' 이라는 1장의 제목처럼, 저자가 전하는 단어들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단어들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새삼 단어의 맛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삶이 너를 쥐고 뒤흔드는 동안 터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는 것을, 불씨가 보일 때마다 모질게 짓밟아 왔다는 것을 너는 뒤늦게 깨달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으며. -p. 24, 『터지다』 중에서
2장 『사물의 노력』에서는 '컴퓨터', '자동차', '오디오', '쇼파,' '전화기', '책' 등 일상적인 사물과 관련된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범한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작가의 생각과 경험과 결합하여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저자에게 그 사물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그 사물에 대한 생각이 무엇인지, 저자는 어떤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등 저자의 개인적인 일상이 그 사물들 속과 관련하여 펼쳐진다.
상자 안에 든 저 물건을 만든 사람부터 지금 막 문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 문자를 보낸 사람,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까지, 나와 세계를 맺고 끌고 이루는 사람들의 무게가 아득하고 경이롭다. -p. 189, 『컴퓨터』 중에서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단어와 평범한 사물들은 저자의 손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그 빛을 발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보고 지나치는 것을, 작가는 세심한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건져 올려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 저자가 겪게 되는 일상 속 아픔과 슬픔, 사랑, 행복 등 저자의 감정과 경험 속에서 우러난 것이기에 우리는 더욱더 공감하게 된다.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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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고기를 낚듯 작가는 단어와 문장을 낚는다. 그것은 경험을 낚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가 건져 올린 단어와 문장들은 삶의 경험을 채색하는 일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삶 속에서, 혹은 가까운 이가 들려주는 가벼운 농담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쓰고 다듬을 이야기의 경험을 추리거나 선별하고, 선택된 경험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고르는 게 작가의 일인 셈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자신이 선택한 몇몇 단어와 문장들로 자신의 삶 전체를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꿈을 꾼다. 인간의 삶은 그렇게 초라하지도 그렇다고 엄청 대단하지도 않다는 걸 알 만한 나이가 되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 닫힐 때, 우리는 홀로 앉아 무언가를 써야 합니다. 나에 대하여, 너에 대하여,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혹은 나 아닌 것에 대하여, 너 아닌 것에 대하여, 그리고 세상이 아닌 것에 대하여." (p.64)
작가 황경신의 글을 좋아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작가가 쓰는 문장의 리듬을 좋아한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살아온 삶의 리듬과 작가가 살아온 삶의 리듬이 어느 정도 공명을 일으키고, 같은 파장으로 진동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시도 아닌 산문에 무슨 리듬이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프로 작가의 글은 대부분 오르내림과 길고 짧음의 일정한 호흡이 존재하고, 그 호흡이 나와 맞지 않거나 나의 호흡이 작가의 호흡을 따라가지 못할 때 억지로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겨울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조용조용 날려 보내고 있었다. 네가 살아 있다면, 너는 또 한 번의 봄과 재회할 것이다. 인연과 마음이 살아 있다면, 언젠가 남쪽과 북쪽은 재회할 것이다. 너는 눈을 감고 천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해 여름의 소원을 다시 한 번 빌었다. 지금은 속절없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거듭 되풀이되고 차곡차곡 모아져야 할, 지난하고 지극한 소원이었다." (p.180)
황경신 작가의 신간 <달 위의 낱말들>은 '여는 글'에 이어 1. '단어의 중력', 2. '사물의 노력'의 총 2부로 구성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내리다, 찾다와 같은 동사 11개와 선택, 미래, 연민, 컴퓨터 등 27개의 명사를 건져내어, 자신이 선택한 단어와 관련된 각각의 경험과 느낌을 적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어찌 보면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듯한, 작가와 독자라는 이질적인 경험의 장에서 존재하는 두 부류에 있어 작가의 도구인 낱말을 매개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적막하고 쓸쓸한 밤, 당신이 그리워 올려다본 하늘에 희고 둥근 달이 영차 하고 떠올랐다. 달은 무슨 말을 전하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달의 표면에 달을 닮은 하얀 꽃들이 뾰족 솟아 있었다. 썩은 열매의 씨앗들이, 바람을 타고 달로 날아가, 꼬물꼬물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잎을 뻗고 꼬잎을 여는 중이었다. 터지고 쫓고 오르는 것들, 버티고 닿고 지키는 것들이 거기 있었다. 뭔가 다른 것이 되어, 말랑하고 따뜻하고 착하고 예쁜 것이 되어." (p.5 '여는 글' 중에서)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작가의 글이 전에 비해 무겁고 깊어졌다는 것이다. 문장의 리듬을 중시하는 작가였기에 의미와 깊이보다는 팔랑팔랑 가볍더라도 입에 착착 붙는 리듬만 살아 있다면 그저 좋아했을 듯한데, 이제는 문장의 깊이와 의미 쪽으로 살짝 고개를 기울인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어쩌면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하늘은 내내 어둡고 간간이 비가 내린다. 설령 대단치 않은 것들도 그 너스레가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 있고, 가볍고 평범한 것들로부터 우리가 미처 몰랐던 깊은 의미를 던져 주는 까닭에 날이 새는 줄도 모른 채 빠져들게 되는 책이 있다. 황경신 작가의 글도 달이 차는 것처럼 봉긋 살이 오르는 듯하다. 하늘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고 오늘은 달을 보기는 어렵겠다. 작가가 보았던 희고 둥근 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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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이쁜 책을 보면 한참동안이나 바라보고 있게 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황경신 작가의 책 중에서도 가장 이쁜 표지이지 않을까. 해보다는 달의 차가움을 좋아하는 나는 한참이나 그 표지를 바라고 있는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 적이 있었다. 간곡히 바라건대 제발 나에게 기적이라는 것이 일어나길 아니 기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이 현실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제발 나에게 행해지길 바라고 또 바란 적이 있었다. 이토록 바란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랐지만 내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고 기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때 방황을 했다. 내가 바라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믿음 같은 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 믿음은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라도 지금 어디선가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을테니 말이다.
내리다, 쓰다 같은 동사부터 시작해서 기적, 몽매, 미련 같은 명사에 이르기까지 각 단어들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는 글을 쫓아가게 만든다. 특히 명사에 이르러 한자어인 단어는 그 한자어를 하나하나 쪼개어 근원을 설명함으로 더욱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생각을 담아 알고 있던 단어라도 새롭게 보이게 만들었다.
<재회>라는 글에서는 나는 반가움을 느겼다. 작가는 흔적을 지워나가다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 중국의 한 호텔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백두산의 서파산문으로 이어지고 천 개가 넘는 계단으로 이어진다. 나 또한 그 길로 백두산을 올랐기에 반가웠다. 내가 갔던 길을 작가가 갔었을 수도, 작가가 갔었던 길을 내가 갔을 수도 있다. 단 하나뿐인 그 길이었기에 누구나 듣는다는 천지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했다. 그때의 그 기억을 되살린다.
<토끼>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더욱 공감했다. 옷가게에 들어가 팔지도 않는 토끼를 받아온 작가였다. 오래전의 나는 타국에서 혼자살이에 지쳐 세컨핸드숍을 지나다가 토끼 인형을 산 적이 있다. 하얀색의 토끼가 뭘 그리 이뻤을까. 남의 손을 탔지만 깨끗하게 세탁되어 진열되어 있는 토끼가 왜 내맘을 그토록 끌었을까. 동물도 좋아하지 않지만, 돈도 풍족하지 않을 때였지만 그때의 토끼 인형은 나에게 가족을 대신해주는 존재였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 토끼 인형은 내가 그곳을 떠날 때 잠시나마 마음을 주었던 친구에게 주었고 그 친구는 자신의 책상에 늘 놓여 있던 곰동이 인형을 나에게 주었다. 지금은 그 작은 곰동이가 책장에 앉아 나와 함께 한다.
이토록 단어단어가 불러 일으키는 감동은 끝이 없다. 작가의 차례를 보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분명 누군가에게도 달 위의 낱말들이 존재할 것이다. 자신만의 달 위의 낱말들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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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라 불리는 『달 위의 낱말들』은 제목부터 감성적인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 속의 이야기는 이 제목에 대한 기대감을 고스란히 만족감으로 보답한다.
작가란 괜히 작가가 아니구나 싶게 만드는 책이기도 한데 책에는 나열된 단어와 관련된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데 단편 28편과 에세이 10편이 수록되어 있는 구성이다.
뭔가 뻔한 일차원적인 단어의 의미를 뛰어넘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어서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보며 과연 이 단어를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더욱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특히 하나의 단어를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쓰면서 감성적 이야기로 버무린 경우도 있지만 하나의 단어가 가진 중의적 의미, 한자어의 경우에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이야기 구사는 여러모로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그중 하나인 '원망'이 그렇다. 보통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그런 마음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 책 속의 원망은 바로 그 대표적 의미인 원망(怨望)은 물론 원망(遠望), 원망(願望)이라는 세 가지의 감정을 동시에 언급하며 언어유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한 가지 단어가 지닌 대표적 의미에서 머물지 않은 비정형의 묘미와 다양한 의미로 뻗어나가는 언어유희의 묘미까지 더해져 잔잔한 가운데 읽기 좋은 감성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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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낱말들 내리다, 찾다, 오르다, 닿다, 선택, 미래, 인연, 공포, 몽매 자동차, 오디오, 소파, 카메라, 책, 낱말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 책을 읽는 내내 어쩜 이런 글들을 써 내려갈까? 물론 그분은 작가니까.. 내 머릿속에 이런 낱말들과 함께 뜻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생각하며 달 위의 낱말들을 읽었습니다. 요즘은 출퇴근길 걷는 시간이 많아서~ 책과 함께하지 못해요. 대신, 아침 출근 전 짬짬이 독서를. 예서가 일어나기 전 독서는 꿀 맛 같은 시간입니다. 특히나 이렇게 섬세하고 감각적인 책과 함께라면. 여는 글에 작가님이 이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기를~ 아무 페이지나 마구 펼쳐 마구 읽기를 부디 바랍니다. "선택" 제일 눈에 들어 온 글. 탄생과 죽음 사이에 놓은 선택이라는 신의 선물은. 삶을 행복하게 하기에 미흡하고 죽음을 막기에 옹졸하다. 하지만 삶을 바꾸는 것은 어쩌면 저 마지막 질문에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너는 생각한다. 선택... 그냥 이 낱말 만으로도 나는 무얼 선택하고자 노력하지?
"찾다" 불완전함을 채워줄 반쪽 같은 게 있을 리 있나. 세상은 그렇게 잘 만들어지지 않았어. 아홉 살이었던 아이는, 너와 한날한시에 태어난 그는 지금 어디에 어떻게 살고 있는 거냐고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사실 전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쌍둥이.. 진짜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한날한시에 태어난 그가 있을까? ^^
오디오 오디오 생각하면, 왠지 내가 어렸을 땐 조금은 부유한 가정에나 있으려나 했던 물건 중 하나. 그때는 전축이라고 불렸는데.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날들. 더 나은 오디오나 스피커가 아니라, 음악이 절박했던 그 시절. 한참 가요, OST, 뮤지컬 음악 등등 일부러 내가 좋아한다는 건 찾아서 들었는데. 이상하리만큼, 음악을 듣지 않고 있습니다. 음악이 꼭 늘 함께 했던 거 같은데 말이죠. 글을 쓰는 재주는 없지만, 황경신 작가의 달 위의 낱말들을 읽으니 저도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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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달이 첫 표지와 책등을 넘어 뒷장까지 이어진다. 달 위에 작은 금색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 달 위의 낱말들이라는 제목 그대로 이 점이 낱말일까? 파랑과 보라색 어디 지음의 색상과 질감이 다른 종이가 또 다른 감탄을 자아낸다. 세 번째 만나는 황경신 작가의 책이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깊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한참 에세이에 빠져들어있던 20대가 아닌 30대 중반부를 지나면서 에세이에 대한 감흥이 적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의 경험이 책을 읽는 내내 투영되어서일 것이다. 책 안에는 두 종류의 글이 담겨있다. 단어의 중력이라는 주제와 함께 담긴 제목만큼이나 짧은 소설. 그리고 사물의 노력이라는 제목과 함께 담겨있는 사물과 작가의 기억이 담긴 짧은 글.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 책의 장르가 뭔가 싶었기 때문이다. 당연히(무슨 생각이었을까?) 에세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단어의 중력 속의 글의 경험이 각양각색이었다. 황경신의 이야기 노트라는 부제가 책의 장르를 알려주는 것 같다. 무엇을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없어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 그 선택으로 인해 삶의 미세한 결이 달라진다. 그 결이 물결치며 소란함과 고요함을 만든다. 그러므로 너는, 네게 허락된 삶의 좁은 통로를 걷는 내내, 마음을 다해 가늠하고 구별하고 뽑아야 한다. 선택이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나그네와 곰에 등장하는 곰이 등장해서 색다르고 신선했다. 익숙한 것이 갑자기 이별을 고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글 속의 화자는 익숙한 것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떠난다. 떠나는 것 또한 그의 선택이니 말이다.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도착한 그에게 안내자는 주의사항을 이야기한다. 곰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곰이 자주 출몰하나 보다.) 나그네와 곰 이야기의 나그네처럼 죽은 척해야 할까? 아니. 온 힘을 다해 싸워달란다. 설령 죽더라도 말이다. 곰에게 인간은 아주 피곤하고 귀찮은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곰 스스로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니... 놀랍다. 신선했다. 실제 그런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는 2부가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아마 익숙한 사물들이고, 저자의 경험담이 실제적으로 녹아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음이 솟아났다. 유머집이 아닌데, 자꾸 상상하면서 읽다 보니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닿았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때론 더 진한 기억을 남기는 것일까? 다양한 토끼 인형을 100마리가량 선물 받은 저자의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책을 열몇 권씩 내면서 바꾸어갔던 컴퓨터의 변천사도 흥미로웠다. 집. 전화. 피아노. 그리고 우리 집에도 있었던 미니 컴포넌트라 불린 오디오 세트는 내 어린 시절 기억을 소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였다. 덕분에 앞으로는 황경신 작가하면 앞으로는 "달 위의 낱말들"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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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관심을 받았던 소담 에세이 신간 드디어 읽게 되었네요. 책 표지부터 너무 아름다운데, 책 속에 낱말들에 이야기는 더 많은 아름다움을 남겨주네요.
황경신 작가가 말하는 책 속에 낱말들은 달을 비롯한 관찰력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낱말들에 의미에 깊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을 마무리 하는 오늘 아침 8시 20분! 달 탐사선 다누리가 우주로 발사된 날이었기에 더 뜻깊은 날에 황경신 작가님에 달 위의 낱말들 의미 있게 되네요. 이 책은 차례에서 보면 크게 2부로 나누어 단어의 중력과 사물의 노력으로 전해주고 있는데, 책 중간에 작가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사진으로 낱말들에 이야기기가 더 현실감을 주게 되네요.
이야기를 전해 주듯이 황경신 작가님만에 매력이 넘쳐나게 되는데, 뒤에 등장하게 될 사물의 노력은 사물에 이야기를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레이터 전지나님에 일러스트로 실려져 있어 의미가 깊어지네요.
시원해서 더 좋은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낼 때도 함께 하면 좋을 책으로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어 어느 페이지를 넘겨 읽어도 좋은 것 같아요. 작가님이 말하는 낱말들에 의미를 공감하면서 낱말에 의미를 곱씹으며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이 책에서 받는 위로가 더욱 나에게는 크게 다가오게 되네요. 터지다는 낱말을 던져놓고, 꽃은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터지는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평소에 말하던 터지다는 것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살펴보게 되네요.
평소에 망설여지던 것들에 대한 한순간에 터짐을 의미하듯 속 시원하게 놓아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놓아버린다는 말에 의미로 다시금 정리해 주기도 하네요.
간절히 바라고 원하기에 소원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지금 나에게는 어떤 소원이?
어쩐 소원이라도 괜찮은 걸까? 이룰 수 없는 꿈, 꿈꿀 수 없는 희망, 희망이 없는 사랑, 사랑이 없는 영원 같은 것을 섣불리 소망했다 진짜로 이루어지면 어쩌지?
간절히 바라고 이루어진다면 소원에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소원은 꿈을 희망을 상상하며 더 힘차게 나아가라는 의미일 것이라 말하면서 지금 내게도 소원이라는 간절함에 담아 일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게 되네요. 그림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데,
추억을 떠올리면서 항상 귀에 이어폰을 꽂아 음악 없이는 안되는 그 시절에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CD 플레이어로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려 보네요. 지금은 너무 달라진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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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생각이 나서>라는 에세이를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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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말하는 말 속에는 수 없이 많은 낱말들이 존재한다. 이 책 "달 위의 낱말들" 은 내 가슴에 울림을 주거나 끌어 당김을 준 낱말들에 대한 에세이를 '단어의 중력' 으로 28 낱말을, 작가 개인의 사물에 대한 놓치기 싫은 점접을 '사물의 노력' 으로 구성해 감성적 풍성함과 현실적 언어 사용의 진중성을 일상적 사용의 일반화가 아닌 조금은 생각하고 의미를 둔 낱말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사용하는 단어, 낱말들이 다양한 영향력으로 인해 사용의 폭이 좁아진다는 느낌을 자주 가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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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생각이 나서>와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에 이은 황경신 작가의 신작 <달 위의 낱말들>을 만난다. 단어 하나와 그에 대한 이야기, 여기에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전지나의 일러스트까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을 사진으로 찍는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경험과 생각, 시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특별히 작가는 이 책을 부디 순서대로가 아니라 펼쳐지는대로 읽기를 권한다. 각각의 낱말들과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정리해 보는것도 자신과의 대화의 좋은 방법이 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두려움. 우리 모두는 두려움을 가진다. 한자 두려울 공(恐)은 굳을 공(?)과 마음 심(心)이 만나 이루어졌다. 공은 흙을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들어 땅을 내리치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여기에 심이 더해져 '달구로 심장을 내리치다'는 의미가 된다. 두려움은 심장을 내리치는 아픔이고 기억이다.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에 대한 막연함, 혹은 이미 겪었기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찔함이 두려움이 된다. 존재의 이탈과 신체의 급변함 이러한 두려움에 두려울 포(怖)가 결합하여 공포가 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무형의 적과 싸울 방법은 없다. 이에 저자는 요코야마 히데코(?山秀子)의 소설 <클라이머즈 하이>에 나오는 한 문장을 떠올린다. '밥을 먹고 나면 무섭지 않다'. 역시 '밥심'인건가.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고독(孤獨). 고독은 무언가 존재하다 사라진 자리이며 사라진것을 그리워하며 아직도 남아 있는 무언가이다. 이 시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의미한 함께 있어도 홀로인 시간이다. 그래서 한자 고독(孤獨)은 와로울 고(孤)와 홀로 독(獨)을 사용한다. 홀로 매달려 있는 오이, 홀로 오도카니 앉아 있는 개와 애벌레, 모두는 미래를 알 길이 없이 각자 무료하고 쓸쓸한 시간이다. 모두가 사라져 버린 그것과 여전히 잊지 못하는 그것이 고독으로 만난다. 저자는 이를 '온기는 식고 기억의 빛은 바래도 고독은 찬란하다. 쓸쓸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앤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침묵보다는 훨씬 덜 무거운 침묵을 만났고, 최선은 아니지만 이제는 책임져야 할 선택들을 만났고, 상대의 감정을 헤아려야만 만날 수 있는 연민을 만났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작가의 재능이 돋보이다 못해 부럽다. '너에게'와 '나에게'라는 서술 방식도 새롭지만 무엇보다 주어진 단어를 풀어가는 방식의 독특함과 그 유연함은 솔직히 많이 부럽다. 글 쓰는 이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가 제시된 단어에 잘 어울리는 옷을 입히는 것인데 아주 '안성맞춤'이다. 28개의 단어와 사진, 일러스트 모두가 화려하진 않지만 조화롭고 여유롭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