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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끼리도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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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봤을 때는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각각의 독특한 특색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가족의 이야기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0여 년 만에 이혼한 50대 엄마 추수자, 일찍 독립한 레즈비언 첫째 딸 한소리, 엄마와 함께 살다가 자취를 시작한 바이섹슈얼 둘째 딸 윤희, 윤희가 중학생 시절 길에서 데려온 암컷 고양이 라이, 역시 윤희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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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봤을 때는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각각의 독특한 특색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가족의 이야기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0여 년 만에 이혼한 50대 엄마 추수자, 일찍 독립한 레즈비언 첫째 딸 한소리, 엄마와 함께 살다가 자취를 시작한 바이섹슈얼 둘째 딸 윤희, 윤희가 중학생 시절 길에서 데려온 암컷 고양이 라이, 역시 윤희가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 디디, 디디의 분리불안을 없애기 위해 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 딩딩.

 

작가 한소리는 레즈비언으로 쇼트커트에 무난하고 펑퍼짐한 검정 옷을 입고 다니며 화장을 하지 않지만 처음부터 레즈비언은 아니었다고 한다. 스물두 살 때까지는 남자와만 교제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술집 여자 종업원에게 눈길이 가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첫 반응이 당황이나 충격이 아닌 완전한 자신의 발견에 대한 기쁨이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한두 명도 아닌 서른 명이 넘는 남자와 교제를 했으면 상당히 이성을 좋아했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한데 갑자기 바뀐 자신의 성적 취향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니 작가는 정말 독특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엄마인 수자 씨는 이혼 전 남편과 그렇게 살가운 부부 사이는 아니었다. 수자 씨 부부는 이혼에 대해 꽤 오래 깊이 고민했고, 그 고민들은 부모 사이에서 매개체이자 중재자이자 카운슬러 역할을 한 작가의 몫이 되었다.

수자 씨 부부는 이미 그들의 결혼이 끝에 이르렀음을 알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함과 동시에 더 이상은 가족이란 울타리가 세워지지 않을 그들의 위치와 미래에 불안해하며 이혼이라는 현실을 회피하고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작가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수자 씨에게 알리지 않고 수자 씨 없이 장례를 치렀다. 수자 씨는 암 진단을 받고 남편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남편 없이 수술을 했다.

이후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은 더 이상 작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서로에게 연락을 취해 이혼에 합의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술을 마시거나 밥을 먹을 때 작가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떠 보지 않고 자신들의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하며 웃고 즐거워한다.

 

작가와 여섯 살 터울인 동생 윤희는 배우를 시키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예쁘고 귀여웠다고 한다. 실제 작가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수자 씨와 작가는 어린 윤희의 손을 잡고 배우 아카데미에 갔지만, 아카데미로 올라가는 비상구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 무리를 만나 그대로 윤희의 배우 시키기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고 한다.

작가와 윤희는 꽤 나이 차이가 있어도 친구처럼 지내며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며 서로를 믿고 응원하는 돈독한 관계라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서로 이해하며 돈독하고 의지가 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작가와 윤희는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 상처를 주고, 작가는 먼저 태어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생에게 권위적이고 무서운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타이틀을 지워버리고 '친구'로 대하면서 수자 씨, 작가, 윤희 간의 관계는 어떠한 권위가 존재하지 않고 서로 고하를 논하지 않는 사랑하고 의지가 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이 에세이가 '세상이 비정상이라고 단정 짓는 가족의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그런 프레임에서 글을 읽기 시작했지만 글을 읽어갈수록 비정상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누구에 의한 것일까?

비정상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개성과 독특한 특색을 가진 가족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다채로운 주제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우리의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어서 스토리의 시작과 끝이 모호하지만 이들의 일상은 다르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민망한 빨간 팬티 사건, 작가가 스스로 여는 자신의 장례식, 작가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경찰에 부모를 신고한 사건 등등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일상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에세이가 끝나갈 무렵에는 세상에서 가장 불확실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과는 다르게 가장 확실하고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끼리'가 아닌 이 사회와 더불어 멋지게 살아가는 작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g********5 2022.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성 세 명의 희로애락이 담긴 생기발랄한 이야기
"여성 세 명의 희로애락이 담긴 생기발랄한 이야기" 내용보기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퀴어는 아직도 악마화 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사탄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을 대하듯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기 그렇게 좋은 공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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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퀴어는 아직도 악마화 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사탄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을 대하듯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기 그렇게 좋은 공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 사회를 이루는 이웃일 뿐이었다.
  레즈비언 작가의 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떤 책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성소수자들의 인식 변화에 강한 영향을 받은 것은 TED에서 만난 앤드류 솔로몬의 강의 '어떻게 삶의 최악의 순간들이 우리를 만드는가'를 만난 뒤였다. 게이로서의 삶을 살은 앤드류는 악몽 같았던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자신 또한 소수자였지만 더 소수자였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편의 TED 영상이 있었지만 그의 멋짐은 나의 기억 속에 여전히 남아 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보는 영상이 되었다.
  소수자의 삶은 쉽지 않다. 정상은 얼마나 다수에 가깝냐로 정의 내려지기 때문에 소수자들은 늘 비정상으로 취급받는다. 언제나 고쳐야 하는 대상이 된다. 언제부터 주변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수자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비난의 목소리는 터져 나온다. 그것은 공동체를 위한 나의 다짐인지 나의 감정을 버릴 쓰레기통을 찾고 있었던 것인지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레즈비언의 에세이인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전혀 비정상적이지 않다. 작가가 <L>이라고 선언하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한 에세이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겪은 삶은 여느 사람들의 에세이와 다르지 않았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잘 담겨 있었다. 뭔가 특별함을 찾는 것이 아니라 특별할 것이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서 평범함을 느낀다는 것이 특별함이 아닐까 싶었다. 세 명의 여자가 살아가는 집. 누가 봐도 녹록지 않았을 생활에 서로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은 그야말로 잘 살고 있는 모습이었다.
  수업 시간에 야외에 나가 햇살을 만끽하고 시를 써서 제출하겠다는 학생에게 그게 공부라고 답한 교수님의 모습도 좋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멘털의 상태를 숨길 수 있는 기술이 늘어난다는 차장님의 얘기도 공감이 갔다. 동생의 에피소드에서는 가족 사이에도 생길 수 있는 무심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기 위해서 맞담배에 도전했지만 막상 이루고 나니 구역질이 났다는 표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자살에 관한 에피소드에 나오는 나카시마 미카의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이라는 노래에 대한 해석이 좋았다. 나도 이 노래를 좋아한다 (죽을 생각은 없지만). 죽으려는 마음은 이유를 만들려면 무엇이라도 만들 수 있다. 낙엽이 떨어져서라든지 신발끈이 풀려서라든지 이유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노래 말미에 나오는 세상이 조금 좋아진 것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만나서였다는 가사가 압권이다. 이 가사가 주는 무게와 진정성을 좋아했는데, 작가가 잘 표현해 주었다.
  사실 동성을 좋아하는 것은 별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게이나 레즈비언에 심겨 있는 이미지가 우리를 잠식하는 것일 뿐이다. 브로 멘스는 작품화될 정도로 흔해졌고, 여성 아이돌에 푹 빠진 소녀들이나 남자 배우에 취해 있는 소년들을 찾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가요 프로그램 가면 널렸다.)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것은 지나친 관심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들도 그저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크게 문제 될 것도 없다. 인정하고 이해하기 싫다면 관심을 끄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생태계에는 수컷이 없을 때 암컷끼리 번식을 하는 생물들이 많이 있다. 때때로는 수컷이 멸종된 생물도 있다. 암수가 결합하는 것은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생존 본능에 가깝다. 사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지 않을까? 미국의 어느 대학처럼 성을 5가지로 분류해주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다양성 정도는 인정해 주는 게 어떨까 싶다. 혹시 그것이 걱정된다면 다윈의 '성 선택설'을 믿고 자연의 진리에 맡겨 두자.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담긴 에세이다. 저자의 이력은 전혀 신경 쓸게 아니다. 그냥 평범한 이야기, 종종 만나는 좋은 글귀 그리고 고뇌가 잘 섞인 그런 책이었다.
 

s*******9 2022.08.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