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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궁금했던 것은 소동파의 처첩들과의 관계였습니다. 첫번째 아내였던 왕불은 소동파의 옆에서 같이 글을 읽고 평을 할 정도로 보기 드물게 학식이 있었다고 하죠. 그렇지만 그녀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두번째 부인은 첫번째 부인의 사촌동생으로, 글을 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성심성의껏 그를 보살폈다고 합니다. 세번째는 어린나이에 시녀로 들였다가 첩이 된 가기.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부인이 조금 많은 편이지만(!) 이 여성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작품에 영향을 끼쳤을까, 이런 관심이 있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그런 개인적인 내용은 일절! 없습니다. 이 책은 소동파가 썼던 글들을 토대로 소동파의 문학적인 흐름이 어떻게 되었는지, 또 정치적인 입장과 입지가 어떻게 그의 글에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소동파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가치 있는 책이지만 아쉽게도 그저 흥미 위주로 읽으려했던 목적에 부합하지는 않네요. 이 책은 대단하지만 소동파에 대한 저 같은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좀더 쉬운 중간 단계의 책이 필요합니다. '적벽부'도 제대로 모르고 소동파 평전을 집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책이에요! 물론 중국에서는 소동파의 이야기가 정말 산처럼 넘칠 테니, 기본적인 것은 생략해도 되겠지요. 하지만 한국에는 뭔가 입문서가 있었으면 합니다. 아마도 옛날에는 나왔는데 지금은 절판된 책이 있지 않을까요? 소동파는 문인으로 이름이 높았지만, 정치적으로는 왕안석의 신법에 대비되는 구법당에 속해 있어서 부침이 심했습니다. 중앙에서 높이 올라가기도 하다가 또 귀양 비슷하게 외지로 내쳐지고, 자신의 주거를 마음대로 정할 처지가 아니었죠. 그렇지만 그는 이런 자신의 유랑 생활에서도 매번 부임한 임지에 대한 새로운 애정으로 극복했고, 그가 거니는 곳은 모두 그의 시가에 등장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불행했기에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된 셈이겠죠. 그의 대표작 적벽부 역시, 호북성의 황주로 유배 갔을 당시에 그의 불운한 처지와 그 옛날 적벽을 달리던 영웅들의 모습이 간 곳 없음을 비유한 것이니까요. 고려와 소식의 관계가 꽤 있었던 것은 흥미롭네요. 김부식의 아버지가 소식과 소철 형제를 본따 아들의 이름을 김부식, 김부철이라고 지었을 정도로 고려에서 인기가 높던 시인이지만, 정치인 소식은 고려에 대해서 그닥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공물을 빙자해 뜯어먹으러 오는 승냥이 같이 생각을 했더군요. 근데 사실 송나라 때 고려와의 관계가 그리했죠 뭐. 요나라에 눌린 북송에, 고려는 생색만 내고 자기 이익을 챙긴건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존재감이 있었던 나라였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