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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되고 나서 흉부와 복부 CT를 4개월에 한번씩 찍는 처지가 되고 나니, 원발암 부위 말고도 어지간한 곳들까지 주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셈이다. 달리 생각하면 은근 든든하다. 헌데 어디보자....그러고보니 내 머리는 찍어본 적이 없네? 아니 한번 있다. 9살이 되던 해 겨울 온가족 설 귀경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뇌압이 상승하여 다급하게 뇌 MRI를 찍었다. 다행히 당시 위기를 잘 넘겨 지금 잘 살아있다. 농담조로 불세출의 천재였던 내가 교통사고로 뇌를 다치는 바람에 이렇게 평범한 필부의 삶을 살고 있노라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써먹기도 했다. ?지금이야 술담배와 영영 이별했고, 수축기 혈압도 다시 100에서 110을 오가는 신세. 콜레스테롤도 정상이고 당뇨도 없다. 하지만 바로 1년 전까지만 해도 혈압은 여차하면 140이 나오기도 했고 안좋은 그 모든 것에 절여져 암까지 걸렸던 몸 아닌가. ?덜컥 내 뇌는 안녕한가 의심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뇌 전문가가 책을 한권 추천한다. 책 제목이 단도직입적이다. '뇌졸중'. 부제로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전문상담이란 설명이 덧붙여져 있고, 내가 수술한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 의료진이 집필했단다. 일단 신뢰가 간다. 맘같아선 매 페이지를 다 찍어서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책은 뇌졸중의 정의부터 치료, 관리, 재활, 사회복귀까지 전 주기를 꼼꼼히 알기쉽게 챙겨주고 있었다. ?주위에서 뇌동맥에 꽈리생겼다고 토로하는 분들 한번쯤은 보셨을 것이다. 여기에 혈압이 올라가면 뇌출혈로 이어지기 쉽다며 걱정들 많이 하신다. 비단 60대 이후 노령층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더라. 나와 동갑인 직장동기도 머리에 달린 시한폭탄을 하나 발견했다며 걱정하는 형편이니, 40대가 넘으면 응당 한번쯤 생각해야하는게 뇌혈관건강이다. ?책을 읽어보니 뇌졸중도 결국 혈액순환의 문제인지라, 뇌졸중의 예방방법은 곧 당뇨와 고지혈, 고혈압을 예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평소 건강검진하면 항상 포함되던 심전도검사와 부정맥, 심방세동 등은 늘 하면서도 왜 중요한지 잘 몰랐는데, 이게 뇌졸중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놀라운 점은 흔히 '풍'으로 알고 있는 이 뇌졸중, 즉, 뇌경색이나 뇌출혈도 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재발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무려 뇌졸중을 겅험하고도 약을 제대로 챙겨드시지 않는 분이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책에 여러 번 강조되고 있는 것을 보니. 하긴 암에 걸리고도 안 바뀌는게 사람인데 오죽하랴. ?재활파트에서 새로 배운 것은 '삼킴장애'이다. 보통은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마비가 온 경우를 지칭한다. 삼킴장애는 흡인성 폐렴, 영양불균형, 탈수, 기도폐쇄 등의 2차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단다. ?그런데 잠깐, 사레가 자주 걸리는 것도 삼키는 근육이 약해진 결과란다. 나도 요새 부쩍 물을 마시면서 사레 걸리는 일이 잦았는데, 이게 근육이 약해진 탓이었구나. 항암으로 몸의 큰근육은 물론 자잘한 근육까지 전반적으로 약해졌다고 절절히 느끼던 차. 흡인성 폐렴이 되지 않도록 천천히 먹고 마셔야겠다. 저자는 '전문간호사'이다. 우리는 의료진으로 통칭하여 부르며 간호사를 상당히 보조적인 역할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전문간호사(Advanced Practice Nurse, APN)는?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서 해당분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 내에서 간호대상자(개인, 가족, 지역사회)에게 상급수준의 전문적 간호를 수행하는 자이다."-출처: 한국전문간호사협회 ?나도 수술 이후 전문간호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회진을 도는 의사선생님께 가슴에 품은 그 모든 궁금증을 쏟아내기엔 시간이 너무 짧고 죄송하기 마련인데, 수술 후 찾아온 전문간호사에게 물어보며 궁금증을 해소하고 퇴원 이후 관리에 대해 지도받기도 했었다. ?이 책도 그런 자리에 서 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풀어 설명해주고, 이런검사 저런 검사가 왜 언제 필요한지 알려주며, 카페 등 인터넷에서 오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거기에 하나 더, 읽다보면 그간 숱한 환자와 보호자들을 접하며 경험했을 안타까움과 연민이 행간에 실려있다.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며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지만. ?고령의 부모님이 계시다면, 아니 본인을 위해서라도 꼭 일독을 권한다. 언제 우리 삶에 찾아올지 모르는 손님이기에. ?사서 강제로 읽히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지만 이 정보만은 공유하고 싶다. 이런 증세가 있다면, 반드시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단다. Face, Arm, Speach, Time. ?참고로 MRI와 혈관까지 보이는 MRA가 다른데, 뇌졸중 관련해서는 MRA를 추천한단다. 그리고 조영제 부작용이 없다면 목 혈관까지 찍어보는 것을 권장한단다. 목에 동맥경화가 온 젊은이들이 요즘 그렇게 많다고 한다. ?나도 요즘 뒷목이 그렇게 땡기는데, 한번 들여다 볼까? (참고로 뒷목과 어깨 땡기는 증세는 승모근이 뭉쳐서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