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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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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37) 엄마를 엄마가 아닌 사람으로 만났다면 더 잘 지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39) 남편으로는 알아도 남자로는 아직 잘 모르는 사람. (66) 애들이 커갈수록 무섭고 두려워요. 그애들도 저처럼 체념하게 될까봐서요. (144) 혼자 울기 적당한 장소를 찾는 건 나이들수록 어려운 일이었다. (154)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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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37)

엄마를 엄마가 아닌 사람으로 만났다면 더 잘 지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39)

남편으로는 알아도 남자로는 아직 잘 모르는 사람. (66)

애들이 커갈수록 무섭고 두려워요. 그애들도 저처럼 체념하게 될까봐서요. (144)

혼자 울기 적당한 장소를 찾는 건 나이들수록 어려운 일이었다. (154)

얼마나 갑작스럽고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오십세가 오게 될지 짐작하지 못했다. (194)

인생은 견디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거죠. 안 그럼 살 수가 없는걸요. (208)

어떤 어른은 오십이 넘어도 비빌 언덕 하나 없다고 느끼고 이미 너무 무거워진 하루 앞에서 헉헉거리기만 할 뿐이다. (217)

꿈도 많았는데, 그때는 커서 이런 여자 노인이 될 줄 몰랐지. 자식한테 짐만 되는. (253)

 

어느 집이든 고민 없는 집이 없다. 3자가 봤을 때, 가정이 화목하고 하는 일도 잘 되고,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잘 산다고 생각하는 집도 크고 작은 고민이 있다. 진짜. 어느 집이나 그랬다. 두 아이를 의대에 보낸 엄마, 시댁에 돈이 많은 엄마, 반대로 친정에 돈이 많은 엄마, 잘 나가는 남편과 사는 엄마, 본인 스스로 잘 나가는 엄마 등등. 어딜 봐도 고민 없어 보이는 그런 집도 상당하지만, 친해지고 나면 하나, 둘 고민을 이야기한다. 이상한 시댁도 많고,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도 많고,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자식 때문에 머리 아픈 사람도 많고, 돈 때문에 매일 싸우는 집도 많다. 비슷한 것 같지만, 미세하게 다른 각양각색의 사정. 조경란 작가의 신작 소설은 이런 가정의 다양한 사정을 이야기 한다.

 

불시에 엄마와 아들을 잃은 가족. 남은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배려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가정 사정)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 집과 영업장을 마련했지만, 아이를 가지지 못한 부부는 뭔가 어긋나 보인다. (내부 수리 중) 좌천되어 고향 마을로 온 중년의 남자. 아내와 아들은 교육을 위해 미국에 있다. 일정 시간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나서 애틋한 감정이 생긴다. (양파 던지기) 집을 나갈 것 같던 엄마는 집을 지키지만, 아빠는 집을 나가 버렸다. (분명한 한 사람) 언니 홍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남겨진 가족은 혼란에 빠진다. (이만큼의 거리) 엄마를 간병하며, 아르바이트하는 상희. 자신 또한 어떤 노후도 준비하지 못하고 있지만, 요보호 아동 부경에게 손을 내민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결혼하지 않은 이모의 집에서 엄마와 며칠의 시간을 보내는 미석 (한 방향 걷기) 오빠의 부탁으로 잠시 아이를 돌보게 된 인주의 이야기 (개인 사정)

 

집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포근하고, 편안히 쉬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다. 엄마랑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도 집이라는 곳은 위로받고 위로되는 장소라고 생각했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음을 이제는 안다. 집이 지옥으로 느껴진다는 건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어디에도 기댈 언덕이 없는 느낌? 아니면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이 없다는 느낌? 누군가와 산다는 것이, (그게 가족일지라도), 피곤하고 힘들 때가 있다. 더군다나 나처럼 사 남매가 복작거리고 살았다면 더욱. 같은 배에서 나온 자매도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물며 시기적절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 칭하는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장점인 것이 가까이서 보면 단점이 된다. 그렇게 부부는 다양한 형태로 싸우고 냉전을 취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모두 좋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면 안 되는데 부모는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다. 모두가 안고 있는 가정 안의 사정들.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진짜 가족이 되는 걸까? 친정이라는 가족이 있고, 시댁 안에서의 가족이 있고, 나와 남편이 만든 우리의 가족이 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나 또한 부모는 처음이라 여전히 힘들고 고민되고 아프다.

 

벗겨내려 하지만 벗을 수 없고, 외면하려 하지만 외면하지 못하는, 가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테두리. 하지만 그 테두리 덕분에 어디 가서 용기 내, 내 인생을 찾아가는 것 아닐까? 각기 다른 모습의 가정 이야기지만 결국은 한 곳으로 수렴되는 게 가족 아닐까 

 
YES마니아 : 로얄 k*****3 2022.08.11.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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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오래 남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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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가장 여운이 남았던 단편은 <가정 사정>이었다. 다시 읽었을 때가 두 배로 좋았다. 평범한 장면 묘사라 생각하고 슥 지나간 장면들에서 분위기와, 알 수 없는 마음 같은 것들이 풍겨져 나온다. 상상하려 하지 않아도 정미가 미싱을 돌리고 있는 곳의 공기가 느껴진다.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깊이 있고, 오래된 세월을 머금은 것 같은데, 따뜻하면서도 아주 냉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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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가장 여운이 남았던 단편은 가정 사정이었다. 다시 읽었을 때가 두 배로 좋았다. 평범한 장면 묘사라 생각하고 슥 지나간 장면들에서 분위기와, 알 수 없는 마음 같은 것들이 풍겨져 나온다. 상상하려 하지 않아도 정미가 미싱을 돌리고 있는 곳의 공기가 느껴진다.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깊이 있고, 오래된 세월을 머금은 것 같은데, 따뜻하면서도 아주 냉정하고 현실적이다. 딱 살갑지 않은 딸과 아버지 같은 소설이었다.

소설은 모두 가족과, 가족 같은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관계란 오로지 긍정적인 것이 최고라고, 배려하고 아껴주며 이해하며 바라봐야만 한다고 요즘은 생각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그럴 수 없고, 종종 서로 비껴가버리게 된다. 그런 관계의 생활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문장이 많았다.

 일찍 집을 나온 후로 몇 번인가 동거를 했고 엄마는 그 점을 내내 문제삼았다. 식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도 하지 않는 걸 두고 마치 사랑에 눈이 멀어 도덕마저 잊어버린 여자인 듯 몰아세웠으니까. 그러나 누군가와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나은지도 몰랐다. 가족과는 그럴 수 없으니까. _「가정 사정」 중

작가가 오래 생각하다 공들여 적어놓은 문장들을 그냥 읽기가 참 미안해지는 소설이다. 소설이 공들여 쓰였다고 느끼기 어려운 요즘인데 귀한 책을 만났다.

 


 

 
YES마니아 : 골드 o*****4 2022.12.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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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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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때로는 날 참 외롭게 만들지   이런 가족이 내 가족임을 인정하기에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마도 조경란의 소설 가족의 기원을 읽고 나서 였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가족이니 이런 가족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믿어도 되는구나 나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결로 가족때문에 힘들어하는 나에게 큰 위로를 준 소설이었다. 한번씩 가족때문에 마음이 아플때 가족의 기원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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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때로는 날 참 외롭게 만들지

 

이런 가족이 내 가족임을 인정하기에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마도 조경란의 소설 가족의 기원을 읽고 나서 였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가족이니 이런 가족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믿어도 되는구나

나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결로 가족때문에 힘들어하는 나에게 큰 위로를 준 소설이었다.

한번씩 가족때문에 마음이 아플때 가족의 기원을 꺼내보곤했다.

그때마다 조용히 위로 받았다

 

시간이 흘렀고 난 나이가 들었지만 

가족의 문제는 어쩌면 비슷하고 어쩌면 다르게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소소히 생겼다.

그럴때 마다 조금 외로웠다.

세상에 혼자이구나 세상에 혼자인데 그 혼자가 나뿐인 것 같아 더 힘들었다

 

오랜만에 나온 조경란의 가정사실을 읽으면서

외면하고 싶기도 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 다른 가족의 세세함을 들여다 보면서 난 조금 힘들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다. 그냥 평범하고 화목한 가족만 있으면 좋겠다 보고 나면 기분좋은 가족 그런 가족 로맨틱코메디 같은 장르의 가족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떨땐 나는 내 가족이 지긋지긋했고 어떨땐 너무 안쓰러웠고 너무 안되보여서 마음이 아팠다.

가장 마음이 아픈건 내가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아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그렇구나

다들 다르지만 우리는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 

허울좋은 가족이라는 단어에 갇혀서 저마다 애쓰고 끙끙대며 마음속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이겨내고 애써 아닌척 하고 사는 구나 싶어 또 난 위로를 받았다.

사람으로 태어나면 이렇게 뒤따라오는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라는걸 이제는 받아 들이자.

그러면 힘겨운 가족도 안쓰러운 가족도 조금은 덜 힘겹게 느껴지겠지/

 

늘 내 가족을 들여다 보게 만들어 주셔서 

나를 들여다 보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s*****9 2022.09.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