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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혼다 데쓰야의 '지우'의 주인공 두 여경찰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지우 역시 미워하기 힘든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악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을 만큼 가슴속에 그리움을 담고 살아 온 소년... 결코 지우가 한 행동들은 용서받기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우에게 과연 돌멩이를 보낼 수 있을까?
2권은 지우의 목표물이 되어버린 이자키.. 지우는 이자키를 살려두기로 한다. 이자키는 지우를 돌봐주는 부동산을 운영하는 마약업자가 주장하는 신세계 질서에 끌린다. 이런 중에 그녀는 살인까지 저지르고 만다. 이자키의 내면의 변화와 그녀를 걱정하는 가도쿠라의 호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강한 것은 아름답다란 말이 딱 어울리는 여자 '이자키' 그녀는 오래도록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을 처음으로 털어 놓은 남자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그가 속한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지나 온 과거가 그들의 세계에 더 가깝다는 것을 느끼기에...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접을 수 없는 여자 '가도쿠라' 그녀를 둘러싼 따스한 빛은 전파를 타는 거 같다. 강인한 남자들의 세계인 경찰 내에서도 그녀의 빛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환하게 비추어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느껴진다.
인질, 폭파사건이 일어나고 SAT로 돌아오는 이자키... 허나 그녀는 너무나 변해 있다. 그녀를 아끼는 식당 아줌마의 이야기에 가도쿠라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자키의 아픔이 무엇인지... 그녀의 변화를 감지한 가도쿠라는 이자키를 구해내고 싶다. 아니 구해내야 한다. 그녀가 오해했던 인물의 남긴 생명이 있기에 더더욱 살려야 한다.
아자키는 총리를 통해서 얻으려는 신세계 질서를 외치는 남자의 진짜 목적이 알게 된다. 여기에 지우가 진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가미해내는 가도쿠라와 그녀의 상사...
자신을 여러 번 구해 준 이자키에 대한 호의만 가진 가도쿠라와 가도쿠라란 인물이 주는 느낌이 너무나 싫은 이자키... 두 여인의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을 끝내려는 이자키와 무조건 구해내고 싶은 가도쿠라... 두 여인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3권으로 끝난 것이 아쉬울 만큼 너무나 재밌어 완전히 빠져서 읽은 '지우'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높은 인기를 누린 작품이라고 한다. 지인 중에는 책에 빠졌기에 드라마도 섭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일드를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다른 시리즈보다 '지우'는 보고 싶다.
이자키, 가도쿠라를 주인공으로 한 다른 이야기가 또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한 여성의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지우'... 히메카와 시리즈와 견주어 볼 때 어느 쪽이 더 좋고 나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두 작품 모두 매력적이다. 히메카와는 히메카와대로.... 이자키와 가도쿠라는 또 그들대로... 다른 작품에서 곧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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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시작은 처음부터 이유 없는 무지막지함이었을까? 그들이 처음부터 악마의 모습이었을까? 아님 세상이, 시간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지우 1, 2, 3권을 보면서 지우라는 인물이 궁금했다. 중국인 부모를 뒀지만 이유도 모른 채 어린나이에 부모와 헤어졌다. 일본인에 의해 유괴되었지만 부모가 중국으로 추방당하면서 졸지에 고아가 된 아이. 일본말도 못하는 곳에서 어린 나이에 혼자가 된 아이. 그가 생존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고, 그는 무엇을 위해 살아나간 것일까?
2권에서 신세계 질서라는 조직과 배경을 이야기 했다. 3권에선 신세계 질서가 총리를 납치해 가부키초에 대한 치외 법권을 인정해 달라는 이야기가 전개 된다. 각성제를 증류하기 위한 기계를 두고 가부키초를 이끌어 갈 기간산업으로 만들 생각. 각성제의 제조와 판매를 합법적으로 행하여 가부키초를 범죄특구로 유지하겠다는 의미.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요직의 사람들을 매수하고 자신의 뜻에 맞게 사람들을 배치한 신세계 질서의 미야지. 가부키초로 들어올 수 있는 모든 입구를 막고 들어오지도 나오지도 못하게 한다. 긴박감 속에 가도쿠라와 오노는 가부키초 거리로 잠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이자키를 만나게 되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지우란 인물을 생각했고, 마약을 파는 거대 조직에 대해 생각했다. 책 제목은 지우지만 총 3권 중에 지우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부모와 헤어져 일본에 버려진 지우가 어떻게 자랐는지, 어떤 생각을 가진 아이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책 마지막에 지우가 벌인 범죄의 의도를 추측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워짜이저리!’ 범죄 현장에서 지우가 외친 말. ‘나는 여기에 있다.’ 중국에 있는 부모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총리대신을 납치한 사건은 분명 전 세계로 방송 될 것이다. 카메라 렌즈 너머 중국에 있는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 무섭고 잔인한 범죄를 일으킨 범인은 맞지만 그가 가진 내면의 아픔을 알 수 있어 마음이 먹먹했다.
그런 지우를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던 미야지. 하긴 그의 어린 시절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뭐가 선이고 뭐가 악인지 모른 채로 살아온 미야지 역시 어쩜 또 다른 피해자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미야지가 마약을 팔아 넘칠 만큼 많은 돈을 벌고,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였다는 건 용서 받지 못할 일이다. 자신의 돈과 마약을 이용해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부리려고 했던 그 마음도. 밑바닥에 있었던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 내려오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래서 그 유혹에 쉽게 매료되었는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지속된 불황을 탈출해도 상황은 조금도 호전되지 않고, 정신을 차려 보니 눈앞에는 양극화 사회라는 새로운 수렁이 펼쳐져 있더란 말이죠. 상류층과 하류층.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하면 틀림없이 하류층이다. 하류층은 모두가 거기에서 빠져나오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데 상류층은 기존 사회구조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단물을 쪽쪽 빨아 먹어요. (260) (중략) 그때 나타난 사람이 미야지씨 아닐까요? 이건 정치가 아니라 사회 그 자체를 완전히 뒤엎는 운동이다, 싸움을 존중하고 마약을 허용한다, 경제건 지배건 법률이건 학력이건 전부 없던 일로 하고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자, 이도저도 없는 셈 치고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만들자. (261) 누구든 지금 내 상황이 힘들면 새로운 세상이 도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식의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언제나 냉정하기만 했던 이자키와 따스했던 가도쿠라의 모습이 끝에선 따스하게 손을 맞잡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인 인피니트의 엘이 지우로 출연했다고 한다. 책에서 말하는 지우의 이미지와 많이 비슷하긴 하지만.. 과연 엘은 지우를 어떤 모습으로 그렸을까? 궁금해진다. 혼다 테쓰야는 범죄 소설을 아주 잘 쓴다. 조금은 긴 여정이었고, 내 손에 들어오는 것도 오래 걸렸지만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에게 올지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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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경찰소설을 참 잘쓰는 작가가 제법 있다. 예를 들자면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저자이자 이 책 지우의 저자인 혼다테쓰야를 비롯하여 올해 `64`로 인기를 끌면서 예전의 책까지 복간되게 만들었던 요코야마 히데오는 물론이고 사사키 조를 거쳐서 곤노 빈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작가가 다양한 시선과 소재로 경찰소설을 출간하고 있어 하나의 장르처럼 형성되고 있을 정도니..그저 일본의 넓은 작가군이 부러울 따름이다. 특히 일본의 경찰소설은 우리로 말하자면 경찰대학이나 정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온 커리어와 순경과 같이 현장에서 부터 올라와 경험이 풍부하지만 승진에는 한계가 있는 논 커리어와의 갈등상황이나 대립구도를 사건과 연계하며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건 해결하는 방법의 차이를 부각하는 것으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헷갈리던 그런 구도가 점점 다양한 작가의 경찰소설을 읽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경찰소설을 읽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 `지우` 역시 두명의 여성경찰이 주인공인 만큼 책내용속에 그런 커리어와 논커리어,형사부와 공안부 혹은 특수부와 같은 계파의 갈등상황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범죄현장에 멋들어지게 녹아있어 범죄사견 해결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도쿄도내의 여러곳에서 자행된 아동유괴사건을 추적해나가다 용의선상에 떠오른 일명 `지우`라는 소년이 `니시오이 신용금고인질사건`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결국엔 무선폭탄으로 여러명의 사상자를 낸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들 인질을 구하러 들어갔던 SAT멤버들도 모두 죽거나 중상을 입었기에 새로운 대원을 뽑게 되고 현장에서 밀려났던 이자키 역시 복귀하면서 반장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신세계`의 미야지는 이자키를 비롯하여 다수의 지지자들과 함께 남들은 생전에 생각도 못한 거대하고 엉뚱한 계획을 세우게 되고 그 결과로 일본의 현직 총리가 대낮에 납치되고 가부키초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장소로 변하는데...
지우 3권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범죄의 동기였다. 특히 지우라는 인물은 남의 아픔이나 슬픔은 물론이고 자신의 아픔조차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못하는 현격한 사회부적응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십대의 나이에다 여자같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섬뜩함을 불러왔는데 그런 그가 돈에도 혹은 명예에도 관심이 없는듯한 모습을 보여 더욱 더 그가 범죄를 ...그것도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범죄를 통해 얻고자 한건 무엇이었는지가 제일 궁금했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의 범죄동기는 충격이었고 결국에는 잔인한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면서 그에게 인간적으로 동정을 하게 되었다. 어릴때부터 부모로부터는 물론이고 사람들에게서 정당히 받아야할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고 오롯이 혼자서 외롭고 고독하게 성장했던 한 소년이 왜 이렇게 남들로부터 원망과 두려움,그리고 지탄을 받는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알게 된 순간 그에 대해..그리고 그가 느꼈을 절대 고독이 한순간에 와닿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우라는 인물과 책속의 또다른 주인공인 이자키는 형사와 범죄자라는 극과극의 위치이지만 서로가 닮아있다. 자신이 목적한 바만 우직하게 바라보고 나아가는 그들은 그래서 주변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서툴지만 그런만큼 순수하기에 더럽혀지거나 물들기 쉽고 어떤 목적을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유형... 그래서 그들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마지막까지 그들이 살아남기를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하며 바라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결국에는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끼게 한 `지우` 이제까지 혼다테스야라는 작가가 그려온 히메자와 시리즈와는 또다른 면에서 감동을 주고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기에 주저하지않게 하는 책이었다. 아마도 앞으로 그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은 내용에 대한 정보가 없다하더라도 망설임없이 선택하게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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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3 혼다 테쓰야 지음 씨엘북스
이 책을 1장을 남겨 놓은 채, 후쿠오카 여행 짐을 싸야해서, 제대로 진도를 못 나가고 동동거리다 결국은 6장은 일본 여행을 다녀 온 이후에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하카타, 텐진, 니시진, 기온 등의 거리를 걸으면서, 또는 숙소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누워서 쉬면서도 <지우>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숨겨진 인물 '조커'는 과연 누구일까? 등등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제목은 <지우>라고 되어있지만, 나는 '미야지'라는 의문의 인물이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권에서 비참하게 살아온 삶을 털어놓는 인물이 지우인줄로 착각했던, 뿌리도 없고, 호적도 없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의문의 인물인 미야지가 이 소설을 이끌어 오고, 다른 등장인물을 좌지우지하고, 지우를 사랑(?)하고, 사건을 계획하고,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중심 인물이라는 생각이다. 결말을 다 읽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미야지에 의해서 일본 경찰계나 정치계에 뿌리를 흔들며, 일본 사회를 파국으로 이끄는 마쓰다 총경의 존재는 그닥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1권에서부터 3권 중후반까지도 그 인물에 대한 자세한 묘사나 비중이 그닥 크지 않기 때문에도 그렇고, 2권에서 고시를 패스한 캐리어 경찰이 어떻게 몰락해 가는지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 인물의 이름이 무언지 알고 났을 때, 그닥 획기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미야지가 미야지 다다오인지, 미야지 겐이치인지 제대로 알 수는 없으나, 미야지 다다오는 호적에도 없는 그저 스스로 만들어낸 이름이고, 미야지 겐이치는 비슷한 연령 대의 사람을 살해하고 그 사람의 호적을 얻어낸 것이기에 결국은 이 세상에 미야지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하나도 없는 셈이되는 것이다. 이자키 모토코.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비운의 인물. 힘과 기술이 뛰어난 반면, 인간의 따스한 마음을 거부하고, 승부욕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가 치뤄야 하는 댓가가 너무나 크지만, 그래도 아마미야의 아기를 낳을 수 있으니, 작가가 말하고 싶은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제대로 이루는 셈이리라~ 가도쿠라 미사키. 때로는 너무 감성적이어서 사건을 더 힘들게 만들 수도 있지만, 아마 작가가 더 애정을 갖고 집필한 인물이 가도쿠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건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한 인물이 바로 가도쿠라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각 유괴 사건의 관련 인물들의 마음을 읽고 그렇기 때문에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을 찾아낼 수 있다는 설정이 독특하게 느껴진다. 최종적으로 가도쿠라가 파악한 지우의 외침. "워짜이저리(我在這里)!" 이렇게 외치는 지우를 보고, 자신을 포기한 부모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해 내는 것이 놀랍게 여겨진다. 또한, 지우가 평생을 갈망하고 찾아 헤멘 것이 자신을 애타게 찾는 부모를 만나는 것이였다니? 사실, 처음에는 그리 공감되지 않았는데, 차츰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서서히 온다. 2013.12.9. 후쿠오카에서 내내 <지우>생각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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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신없이 폭팔하는 서사와 거대한 사건의 결착, 그속에 놓치지 않는 디테일의 절묘한 조화
드디어 지우 시리즈의 마지막권입니다. 마지막권까지 바로 집어들고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연결고리를 촘촘히 잘 짜놓은 저자 혼다 테쓰야는 어떤 면에서는 낚시의 제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편 마지막에 지우의 독백을 슬쩍 밀어넣어 꼬리를 남김으로써 2권으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니 이야기의 폭을 넓히며 점점 더 결말을 궁금해 하도록 유도합니다. 게다가 그 와중에도 정작 주인공(주인공이라기보다 책의 제목인 인물) 지우는 거의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3권에 대한 갈급함을 더하게 만드는 이야기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튼 일단 두마리의 토끼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1권, 2권, 3권으로 넘어가면서 이야기가 점점 확장되어 스케일이 제곱근의 함수같은 흐름으로 증폭됩니다. 거기에 인물의 심리묘사는 물론 각 장면 장면의 디테일까지 이태리 장인정신이 느껴지도록 한땀 한땀 놓치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3권에 이르러 이야기가 상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터지면서 판이 커집니다. 그러면서 여러 조직과 각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며 충돌이 생기고 숨겨진 의도가 드러나기도 하면서 숨가쁘게 전개됩니다. 사건 자체도 쇼킹하고 전개도 쇼킹한데다 마지막 결착에서의 반전이랄까? 결론도 상당히 예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도 있고 흥미넘치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디테일 덕에 3권에 와서는 가부키초 동네 경찰까지 화자로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막 바뀌는 화자때문에 어수선하거나 혼란스럽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한가지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서 다양한 인물의 시선에서 묘사해줌으로해서 마치 360 배치된 수많은 카메라로 대상물을 훑어 입체화시켜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아까 이자키가 겪었던 이 장면이 가도쿠라 시선으로는 이렇게 보여서 이 부분에서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었구나...'하고 대상물의 이면을 보게 된다는 것이죠. 복잡한데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안배하는 능력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2. 이책은 분명 3권으로 구성된 '지우'인데 '지우'는 도데체 어디갔'지우?'...
이 책 제목은 [지우]입니다. 심지어 시리즈입니다. 그런데 3권 1,250페이지에 달하는 전체 내용중에 주인공 '지우'가 등장하는 장면은 몇 장면 안됩니다. 드라마 찍은 인피니트의 엘은 아마도 촬영이 별로 없었을 듯 합니다. 다 읽고 나서야 지우가 주인공인데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징적인 캐릭터에 훨씬 가까운 듯 합니다. 여튼 존재감은 초반부터 대단하지만 결국 끝까지 이야기 점유율로 따지면 실제 등장 장면이 매우 낮다는 것은 아이러니 합니다. 여하튼 "내가 여기에 있다"라고 틈날 때마다 말하는 지우의 의도를 뒤늦게 깨닫고 나서는 상당히 불쌍하기까지 했습니다. 두렵고 강력한 느낌의 존재감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지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설정이나 대사들을 조금씩 조금씩 구축해서 후반부 장면에서 눈물을 쏙 빼놓을 듯이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던져줍니다. 그러니까 '지우'가 아이들을 유괴했던 이유가 부모에게 자신의 존재,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의도를 드러날 때 말입니다. 뜬금없이 부모와 생이별한 '지우'가 부모에게 자기존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데 부모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쌓이다보니 점점 잔인해지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게 되는 또 한가지는 '지우' 스스로 보상심리로 확인하고픈 것에 연관되어 있는데, 아이를 유괴하고 부모를 협박하고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그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끝까지 무슨 댓가를 치르더라도 찾으려고 하는 그 태도와 표정을 보고 싶은 것이죠. 그 모습을 통해서 자신을 놓고 떠났던 부모님의 행동에 대한 대리만족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린 시절의 지우 이야기를 읽으면서 성경인물인 요셉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12형제 중 11번째인 요셉은 자신만 특별히 사랑해주는 아버지로 인해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애굽 장사꾼들에게 몸이 팔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잘 보내서 나중에 애굽의 총리가 되고 기근이 몰려와 애굽으로 곡식을 사러온 친형들을 알아보고는 자기 존재를 알리지 않고 형들을 시험해서 막내를 데려오라고 하는 둥, 형들이 이제는 자기를 팔아버린 사실을 후회하는지, 막내를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는지 등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런 일련의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어린시절 상처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아가서 잘 생각해보면 결국은 해피엔딩이기는 하지만 부모의 편애가 낳은 웃지 못할 사건입니다.
한편 부모의 편애라는 것에 생각이 이르자 반지에 제왕에서 곤도르의 섭정왕 데네소르의 멍청한 짓거리가 연이어 떠올랐습니다. 첫째 보르미르만을 편애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네소르의 태도 때문에 둘째 파라미르를 거의 죽음에 이르게 만듭니다. 이렇게 부모의 편애, 부재 등으로 인한 아이의 상처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에 이를만큼 파괴력이 있습니다. 이 작품 '지우'에서도 단순히 부모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멀쩡한 남의 아이를 유괴하고 돈을 빼앗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살해합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살인사건 등이 사실은 사소한 아이와 부모의 왜곡된 관계에서 파생한 것이라는 주제는 사실 굉장히 진부한 것이지만 그것은 또 그것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주제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중요한 한 파트로 이 관계에서 출발한 파생사건들을 통해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3. 이들이 구축한 신세계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낳은 사생아 같은 것, 게다가 결국 범인은 가까이 있다...
이 작품에서 사건이 전개되면서 지속적으로 갈등세력으로 등장했던 '신세계 NWO'는 자유를 표방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마구 살육하고 공격하고 파괴하는 자유구역을 구축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그 이면에 불법 각성제의 제조단지 쯤 되는 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이상한 짓거리 정도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이런 일을 일으킨 장본인 '미야지'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이 생기게 될까요? 저자가 말하는 이런 현상에 대한 이유는 이자키의 다른 동료 시라이시의 대사를 통해 설명합니다.
"일종의 사회불안 때문이 아닐까요? 오랫동안 지속된 불황을 탈출해도 상황은 조금도 호전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는 양극화 사회라는 새로운 수렁이 펼쳐져 있더란 말이죠. (중략) 약자가 되면 누구나 '다 확 뒤집어엎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합니다. (중략) 경제건 지배건 법률이건 학력이건 전부 없던 일로 하고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자, 이도저도 없는 셈 치고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만들자. (중략) 이제 더는 방법이 없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렇담 차라리 전부 파괴하는 쪽에 붙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의미겠죠." p260~1
순수하게 사는게 희망이 없고 힘들어서 이런 신세계라는 그럴듯한 허울에 가담하는 사람이 무척 많은 것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지금 이시대는 능력있고 잠재력 있는 수많은 청년들을 잠정 실업자로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각자가 꿈을 꽃피워 보기도 전에 좌절을 경험합니다. 이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면 철저하게 기득권 위주로 구축된 사회의 공고한 벽을 뒤집어 엎고 깨부수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이 작품에서 나타난 이런 대혼란은 얼마든지 일으킬 동기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르면 참으로 착찹함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지요.
#4. 둘러치고 메어치고 넉다운되는 [지우] 리뷰...
이 '지우'라는 작품을 읽고 정리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장황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매우 재미있음" 입니다. 그냥 '아따, 재미지게 읽었다'라고 하면 끝날 일인데 왜 이리 이 작품은 유독 '주저리주저리 열매 능력'을 쓰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중요한 사회문제에 대한 포인트를 잘 잡았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저는 저자의 의도와 그 의도를 풀어가는 방법에 감탄을 하는 경향이 강하니까요.
"액션과 미스터리는 물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폭력이 담긴 최고의 오락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조직과 조직의 대립, 여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알력도 그렸다."
라고 말하는 혼다 테쓰야의 자평을 곰곰히 읽어보면 허언이 아님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최고의 오락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거기에다 조직내부의 알력다툼은 물론이고 개개인의 공적다툼 등 조직의 문제를 잘 녹여내었습니다. 불법체류자 문제, 외국인 문제, 마약류 문제, 빈부격차 문제 등등 사회문제를 깊이있게 담았습니다. 여기에 한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론적인 문제, 살인과 관련된 도덕적인 문제까지 다양하게 담아내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 담긴 이 모든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하지 않더라도 그저 재미있게 스토리와 캐릭터에 몰입해서 후루룩 읽어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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