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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첫번째 책 《나의 초록목록》을 읽었다. 책에 등장하는 식물들 만큼이나 문장이 아름다워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었다. 이 책에 나오는 식물이름의 8할도 모르지만 책를 읽는데에는 무리가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디가서 아는체 할 수 있을만한 내용도 꽤 많이 있다. 이를테면 개망초의 스토리와 억울함에 대한 이야기 라든가, 살구와 개살구의 차이점 이라든가, 사람들이 숲과 식물에게 저지른 큰 잘못들에 대한 이야기 등 잘 알지 못했던 식물과 숲에 대한 이야기가 나의 주변에 성큼 다가오게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름모를 이끼와 식물과 숲이 더이상 나와 관련 없는 것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책은 두 번 읽는편이 좋다. 첫번째에는 내가 잘 몰랐던 세계를 마주하는 느낌으로, 두번째에는 내가 어느정도 아는이야기로 대화 나누는 느낌으로 읽고나면, 이 책에 등장하는 식물들과 장소와 아주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녀는 비무장지대부터 무인도까지 국토 전역을 샅샅히 누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찾아헤매던 식물을 만나기도하고 식물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가장먼저 알게 되는 사람이기도하다. 위험을 무릅쓰고 식물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책에서도 나오듯이 바라던 식물을 만나기위해 암벽을 탄다던가 한발짝 헛디디면 큰일날 절벽을 탐험한다. 환경의 변화나 파괴에 내몰린 식물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진화하거나, 소멸하는(책에서는 ‘학살’이라고 표현한다) 이야기에서 김초엽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대로 간다면 한국은 ‘지구 끝의 온실’을 아주 빨리 마주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다정하게 시작해 단호하게 마무리 되는 식물 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은 식물의 관심 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많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하는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필히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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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로 아악무를 키운다. 나는 식물 키우기를 싫어한다. 반려식물 키우기라는 요즘 트렌드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식물과 놀기를 즐기시는 엄마가 키우시는 식물 가운데 아악무를 보았다. 분홍빛 잎을 가진 다육이. 난 다육이가 잎, 가지, 꽃 구분이 안 가서 싫어한다. 선인장도 다육이도 참 재미없는 식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악무를 본 것이다. 목질화 된 나무처럼 보이는 작은 다육이가 꽃처럼 아름다운 분홍빛 잎을 가져서, 다육이처럼 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무실에 데려다 놓았다. 운영팀장이 작은 벚꽃같다고 했다.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아악무의 별명이 작은 벚꽃이더라. 한 달만에 죽였다. 난 역시 식물이 안 맞는다 생각했다. 아쉬움이 남아서 엄마가 분절된 가지를 심어 뿌리 내린 작은 아악무를 가져와 다시 키우고 있다. 23년 3월 말 즈음부터이고 지금까지 살아있다. 아악무가 처음부터 분홍잎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초록잎을 가지는 게 대부분이고 흰 잎을 내었다가 분홍잎도 내는 모양이다. 물을 좋아해서 한정 없이 먹다가 넘치니 잎을 떨어뜨리고 물러져서 죽어버린다. 물을 주지 않으면 잎이 쪼글쪼글 해지다가 떨어뜨린다. 성미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아무튼 1년 넘게 볼품 없는 아악무를 키우고 있다. 식물 키우기를 싫어하지만 관심은 많다. 사실 키우기 싫다는 것이, 생명을 가진 것인데 내가 그 생명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다 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관심은 있어서 책을 찾아 읽곤 한다. 책은 22년 9월 5일 구매하였고 24년 8월 3일 읽기 시작하였다. 나는 산중에 있는 골프장(저자는 산을 깍아 만든 골프장을 싫어하리라. 그곳에서 삶을 연명하기에 저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경영지원팀 대리로 근무중이다. 사무실을 나서면 지천의 초록 식물을 본다. 골치거리인 환삼덩굴을 몇 달을 뽑으러 다닌 적도 있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이름 모르는 식물들을 만나게 된다. 봄이 되면 산중에 피는 진달래만 보아도 반갑다. 저 식물들의 이름을 모두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여 그들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고 인사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식물분류학자가 전하는 초록, 목록이 담고 있는 식물들은 어떤 것들일까. 어릴적부터 식물과 자연스럽게 친하였던 자자와 달리 내겐 모두 낯선 식물들이었다. 나는 철쭉을 싫어한다. 서스펜스의 여제라 불리는 <레베카>의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는 <레베카>에서 "...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괴물들, 적진으로 돌진하는 대군. ... 지나치게 아름답고 지나치게 힘이 넘쳤다. 식물 같지가 않았다. ... 철쭉의 이글거림은 짧은 아름다움이었다. 오래가지 못하는 아름다움말이다." 등으로 표현한다. 난 정원에 심어진 철쭉이 조야한 조화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것은 철쭉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의 소회다. 저자가 소개하는 자연의 철쭉은 '발걸음을 붙잡는 철쭉'이라는 소제목처럼 내 시선을 붙잡았고, 그래 너 아름답구나, 진달래와 또 다른 멋이 있고 그윽하구나, 하고 승복하게 만들었다. 철쭉 어디서나 보고 잘 아는 식물인 줄 았았던 흔하디 흔해서 질리는 이글거리는 철쭉이 아니었다. 이러하듯 식물분류학자인 저자가 전하는 식물은 모두 귀했고, 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이런 식물도 있어요~라는 소개에 그치는 것이었다면, 그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화병에 꽂힌 꽃만, 고가의 인테리어용 화분에 심겨진 식물만 전부인 줄 알았던 내게 자연을 이루는 풍부한 식물에 대해 소개하며 저자는 이들의 소멸에 대해 전한다.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 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이 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어 주는 것이 그들의 숙명처럼 느껴지는. 자연인 식물이 소멸하고도 우리가, 인간이 살아 갈 수 있을까. 우리가 자연의 소멸을 두려워하고 있기나 한 걸까 모두 사라져 저자의 초록목록에 밖에 남지 않게 될 때 과연 우리도, 인간도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도 기록에만 남게 되지 않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걸까.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걸까. 존재조차 몰랐던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의 식물이 기록되어 진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의 생을 한반도에서, 지구에서 이어가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작가의 소중한 초록과 목록이 그 쓰임을 다하여 그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 남는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
| 우리땅 초록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반복해서 읽고싶은 책. 함께 살고 있는 초록들을 다시 멈추어 보게 하는 책입니다. 식물 분류학 분야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무너진 흙들을 다시 잡아주고. 우리 땅에 자리잡고 우리땅임을 증명해주는 초록이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네요. |
| 작가님의 식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던 책이었습니다. 강연을 먼저 듣고 괜찮아서 책도 검색해보게 되었습니다. 식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자료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나들이를 할때 자연의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것 같습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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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임 작가의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은 식물분류학자이자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저자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러 식물들을 관찰하고 또한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느꼈던 여러 생각과 감정들을 풀어내고 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이 책의 구성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른 형식의 글보다 필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보다 더 잘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잘 기능하고 있기도 하였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하여 제가 알지 못했던 (또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던) 여러 식물들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큰 메리트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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