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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해도 아이들이 싫어하면 말짱 황이다. 우리 어릴 적엔 책이 귀했고, 특별히 재미있는 오락거리가 많지 않아서 놀다놀다 지치면 책이라도 읽었지만 요즈음 아이들은 책보다 즐겁고 재미있는 게 너무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책은 좋은 것이고, 책을 읽어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한들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될까?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으면 하는 게 부모의 바람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키우는 건 쉽지 않음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종류는 대부분 사주려고 노력하지만 가끔.. 작은 녀석이 좋아하는 만화를 보면서 이런 책도 사줘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만화를 보면서도 만화 안의 다른 것을 읽을 줄, 볼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문학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너도 나도 인문학을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물론이거니와 청소년용 책에서도 인문학을 이야기한다. 만약 내가 어릴 적에 이런 책들이 나왔다면, 보다 폭 넓은 사고를 하고, 보다 풍요로운 학창시절을 보냈을까? 이 책은 모두 8명의 강사가 강의 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영화 읽기와 글쓰기, 역사속의 위대한 임금 세종대왕,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춘기 시절 가장 민감한 자신의 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 슬픈 시를 통해 만나는 감정, 과학자의 행복, 동물을 통해 보는 약점을 극복한 이야기까지. 공부에 치여 생각 없이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영화를 통해서 보는 인생의 전반적인 이야기, 역사 속 위대한 왕인 세종대왕을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를 질투하라는 이야기,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야기, 어른이 되는 사춘기 아이들의 몸 변화를 장미란과 전지현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 낸 이야기, 공자를 통해 바라본 그 시대와 지금 현재 찾아가야 하는 자기다움의 이야기, 슬픈 시를 통해 실패와 슬픔을 축하하는 법을 배우라는 이야기, 도도새는 멸종했지만 펭귄은 살아남은 이야기와 힘도 없는 치타가 달리기 왕이 된 이유를 읽으면서 자신을 뒤돌아보면 좋겠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자존감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자신과 이야기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생기는 보물 같은 것이다. 혹 아이들에게 목적 없이 공부만을 강요하는가? 그렇다면 부모가 먼저 생각하면 좋겠다. 아이가 진짜 원하는 인생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를 스스로 깨닫도록 시간을 주는 것.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어느 정도 방황하기 마련인데 그 방황을 조금 일찍 하는 사람이 있고 늦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살면서 흔들립니다. 그런데 저는 그 방황이 여러분 나이 때 하는 게 가장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방탕 하는 방황이 아닌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는 그런 얘기입니다. (186-187) 나이 40이 넘어 방황하는 것보다는 아직은 젊은 청춘이 방황하는 게 아름답다. 그런 방황들이 모여 자신을 만들 테니까. 인문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생각하는 것. 어쩜 인문학을 강조하는 건 질문이나 의문이 없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내 인생에, 내 앞날에 의문을 제기하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