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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이래로 우리의 생활은 전과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겪었다. 지금도 아련하게 그리운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사라지게 된 근본원인이 컴퓨터라 할 수 있다. 학창시절 공학용 계산기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참 많이 편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컴퓨터를 떠나서는 모든 생활이 안 될 지경에 이르렀으니, 천지개벽이란 말은 이럴 경우에 쓰는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런 컴퓨터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까? 얼마나 많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흥미롭기도 하지만, 이러다가는 우리 인간이 컴퓨터에 종속되는 것은 아닌지 자못 불안하기도 하다. 프랑스의 과학자 '알랭 슐'이 쓴 이 책 [미래의 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에 사용된 기술과 학문에 대해서, 그리고 새로운 부품으로 무장할 미래의 컴퓨터의 발전방향과 실현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수많은 부속품과 스스로 진화해가는 컴퓨터의 미래를 들여다 본다는 것이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으로서는 조금은 난해하지만,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그 개념만은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다. 현대과학의 근간은 수많은 학자들의 끊임없는 문제제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무한개념이라고 한다. 무한대와 무한소 그리고 무한복잡성이 바로 그것인데, 인간은 마이크로스코프(현미경)로 무한소를, 텔레스코프(망원경)로 무한대를 그리고 컴퓨터라는 매크로스코프로 무한복잡성을 정복하였다. 컴퓨터는 우리가 자연을 과학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자체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컴퓨터의 핵심부품은 트랜지스터이며, 이런 트랜지스터 수억개가 모여 전자소자를 구성하는데 우리는 이를 마이크로 칩이라 부른다. 마이크로 칩의 용량에 대해서는 무어의 법칙이 성립하고 있다. 1965년 고든 E. 무어는 단일 마이크로 칩 상의 트랜지스터 수가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것은 마이크로 칩의 작업속도 즉, 컴퓨터의 성능도 동일한 비율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무어의 이 예측은 과학적 근거는 없었지만 정확하게 실현되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한다. 현재 22나노미터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집적회로가 출시되었지만 소형화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속도라면 2020년 경, 더 이상의 소형화를 시도하는 것은 어려워 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 존재하는 트랜지스터는 1947년 벨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처음 발명하였지만 제조공정의 난이로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그러다 1950년대 말 실리콘을 사용한 평면기술의 발견으로 제조가 용이해지면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더불어 업체들간의 소형화 경쟁도 치열해졌다. 오늘날에는 집적회로의 탄생으로 수백억개의 트랜지스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소형화가 한계에 도달해 가면서, 학자들은 소형화를 지속적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분자전자공학은 그 중 하나이며 분자트랜지스터나 자성트랜지스터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의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트랜지스터 자체를 용도폐기 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트랜지스터의 소재가 무엇이든지 간에 언젠가는 더 이상 크기를 줄일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고, 그럼에도 컴퓨터의 성능을 계속해서 향상시키려면 연산과정 자체의 성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DNA 분자의 복제메커니즘을 이용한 바이오컴퓨터나, 나노 스케일에서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을 이용한 양자컴퓨터가 바로 그러한 연구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러한 대안들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수많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컴퓨터의 고성능화를 향한 인류의 욕망은 이것들을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대안들의 장점 및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기본지식을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보과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읽기에 그리 부담은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일상 어느 곳에서나 우리와 함께하는 컴퓨터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