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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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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표지에 <숨, 소리 : 02>로  상단에 표기가 되어 있는데,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의 여러 소리, 우리 삶의 생생하고 진솔한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며 숨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문학 시리즈로 그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책 두께라서  가볍게 읽기에도 부담 없는 이야기책이었다. 사이즈는 작은 책이지만 그 안에는 총 여섯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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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표지에 <숨, 소리 : 02>로 
상단에 표기가 되어 있는데,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의 여러 소리, 우리 삶의 생생하고 진솔한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며 숨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문학 시리즈로 그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책 두께라서 
가볍게 읽기에도 부담 없는 이야기책이었다.


사이즈는 작은 책이지만 그 안에는 총 여섯 작가의 단편 
소설을 담아 놓았기에, 서로 다른 주제의 여러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어서 훨씬 흥미롭게 읽기 편한 소설이었다.

<별 사이를 산책하기> 표제작을 비롯한 여섯 작품은 
'여성동아 문우회' 회원들의 작품을 모았다고 하는데, 
작고하신 박완서 님을 비롯해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작가들의 모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면서 작품집도 내어 왔다고 한다.




 


유덕희 작가의 <별 사이를 산책하기>, 박재희 <홀연>,
유춘강 <레몬>, 한수경 <나비머리핀>, 이남희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 권혜수 <그 여름 뙤약볕> 
이렇게 총 6편의 짧은 단편 작품들을 하나로 모았다. 

그중에서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는 창작 소설이 
아닌 에세이 작품이고, 마지막 그 여름 뙤약볕은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한 사도세자 그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그 어머니 영빈 이씨의 삶을 소설 형식을 빌려서 
재조명한 이야기이기에 또 다른 독특한 구성이었다.


총 여섯 편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의도한 주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각기 다른 스토리를 대표하는 
주인공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소는 
다름이 아닌 어머니와 아버지 그들의 부모에 
대한 내용이었다. 부모의 삶을 엿보면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있지만 여유롭지 못한 
현실에 자의반 타의 반으로 홀로 세상에 내버려진 
주인공은 생존의 삶을 겪게 되지만 나 역시 
수레바퀴처럼 또다시 부모가 되어가기도 하고, 
부모 세대의 불편한 시대적 상황 아래에서 파탄 나는 
가정에서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기도 하는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주로 그려졌다. 

가장 첫 번째 작품인 <별 사이를 산책하기>에서는, 
한국에서 고단한 어머니와의 삶을 도피하듯이 찾아온 
필리핀 사설 어학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어학연수를 온 한국 아이들의 삶도 돌아보고 있다.

밖에서 보기에는 구김 없어 보이고 화목해 보이는 
가정도 그 속내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을지,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라도 부모의 삶이 어떻게 
우리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두 번째 <홀연>에서는, 엄마의 바람을 뒤로하고 
속세를 떠나 출가를 하기로 한 주인공이 찾는 구도의 
길에서, 다시금 되새겨 보는 여자로의 삶과 어머니가 
그에게 남겨놓은 마음의 빚의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하면서 읽었던 다음 작품인 
<레몬>에서는, 어린 시절 원만하지 않던 부모의 삶으로 
 결국 고모의 손에 위탁하여 커나간 주인공은 첫사랑의 
아픔과 험한 세상에 홀로 서고자 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나비머리핀>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지배하던 
우리 부모 이전 세대에 결국 파행적으로 치닫던 
기형적인 가족 구성 역시 암묵적으로 자행되던 
당시의 모습을 철없는 딸아이의 눈에 비추고 있다.
나 역시 부모가 되면서 내 아이를 위하는 가슴에 
그 무게감과 책임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때로는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던 시대적 상황의 
폐해에 내몰린 아이들과 요즘도 뉴스에 간간히 
보도되는 부모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만행을 
벌이는 사건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별 사이를 산책하기 작품 중 유일한 에세이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는, 6.25 전란을 겪으신 
저자 부모님의 힘겨웠던 부산 피난살이를 
떠올리면 현재의 삶을 비교해 보는 '몸시계와 마음시계 
맞추기'와 어린 시절 마음을 잡지 못했던 저자의 
인생의 길을 안내해 주는 어머니와 선생님의 모습을 
현재에 다시 닮아갈 수 있을지 질문을 던져 본다.

마지막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 이씨의 시점에서 
자식의 죽음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 아픔을 가슴으로 
담아내야 했던 <그 여름 뙤약볕> 역시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말문을 터뜨리는 
말은 '엄마'라는 단어일 것이다. 그만큼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일 터인데 
그 끈이 끊어진다면, 홀로 맞이해야 하는 세상 가장 
큰 암흑이 너무나 두렵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싶다.

뱃속에서부터 나를 감싸 안아주고 세상의 등불이 
되어 준 엄마라는 존재는 다시 또 자식에게 
대물림되면서 그 존귀함은 계속 이어질 터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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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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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앤솔러지. 여섯 작가의 여섯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 작가들의 단편(한 작가는 에세이이다) 소설 주인공들은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들의 흐름과 끝이 밝고 편하지가 않았다. 나는 많은 충격을 받았다. 왜 하나같이 다 마음에 아픔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안타깝고 한숨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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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앤솔러지. 여섯 작가의 여섯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 작가들의 단편(한 작가는 에세이이다) 소설 주인공들은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들의 흐름과 끝이 밝고 편하지가 않았다. 나는 많은 충격을 받았다. 왜 하나같이 다 마음에 아픔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안타깝고 한숨만 나왔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모든 이야기들이 전해주는 내용은 여러 의미에서 교훈적이다. 여성으로서 정신 차리고 살지 않으면,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부모가 부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나'는 더 강해져야 하겠다는 그런 교훈...

소설이든 에세이든 자기개발서이든 어떠한 종류의 책이든 간에 나의 독후는 항상 안도의 한숨과 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로 결론이 난다. 편하게 읽고 싶은 책 들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절대 편하지 않다. 더 정신 차려야지라고 독려한다.

나는 서평을 할 때, 스포가 될 만한 글을 쓰지 않는다. 책 소개나 옮긴이의 말, 책 뒷표지 정보나 추천글들도 독서가 끝난 후 읽는다. 그렇기에 최대한 글을 아낀다. 그래서 내 생각이 많이 깃든 서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짧게 풀어 보자면 모든 단편에서 주인공들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였다는 것이다. 단편이라서 이야기의 마무리가 더 이어졌더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뒷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하다. 모든 주인공들이 내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인사 나누는 그런 여성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응원이 필요한 주인공들.

 

한 마디 -, 즐겁게 읽고 싶었지만, 마냥 그럴 수 없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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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n*****h 2022.08.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별 사이를 산책하기] 각기 다른 시대를 산 여섯 여성이 바라본 우리의 삶
"[별 사이를 산책하기] 각기 다른 시대를 산 여섯 여성이 바라본 우리의 삶" 내용보기
이 책 『별 사이를 산책하기』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6명의 작가가 각 1편씩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책 안에서 숨쉬고 있다. 여섯 작가는 여성 월간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 당선자들의 모임이다. 독자들이 잘 아는 고(故) 박완서 작가도 이 문우회 소속이었다. '문우회'는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를 계기로 사회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 결성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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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별 사이를 산책하기』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6명의 작가가 각 1편씩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책 안에서 숨쉬고 있다. 여섯 작가는 여성 월간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 당선자들의 모임이다. 독자들이 잘 아는 고(故) 박완서 작가도 이 문우회 소속이었다. '문우회'는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를 계기로 사회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 결성되었다고 한다.

한국 현대 문학의 거목 고 박완서 작가가 『나목』으로 등단했다. 박완서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완서 작가를 굳이 거론한 이유는 이 책에 「레몬」이라는 작품을 내고, 「들어가는 말」에서 그를 말했기 때문이다. 유춘강 저자는 "여성동아 문우회의 구심점이었던 박완서 선생님 생전에는 비교적 자주 모였고, 작품집도 냈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이후에는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여성동아 문우회 작품집을 냈고 점점 기회도 모임의 횟수도 줄어들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별 사이를 산책하기』는 『마냥, 슬슬』을 이은 ‘숨, 소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숨, 소리’는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의 여러 소리, 우리 삶의 생생하고 진솔한 소리, 우리 내면의 다양한 소리를 담아내며 숨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문학 시리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인생을 소재로 한 단편 6편이다.

연령도, 시대도, 상황도 각기 다른 여섯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동아 문우회의 회원 여섯 작가가 마치 그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생히 보여준다. 이 책의 표제어가 된 유덕희의 「별 사이를 산책하기」에서는 필리핀 사설 어학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어학원에 온 한국 아이들은 저마다 아픔을 안고 있다. 사실, 주인공인 나 역시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도피하듯 필리핀으로 건너왔다. 그들은 어떤 아픔을 품고 있는 것일까.

 


 

이어 박재희 작가는 「홀연」에서 주인공 박동자는 삶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자 출가를 한다. 사실 누구든지 살다 보면 문득 왜 사는 것인지 답답하고 어디론가 떠나고픈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인공 박동자는 '홀연' 떠나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떠나서 어디로 간다는 말’인지 명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다 박동자는 출가를 하기로 결심한다. 엄마는 그런 동자에게 “심심하지? 할 일 없지? 젖 보채는 애가 있나, 밥 달라는 신랑이 있나, 똥 기저귀 찬 노인이 있나.”라고 쏘아붙인다.

박동자는 결국 출가를 하고, 삶의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레몬」은 작은 식당 '레몬키친'의 이야기다. 모든 메뉴에 레몬이 들어가는 작은 식당 ‘레몬키친’을 운영하는 주인공 나에게 레몬은 첫사랑의 은유와도 같다. 하지만 많은 첫사랑이 상큼하고 향기로울 수만은 없듯이 주인공 '나'의 첫사랑도 그랬다. 나는 17세 학창시절 첫사랑으로 아이를 낳게 되고 홀로 키운다. 그러가 하면 게이였던 아버지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 버렸다. “쓸데없이 사랑은 참 슬프고 종종 아픈” 것일 수밖에 없을까를 저자 유춘강은 탐구한다.

 


 

한수경 저자의 「나비머리핀」에서 어린 동이는 외갓집에 간 엄마가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지만 엄마는 돌아오질 않는다. 동이네 아빠는 옹기 공방 연합회 회장으로 일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공방 일은 뒷전이고 회장 역할을 수행하느라 바쁘다. 덕분에 엄마는 집안일에 공방 일꾼들 식사며 공방 일까지 맡아 하느라 몸이 둘이어도 부족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파마 머리에 나비머리핀을 꽂은 젊은 여자를 집으로 데려 온다.

동이네 집안은 이때부터 평지풍파가 인다. "불꽃이 날름거리는 뱀의 혓바닥처럼 동이를 홀리려 들었다. 동이의 몸이 자꾸 흔들렸다." 가마 굽는 집안의 이야기다.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란 제목의 두 편의 에세이가 눈에 띈다. 다른 다섯 편의 단편소설과 달리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는 두 편의 에세이가 실렸다. 하나는 ‘몸시계와 마음시계 맞추기’로 불면증을 겪은 저자의 경험과 사색의 내용으로 꾸며졌다. 나머지 하나인 ‘생은 다른 곳에’는 저자의 유년시절 경험과 함께 부유하는 현재의 삶, 현대인의 삶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마지막 「그 여름 뙤약볕」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조선시대 왕의 아들로 태어나 세자가 되었지만 아버지 영조의 미움을 사는 행동으로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스토리와 배경에 대해 잘 아는 내용이다. 소설, 영화, TV 드라마, 역사학자들이 잘 다루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조의 아들이지만 엄마는 당시 조선시대 천한 신분의 무수리 이씨다. 이 소설은 무수리 이씨의 시선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전개된다.

비록 왕의 아내이고, 세자의 어머니지만 역사에서는 그를 조명하지 않는다. 신분이 천했기 때문이다. 그를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면 영조가 천한 신분 출신이라는 게 자꾸 거론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삶이 얼마나 기구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의 죽음을 숨죽여 봐야 했던 어머니 영빈 이씨의 삶은 또 어떠했을지. 저자는 「그 여름 뙤약볕」은 뒤주에 갇히고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는 아들을 지켜보는 어머니 영빈 이씨의 이야기를 따라갔다.

 


 

 

저자 : 유덕희
부산 동래 온천장에서 53년 태어나, 공무원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4학년 재학시절(1975년)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하얀 환상》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같은 해 KBS TV 연말특집극 〈언니의 연인〉이, 1984년에 MBC 라디오 장편드라마 〈잊혀진 여인이 추억을 말할 때〉가 당선되었다. 장편소설집 《하얀 환상》 《사랑 또 한잔》 《불타는 미루나무》 등을 펴냈고, KBS 라디오 드라마 〈보람이네 집〉〈바다의 노래〉 〈이회영〉 등을 썼다.

저자 : 박재희    
충북 제천출생으로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산조 최옥삼 류 이수자이다. 1989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춤추는 가얏고'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중단편소설집 『양구』, 장편소설 『더러운 사랑』, 장편동화 『대나무와 오동나무』, 어린이 정보책 『우리 음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흥과 멋이 묻어나는 전통음악』 『단소교실』 『가야금 교본』『징을 두드리는 동안』 등이 있다.

저자 : 유춘강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신중초등학교, 은광여중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처음 쓴 《29세》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후 소설을 쓰고 있다. 현재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거주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있는 카페 ‘아노말리’와 ‘멜림바가든’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에세이 소설을 준비 중이다.

저자 : 한수경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그들만의 궁전》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7년 시나리오 뱅크 공모전에서 <대여인생〉으로 시나리오 부문 우수상, 2011년〈영웅은 없다〉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장편 《그들만의 궁전》 《영웅은 없다》 《아라비안나이트인서울》 《탐닉》 《하나아카리》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중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자 : 이남희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후 무작정 상경 교사가 되었다. 1986년 소설 《갑신정변》이 당선되어 1989년 전업작가로 나섰다. 이후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여러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게 되었다. IMF 시기에 자기 발견을 위한 '자서전쓰기' 강좌를 시작했ㄲ다. 현재 명상에 집중하고 있는데 6년째 초보자다. 대표작으로 《사십세》, 《플라스틱 섹스》,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쓰기》,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수업》 등이 있다.

저자 : 권혜수
1983년 《소설문학>에 단편이 당선되고, 1987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여왕선언>이 당선되었다. 연이어 중편 두 편이 KBS 문학상을 받고, 오 랜 시간이 지난 2007년 SBS 특집드라마 공모에 당선되었다. 한때는 '프랑소와즈 사강'을 꿈꾸었다.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오진 꿈도 꾸었다. 그러나 인생이 그러하듯 문학도 지리멸렬, 작가라는 정체성이 궁색할 정도로 요즘 새삼 생각한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인가.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인가. 어쨌든 죽을 때까지 쓰는 것으로 나 자신과 손가락을 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c*****0 2022.08.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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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이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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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빈이는 초등 3학년.고작 열 살이다. 영어 배우기에는 나이가 어릴수록 좋아서라고? 그게 아니었다. 혼자서 빈이를 키우던 젊은 엄마다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해야 했으니까 빈이를 필리핀에 떨군 거였다. 명랑한 빈이는 낮에는 누나들의 귀염을 받으며 잘 지내는 득하지만 밤에는 무서움과 외로움에 떤다. 보다 못해서 내 방으로 불렀더니 자다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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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빈이는 초등 3학년.고작 열 살이다. 영어 배우기에는 나이가 어릴수록 좋아서라고? 그게 아니었다. 혼자서 빈이를 키우던 젊은 엄마다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해야 했으니까 빈이를 필리핀에 떨군 거였다. 명랑한 빈이는 낮에는 누나들의 귀염을 받으며 잘 지내는 득하지만 밤에는 무서움과 외로움에 떤다. 보다 못해서 내 방으로 불렀더니 자다가 불쑥 내 젖가슴을 주무르는 바람에 놀라 깨어났다. (-21-)

 

 

-겁외현재(劫外現在).

홀연 떠오르는 말입니다. 무슨뜻인지 설명하고싶지만 어렵습니다. 추억도 현재고, 현재도 현재다, 이렇게 설명해도 모자람을 느낍니다.

"언니, 꼭 출가해야 해? 참선 잘 된다며,어디서든 잘 하잖아. 그런데 왜?이유라도 말해 줘. 언니." (-46-)

 

 

물 속으로 레몬을 쏟아부으며 그 애와 라즈베리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던 새벽을 생각했다. 그날 둘이 먹다 남긴 라즈베리 아이스크림 통이 아직도 냉동실에 있다. 갑자기 궁금해진 나는 레몬을 씻다 말고 냉장고 쪽으로 가서 냉동실의 문을 역고 얼굴을 들이밀었다.차가운 냉기가 얼굴에 닿았다. 이젠 그 애가 아니라 '그' 라고 해야 할 만큼 시잔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하다. (-83-)

 

 

"여자가 살든 아줌마로 살든 그건 네 맘이고! 조상님이야 이미 돌아가신 분이니까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네 딸은 어떻게 볼래? 조상님음 몰라도 네 자식한테는 죄인이야? 제 시집갈 때 아비로 나갈래? 어미로 나갈래?" (-111-)

 

 

동이와 청이가 굴 마당에 함께 나왔다. 청이는 2학년이지만 동이는 아직 학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바늘 가는 데 실가는 것처럼 청이가 학교에 갈 때면 언제나 동이도 함께 나왔다. 올수가 등교할 아이들의 인원수를 하나하나 확인한 후 학교로 향했다. (-143-)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틀린 소리였다.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생각은 나와 별개인 생명체처럼 그저 일어나는 거였다. 대부분의 생각은 뜬금없이 일어났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돌아다녔다.

'괴로워서 이대로는 살 수가 없네.'

철학을 전공하고 정신 분석을 받고 심리치료를 공부했다. (-172-)

 

 

우리에게 주어진 찰나의 순간들을 문학에 담아 놓는다. 어떤 수단이나 도구 없이 오로지 날 것 그대로의 문학적 나체에 , 문체라는 옷을 덮어서, 우리에게 날것에 양념을 입힐 때가 있다. 그대로 응시하기에는 불편하고, 불공정한 하나의 장면들이 서서히 깨어나게 되었으며, 나에게 필요한 고유의 내면 세계를 읽어 나갈 수 있는 무의식이 가지는 강력한 동기의식을 내면화하곤 하였다.

 

 

여성동아 문우회 앤솔로지에는 여섯 작가에 의해 여섯 단편 소설이 소개되고 있었다 1984년부터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는 그들의 문학적 사유는 우리 삶의 시대적 상황과 시대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민족으로 생각하였던 우리의 삶의 밑바닥에는 소수자에 대한 절망과 고뇌를 외면하고 있었으며, 오로지 나의 생각이 나에 대한 정답으로 생각하면서, 주어진 삶에 대해, 소수를 외면하면서 착각하면서 살아오게 된다. 그래서, 어떤 착각을 느끼게 되면, 문학을 통해서, 나의 가치관에 대해서, 하나하나 시침과 분침을 재조정할 수 있다.서로에 대한 소중함과 깊은 연민이 샘솟게 되는 그 순간이 반드시 내 앞에 놓여지게 되는 순간이다.

 

 

나이를 떠나서, 삶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비슷한 경험, 비슷한 감정과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른에게 감춰진 내면속 아이가 숨어 있었다.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고, 그 아이는 그런 아픔을 겪는 시행착오를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소설 한 켠에 숨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사회가 만든 제도권 밖에 있는 사람들,관계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즉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어떤 행위를 할 때, 법적인 혜택이나 보호를 받지 못할 때가 있다.그런 경우에 대해 법의 사각지대,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부르고 있었다.즉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가지 불법적인 행위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이들의 마지막 수단이 되고 있었다. 삶을 응시하고, 삶에 대한 갈망이 현재하지만,그것이 결단코,나를 이해시킬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는 건 여기에 있다.서로 보듬어 안아가며, 서로에 대해 배려와 겸손을 강조하지만, 이러한 것도 학습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 되물어 본다.여섯편의 소설에서, 일상 속의 찰나의 순간들을 담아내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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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2022.08.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독서기록] 별 사이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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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여섯 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분위기의 여섯 편의 글들을 선사한다. 앤솔러지 문집의 좋은 점이다. 심오해 졌다가, 울다가, 미소짓다가, 심각했다가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감정이 휙휙 오가는 것을 느낀다. 요즘처럼 좋은 소식 전해지지 않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여섯 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레몬'을 선택하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긴가민가 해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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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여섯 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분위기의 여섯 편의 글들을 선사한다. 앤솔러지 문집의 좋은 점이다. 심오해 졌다가, 울다가, 미소짓다가, 심각했다가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감정이 휙휙 오가는 것을 느낀다. 요즘처럼 좋은 소식 전해지지 않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여섯 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레몬'을 선택하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긴가민가 해서 책소개를 다시 읽어보고 온 참이었다. 내용 중 에세이는 이남희 작가님의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 뿐이지만 여섯번 째 글을 빼고 다섯편은 왠지 소설보다는 에세이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목차-

책 내용 엿보기

 

아이들은 필리핀으로 귀양살이를 간다. 엄마가 재혼해서, 이혼한 부모 어느 누구도 아이를 반기지 않는 그런 이유로.. 아이들을 관리하는 주인공 역시 말썽투성이인 엄마의 뒷바라지에 구석으로 몰려 필리핀으로 도망하듯 떠나왔다. 낭만주의자 미용사 엄마는 애인이 자주 바뀌고 실연 후에는 또 내일은 없다 주의로 사는 염세주의자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지진 후 아이들을 달래며 도전장을 내밀듯 다짐한다. '나는 바퀴처럼 오래오래 살아갈 것이다. 화석이 될 때까지 질기게 버텨내고 말것이다.'

남자들은 엄마를 파먹고 소라 껍데기처럼 텅 빈

껍데기만 해변에 던져 놓았다.

별 사이를 산책하기 26p


 

충동적으로 폰을 버리고, 차를 팔고, 독립도 했다가 사표도 내는 주인공.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 만나는 사람, 직업등 모든 것들의 가치가 흔들리는 그녀는 세상의 것을 훌훌 털어버리려고 출가를 한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곳 저 곳 암자를 헤매던 중 깨닳음보다는 속이 더 시끄러워졌다고 느낀 건 나만일까?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다른 모든 것들이 가치가 없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이별의 충격은 정말 컸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나같으면? 아마 겁이 많아서 여자몸으로 저렇게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타지로 떠돌지는 못할 듯 하다.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이런 우연한 일, 현실과는 동떨어지는 로맨스가 일어날 일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는 글. 학창 시절에 좋아해서 자주 들었던 레몬트리가 등장하고, 누구나 꿈꾸어 볼 법한 나만의 가게를 운영하며

첫사랑의 아이를 나아 기르는 아웃사이더 기질의 주인공. 글에서 레몬향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자신의 불행을 눈물로 풀어내면서 살기보다는 레몬에이드에 희석해서 욕 한 줌 얹어 마셔 버리는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다.

백배 공감하게 되는 내용. 기억은 항상 후각과 미각 청각에 연결되어 있어서

공기냄새만으로도 과거의 어느 시간으로 데려 놓는 것을 안다.

누구나 한가지쯤 소울 푸드가 있지 않을까?

아프면 생각나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오래 끓여낸 미역국처럼..


 

아들을 낳는 도구, 집안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일꾼으로 여겨지던 아내이자, 딸들의 엄마, 며느리. 딸을 낳으면 밖에서 첩을 데리고 들어와도 허물있는 여자의 탓이 되었던 옛 여인들의 고된 삶이 뜨거운 불 속에 녹아 있는 작품이다. 속상하다. 


 

지금 나의 불면은 과거의 어느 부분에서 기인한걸까?

원인은 짐작하지만, 치료법을 찾지 못하는 불면.

불면의 밤을 가진 나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진 부분.


 

임금인 아비로부터 꾸중을 들으면 폭식을 한 사도세자. 그의 아비인 임금은 그에게 좋은 아비도 스승도 아니었다. 그의 몸을 두고 신하들 앞에서 조롱하고, 물으면 묻는다고 묻지 않으면 묻지 않는다고 꾸중했다. 아들의 병증은 깊어만 갔다. 그의 아비도 출신때문에 손가락질 당한 과거가 있었다. 상처는 치유받지 못하면 타인에게 전달된다. 그것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비처럼 쏟아져 내리니 견딜 수 있었을까? 어떻게 아들의 죽음 앞에서 자신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것 또한 궁중에서 바로 처신하지 못하면 죽음을 당하는 현실에 절여진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글이 눈물을 자아냈다. 죽음 후에야 어머니의 품에 안길 수 있던 세자.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 레몬이랑 순서를 바꿔 넣고 싶었다 나도 엄마로서 혹시나 나의 상처를 내 아이에게 대물림 한적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에이는 밤이다.

#별사이를산책하기 #한국소설 #엔솔로지소설집 #숨쉬는책공장 #여성동아문우회 #네이버리뷰어스클럽 

m****9 2022.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별 사이를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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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안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엔 좀 특별한 타이밍인 것도 같네요. 여성의 글이 가진 위대한 힘을 알아채고 싶었던 지금 딱 만나야했던 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은 책에서 만난 소설들이 가진 내면적인 고급진 글맛에 기분 좋은 쇼크를 느낍니다. 어디가 고급지냐고 물으신다면,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 하기 위해 천천히 고지로 이끄는 정성스러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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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안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엔 좀 특별한 타이밍인 것도 같네요. 여성의 글이 가진 위대한 힘을 알아채고 싶었던 지금 딱 만나야했던 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은 책에서 만난 소설들이 가진 내면적인 고급진 글맛에 기분 좋은 쇼크를 느낍니다. 어디가 고급지냐고 물으신다면,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 하기 위해 천천히 고지로 이끄는 정성스러움과 섬세함에 있다고 해야할까요. 결정적으로 독자에게 좋은 여운을 남깁니다.

 


 

 

여성동아 문우회는

1968년 부터 시작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들의 모임입니다. 50여 년 간 박완서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꾸준히 활동을 해왔고, 1984년부터 꾸준히 1~3년에 한 번씩 회원들의 작품을 모은 작품집을 내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기회로 알게된 이름들을 비롯해서 확장되는 독서를 경험합니다.

 

 

유덕희 - 별 사이를 산책하기

박재희 - 홀연

유춘강 - 레몬

한수경 - 나비머리핀

이남희 - 잠들지 못하는 행성에서

권혜수 - 그 여름 뙤약별

 

독자의 배경으로 좀 더 큰 여운이 남는 글이 분명 있겠지만 여섯 작가의 여섯 개의 소설은 각자 고유한 맛을 지닌 만큼 최상의 비빔밥을 완봉한 듯한 건강한 만남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홀연] 하나만 얘기해보려 합니다.

 

홀연

저자 박재희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어쩌다 가야금에 혼이팔려 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이수자가 되었고, 가야금 타는 스승님께 넋을 놓아 <춤추는 가얏고>를 썼다. 《양구》 《어쩌, 트로트》 《짐을 두드리는 동안》 《대나무와 오동나무》 등의 책을 냈다.

 

( 저자의 이력은 참으로 독특하고도 특별한 소설의 주제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

 


 

♡ 소설의 주인공 박동자는 가야금 학원 원장으로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먹고 살만은 했지만 막연히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디로부터 떠나고자 하는지 끝없이 물어왔지만 답을 내기는 어려웠고 막연히 현실과 가족, 특히 엄마를 떠나고 싶어합니다. 원가족으로부터의 드러나지 않는 박동자의 내면적 상처와 회피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사랑에 서툰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더군요.

 

 

 

p 41

무엇으로부터 떠나서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자기로부터의 혁명, 소유에서 무소유로, 어쩌고 저쩌고 고상하게 정의할 자신은 없더군요. 내가 대답할 수 있는건 오직 하나, 당장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야 한다는 사실 뿐이었습니다.

홀연 중에서

 

 

이것들이 박동자를 감싼 보자기의

씨줄과 날줄이긴 하지만

이것이 박동자일리는 없습니다.

 

박동자가 떠나고 싶어 하는 목록을 보자니 어쩐지 버릴만큼 끔찍해 보이지는 않는 것들인데 굳이 버리고자 하는 마음의 소용돌이가 궁금해집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다 훌륭하고 멋져보이는데 본인 스스로는 본인의 삶이 갑자기 허탈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누구나, 어느 자리에서 어떤 삶을 살던지 우리가 자신을 의심해보는 순간은 이렇게 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글 속에는 박동자와 어머니의 미묘한 심리들이 숨어있어서 마음이 푹푹 빠지는 문장들이 많았는데 모녀관계가 가진 미묘함과 박동자를 찿고 싶어하는 박동자의 마음에 많은 공감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떠난다는 것이 속세를 떠난 출가라면 좀 극단적인 선택이긴 합니다만, 그것을 실천으로 옮겨내며 겪는 박동자의 심리변화가 참 공감되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익히 머리로 알고, 가슴으로 알고, 잘 살아 왔다고 자부함에도 나에게는 답이 없습니다...

 

p 70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숲속은 크고 작은 나무들로 빽빽합니다. 출근길 1호선지하철 같습니다. 1호선 지하철이 끔찍해서 국악단을 떠났지요. 3호선 지하철이 징그러워서 엄마를 떠났지요. 다시 만원 지하철을 탄 듯한 이 느낌. 살아서는 못 벗어날 것만 같은 이 숨 막힘은 무엇일까요. 숨을 안 쉬어야 숨이 막히지 않는 것인가요.

홀연 중에서

 

아프고 말을 안듣는 몸을 이끌고 또 뻔한 반찬이나마 손수 밥을 해서 딸을 먹이려하는 엄마를 대하는 박동자의 마음이 어떤지 저는 너무 알겠더라구요. 엄마를 향해 감사하다고, 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박동자의 마음은 설명할 길이 없는 아픔을 느낍니다. 차라리 엄마를 외면하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왼손에 힘이 없어서 오른손으로 돌솥을 옮기는 엄마를 나는 외면합니다... 엄마의 여생에서 돌솥을 옮길 사람은 내가 아닌 엄마니까요...

 

 

 

이 한 페이지 안에서만도 저는 얼마나 멈추어 있었는지요. 여러 절을 헤메고 스님들을 찾으며 답을 구해보는 사이에 외면해오던 엄마의 진밥과, 오이무침을 떠올리며 사뭇 그리움을 느끼는 박동자는 이제 더이상 엄마가 계시지 않는 속세로 내려 와야했습니다. 엄마가 계시지 않는 속세는 산을 오를때보다 결코 가볍지 않을 곳이기에 가슴이 무거웠어요. 그리고 저도 엄마 생각에 한참을 산속을 헤메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k*******5 2022.08.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