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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인 동시에 사회적, 경제적, 도덕적, 철학적 요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개입되어 있는 존재이다 보니, 진화의 관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데 이런 여러가지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인간에 대해 파헤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매우 흥미로운 접근방법이며,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의 틀을 좀 넓혀준 책이라는 면에서 아주 훌륭하다. 그냥 배고프니까 먹고, 좋으니까 사랑하고 결혼을 해서 가족을 이룬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그 안에는 아주 복잡다단한 이야기들이 녹아들어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일단 식생활이나 의학적 처방에 대한 조언이 넘쳐나고 한때는 좋다고 하던 음식이나 약이 나중에는 나쁘다고도 비판받게 되는 일도 흔한데, 이것 역시 개인별 차이와 지역적, 진화적 차이는 물론 그 전문가들의 한계를 염두에 두었어야 하는 거였다. 혼인제도는 해당 사회의 권력구조와 연관이 많다. 지금은 모든 시민이 평등하다고 하기에 과거처럼 소수의 남성이 다수의 여성을 차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들이 여성들과의 성적 접촉 빈도가 높다는 사실! 남녀의 차이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만들어진 면도 있겠지만 그 영향은 미미하며, 동물계에 존재해 온 암수 차이가 있는데 이런 생물학적 차이를 서로 명확히 인정하고, 사회적 양성평등을 이루는 게 낫다는 이야기. 동물들의 동성애 사례와 성적 성향은 선택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 동성애 성향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동성애자에게 부질없는 혐오감을 갖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이야기, 번식가능 연령과 함께 삶이 끝나지 않고 폐경 이후에도 사는 할머니들의 가족 내에서의 역할 및 부계불확실성 등의 사례로 보는 부모투자에 대한 이야기...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언론이 확산시킨 대중적인 믿음과 현재 과학 지식의 격차가 크다고 생각되는 주제들을 골라 이 책을 썼다." 아주, 재미있는 분의 독특하고 참신한 책이다. 동물과는 다른 우리 인간에 대해 한발짝 더 알게 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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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존, 번식, 유대에 관한 다윈의 작은 가이드’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만큼 이 책은 분명 진화생물학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을 원리에서부터 시작해서 그 응용까지 다루거나, 어떤 특정한 주제에 천착해서 그것을 깊게 다루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몇 가지 흥미있는, 저자가 뽑은 주제들이다. 그 주제들은 부제에서 보듯이 인간의 ‘생존, 번식, 유대’에 관한 것들인데, 이것들이 어떻게 나타나냐면, 식생활, 진화의학, 혼인제도, 정치체제, 남자와 여자의 차이, 동성애, 가족에 관한 얘기들로 나타난다. 진화생물학에 익숙한 이라면 그다지 새로운 얘기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 주제들을 가만 보면 뭔가가 있다. 바로 많은 사람들이 ‘좀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으로 인정하자는 것은 남녀 평등을 부르짖는 이 사회에서 그다지 환영받을 만한 얘기가 아니다. 동성애에 관한 얘기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런 주제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감사의 글’에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 “나는 언론이 확산시킨 대중적인 믿음과 현재 과학 지식의 격차가 두드러지게 크다고 판단되는 주제들을 골라 이 책을 썼다.” 스스로 이런 주제와 그 주제들에 대한 결론, 혹은 논의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가능성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못미더워하는 독자들을 위해 상당히 자세한 주석을 달고 있고, 참고문헌도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분명하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정립된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그게 ‘과학적으로’도 옳을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활짝 드러내 이야기하고, 그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하고(인종별 다양성까지 반영하여), 차이가 나는 원인을 설명한다면 진정한 사회적 양성평등을 이루는데 필요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133쪽) “(동성애에 관한) 생물학적 결정요인을 왜 밝혀야 할까? 반계몽주의를 퇴치하기 위해서다. 특히 인간의 사생활 영역에서 소수자에 대한 억압을 없애려면 이런 태도는 사라져야 한다.” (150쪽) 말하자면, 과학적인 자세가 정치적으로도 올바를 수 있다. 이 얇은 책자로 인간의 생존, 번식, 유대에 관한 진화생물학의 모두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을 이야기해야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우선 쉽다.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한 내용 하나면 소개하면 이렇다. 아기들은 보면 외가쪽 사람들은 보통 그 아기가 아빠를 닮았다고 한단다(정말 그런가?) 그런 인척 관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대부분 아기가 엄마를 훨씬 많이 닮은 것을 평가하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가 소개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여러 나라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이런 기이한 현상은 아빠들이 부성(父性)에 대해 가질지도 모르는 의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무의식적 조작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161쪽) 자식이 내 자식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아빠와 확신할 수 있는 엄마 사이에 나타나는 자식에 대한 투자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론의 다른 적용인 셈이다.
(201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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