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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책으로
읽은 이들은 의외로 적다. 고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들의 대부분은 그 유명함
만큼 많은 이들이 그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고전은 그렇게 그 내용을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적게 읽히고는 한다. 아이러니한 일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틀즈라는 팀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그들의 노래도
어떤 형태로든 자주 접하게 된다. 비틀즈의 노래를 한곡도 모르거나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상당히 적을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틀
린 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유명한 비틀즈이기에 그 멤버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물론 그 네 명의 멤버들 중에서 조금 더 유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물론 비틀즈를 아는 사람보다 그 멤버
들을 아는 사람들이 더 적을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비틀즈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비틀즈의 멤버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두 명의 멤버들은 알고 있
을 것이다.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은 비틀즈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데 여기에서도 고전의 아이러니는 일어난다. 이렇게 유명한 비틀즈의 멤버들이고,
솔로로도 성공했으멩도 그들의 노래는 의외로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들의
팬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존 레논의 경우에는 죽음으로 더
욱 그 노래들이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반면에 살아있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폴
매카트니는 분명 가장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함에도 솔로로서의 모습이 분명하게 그
려지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들 중에 나도 속해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폴 매카트니의
앨범을 제대로 들은 것은 바로 이 앨범 New가 처음이었다.
그의 히트곡들은 꽤나 많이 있으며, 잘 알려진 곡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비틀즈의
그림자가 또한 가장 강하게 드리워진 멤버이기도 하며, 솔로로 활동하면서 존 레
논과의 라이벌 관계 때문에 그 활동이 살짝 가려진 멤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솔로로서의 폴 매카트니는 분명 엄청난 성공을 거뒀음에도 그 성공이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지 않는 불행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비틀즈의 히트곡
들 중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대표족으로 사랑받는 곡들을 많이 만들었던
폴 매카트니였기에, 그의 노래는 기본적으로 비틀즈와 같을 것이라는 선입견 속
에서 사람들을 찾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성공했음에도 조금 이상한 솔로 활
동으르 폴 매카트니는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선입견은 이 앨범을 듣겠다
고 선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앨범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은 아마도 21세
기식으로 세련된 비틀즈의 노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폴 매카트니는 그런
선입견을 제대로 무너뜨려준다. 이 앨범에서 비틀즈의 그림자는 결코 찾을 수 없
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틀즈가 해체하고 폴
매카트니가 솔로로 활동한 기간을 생각하면, 그의 노래에서 비틀즈의 색이 나타
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앨범은 폴 매카트니가
그동안 보여줘 온 모습과도 살짝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범의 타이틀처럼 이
앨범은 새로움을 찾아서 거장이라고 불릴 수 있는 팝계의 전설이 만들어내는 익
숙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음악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의 곡
들이 분명히 지금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노래들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음에
도, 또한 그 음악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묘한 매력을 이 앨범에 담긴 노
래들은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이 이 팝의 거장이 여전히 현
재 진행형의 멋진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증명하
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이 New인 것은 바로 이제부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거장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폴 매카트니가 펼치는
또 다른 음악의 세계가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것을 이 앨범은 알리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이 듣고 싶다면,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몇십년의 팝계의 흐름을 예측해 보고 싶다면 이 앨범은 그러한 흥미를 충분히
채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