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국제도시 단둥에는 국경이 없다
"국제도시 단둥에는 국경이 없다" 내용보기
“매일 퍼 줘봐야 북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몫은 하나도 없다. 표독한 지배층이 군수물자 등의 구입에 우리가 제공한 모든 것을 사용할 따름이다.”   대북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소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일면에서는 중국은 우리보다 더 막대한 물자를 북한에 쏟아 붓고 있으며, 그 결과 북한의 많은 개발이 중국의 힘을 빌려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국제도시 단둥에는 국경이 없다" 내용보기

“매일 퍼 줘봐야 북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몫은 하나도 없다. 표독한 지배층이 군수물자 등의 구입에 우리가 제공한 모든 것을 사용할 따름이다.”

 

대북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소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일면에서는 중국은 우리보다 더 막대한 물자를 북한에 쏟아 붓고 있으며, 그 결과 북한의 많은 개발이 중국의 힘을 빌려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혹 붕괴한다면 당연히 북한은 우리와 하나가 될 거라고 말하지만, 우리보다 중국이 심적, 물적으로 북한과 하나 될 확률이 더 높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큰 나라다. 영토의 규모 자체가 차원이 다르며, 노동력 측면에서도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다. 대립 구도가 맞다면 우리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그저 ‘한민족’이라는 정서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 역시도 하나의 편협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에는 대립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그러하듯 국가 간의 관계 역시도 설명이 힘들 정도로 복잡한 양상을 지닐 때가 많다.

 

북한과 중국이 맞닿은 부분에는 두 개의 강이 흐른다. 하나는 북한 사람들이 탈북을 위해 주로 넘는다는 두만강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강폭이 넓고 물살이 세다고 알려진 압록강이다. 둘 다 나는 가보지 못했다. 그저 지명으로만 누차 접해 왔을 뿐이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단둥은 중국 랴오닝성에 있으며, 압록강변 하구에 위치한다. 북한의 도시 신의주와는 철교로 오갈 수 있는 국경도시로, 두 도시는 사실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폐쇄적인 정책으로 워낙 세상 흐름과 뒤떨어진 북한이다 보니 우리는 한 때 북한이 중국보다 잘 살았다는 사실을 잊은 지 오래다. 그래서 단둥을 생각하면 신의주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았을 것 같다. 하지만 두 도시의 관계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맺어지지 않았다.

 

중국 사람이면 중국 사람이고 북한 사람이면 북한 사람이라고 지금껏 나는 단순하게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단둥 지역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크게 네 부류(북한 사람과 북한 화교, 조선족과 한국 사람)로 나눌 수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이념에 따라 굳게 그어진 국경선으로 인해 북한 사람과 한국 사람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없다. 반면 북한 화교와 조선족은 상대적으로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일이 수월하며 남한과 북한 양측과 모두 접촉을 할 수 있는 이점을 지녔다. 조선족이 상대적으로 자본주의에 너무 노출됐으며 친 중국적인 성향을 지녀 믿을만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북한 화교는 조선족에 비해 중국적인 성향이 왠지 덜할 거라는 판단이 선다. 어느 하나를 단 번에 택하기도,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어쨌건 국가가 둘로 나뉘지 않았더라면, 둘로 나뉘긴 했더라도 서로가 자유롭게 소통할 자유가 있었더라면 끼어들 틈이 없었을 북한 화교와 조선족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사실 네 집단을 구분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모두가 한국어를 공유하는데, 한국 사람을 제외한 셋이 사용하는 언어는 상당히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이들은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는 일도 잦다.

국경을 오가는 상품을 살펴보면 국적의 혼재는 더욱 심해진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산은 100% 중국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보장치 않는다. 단둥의 많은 기업에는 이미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중국 땅에서 만들어졌으므로 'Made in China'이지만 실상은 북한 노동자들이 만든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아예 북한에서 만들어진 상품도 존재할 수 있다. 북한산이 중국을 거치면서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수입되기도 한다. 아예 사장은 한국 사람이고, 중간 관리층은 북한 화교나 조선족, 노동자는 북한 사람인 경우도 잦다. 이미 실생활에서는 국경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교류를 막고,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다니 조금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언제까지나 저임금 노동을 북한 노동자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형성된 북한 노동자들의 저임금이 많은 기업들이 선호할 성질의 것이며, 당분간은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거다. 그리고 중국 단둥은 중국과 북한, 한국 삼국의 교류 속에 국제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인간의 마음속에선 허물어지지 않은 국경이 단둥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달의 사락 q*****2 2014.0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