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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이경원 선생님을 지난 주(2020.1.17) 춘천교육대학교 석우관 305실에서 만났다. 서정초등학교 근무 당시(2012년) 학교장이었던 이우영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교과서를 버려보라"는 말을 듣고 당혹감이 들었지만 주제 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했다고 한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주제 중심 교육과정 수업의 달인으로 전국구 선생님이 되셨다.
교사에게 교과서는 무엇인가?
교과서=바이블이다. 5공화국(전두환 대통령) 당시 교과서 집필진들은 당대 최고의 사람들이었다. 삽화가로부터 시작하여 각 분야 최고 권위가들이 동원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지급된 수당은 명성에 비해 아주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살벌한 군부 독재시절에 그 누가 국가의 부름에 거절할 수 있었겠는가! 교과서보다 질 좋은 교재는 없었다. 말 그대로 국가에서 나오는 교과서는 표본 그 자체였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어떤가? 시중에 나온 교재만 보더라도 교과서를 능가한다. 집필진만 비교하더라도 그다지 월등하다고 볼 수 없다. 교재의 평준화가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도 교사는 교과서를 바이블과 같이 일점일획도 바꾸려고 하지 않을까?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잘 표현한 훌륭한 교육 자료이지만 안타깝게도 교사들의 창의성을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과서로 인해 교과서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교과서 흐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심리를 낳는다"(197)
주제 중심 교육과정은 교과서를 교과서답게!
주제 중심 교육과정은 다양한 배움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어주는 배움의 끈이다. 1년 동안 배울 각각의 내용들을 몇 개의 덩어리로 잘 엮어서 무엇을 배우는지 학습자가 알고 능동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주제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은 아이들의 배움이 깊고 행복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고민이며, 학교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다.
단위 시간만을 보는 관점에서 학기 단위, 월 단위, 주 단위로 관점을 넓히는 것이며 교과서 대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의미있는 주제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경원 선생님은 강의 때 손때가 묻은 스케치북을 수북히 가지고 와서 책상에 펼쳐 놓는다. 학생들이 직접 정리한 공책도 있고 교사 본인이 직접 주제망을 그린 교육과정 공책도 있다. 교육과정 작성을 위해 쉬운 컴퓨터 로그램을 활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케치북에 직접 손으로 만년필과 색연필을 이용하여 교육과정을 직접 쓰면서(그리면서) 새 학기를 준비한다고 한다. 교사의 상상력을 펼치는데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편안함과 익숙함에 대충 컴퓨터 프로그램을 돌리고 파일화 시켜서 제출하면 그만인데 일일히 손으로 쓰면서(그리면서)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교육과정을 짠 것을 보니 교육과정의 대가다웠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배움이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배운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른 학생들과 협력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들을 이용하여 배운 지식을 내면화 할 수 있도록 주제 중심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한다. 국가교육과정(NC)을 기반으로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TC)을 짠다고 볼 수 있다. 그 어떤 학교도 흉내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교육과정인 셈이다.
(공동) 저자들은 주제 중심 교육과정을 짜는 방법을 단계별로 제시해 주고 있다. 교사들이 함께 모여야 하고 될 수 있으면 그해 12월 말까지 다음 년도 학년이 정해질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겨울방학 기간은 오로지 동학년 교사들이 모여 주제 선정을 위한 교과 마인드앱을 짜고 주제별 관련 교과 단원 추출 및 교과 구성표 작성, 주제 마인드맵 작성, 주제별 통합 활동 재구성표를 작성하는 고단한 일을 하는 시간들이다.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을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주제 중심 교육과정에서 교과를 통합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평가'에 관한 부분이다. 단순히 활동을 위한 교육과정이 아니라 성취기준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학습 과정을 통해 제대로 교육과정을 이해했는지 돌아보는 것이 평가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주기적으로 그 결과를 통지한다.
"평가는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먼저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나중에 평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를 먼저 생각하고 교육과정을 생각해야 한다"(371)
실제로 이경원 선생님이 직접 만든 평가지(논술형, 서술형)를 보니 헉, 소리 날 정도로 정교하고 수준 높은 평가임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평가는 학부모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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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바꾸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하라! 참 어렵습니다. 어느 덧 16살의 교사가 되었습니다. 16살 동안 버릇이 생겼습니다. 수업은 교과서대로 합니다. 가끔은 앞 뒤로 바꾸어서 수업을 하지만, 교과서로 수업을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교과서를 버리라고 합니다. 교과서를 버리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칩니까? 저자들은 말합니다. 교과서를 버려야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지가 보인다고....
방학을 버려라! 놓은 방에 배울 학입니다. 배움을 잠시 놓으라고 하는 시기입니다. 다시 생각하니 배움을 놓으라는 것입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니 가르침은 놓지 말아야 합니다. 가르침을 놓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기가 방학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방학동안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시도교육과정을 펼치고, 핵심성취기준을 확인하고, 핵심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교재(교과서 포함)를 재구성하고, 주제별로 통합하여 수업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 눈높이와 함께하는 초등교육이 이루어질 거라고 합니다.
아, 나는 누구인가? 또 고민을 합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어떤 교사인가? 나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차라리 읽지 말 것을 모르면 모르면 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을 괜히 읽었습니다. 고개가 숙여집니다.
서우철, 이경원, 한은정 선생님의 고생(?) 그 고생을 책으로 담았습니다. 그 고생은 아이들에게 행복으로 태어납니다. 아이들의 행복은 교사의 행복으로 선순환됩니다.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이경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묻고 또 묻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결정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저에게 묻습니다. 지금처럼 살래? 공부할래?
차라리 읽지 말 것을... 그런데 이미 읽어 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