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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예술이 흐르는 도시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름다운 글들이 눈으로 들어와 음악이 되어 귀로 전해지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에 접어들게 한다. 바흐의 음악처럼 경건하다가도 브람스 음악처럼 편안한 분위기에 젖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의 멜로디가 되기도 한다. “음악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두 팔과 같다.”고 말하는 레코드 가게 주인인 클로드의 말처럼 마치 어릴 때 엄마가 품에 안고 들려주던 미지의 아름다운 동화처럼 글이 부드럽고 감미롭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만난 베르나데트 할머니의 고향인 알프스(리비에 달르몽)에서 바라본 6월의 잔설 속에 피어난 수선화 밭 그리고, ‘마 논 트로포’ 음반가게에서 턴테이블 위에 LP레코드 올려놓고 바흐의 음악을 듣는 그 정경과 유리에 그림을 그리는 마리린 가게의 유리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바깥풍경, 도시 전체가 빛으로 춤을 추는 리옹의 빛 축제 풍경들이 저절로 눈앞에 그려진다. 보들레르 시를 좋아해서 그 시를 원문으로 읽고 싶어 불어를 시작하였고 보들레르와 생떽쥐베리를 만나고 싶어 프랑스 리옹까지 가게 되었다는 작가의 서문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헤르만 헷세와 전혜린을 좋아하여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였던 젊은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프랑스에 도착하여 불어를 더 배우기 위해 찾아간 베르나데트(도미니크 마리) 할머니를 만나면서부터 작가의 꿈은 마치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한 것 같다. 프랑스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작가의 순수성과 진솔한 마음이 생면부지의 먼 이국 땅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글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풍성하게 삽입된 사진들이 너무 아름답다. 마치 사진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예술의 도시 리옹의 아름다운 삶을 직접 보는 듯 하다. 사진 잘 찍는 사람은 글이 부족하고 글 잘 적는 사람은 사진이 부족한 그런 책들이 많았는데 이 책 속의 사진들은 작가의 눈과 마음으로 직접 담은 것들이라서 그런지 글을 읽지 않아도 사진들이 그 모든 것을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에펠탑이나 루브르박물관을 보고 싶어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에겐 이 책이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이 책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지루한 자장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남부에 위치한 예술의 도시 리옹을 마음과 심장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레코드가게와 헌책방을 지키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신발과 모자, 비단천을 짜는 장인들, 초콜릿 명가와 현악기를 만드는 그들의 삶과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이 책 한 권에 녹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거리의 재즈 연주가들과 리옹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작가의 눈을 통하여 보여준다. 비단짜는 카뉘에선 날실, 씨실, 북, 실톳, 잉앗대 같은 우리말로 풀어 설명한 대목에선 마치 베틀에 올라앉아 삼베를 짜는 우리네 정경이 오버랩 된다. 그리고 이 책은 표지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책도 음식과 마찮가지로 시각적인 첫 느낌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책을 처음 집어들고 대충 넘겨보아도 삽입된 사진들이 많고 그 사진 또한 아름다워 글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만 읽혀지긴 아까운 책이다. 어쩌면 프랑스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불어로 번역이 되어 먼 이국 땅의 이방인이 본 프랑스의 예술과 장인들의 삶을 그들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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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이 이렇게 멋지 도시였던가, 감탄하게 만드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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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은 모두 빨간 지붕을 얹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하나 우리나라의 아파트처럼 재미없어 보이지는 않았다. 시간을 거스른 듯한 묘한 느낌에 빠져들려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프랑스 ‘리옹’이라는 도시에 대해 나는 중세의 여느 도시에 막 발을 디딘 듯한 첫 인상을 받았다.
고등학생 시절 제2 외국어로 프랑스 어를 배운다는 나에게 어떤 이는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의 소설 ‘어린왕자’를 프랑스 어로 읽는 호사를 누리겠다며 부러움을 표했었다. 보들레르의 시를 원문으로 읽고 싶어 프랑스 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결국 언어에 매료돼 프랑스 리옹으로 거처를 옮겼다. 프랑스라는 나라를 언급할 때면 모두가 떠올리는 수도 파리를 놔두고 리옹을 택한 이유가 자못 궁금했는데, 그녀가 늘어놓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어떠한 정보도 가지지 못했던 리옹이라는 도시에 대한 호기심이 한껏 증폭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어로서 그녀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그 곳에서 만났다. 리옹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그녀의 관심에 인터뷰이들은 전적으로 화답했다. 예술가들은 자기만의 깊은 세계를 갖고 있기 마련이라지만 리옹에서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있자니 우리와는 다른 몇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전통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어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돈을 잘 벌어 경제적으로 궁핍함 없이 사는 걸 인생 최고의 목적으로 여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예술가의 길은 고달프기 짝이 없는 무언가에 불과하다. 제 자녀가 재능을 타고 났을지라도 애써 이를 무시하고 억눌러가면서 결국에는 남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인간으로 우리의 교육은 길러내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프랑스 인들에게선 그에 따른 강박관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가 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고,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일을 즐기는 태도가 앞서 느껴졌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는 것일까. 고작 서른 밖에 되지 않았을지라도 기꺼이 비단을 짜고 신발을 만들고 초콜릿을 만드는 일에 제 모든 것을 바치는 일이 가능하단 사실이 신기했다. 그 이면에는 전통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이 깔려 있었다. 우리는 개발 과정 속에서 서양의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다 보니 반대로 우리 것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모든 것이 상부에서 일방적으로 도입됐고 강제됐다. 프랑스는 혁명을 겪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근대에서 현대로 역사를 전개시켜왔다. 남의 것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것에 이를 접목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기층의 삶은 우리나라처럼 지각변동을 겪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들의 것에 대한 파괴되지 않은 수요가 폭넓게 존재했다. 따라서 실력만 충분하다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처럼 대학 이름에, 대기업에,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무언가에 매달리지 않는 문화 역시 이러한 흐름이 견고하게 형성되는 데 한 몫 했을 것 같다. 음악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자신의 판단에 꼭 들어맞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가면서도 인형을 놓지 않았던 마리오네티스트들의 삶도 멋졌다. 모두가 똑같지 않아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리옹에서 그녀가 만난 이들은 도시민 특유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정장을 갖추어 입고 첨단 기기를 소지한 채 도시 한복판을 위풍당당하게 걷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충분히 생기 넘치는 모습을 띠고 있었다. 진정 본인이 좋아하고 또 잘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그들에게서 느껴졌다. 그런 이들이 모인 도시 리옹은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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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건 시간과 관심의 투자다. 그에 상응하지 않는 책보기는 괴로운 일이다.
비문, 앞뒤 맞지 않음, 문장구조의 엉망, 어떤 자신감으로 이런 글로 책을 내는지, 작가나 출판사나.
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곰씹어 본다.
루이 14세의 모습은 (위엄 있고 늠름한 기상을 뽐내며) 광장에 설치되었다. 모습은... 설치되었다. 이게 문장인가?
민중봉기를 일으켰다... 노동자반란으로 기록되어 있다...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서... 2차 민중봉기가... 그들은 민중봉기를... 근위대는 그들의 폭동을 진압... 45, 46쪽 보들레르의 리옹 시절에 나오는 문장 중에서. 민중봉기, 노동자반란, 폭동? 도대체 하나의 사건을 하나의 일관된 개념으로 진술하지 못하는 건 무엇인가? 그냥 아무 단어나 끌어다 쓰는 건가?
이런 예는 거의 매 쪽에서 한두 개씩 발견된다. 책읽기가 괴로운 일이다. 여행기 아닌 체류기라고 해서 한없이 무책임하게 가벼운 일부 블로그 여행기와 다름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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