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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처음 일주한 사람들이 남긴 가장 불운한 유산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준 것이다." 세계 일주의 역사는 대양과 신대륙을 두고 패권을 다툰 강대국들의 각축장의 역사였다. 저자 조이스 채플린(Joyce E. Chaplin)은 서두에서 위와 같이 토로한다. 그녀의 단언은 19세기에 들어 더욱 뚜렸해졌다.
Joyce E. Chaplin (출처: http://scholar.harvard.edu/joycechaplin)
그녀가 총 776쪽에 걸쳐 펼쳐 보이는 방대한 지오드라마는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막은 지구의 크기 앞에서 갖게 되는 '두려움', 이어 2막은 인간이 그 거대한 지구를 길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 마지막 3막은 그렇게 길들이는 행위가 정말 유익한 것인지 헷갈리게 되는 '의구심'이다. 내가 보기에 이는 저자가 '찰리 채플린'과 성이 같은데 착안, 영화나 드라마처럼 구도를 잡아보려 한 듯싶다. 이또한 나름 독창적이지 않을까. 마젤란이-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일주에 나선 때는 1519년 8월이었다. 이어 드레이크, 댐피어 등 뛰어난 모험가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한편으로 약탈꾼의 면모도 지녔다. 식수, 식량과 무기 등 보급품을 실어 갔지만 쓸 만한 지도와 해도가 거의 없던 시절 헤매기 일쑤였고, 그러다보니 원주민들과 교역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을 때에는 약탈 등 폭력적 방법으로 연명해야 했다. 사실 마젤란이 여행 도중 사망(1521년 4월)한 것도 막탄 섬에서 벌린 원주민과의 전투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이와 관련하여 흥미진진한 내용이 깨알같이 흩어져 있다. 가령 현지에서 수로 안내인을 납치하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또한 탐험에 필요한 로프와 작은 모자가 은화 수백 개보다 더 가치가 있었고, 모험담은 대나무 마디를 잘라 양쪽을 밀랍으로 막고 거기에 보관되었다고 한다. 사실 저자가 방대한 세계 일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훑어볼 수 있는 것도 다 그들이 남긴 기록 덕분일 것이다. 처음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각축전이었고, 나중에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가세한다. 그들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교역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약탈과 해적질로 향신료, 금과 은 그리고 보물들을 끌어 모았다. 이렇듯 신대륙에서 끌어 모은 수많은 재화와 부는 유럽의 중상주의를 부흥시켰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0살 때 댐피어의 탐험 이야기를 읽은 후 바다를 유달리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니얼 디포는 댐피어의 모험담을 흉내 내어 '로빈슨 크루소'를 창조해 냈다.
"당신이 79일 만에 세계 일주를 한다면, 이 두 손으로 박수를 쳐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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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조이스E. 채플린이라는 분입니다. 역시나 역사(미국사) 교수님이고 하버드 외 4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제1막 두려움 일반적으로 마젤란이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한 사람이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은 아니라고 합니다. 마젤란은 단지 유럽에서 향신료가 유행하던 시절 향신료를 찾기 위해서 떠났고 힘들고 긴 항해 끝에 필리핀까지 가서 수천명의 필리핀 전사들에 맞서 싸우다 죽게 됩니다. 마젤란의 동료인 피가페타는 '적들은 쇠창과 죽창과 투창을 들고 한꺼번에 함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우리의 거울이자 빛이며 기둥인, 우리의 진정한 지도자를 살해했다.'라고 기록을 합니다. 1장은 대항해 시대 초반 스페인과 포르투갈 간의 경쟁 그리고 망망대해라는 두려운 미지의 세상을 나아간 탐험가들, 특히 마젤란의 여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들의 내용은 앞선 탐험가들의 이야기가 유럽에 전해져 상상력과 호기심이 증폭되고 국가의 자존심과 향신료와 무역이 걸린 항해 경쟁이 심화되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유럽인들은 적극적으로 무력을 사용하고 동양과 신대륙에 무역로를 개척하여 필요한 것들을 거래하거나 빼앗기도 합니다. 특히 저자는 중간 마다 항해로 생긴 괴혈병을 극복하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시간 흐름에 따라 항해로 인한 선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도 설명합니다. 제2막 자신감 19세기 유럽인들은 세계를 거의 정복하였고 위험이 줄어들어 세계 일주를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배를 호화스럽게 꾸미거나 배에서 연주회를 열기도 합니다. 우편 시스템이 구축되어 우편물이나 편지를 보내기도 하며 각종 탐험기, 모험기가 출간되기도 합니다. 이젠 탐험의 목적이 단순히 향신료에서 벗어나 과학탐구와 측량 으로 변화하고 대표적으로 찰스 다윈의 비글 호 스토리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9장 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치는 제국주의로 변모하고 산업화가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범선은 이제 돛대가 필요없는 증기선으로 교체되고 세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더 빠르게 이동하면서 바다 위에서 일류 호텔같은 식사를 즐기는 등 호화를 누리게 됩니다. 철도는 이제 유럽을 점령하고 전신회사들은 협력을 통해 대서양에 케이블을 깔았고 화물이나 사람보다 빨리 전보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의 첫부분에선 대서양은 두려움과 신비 그 자체였는데 케이블이라니 ;;;; 1800년도 말 이젠 아시아 국가들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일본 사절단은 해외 순방을 통해 외교교섭과 각종 지식들을 습득하였고 돌아와서 여행기를 출간합니다. 이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 세도정치시대였고 바깥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죠
제3막 의구심 이젠 세계 일주 비행을 시작으로 세계의 하늘을 정복하게 됩니다. 물론 그 목적이 순수하지만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시에는 여행목적의 세계 일주는 당연히 힘들었겠죠 전쟁이 끝나고 국가적 차원에서 주도하는 우주시대가 왔고 다시 대항해 시대 처럼 미지에 세계를 개척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동시에 바다에는 요트를 타고 일주를 도전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GPS같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시 인간은 거친 바다와 싸우기 시작합니다. 물론 옛날 처럼 국가가 지원이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업의 후원을 받아 개인이 도전하게 됩니다. 저자는 우주기술의 발전수준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신기술에만 매달리지 않고 과거의 기술을 다시 검토해 보는 것도 제안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지구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지구를 통제하려 들지 않을까 독자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던집니다. 제2장 자신감이 생겨 기술을 발전시켜 빠르고 편리하게 세계 일주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전쟁과 환경파괴로 인해 기존의 방법에 대해 제3장 의구심을 가지며 끝을 맺는 것같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다른 어떤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지구에서 마지막 커튼을 내리는 대신 지구를 잘 돌봐야 할 것 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를 몹시 그리워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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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14-147 『 세계 일주의 역사 』 조이스 채플린 / 레디셋고(RSG) 1. 어릴 적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고 꿈을 키웠다. 나도 한 바퀴 돌아야지. 그러나 한 바퀴는 커녕 몇 번 나가보지도 못했다. 요즘 여행서적이 눈에 자주 들어오는 것을 보면 떠나고 싶은 꿈이 계속 자라고 있는 모양이다. 2. 인간이 세계 일주를 시작한 것은 1519년으로 기록되어있다. 거의 5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전 지구 차원에서 이뤄진 인간 활동 중 가장 오래된 전통으로 기록된다. 세계 일주를 위한 개개인의 활동은 미미하게 느껴질지라도 그 에너지는 아무나 낼 수 없는 일이다. 3. 하버드 대학교의 미국사 교수인 지은이 조이스 E. 채플린은 범선을 타고 대서양 한복판에서 지내던 중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게 된다. 소설 속 주인공인 영국 신사 포그는 런던의 한 클럽에서 (그 당시)현재 수준의 여행수단이라면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4. 그리고 실제로 입증해 보이라는 클럽 회원들의 성화에 떠밀려, 런던을 떠나 여행길에 오른다. 때는 19세기 후반이었다. 다행히 증기기관이 있었고,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었고, 상업용 여행 서비스가 있었다. 이런 요인들이 1870년대에 80일 동안의 세계 일주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5. 세계 일주에 대해 호기심이 왕성해진 지은이는 세계 일주를 다룬 역사서를 찾기 시작한다. 수많은 자료와 많은 시간의 노고를 쏟아 부은 결과가 이 책이다. 탐험과 세계일주는 차원이 다르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행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일주는 흔한 일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어떤 여행도 어떤 경험도 지구를 통째로 한 바퀴 도는 경우는 드물다. 세계 일주는 시간과 공간과 죽음, 세 가지 방법으로 측량되는 지구만의 특별한 것이다.” 6.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를 내칠 수 있다는 ‘두려움’, 우리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기술과 정치적 연합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꾸준한 ‘자신감’,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다. 7.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모험가들부터 소개된다. 태평양의 카울루, 지중해의 오디세우스, 7대양의 신드바드, 중국의 손오공 등. 실제 상황은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그러나 마젤란은 세계를 일주하지도 못했고, 일주할 생각도 없었다. 그의 목표는 오직 향신료의 땅을 찾는 것이다. 8. “세계 일주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망률이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결국 세계 일주는 지구와의 전쟁이었다.” 아쉬운 것은 여러 장의 세계 일주 지도가 나오는데 단 하나도 우리나라를 거쳐 간 세계일주자가 없다. 일본은 거쳐 간 흔적이 보인다. 그나마 한국에 대한 자료가 나와서 체면 유지는 된다. “한국은 1896년에 민영환(閔泳煥)이 러시아 특별대사로 임명되며 세계 일주 클럽에 합류했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6년이 지난 1959년이 되어서야 출판된 민영환의 여행기 《해천추범 海天秋帆》은 서구식 측량과 시간 산정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파리의 정오는 우리 서울의 저녁 8시 15분과 같다. 영국 런던의 0시 11분은 청나라 베이징의 오후 6시 16분에 해당한다. 아시아와 아메리카는 앞뒤로 붙어 있어서 낮과 밤이 서로 반대가 된다.’”
9. 무엇이 그들을 세계 일주의 여정에 오르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각기 목적이 있긴 했다. 대부분이 세계 일주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었던 마음이 컸으리라 짐작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꽉 찬다. 그러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닌지라 이런저런 관계로 함께 움직인 사람들은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들의 희생은 묻히고 맨 앞에 이름을 적었던 당사자만 기억하는 현실이 마땅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