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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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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사흘 낮 사흘 밤 넋을 잃고 하늘이 통째로 내려앉은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본다 그 광활한 규모를 생각하는데 왜 하필 이런 말이 떠오를까 ‘북한보다 넓은 만주벌판은 없다’ 통일부를 드나들던 어떤 기자가 한 말이라고 한다 나는 섬나라에서 왔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시인의 시구   2013년 12월 6일(금) 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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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사흘 낮 사흘 밤 넋을 잃고

하늘이 통째로 내려앉은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본다

그 광활한 규모를 생각하는데

왜 하필 이런 말이 떠오를까

‘북한보다 넓은 만주벌판은 없다’

통일부를 드나들던

어떤 기자가 한 말이라고 한다

나는 섬나라에서 왔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시인의 시구

 


2013년 12월 6일(금) 정희성 시인이 나팔꽃 공연에서 위 시를 낭독했다. 나팔꽃 공연이라고는 했지만 동인 중에는 김현성 가수만 참여한 조촐한 자리였다. 시인은 여름에 다녀온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보며 우리는 섬나라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북녘이 오랫동안 막혀 있으니 실상 섬나라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도 시인은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벽 6시면 일어나 운동을 하고 점심은 밖에서 해결한다고 했다. 이러한 삶의 자세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도 어김없어서 “감옥 밖이 차라리 감옥인 세상”(「물구나무서서 보다」)에서 “더는 슬픈 기념일을 만들지 말자”(「2010년」)고 호소한다. 여생을 편안하게 살고 싶지만 세상이 시인을 가만두지 않고 있다.



그리운 나무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시인의 본령은 애틋한 그 마음, 나직한 그리움이다. 세상을 향해 올곧은 소리를 낼 때도 고함을 내지르지 않았다. 나직하지만 변함없이 이어가는 올곧은 소리를 냈다. “그대에게 가닿고 싶네 / 그리움 없이는 시도 없느니 / 시인아, 더는 말고 한평생 / 그리움에게나 가 살아라”(「시인」)라고 하지 않는가. 시인은 “친구가 눈감던 날 / 나 문득 두려움 느꼈네 / 이 사랑 영원할 수 있을까”(「선물」)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배가 고프고 / 사랑에는 죄가 없네 / 님이여 그대 평생 일군 초원으로 / 나는 내 어린 짐승들을 몰고 가리”(「유목민」)라고 노래한다. 그 길에서 시인은 친구와 오래 함께하기를 빌고( 「그 꽃 좀체 필 기색 없으니」), “몸을 낮추어 스스로 광량(光量)을 조절”하는 사람들을 살피며, “눈물이 그렁그렁”(「교감」)해진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3.12.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