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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을 여행하다, 낯선 사람을 여행하다 (집을. 여행하다)
"낯선 집을 여행하다, 낯선 사람을 여행하다 (집을. 여행하다)" 내용보기
2006년, 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와 맺었던 약속대로 저는 낯선 땅으로 1년간의 상주 여행을 떠났고, (7~8쪽)이 '스스로와 맺었던 약속'을 이행한 이후에 저자의 삶은 많이 변한 것 같다. 여행 중에 피할 수 없는 것은 낯선 집에 머문다는 것이다. 저자의 여행이 특별했던 것은 그 낯선 집이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현지인의 집이었다는 것이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무
"낯선 집을 여행하다, 낯선 사람을 여행하다 (집을. 여행하다)" 내용보기

2006년, 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와 맺었던 약속대로 저는 낯선 땅으로 1년간의 상주 여행을 떠났고, (7~8쪽)


이 '스스로와 맺었던 약속'을 이행한 이후에 저자의 삶은 많이 변한 것 같다. 여행 중에 피할 수 없는 것은 낯선 집에 머문다는 것이다. 저자의 여행이 특별했던 것은 그 낯선 집이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현지인의 집이었다는 것이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무엇이든 그 시작은 작은 것 같다. '스스로와 맺었던 약속'을 지킨 것이 그 이후로 저자의 많은 것을 바꿔놓은 것처럼, 그 스스로 맺은 약속의 이행 장소인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조안나가 제안한 고고학 여행을 가면서 조안나의 집에서 자게 된 이후로 저자에게 많은 가족들과 집들이 생기게 된다. 책이 다른 책들을 안내하듯이 친구가 다른 친구를 안내하면서 저자는 낯선 집들에서 그들의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며 같이 먹고 마시고 얘기하고 웃으며 즐기는 낯선 집 순례를 이어간다. 


이것은 단순한 집에 대한 순례가 아니었다. 저자는 그 집 안을 둘러보고 집주인의 성격을 짐작한다. 그것은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방식, 생각, 그리고 그 집에 베어 있는 숨길 수 없는 사람의 향기에 대한 여행이었다. 그것들을 통해 이 세상에 다양하고 다른 삶들이 존재하고 모두 존중받을만 하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낯선 여행자와 며칠 동안이지만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은 승낙을 해준 이들에게는 예상하지 않은 낯선 행복이 찾아왔을 것이다. 낯선 동양 여자는 훌륭한 청자였을 것이고 예술이나 건축을 얘기할 정도로 지적 수준이 높았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집들에 머물면서 다양한 삶들을 여행했을 것이고, 그가 만난 사람들 역시 저자의 삶을 여행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은 운이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운은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낯선 사람인 저자의 방문을 허락해 준 사람들 역시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으로 인하여 운이 좋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집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야 했다. 나에게 집이란 휴식을 주고 식사를 하거나 책을 읽는 장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가 생각했던 집에 대한 생각을 수정해야 했다. 저자는 집의 구조가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그 집과 그 집에 사는 사람을 동시에 관찰하는 것 같다. 건축가인(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지만) 저자는 집 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만 머물지 않았다. '공간'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느냐에 따라 죽은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살아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그는 공간과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동시에 바라봤다. 사람이 집을 만들었지만 집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화장실에 문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집에 사는 가족들은 얼마나 화목할지 짐작이 간다. 수많은 책들이 꽂여있는 통나무 별장집을 가본 후에야 그곳이 그 사람의 영혼의 집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네델란드의 하우스보트에서 지내면서 공간의 효율성과 관리가 필수지만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는 하우스보트에 매력을 느끼는 집주인의 성향을 짐작한다. 어떤 집은 정갈하고 원칙적이지만 어떤 집은 개방적이다. 어떤 집은 거실이나 침실을 중요시 하지만 어떤 집은 주방을 중요시 한다. 다섯 아이들과 같이 사는 야쿱의 집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은 집에 산다는 것이다. 집에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은 그 집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흔적를 찾으며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차곡차곡 담아두려고 했다. 그것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기 보다 그냥 저자의 일부분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저자의 인생은 풍부해지고 더 많은 선택의 여지를 남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세 가지 결심을 했다. 첫 번째는 내가 사는 집을 관찰하고 집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 전에는 집은 그저 잠자리와 휴식을 제공해준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원룸에 살지만 손님용 방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 또 아는가? 저자같은 분이 내 집에 머무를지. 앞으로 집 근처 부동산에 '방 2개'라는 문구를 유심히 볼 것 같다. 자동차가 사치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방 2개는 사치일까? 두 번째는 요리를 배워야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낯선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하고 나눠 먹으며 사람들과 가까워졌고 가족처럼 친밀해졌다. 요리를 하는 것과 같이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조금씩이라도 요리를 배워서 주위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고 싶다. 세 번째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어야겠다는 것이다. 이 책에 그 책에 나온 문구가 몇 개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나리아(영화 애호가 엔리코)(이탈리아에서 최고봉이 시칠리아라고 하니 가보고 싶다), 시칠리아의 시라쿠사(사진가, 예술가 리암), 포르투갈 리스본(교수 테리사), 시칠리아의 파나레아(대장장이, 예술가 데이비드), 체코 프라하(건축가 야쿱), 오스트리아 빈(헬무트, 아날리제), 오스트리아 빈(피아노 장인이자 훌륭한 요리사 버나드(데이비드의 친구)), 벨기에 브뤼셀(배우, 타이 마사지사 이브), 네델란드 로테르담(은퇴한 전직 선장 피터), 네델란드 암스테르담(그래픽 전공 음악방송 진행, 저널리스트 그레이엄), 덴마크 코펜하겐(건축가 스테판), 독일 함브르크(중등학교 교사 베레나),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피스토리아(올리브 농장 막시모, 여기에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저자가 현지인의 집을 찾은 이유 중에 하나는 잘 알려진 관광장소가 아닌 현지인만이 아는 그 지역 명물을 보기 위해서다. 이것은 많은 여행자들이 꿈꾸는 거다. 나는 리스본의 파로 연주를 보고 싶고, 리암과 발렌티나가 만든 빵을 먹고 싶고(리암과 발렌티나의 자전거 여행이 끝났는지 모르겠다), 시칠리아의 데이비드 집근처 해변에 가고 싶고, 야쿱의 산장이 있는 체코의 숲에 가고 싶고(운이 좋으면 그 근처에 있는 지오캐칭 보물을 찾을 수 있겠지?), 피아노 장인 버나드의 작업장을 보고 싶고(운이 좋으면, 점심 때 방문하면 그의 요리를 맛볼 수 있을까?), 암스테르담의 스트리트 마켓을 둘러보고 싶고, 코펜하겐의 카렌 블릭센 뮤지엄('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저자), 막시모의 올리브 농장에 방문하고 싶다. 내가 만약 한국인 '전연재'가 쓴 이 책을 들고 가서 이 책에 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면 과연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방문 도시에 대한 저자의 간략한 설명이 있어서 좋았다. 지도도 같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저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일종의 방황을 한 것 같다. 다양한 집에 머물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들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고 싶었으리라. 저자는 낯선 집을 여행한 것이기도 하고 또한  낯선 사람을 여행한 것이다. 집은 사람을 반영하고 사람은 집에 영향을 끼친다. 앞으로 저자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멋진 문장들이 많아서 별 다섯 개를 줄 수 밖에 없었다.


3일 전 나의 제주도 여행 출발일에 읽기 시작하여 오늘 제주도 여행에서 돌아온 날 다 읽었다. 여행 중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하고 있는 여행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그리고 여행자가 지녀야 하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자유롭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다는 것. 우리는 여행을 통해, 타인을 만나는 것에 의해 내 안에 숨겨진 진짜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모습은 낯설다. 내 모습이지만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고 얘기하면서 그것이 자극이 되어 잠자고 있던 나의 낯선 모습이 깨어난다. 나 역시 이번 여행을 통해서 숨겨진 내 모습을 살짝 봤다. 여행 중에 평범하게 살지 않는 여러 여행자들을 만났다. 평범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양한 삶이 존재하고 인생에서 정답은 없고 그 다른 것들은 모두 존중받을만 하다는 것. 이 책은 이번 나의 제주도 여행의 동반자였고 조언자였다.


같은 사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경험과 지식의 다름에서 오는 시작의 차이는 보다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가능하게 했고, 이런 다양성은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었다. 그것이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끊임없이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이고, 시간과 돈을 들여 기어이 길을 떠나는 이유일 것이다. 반짝이는 눈빛을 잃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리고 마침내는 서로를 껴안기 위해. (27쪽)


그렇게 그는 제임스 딘이 되었다. 더스틴 호프만이 되었다 알파치노가 되었다 짐 캐리가 되었다, 존 쿠삭이 되었다. 심지어는 지나 데이비스 자리까지 넘보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절정은 역시 <아메리카 뷰티>편. 아마 다들 장미 꽃잎으로 뒤덮인 누드 포스터를 기억할 것이다. 그 많은 장미를 어디서 구한담. 속으로 걱정하는 나를 웃게 만든 그는 역시 이탈리아인다웠다. 파스타로 붉은 장미를 대체한 것이다! (33쪽)

-> 존 쿠삭과 지나 데이비스를 검색했다. 지나 데이비스는 여자인데! '뒤덮힌'이 아니라 '뒤덮인'이 맞는 표현이라는 걸 알았다.


그것이 집과 함께 여행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물리적으로 소유하지 않더라도, 내가 머무는 모든 공간이 집이 될 수 있었다. 다른 누군가의 집도, 호텔도, 거리도, 들판도, 아주 소소한 기억 혹은 추억이 깃든 작은 물건 하나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그것이 우리 안에 내재한 상상력의 힘이다. 그 도움닫기를 통해 우리의 작은 세계는 무한히 확장된다. (34쪽)


엔리코와 하는 모든 일은 놀이가 되었다. 여행지라는 낯선 공간과 새로운 만남, 무한대의 시간 속에서 그간 한 번도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던 내 안의 놀이 유전자가 비로소 활짝 만개했다. 놀이의 재발견이자 삶을 재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삶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고, 숙제가 아닌 축제인 것이다. 유럽 사람들이 그토록 호방하고 유쾌해 보이는 것은 그들 삶이 오랫동안 깃들어 전해진 '삶은 유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은 느리지만 대신 여유롭다. 부유하지 않더라도 어느 것 하나 모자라지 않은 삶이다. 죽어라 내달리지 않아도, 그래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축적하지 않아도 그들은 느릿한 걸음의 속도에 숨어 있는 바람과 햇살이 주는 기쁨을 안다. 그런 면에서 그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다. 미래 사회의 가치는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영혼의 풍요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36~37쪽)


이 집은 이를테면 처음부터 집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가꾸어진 집인 셈이다. 집은 지어진 순간이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에 의해 긴 시간에 걸쳐 완성된다. (52쪽)


"너를 위한 거야."

대나무 스푼에는 손 글씨로 'Per Yoenjae da Liam del Mar(연재에게 바닷가의 리암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날 리암이 내게 준 스푼은 그 후 세 달간 이어진 내 여행의 배낭에 실려 나와 함께 세상을 떠돌았다. 내가 그때 지니고 다닌 것은 단순한 나무 스푼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따뜻함이었고, 사랑이었고, 세상의 어둠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부적이었다. (62쪽)


나는 은은한 꽃향기가 나는 것 하나를 간신히 골랐다. 반면엣 테라사는 여러 병의 향수를 한꺼번에 골라 들었다. 자신은 여러 향기를 섞어 자신만의 향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녀에겐 향수 뿌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이 있었는데, 그것은 머리를 감은 직후 젖은 머리카락에 흩뿌리는 것. 그렇게 하면 향이 하루 종일 지속된단다. 언젠가 취향이 바뀌어 향수를 뿌리게 된다면 써먹을 수 있게, 기억의 상자 한켠에 고이 담아둔다. (87쪽)


나는 마음속으로 답하고, 그녀를 한번 꼭 안아주었다. 품 안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몸은 작았다. 테레사의 집에 머무는 내내 그녀는 어머니처럼 나를 돌보았지만, 그녀를 안아주던 그 순간만큼은 내가 그녀의 어머니였다. (89~90쪽)


그곳의 친구 한 명이 시칠리아의 작은 섬 파나레아 출신이었고, 친구를 만나러 이 섬에 왔다가 전 아내를 만났단다. 결혼 후 스코틀랜드와 이탈리아를 오가며 15년을 같이 살았던 그녀와는 몇 년 전 헤어져, 지금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 역시 파나레아에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편하게 내왕하고 가끔은 일을 같이 하기도 하는 쿨한 사이이다. (104쪽)

-> 헤어진 부부가 쿨한 친구가 될 수 있다니.


나중에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그 일이 자기에게 왔다고 답했다. 생에서 대부분의 일들이 그랬노라고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평화로웠다. 우리는 생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곤 하지만 사실 삶의 많은 부분들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다. 가족이 그랬고, 삶과 죽음이 그랬다. 그러하기에 어쩌면 진정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인지도 모른다. (105~107쪽)

-> 나는 이 문장들에 공감한다. 나는 나의 선택보다 나에게 다가오는 주어지는 것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빈 집의 경우에도 그가 일을 해준 집들이 대부분이라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럴 때 데이비드는 마치 요술 지팡이를 든 마법사같았다. 굳게 닫힌 문들이 그의 앞에서는 거짓말처럼 활짝 활짝 열리고 마는 것이었다. (110쪽)


낯선 사람과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긴 시간 동안은 더더욱. 내가 데이비드의 집에 머문 것은 열흘. 그 집에서 우리는 평화로웠다. 그는 온화한 사람이었고, 고맙게도 나는 그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타인의 집에 머무는 여행을 하며 나는 나 자신을 상대의 호흡에 맞추는 법을 배운다. 자고 깨는 시간을 맞추고, 같은 먹거리를 먹으며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산다. 모두가 달랐지만, 배울 수 없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내 삶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119~120쪽)



(계속)


<단어>

*팔레르모: 시칠리아의 작은 부속섬 파나레아에 사는 그는 팔레르모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이었고, 나는 팔레르모에서 시칠리아 여행을 막 시작한 찰나였다. (96쪽) '팔레르모'는 전에 들어본 단어이다. 구두로 유명한 브랜드 이름과 비슷하다.


<의문, 궁금>
1) 이 책의 영어 제목은 'A journey into home'이다. 그런데 저자가 기록한 각 집의 제목에서 '집'은 home이 아니라 house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처음에 있는 에리코의 집에 대한 영어 제목은 'Enroco's house_Catania'이다. home은 집의 따뜻함, 안락함이라는 느낌, 그리고 house는 집의 외형적, 구조적이라는 느낌이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home을 사용하고, 방문한 각 집에 대한 소제목은 house를 사용한 이유가 뭘까?
2) 15세기 인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뻗어가는 대항로 시대부터 축적된 부와 문화유산은 오늘날까지도 도시 구석구석을 지배한다. (71쪽) -> '대항로 시절'은 뭘까? 대항해 시절과 어떻게 다른 걸까?
3) 고대의 열정을 고스란히 있는 이탈리아 남부의 섬 시칠리아는 단순한 하나의 섬이 아니라 그 주변으로 수많은 부속섬을 거느린다. 삼각형 모양을 한 섬의 오른쪽 꼭짓점은 본토와 불과 몇십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이렇게 폭이 좁은 해협을 오가는 페리를 통해 이탈리아 본토에서 출발한 기차가 몸통 채로 운반되어 섬 내부까지 연결된다. (95쪽) -> 기차가 페리에 실려서 운반된다는 얘긴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입니다.)


리뷰 총점 종이책
보헤미안 렙소디 《집을.여행하다》
"보헤미안 렙소디 《집을.여행하다》" 내용보기
나는 우리 집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하루 일과에 지친 몸을 이끌고, 딸들의 재잘거림이 아파트 계단에 울려 퍼질 때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한다. 그 순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자, 오직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나 내가 돌아갈 수 있는 안락함과 늘 나를 기다려주는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자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유일무이한 곳이 바로 집이 주는
"보헤미안 렙소디 《집을.여행하다》" 내용보기

나는 우리 집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하루 일과에 지친 몸을 이끌고, 딸들의 재잘거림이 아파트 계단에 울려 퍼질 때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한다. 그 순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자, 오직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나 내가 돌아갈 수 있는 안락함과 늘 나를 기다려주는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자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유일무이한 곳이 바로 집이 주는 의미가 아닐까. 가족과 함께라면 나는 칼바람이 부는 시베리아 벌판의 비닐 집이라 해도 좋고,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이라 하여도 좋다.   몇 년 전부터 우리 가족은 캠핑족이 되었다.  캠핑의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그 곳이 바로 집이 된다는 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캠핑은 최고의 레저이다. 나 역시도  젊었을 때 집을 사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한푼이라도 아껴 살았다.  그 당시에는 집을 사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자, 로망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집이라는 목적만 생각했지 정작 집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새삼 부끄러워졌다. 한편으로는 유독 (물질적으로) 집에 대한 애착만 생각했지 ,  정작 그 집에 담을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는 떠올려보지 않은채 그저 바쁘게만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나 역시도 불혹이 넘어서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그곳이 바로 집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으니, 삶은 여전히 배울 것 투성이인 것 같다.  

 

오래 전부터 페쇄적인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많은 사람을 사귀지 못하였다. 최근 여행을 다니면서 근 몇년 사이에 이제까지 만난 사람들을 합쳐도 될 만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제껏 내가 알고 있었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알게 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정호승 시인이  여행의 종착역은 결국 사람의 마음 , 자신이라고 하였던가. 수많은 여행과 수많은 만남으로  나는 처음으로 내 안의 빈 자리가 이렇게 많았던가를 깨닫곤 하였다. 늘 내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나의 잣대로만 타인을 바라보았던 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 '다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기 시작하였고, 처음으로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저마다가 가진 삶의 방식이라는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비로소 보게 되었다.

  

 

 

같은 사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경험과 지식의 다름에서 오는 시각의 차이는 보다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가능하게 했고,

 이런 다양성은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었다.

 

 나에게 집이 소중한 의미가 되듯이 집은 누군가의 소중한 공간이다. 그 공간안에 누구나 사랑을 담기 때문이다. 그러한, 집들을 여행한 삶의 궤적들을 담은 곳이 바로 《집을.여행하다》이다. 건축을 전공한 저자는  집을 건물이 아닌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공간으로서의 집을 보는 심미안을 가졌다. 여행자로서 '좋은 집'을 여행하게 되면서 길 위에서 만난 가족들의 또 한 명의 가족이 되어 일상을 함께 하며 단순한 여행이 아닌 그들의  삶 일부가  되어 쓴 글들이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서 보낸 데이비드와의 이야기와 함께 건축을 전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공간이 지닌 의미들을 실었고, 시라쿠사에 사는 리암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닮은 삶의 이야기들을,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리스본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테레사와 함께 공연을 보며 느꼈던 소소한 삶의 단면들을 통해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삶의 다양성의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사람들의 다른 취향과 생활 방식을 살아보는 것이 여행의 한 방식이며, '옳고 그름,좋고 나쁨의 채에 거르지 않고 그저 다름'을 살아보면서  삶의 지혜들을 배우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동안 수많은 만남에서 나의 주관적인 채에 걸러 오히려 타인을 나의 틀에 맞추려고 하였던 그 순간들이 떠올라 절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또 한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삶을 대하는 자세였다. 시칠리아인들의 자유분방함에서 보여지는 여유와 자연이 주는 감각들을  있는 그대로 삶에 적용하며 순응하며 사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배우고픈 자세였다. 그러한 기질들은 고스란히 집에 반향하여 이들은 모두 소박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집으로서의 건축을 완성하고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한 몫하는 책이었다. 건축과 예술, 그 가운데 사람이 중심이 되어 아름다운 삶의 무늬를 완성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A good home must be made, not bought. (Joyce Maynard)

좋은 집이란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삶은 여행이다. 여행은 또 하나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만나는 이들의 삶을 응축해서 이야기로 담았고 집과 집을 여행하는 동안의 여정을  '삶의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웠다.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다른 눈을 갖는 것이라고 하였듯이  삶에서 다른 눈을 가진다는 것은 세상을 한쪽 면으로만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으로  살 때보다  삶의 다양성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는 세상은 아름다움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삶에서 다른 눈을 갖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삶이 한가지의 얼굴이 아닌 희로애락의 씨줄과 날실이 서로 교차하여 무늬를 완성해가는 것과 같이 삶의 다양성 시각은 삶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평생을 살아온 궤적들은 단 몇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의 밀도는 그 어떤 삶보다도 더 값진 생의 궤적들이다. 저자와 함께  집과 집으로의 여행을 통해서 '다른 눈'을 갖는다는 의미를 떠올려보며 나도 늘 한쪽 면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게 되었다. 집과 집이라는 여행과 동행하며 삶의 다양성이 주는 아름다움을 맛보게 해준 저자의 멋진 삶을 응원한다.  


YES마니아 : 로얄 k********2 2013.10.21. 신고 공감 1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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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다 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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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학할 때 슬럼버 파티(slumber party)라는 것을 알았다. 말 그대로 친구집에 모여 하룻밤을 보내며 즐기는데 파자마와 같이 편한 복장으로 모여 지내기 때문에 파자마 파티라고도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이런 슬럽버 파티에 보내곤 했다. 서구인이 이런 문화를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잠자리를 같이 하고 함께 아침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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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학할 때 슬럼버 파티(slumber party)라는 것을 알았다. 말 그대로 친구집에 모여 하룻밤을 보내며 즐기는데 파자마와 같이 편한 복장으로 모여 지내기 때문에 파자마 파티라고도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이런 슬럽버 파티에 보내곤 했다. 서구인이 이런 문화를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잠자리를 같이 하고 함께 아침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족의 친밀함을 느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다 큰 어른들도 친구나 친구의 친구집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생활하며 며칠 묵고 가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도 외국이라면? 아무래도 우리 동양적 사고로는 편치 않는 개념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한 부분임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전연재의 <집을. 여행하다>는 공간을 짓는 건축가가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집에 기거하면서 느낀 감상들을 적은 여행 에세이다. 저자는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의 태도와 방식을 알게 되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외연을 통해 내면을 이해하고, 내면을 이해함으로써 외연을 파악하는 것은 집 여행이 주는 또 다른 별미라고나 할까?

 

이 책에서 소개된 저자의 여행지는 8개국 12개 도시이다. 이탈리아 시라큐사,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비엔나, 덴마크 코펜하겐, 포르투갈 리스본... 풍광 하나하나가 멋진 명승지요, 여행하고 싶은 곳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풍광 중심의 여행기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녀의 시선은 오히려 저자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이 느끼는 행복은 어떤 것인지 이런 문제들에 쏠려 있다. 그들과 같은 집에서의 생활이라는 동일한 공간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느낀 다양한 삶의 모습을 소개한다.

 

건축가란 직업 때문인지 저자는 방문한 집의 공간, 즉 외연에 대한 묘사를 간략히 시작한다. 우리에겐 집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측면보다는 하나의 재테크 수단이란 측면이 강조되기도 하지만 사실 집은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래서 여기 소개된 유럽인들에겐 좋은 집은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어야 하는 것이란  개념이 강하게 들어난다. 그렇기에 집이란 공간에서 그 사람의 기호나 습관, 삶의 태도와 같은 내면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이란 휴식(relax)이라는 푸근함과 낯섬이라는 긴장감 사이에 균형을 잡아가는 시간이다. 처음 만나는 장소나 사람, 언어와 풍습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보통 여행자들이 어떤 측면에서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저자에게는 오히려 이런 점들이 도전이자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녀가 방랑가적 노마드의 삶을 사랑함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거리를 식당으로 삼을 줄 아는 이들의 집은 무한히 크다. 그들의 집은 온 세상이다.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집이 좁다면, 그래서 마음이 갑갑하다면 당장 밖으로 뛰쳐나와라. 테라스로, 거리로, 타인의 식탁으로, 그도 성에 차지 않으면 머나먼 타국으로! 밖으로 나와 거리의 사람과 대화하고, 낯선 풍경과 만나며, 그렇게 자신의 집을 무한히 넓혀나가길.(198쪽)

 

여행 에세이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만난 집, 사람들로부터 삶의 다양한 모습과 나아가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새로운 여행의 모습을 보여 준다. 놀이같은 삶, 소유가 아닌 즐김의 삶, 가족의 의미, 꿈의 의미, 인생의 선택, 삶의 고독 등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다양한 순간들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인생의 다양성과 포용성도 기르게 된다.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꿈꾼다면 이런 방식도 있다는 것을 배우는 좋은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c******4 2013.10.19. 신고 공감 7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을. 여행하다』낯선이의 집을 여행하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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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일은 늘 즐겁다.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든,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내밀함을 보는 것과도 같다. 잠시 만나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그 사람과 함께 하룻밤을, 이틀밤을, 그 이상의 밤을 보낸 다는 것은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술이라도 몇 잔 나누다 보면 우리가 평소 나누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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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일은 늘 즐겁다.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든,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내밀함을 보는 것과도 같다. 잠시 만나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그 사람과 함께 하룻밤을, 이틀밤을, 그 이상의 밤을 보낸 다는 것은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술이라도 몇 잔 나누다 보면 우리가 평소 나누지 못했던 대화들을 하게 된다. 그 사람의 내밀한 감정을 엿보게 되고, 함께 하는 사람이 좋으면, 평소에는 감춰두었던 나의 속내까지도 이야기하게 된다. 그게 한 공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아닐까.

 

우리 가족과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 나와 네 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네다.

일년이면 보통 열 번 가까이를 함께 여행한다. 최근에는 가까운 곳으로 캠핑을 더 많이 다니는 듯 하고, 캠핑이 아니면 숙소를 얻어 하루나 이틀을 머물고 오게 된다. 자주 여행을 다니는 팀이라서 우리는 손발이 잘 맞는다. 마음까지 잘 맞아 서로 척하면 척이다. 여행을 하는 방식, 여행지를 선택하는 방식, 식성, 함께 하는 이야기들이 너무 잘 맞아 여행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이 끝나는 시점에 새로운 여행지를 이야기 할 정도다. 수능이 끝난 주말에 부산 여행이 예약되어 있다. 몇주 전부터 부산의 숙소 들을 검색하여, 숙소를 예약하고, 부산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버스 투어까지 예약이 된 상태다. 부산 여행에 대한 상상때문에 벌써부터 즐거운 상태다.

 

우리가 여행을 할때는 여행지의 가보고 싶었던 곳 위주로 계획을 짠다.

저번주에 장흥 편백숲을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여행에서 돌아온 후 휴대폰으로 찍혀진 사진들을 보니 집을 사진으로 담아온 게 많았다. 한옥집, 흙집, 편백나무집, 돌집 등. 혼자서 빙긋 웃었다. 아직도 집에 연연하고 있는가 싶어서. 사실 집이 좋다. 내가 사는 집도 좋고, 여행지에서 예쁜 집을 만나면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딱딱한 아파트 보다는 웅장한 건축물을 자랑하는 집 보다는 소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집이 더 좋다.

 

 

그래서 일까, 『집을. 여행하다』라는 이 책이 더 정겹게 다가왔다.

외국 여행지에서 만나는 집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 집을 어떻게 꾸며 놓았을까. 심플하게, 혹은 예쁘게 꾸며 놓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각자 자신의 개성을 가지고 삶의 모습들을 표현해 놓았을,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의 기쁨이 묻어 있을 것 같았다.

 

낯선 이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기란 힘든 일이다.

낯선 이와 함께 한 공간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실도 함께 써야 하는게 굉장히 불편한 일인데도,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자신의 집을 찾아 온 이에게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건넨다.

 

건축가라는 저자 전연재의 글에선 사람의 내음이 풍겨져 나왔다.

낯선이를 맞이하면서도 따뜻하게 맞아 주는 것. 먼 거리를 찾아온 여행자에게 정이 담뿍 담긴 따스한 요리를 대접한다는 것. 대접을 받는 것보다는 직접 요리할 것들을 사와 여행자가 직접 요리를 해 음식을 먹는 일은 정을 나누는 일이었다. 사람은 음식을 함께 먹으며 정이 들어간다는 걸 저자는 여행을 많이 해서인지, 일찍부터 깨치고 있었나보다. 음식으로 정을 나누는 모습들이 참 정겨워 보였다. 

 

 

이 소소한 삶의 순간들이, 손과 발 그리고 몸으로 익힌 공간이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그들의 삶의 방식이 내게 내화되어 좋은 삶을, 그 삶의 공간을 빚어내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바로 집 여행의 이유다.  (302페이지 중에서)

 

낯선 이의 집을 여행하며, 그 지역만이 가진 것들을 알게 해주는 일, 나라가 특색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저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 따스한 사람들이었다. 여행자에게 친절한 사람들 이라는 것. 아낌없이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당연하게 자신의 내밀한 삶을 보여주는 일들이 그랬다. 오래 만나왔던 사람들처럼 헤어짐을 슬퍼하고, 헤어지고 나서도 오래만나 왔던 사람들처럼 소식을 주고 받는 모습이 그랬다.

 

저자가 하는 여행은 다른 여행서와는 다른 특별한 여행이었다.

집을. 여행하는 테마가 그랬고, 낯선이의 집에서 머무는 일들이 그랬다. 그 사람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가장 내밀한 곳을 들여다보며 낯선이의 삶에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는 여행 에세이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3.10.25. 신고 공감 6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세상과 사람을 향한 열린 마음을 만나다 -집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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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라는 꿈같은 여행이 여기에 있었다.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여행인데,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집'을 여행한다는 이 상황, 어떻게 보면 모순형용적인 제목임에도 책의 내용상 이 제목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잘 어울렸다.   여행을 떠나 돈주고 묵는 숙소가 아닌, 지인이나 웹을 통해 연락한 생면부지의 인물이거나, 한다리 두다리 건너 아는 사람의 집에서 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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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라는 꿈같은 여행이 여기에 있었다.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여행인데,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집'을 여행한다는 이 상황, 어떻게 보면 모순형용적인 제목임에도 책의 내용상 이 제목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잘 어울렸다.

 

여행을 떠나 돈주고 묵는 숙소가 아닌, 지인이나 웹을 통해 연락한 생면부지의 인물이거나, 한다리 두다리 건너 아는 사람의 집에서 묵으면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여행과 일상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묘한 조화가 아닐까 싶었다. 그들이 먹는 일상적인 집밥을 먹고 그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침대에서 눈을 뜬다는 것, 가능하다면 괜찮은 여행방법이라고 생각됐다.

  

         

         

 여행간 곳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타이나란 소도시, 그리스 시라쿠사을 비롯해서 대부분  유명 관광지가 아닌 것도  마음에 들었다. 대단한 것을 봤다는 들썩거리는 분위기 없이 차분하고  휘황찬란한 대로가 아니라 소박한 골목길을 함께 산책하고 온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그곳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는 여행은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여행은 아닐 것이다. 현지인의 집을 방문할만큼 발도 넓어야 겠지만 무엇보다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야 가능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이 열린 마음이었다. 방문한 사람이나 받아주는 사람이나 모두 개방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그 모습에서 훈훈함이 느껴졌다.

 

여성인 필자가 남자 혼자 사는 집에서 묵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데 익숙해진 문화권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그럼에도 필자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물론 연인 몰래 슬쩍슬쩍 추파를 던진 남자도 있었지만.

이 동양여인에게 집을 내준 여행자들은 대부분 그랬다. 나이를 초월해서 스스럼없이 받아주는 것도 그렇고, 성이나 지위, 나이 등에 구애받지 않고 낯선 사람이라도 인간 그자체로 존중하고,소통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런 열린 마음이야말로 차별을 줄이고 불통을 없애는 길이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특히나 점심 시간에  자신의 작업 공간에 있는 사람은 무조건 자신과 점심을 함께 먹어야 한다는 빈의 핸드 크레프트 피아노 장인인 버나드, 그의 손님 대접은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집밥으로 대접하는 그의 방식은 너무나 소탈했다. 난 먹는 것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인색한 사람은 야박해 보여서 질색인데..오스트리아에서 알아주는 피아노 장인인데다 이런 인간적인 사람이라니 감동할 수 밖에.

거기에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을 부양해야 하지만 짬나는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70대 노년의 여인도. 그런 가운데에서도 씩씩하고 밝게 웃는 모습에서 삶을 잘 견뎌내고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와 자존감이 어찌나 눈부시게 빛이 나던지. 이렇게 살아야지, 화려한 커리어나 멋진 외모가 아닌 여성인데도 이렇게 나이먹어야지 하는 각오를 다지게 했다.

 

 

그런데 노파심일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고개를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열린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마냥 권장할 수 있는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아마도 이런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경험이나 이력을 보면 아.. 이런 필자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필자의 이력은 일단 흥미롭다. 건축가에, 이탈리아에서 연극을 하면서 유럽과 아프리카를 거쳐서 지금은 부산이며 홍대앞을 누비며 연극을 하면서 살아가는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성공하는 삶의 길을 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 이런 자유로움이 집을 여행하는 발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부러웠다. 그 자유로움과 떠날 줄 알고 낯선 곳과 낯선 사람을 스스럼 없이 만날 수 있는 용기가.

 

집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소회나 그곳의 일상적인 집 공간 사진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손때가 묻고 그들의 일상과 생활의 때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집들..넓지 않은 공간에 어쩌면 그렇게 내마음에 쏙들게 가구며 공간을 만들었는지, 나도 좁은 집에서 이렇게 꾸며놓고 살고 싶은 곳이 여러 개 보였다. 유행 안타고 소박하게, 실용적인 공간들.  건축가 답게 집공간을 놓치지 않았고, 그런 집치레 속에서 배어나오는 것은 역시 그 공간 안에서 삶을 꾸리는 자의 생활이 드러난다고 할까.

 

어쨌거나 이 책은 기존의 여행책과 달리 현지에서의 일상성과 낯선 여행객의 여정을 조화롭게 잘 담겨져있다. 곳곳에서 그녀가 느낀 여행의 소회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집에 대한 관심은 곧 사람에 대한 궁금함이고, 그것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탐구입니다." 하는 이말이 특히나 그랬다. 

 

'집을 여행하다'는  여행이 주는 일상에서 벗어난 체험과 함께 동시에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 봄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이 진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었다. 길 위에서 집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렇다할 유명인이 아니라도 화려하게, 멋지게 성공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만날 수 있었던 여행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만해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e****0 2013.10.19. 신고 공감 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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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이랄 수도 없고, 현지에서 집과 사람을 만나는 여행-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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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방학 때가 되면 늘 여행을 떠나곤 했다. 아이들의 학창 시절 내내 그랬던 듯하다. 나의 직업이 그쪽이고 아이들도 그때는 시간이 났기 때문이다. 가족 4명이 차를 타면 지난 기억 속에 우리의 목적지를 다시 뇌이게 되고, 기분이 최상이 된다. 모든 곳들이 우리를 반겨준다고 의식했기 때문인 듯하다. 관광지도, 놀이 시설도, 견학지도 모두가 기쁨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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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방학 때가 되면 늘 여행을 떠나곤 했다. 아이들의 학창 시절 내내 그랬던 듯하다. 나의 직업이 그쪽이고 아이들도 그때는 시간이 났기 때문이다. 가족 4명이 차를 타면 지난 기억 속에 우리의 목적지를 다시 뇌이게 되고, 기분이 최상이 된다. 모든 곳들이 우리를 반겨준다고 의식했기 때문인 듯하다. 관광지도, 놀이 시설도, 견학지도 모두가 기쁨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들은 흥겨웠고, 우리들도 자유로웠다.

 

그러한 여행에 우리들은 숙식을 가족들의 집에서 많이 해결했다. 그때는 가족들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 그렇게 가족들을 어렵게 하기보다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 아이들의 외할머니를 찾아보고, 할머니를 찾으며, 이모, 고모, 큰 집, 작은 집 또 내 친구 집, 아내의 친구 집 등등 우리가 가는 목적지를 그 집들을 경유하여 계획을 짜는 것이다. 물론 경비를 절약하는 측면도 있지만 가족을 찾아보고, 믿음을 돈독히 하는 목적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때 가족들의 집은 참으로 이색적인 포근함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거의 모든 곳에서 방 하나를 우리 가족들을 위해 내어주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그리고 같이 음식을 먹고, 그 집에서 여유가 있다면 같이 그 지역을 여행하는 기회도 가지고, 놀이도 하면서 보내기도 했다. 그 집이 주는 따뜻함, 그 가족들이 만드는 은혜로운 분위기, 우리 가족들이 받는 정겨움 등이 이 책을 읽는데 마음에 가득 다가왔다. 나눔과 포근함이 가득 무리지는 집들의 여행, 그곳에 친절이 있고 배려가 있으며 사랑이 있어 더욱 행복한 책, 나는 그 책을 지금 만나고 있다.

 

저자는 가난한 여행자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녀가 들린 집에서 그녀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낯선 곳을 전혀 낯설지 않게 만들어 나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그런 모습을 그녀가 머무는 곳곳에서 많이 하게 되고 결국은 여행의 한 방편으로 사람과 집 찾아다니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이 만난 많은 집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해 준다. 그 내용들이 참으로 따뜻하다. 너무나 포근하다. “짐승 눈에는 짐승만 보이고, 천사 눈에는 찬사만 보인다.”고 저자의 마음이 풍요롭고 따뜻하니 그가 만나는 집들도 사람들도 모두가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처음으로 그가 만난 사람은 홀로 살고 있는 엔리코다. 그는 엔리코의 집에 머물렀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집안의 구조를 말하는데 상당히 마음에 다가왔다. 가족들도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는 배려의 차원이 깃들어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방들이 우리처럼 응접실을 거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복도에서 들어가는 형태로 되어 있다. 어찌 보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개인적 삶이 보장되는 그런 구조가 나에겐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또 벽화를 그리는 공동작업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그녀의 행위들이 남의 집에 기거한다는 의식이 들지 않게 한다. 서로의 신뢰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 듯하다. 저자는 직장에 나간 그에게 메모 찾아 따라가기 놀이를 하나 남겨두고 떠나는 훈훈한 이야기도 집과 함께 마음에 풍요롭게 다가든다. 그녀는 또 시칠리아 섬 남부의 소도시인 시라쿠사에 살고 있는 리암의 집을 방문한다. 따뜻함과 소박함이 깃든 집이다. 이 자그마한 옥상 정원에서 그들은 화초를 가꾸며 차를 마실 테고, 밤이 되면 별을 올려다보며 음악을 들을 테다. 하늘 아래 부러울 것 없는 둘만의 더없이 완벽한 소우주다. 집을 극찬한 내용이다. 이곳은 미국인 리암과 우크라이나인 발렌티나가 같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사랑과 나눔이 작가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읽을 수가 있다. 우리 마음 또한 따뜻해진다. 그리고 리스본에 있는 테레사의 집을 방문한다. 가족처럼 여겨주는 테레사에게서 진한 애정을 느낀다. 대학교수로 사춘기 자녀의 엄마로서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지만 저자와 같이 있으면서 건축과 문학 등 다양한 지식을 나눠가지며 애틋한 정이 든 모양이다. 이런 형태로 저자는 다양한 기회를 통해 여행지를 선택하고 현지인의 집에 머물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여행을 가진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통찰해 나가는 기회를 만든다.

 

저자는 8개 나라 12개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현지인의 집에 머무는 여행을 하였고, 그로인해 행복을 느꼈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 카타니, 시라큐사, 포르투칼 리스본,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벨기에 브뤼셀, 네델란드 로테르담, 암스테르담,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함부르크 등의 나라와 도시를 여행한 흔적을 책에 남기고 있다. 현지에서 여러 집에 머물게 되는데 각 집의 주인들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놀랍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생각해 볼 수 없는 그런 마음들을 보여준다. 자신을 내어주고 타인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공간을 설정해 주는, 이해와 사랑의 대인 자세는 정말 우리가 아름답게 생각해야할 내용이다. 여인의 몸으로 거침없이 여행을 하고, 타인의 집에 쉽게 들어가 기거를 하는 열림 마음도 놀랍지만 그것을 수용해 주는 현지인들의 태도가 넉넉한 것도 마음에 감기는 내용이다. 집주인 남성과 둘이서만 지내는 경우도 더러 보이는데, 맑은 정신을 지닌 아름다운 영혼들의 만남으로 보여 지는 내용들이 정욕적인 것으로 읽혀지지 않도록 한다. 자유로운 사람들의 거침없는 생각과 행동들이 열린 사고의 전형으로 나타난다. 아름다운 풍광들과 정겨운 인심들의 연결 속에 저자의 여행이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된다.

 

낯선 이의 집에서 먹고, 자고, 놀고, 춤추며 가족이 되어가는 특별한 여행의 기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책, 저자의 현지 사람들과의 삶에서 만나는 감성적인 면이 오롯이 그려지는 내용들이 사람들을 포근하게 만든다.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함께하는 장면들이 여행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도록 한다. 작은 우주라고 지칭될 수 있는 저자가 찾은 집들, 그 속에는 찾지 않고는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인정이 있다. 그들은 우리가 찾고 가꾸어야할 참된 삶들이 아닐까 생각도 되어 진다.

 

책을 읽으면서 여행의 새로운 한 방법이 만나졌고, 지난 시절 우리 가족이 머물렀던 여행지가 오버랩 되어 떠올랐다. 그때 반갑게 맞아준 친척들에게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고마움이 인다. 지인들을 찾아 나서서 함께 기거하면서 세상을 나누는 여행,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한 번 담아보길 권하고 싶다.



j****3 2013.10.18. 신고 공감 4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집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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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축가인 작가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왔던 해외 유명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여행 에세이와 달리, 작가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만난 여행지 사람들 집에 며칠을 함께 머물며, 그들의 가족이 되어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조금 특별한 여행 에세이다. 여행하면서 촬영한 다양한 집의 문 사진으로 꾸며진 표지도 인상적이다. 그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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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축가인 작가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왔던 해외 유명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여행 에세이와 달리, 작가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만난 여행지 사람들 집에 며칠을 함께 머물며, 그들의 가족이 되어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조금 특별한 여행 에세이다. 여행하면서 촬영한 다양한 집의 문 사진으로 꾸며진 표지도 인상적이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이 펼쳐질 것 같은….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집은 소유의 공간으로 지극히 사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집이란 개념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전혀 달랐다. 그들은 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며 새로운 집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그 사람들의 다양한 집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저자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체코,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 여러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 집에서 함께 지내며 여행을 한다. 저자가 머문 곳은 친구의 집이기도 하였고, 친구의 소개로 만난 사람의 집일 때도 있었으며, 우연히 만난 사람들의 호의 덕분에 머물기도 한 집이었다. 피스토이아에 사는 친구의 소개로 '막시모'를 만나는 이야기에서는 따뜻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사적인 공간인 집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 어쩌면 불편할 수 있을 텐데 아무 거리낌 없이 방 하나를 내어주는 그들의 따뜻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새로운 여행지의 집 이야기가 시작될 때, 저자는 건축가답게 머물게 된 집의 구조나 분위기를 비전공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해준다. 여행지마다 내가 몰랐던 지역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방식 그리고 일상 모습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여행 에세이들과 달리 소박하고 따뜻하다고 할까. 읽을수록 다른 지역은 어떨지 기대와 함께 설레는 느낌을 즐겼다. 진즉 영어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지만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던가. 더 늦기 전에 꼭 한 번은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 소통만 원활하다면….

 

지금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집이 좁다면, 그래서 마음이 갑갑하다면 당장 밖으로 뛰쳐나와라. 테라스로, 거리로, 타인의 식탁으로, 그렇게 자신의 집을 무한히 넓혀나가길…. 198페이지

 

 

 

 

 

지금 내가 사는 이 집도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쌓여서 만들어지고 있다. 과연 다른 사람들이 내 집이라는 공간에 머물면서 어떤 것을 느끼고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건축가인 나는 좋은 집을 짓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친구 한 명을 초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이 책은 집보다는 카페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차분히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마 기분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s******o 2013.11.1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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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색다른 주제와 또 눈길을 끄는 에세이는 처음이다. <집을, 여행하다>라니...예쁘게 꾸민 집을 구경하기 좋아하는 나에게도 책을 통해 다른 나라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집을 구경하는 것이 꽤나 기대되는데, 집을 짓는 건축가인 그녀에게 이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이었을지는 두말하면 잔소리일테다.저자는 이탈리아의 소도시 페루자로 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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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색다른 주제와 또 눈길을 끄는 에세이는 처음이다. <집을, 여행하다>라니...예쁘게 꾸민 집을 구경하기 좋아하는 나에게도 책을 통해 다른 나라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집을 구경하는 것이 꽤나 기대되는데, 집을 짓는 건축가인 그녀에게 이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이었을지는 두말하면 잔소리일테다.저자는 이탈리아의 소도시 페루자로 일년 간의 상주 여행을 떠나 연극을 하고, 사진전을 열며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살았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체코, 오스트리아, 덴마크에 이르는 여러 지역에서의 상주 여행이 시작된다. 그곳은 친구의 집이기도 했고, 친구의 친구의 집이기도 했고 가끔은 길에서 만난 친절한 누군가 베푼 호의가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름만 알고 찾아갔어도 반갑게 맞아주며 방 하나를 덜컥 내 주는 것은 기본이고 만난지 5분만에 함께 점심을 먹자고 말하는 그 푸근함이라니...사실 내가 사는 집 한켠을 잘 모르는 타인에게 내어주는게 그리 쉬운일만은 아닐텐데 그 모습들이 어찌나 좋아보이든지 모르겠다.  

 

 

새로운 집 이야기가 시작 될 때마다 그 지역에 대한 간략히 언급을 해 주고, 집에 대한 이야기와 그 곳에 살고 있는 성별도 연령도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해외 여행에세이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화려한 풍경이나 관광지 같은 볼거리와 웃음만발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그들만의 신념과 관심사나 취향들이 반영된 집 곳곳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그저 요리를 하고 산책을 하고 대화를 하고 가까운 곳으로 함께 여행을 하고 그 곳에서 느끼는 생각들 등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아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을뿐이지만 더 없이 풍요로운 느낌들이 들었다. 그 다양한 사람들과 삶에서 오는 소박한 느낌들이 나는 정말 좋았다.


 

몇 일이지만 같은집에서 함께 산다는 건, 그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고 그들의 생활영역으로 한 걸음 걸어들어간다는 것이다.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시간을 나누는 친밀한 또 다른 가족이었다. 그러니 헤어질 때 그렇게 섭섭해 하고, 정류장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이들이 있어 그 배웅을 받는 그녀가 그리 쓸쓸해 보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겠지...그리고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또 그 친구들을 만나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그들이 베풀어준 친절에 보답하듯 맛있는 요리를 해주며 자연스레 생활속에 녹아들 수 있었던 그 집 여행이, 사람 여행이 이 참 많이 부럽기도 했다.  


 

누군가와 꿈, 일, 사랑, 현재에 대해서 막힘없이 술술 대화할 만한 언어실력이 된다면, 아니 설령 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진심으로 소통할 마음만 가지고도 어느 곳에서든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상주여행.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시도해 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은, 상상만으로도 왠지 즐거울 것 같은 이 여행에 대한 꿈을 안고 즐겁게 책을 덮었다.


t******m 2013.11.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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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의 소우주인 집을 향한 여행기...'집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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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재,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동양의 여자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는 건축을 배우고 연극을 하고 사진전을 열고 춤추듯 사는 사람이라는 책날개의 설명대로 사람들을 살고(8 페이지) 언어와 공간들을 살고(9 페이지) 다름을 살아보았다고 말한다.(87 페이지) 공감각적 표현도 아니고 미학적 표현도 아닌 통합적 표현이 낯설지만 신선하게 다가온다.(단지 사람들을 만나는 삶을 살고,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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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재,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동양의 여자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는 건축을 배우고 연극을 하고 사진전을 열고 춤추듯 사는 사람이라는 책날개의 설명대로 사람들을 살고(8 페이지) 언어와 공간들을 살고(9 페이지) 다름을 살아보았다고 말한다.(87 페이지) 공감각적 표현도 아니고 미학적 표현도 아닌 통합적 표현이 낯설지만 신선하게 다가온다.(단지 사람들을 만나는 삶을 살고, 언어의 공간들에서 살고, 다른 삶을 살았다는 말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다.)



 ‘집을, 여행하다’ 는 저자가 극단에 관계하고 있던 시절 동료였던 조반나의 제의로 그녀의 집에 머물게 된 이래 세계 곳곳의 집들을 순례한 기록이다. 건축을 배우고 이탈리아의 페루자에서 일년간 상주(常住) 여행을 하고 연극을 하고 사진전을 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을 저자의 자산은 사람이고 그 점은 결국 그들을 방문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인체가 소우주이듯 집 역시 소우주이다. 가구들, 책들, 음반들, 침실과 식탁, 과 거실은 배치가 어떻고 색채가 어떻고 전체적인 조화가 어떻고 등등 궁금한 것들은 한 둘이 아니다. 저자는 생활공간은 삶의 방식과 문화,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곤 한다고 말한다.(22 페이지) 그리고 집을 상상력이 함께 하면 되는(가능한) 공간으로 정의한다. 그녀에 의하면 상상력이 함께 하면 머무는 모든 곳이 집이다.(34 페이지)



그런데 삶이 노동이 아니라 놀이이고, 숙제가 아니라 축제가 되는 삶(36 페이지)은 얼마나 어려운가? 춤추듯 산다는 말이 바로 축제처럼 산다는 뜻이리라. 같은 차원에서 저자는 예술은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고급문화가 아니라고 말한다.(79 페이지) 저자는 말한다. 집은 지어진 순간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에 의해 긴 시간에 걸쳐 완성된다고.(52 페이지) 그리고 취향과 철학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다시 그 삶의 방식을 지배한다고.(84 페이지)



네 번째 집인 파나레아의 데이비드의 집편에서 관심을 자극하는 글을 만났다. “이런 지중해성 기후의 땅에서 외부 공간은 종종 실내 공간처럼 쓰이곤 한다.”(102 페이지) 조경(造景)이 아닌 차경(借景)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사실 저자가 말했듯 낯선 사람과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어려운 과정을 수행하게 한 요인은 무엇일까? 다섯 번째 집인 프라하의 야쿱의 집은 색다른 면이 있다. 화장실에도 게스트 룸에도 문이 없는 것이다. 설명인 즉 공사를 하다가 문을 달 때쯤 예산이 똑 떨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언제나 여행의 첫날은 설렁설렁 걸으며 도시의 전체적인 인상을 보고, 보고 싶은 것이 특별히 생기면 그때부터 길을 찾아나선다고.(163 페이지) 그리고 집이라는 것은 정주(定住)하는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영혼과 결탁되어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것이라고.(166 페이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는 법이라는 점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는 법이라는 말은 저자의 말이지만 읽는 사람의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집이 소우주란 말은 집이란 결국 각자 만들고 꾸며 나가는 자기만의 공간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인연의 끈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파나레아의 데이비드를 통해 그의 빈(오스트리아의 도시) 시절의 여자 친구가 살았던 아파트의 이웃을 소개받은 것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알게 된 사람은 빈을 대표하는 핸드 크래프트 피아노의 장인(匠人)인 버나드란 사람이다. 그는 이 사람이 왜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을까, 란 의문이 들 정도로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피아노를 만드는 것이 연주하는 것보다 좋아서 장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고 저자는 전한다.(199 페이지) 노동이 아니라 놀이, 숙제가 아니라 축제의 삶(36 페이지)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저자의 주위에는 비슷한 분위기와 정서와 삶의 지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리하고 또 그렇게 인연이 닿는 듯하다. 저자는 자신을 노마드족이라 칭한다.(219 페이지) 집은 머무는 곳이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며 책을 읽었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는 하우스보트에도 머물렀다. 이는 네덜란드의 전후 주택 시장이 악화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부족한 주택을 대신해 화물선 등을 개조해 살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다.(231 페이지) 물론 관광자원으로 각광받으며 최근에는 부유층의 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231 페이지) 어떻든 하우스보트는 기계이고 이 부분에서 저자가 말했듯 집을 기계로 본 르 코르뷔지에를 거론할 수 있겠다.



저자는 우리 모두는 고유한 생명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 에너지는 주변 공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263 페이지) 여행의 미덕 또는 목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부분이 내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여행길에 예기치 않게 조우하는 이런 근사한 공간들은 하나 둘 차곡차곡 내 몸 속에 각인되고 내화(內化)되어 언젠가 새로운 어휘를 낳게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나는 그 날을 기약하며 담담히 이 길 위의 시간을 다박다박 걷는다. 느리게, 그러나 멈추지는 않고.”(289 페이지)란 글이다.



새로운 어휘를 낳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무릎을 치게 한다. 그러나 언젠가라는 말은 구체적 메모를 통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멸할 가능성이 높고 그럼에도 의연하고 언젠가 드러난다면 그는 천재적이거나 낭만적인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건축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삶의 전반에 걸친 상관관계 때문이라고 말한다.(302 페이지) 기술만도 예술만도 아니고 인문학이나 사회학에 가까운 건축(302 페이지)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기에 기본적으로 건물을 설계하지만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한다는 저자에게 그 모든 것들은 또 하나의 건축이라고 한다.(303 페이지) 저자의 여행은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것만은 아니다. 이탈리아 소도시인 피스토이아에 사는 친구의 벗을 하나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 저자가 그에 대해 알았던 것은 이름과 주소 뿐이었다고 한다.(335 페이지)



 “나는 이 모든 경험들의 총체다. 나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몸에 사랑과 우정으로 빚어진 영혼을 싣고 이 지구 위의 수많은 생을, 낯선 길을, 그저, 산다.”는 저자의 글(355 페이지)이 잔잔하게 동심원을 그리며 다가온다. 저자의 글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부분은 건축의 의미와 위상, 인접영역과의 관계 등을 간략하게나마 접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아무런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쓴다. I write a little everyday, Without hope and without despair."(364 페이지).. 인용한 이삭 디네슨(Isak Dinesn: 덴마크의 작가; 1885 - 1962)의 말까지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저자의 책은 내 길을 예시하는 듯 보이는 이 글로부터 공감을 얻은 마음을 되새기게 한다. ‘집을, 여행하다’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감동을 공유하기 위해 적극 추천한다.

m******1 2013.11.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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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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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행. 색다르게 볼수 있고 느낄수 있는 집. 우리가 펜션이나 리조트에 여행을 짧게만 갔다와도 그곳의 멋진 인테리어나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 즐거움을 느끼고 신선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집과는 다른점때문일까. 새롭고 예쁘고 뭔가 다른 점들에 우리는 행복해하고 휴식을 한다. 그런데 이 저자는 더 멋지게도 해외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집에 머물면서 그곳만의 특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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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행. 색다르게 볼수 있고 느낄수 있는 집. 

우리가 펜션이나 리조트에 여행을 짧게만 갔다와도 그곳의 멋진 인테리어나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 즐거움을 느끼고 신선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집과는 다른점때문일까. 새롭고 예쁘고 뭔가 다른 점들에 우리는 행복해하고 휴식을 한다. 

그런데 이 저자는 더 멋지게도 해외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집에 머물면서 그곳만의 특징을 느끼고 체험하고 함께 생활하며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물론 나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우선 나도 똑같이 도전해보고 싶지만 언어의 장벽부터가 나에겐 걸림돌이라서 말이다. 그래도 이 저자의 다양한 체험이나 느낌은 그냥 일반적인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묶으면서 하는 해외여행에서는 절대 느끼지 못할 점들이라 꼭 해보고 싶다. 이번 기회에 영어 공부를 시작해서라도 말이다. 

한곳한곳 그 집 주인의 특징이나 개성, 그 집에 가자마자의 느낌, 그 집만의 특징들을 이야기해주며 시작한다. 뿐만아니라 그 집주인의 소소한 이야기나 일화가 가미되어 더 재미있는 한권의 책이 된것 같다. 게다가 그 나라 그 지역에서 느끼는 점이나 관광 이야기도 조금씩 섞여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저자가 그곳에서 느꼈던 것을 다 전달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여서 내가 마치 그 가족들 속에서 같이 밥을 먹고, 같이 해외여행을 하는 느낌이 드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다양한걸 느끼게 해주지만, 가장 나에게 기억에 남는건 그 나라 사람들의 여유와 마음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온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한 집주인이나 몸이 불편한 자기아들을 평생 보살펴야하지만 그걸로 변하는거 없이 즐겁게 여행하며 일하며 열심히 사는 할머니, 부자가 아니더라도 자기집과 별장을 소유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라는 것 또한 참 멋지고 부러운 점이었다.  
우리도 마음의 여유나 직업을 대하는 마음이나 시각을 조금만 바꿔도 우리 삶에 많은 것이 변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YES마니아 : 로얄 k*****i 2013.10.30.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