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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흔을 넘어가는 엄마가 7살의 딸을 옆에 두고 30년 후를 생각하면서 편지를 쓰고 있다. 딸의 30년 후의 모습은 자신의 지금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 있으리라 생각하면 될 게다. 이 편지는 즉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편지라 읽어도 되리라. 자신이 겪고 있는 육아, 경제, 가정, 직장의 삶들을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형태의 글이라 여겨도 될 게다. 이 글은 저자 자신에게 정리가 되고 힘이 되면서 극복하고 안내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도 큰딸이 태어나고 아이의 성장기록을 적은 적이 있다. 이것은 순전히 아이의 유아생활을 담으면서 아이에게 다가가는 내 마음이 기록되었다고 여겨진다. 그 글에는 사랑과 귀여움, 즐거움과 책임감 등이 아울러 표현되었다고 여겨진다. 특히 아이의 성장 단계별로 나타나는 모습들이 하나하나 내 마음속에 각인이 되고, 그것이 내 삶의 주춧돌이 된 느낌도 있다. 그 일기장이 아이가 성장하여 그에게 넘어갔지만, 그 기록을 보면서 부모의 사랑을 종종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딸을 모습을 요즘도 만난다.
이 글들은 내 글과는 성격이 다르면서도 같다. 자녀에 대한 걱정, 자녀가 예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 자녀가 성장하는데 장애가 될 만한 것들을 제거하고 싶어 하는 마음,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들은 같은 마음에 해당할 것이고 어릴 적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린 내 글과 30년 후의 딸의 모습을 반추해 본 이 책은 내용면에서 조금 다를 것이다. 이 책은 지금의 딸을 그린 글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저자 자신의 모습이라고 보면 될 게다. 자신의 모습 속에서 30년 후의 딸을 이끌어 내고 당부와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글이라고 보면 된다. 위로와 지혜의 글이다.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된다. 30년 후에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될 가능성이 많으니 지금 이렇게 얘기를 한다는 전제를 한다. 그것은 자신을 채찍질하는 얘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현실의 삶은 녹록치 않다. 자신을 이겨나가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주저앉아만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을 극복하고 의연하게 서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 한다. 그것이 딸에게 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자신의 지금 겪는 모든 모습들이 딸의 30년 후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 속에서 슬기를 가지길 원해 본다. 딸에 대한 진한 사랑이 자신을 일깨우는 도구가 되고 있다.
탄생에 관해 얘기하면서 시작한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가슴 조리게 했던 딸, 병원에서 다운증후군 중상이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그런 충격이 없었다. 그런데 딸이 건강하게 태어나 주었다. 저자가 그렇게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딸이 태어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철없는 엄마의 모습을 제대로 느끼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딸로 인해 다른 아이들도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불편했던 친정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아졌다.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 딸의 외할머니에게도 투영되어 나타난 것이다. 딸이 삶에서 어려울 때가 있을 때, 얼마나 축복받으면서 태어나 성장했는가를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저자는 인생이란 것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코로나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답답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 사업을 시작해 보려는 계획은 했었다. 만일 그때 사업을 했더라면 2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로 인해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직장에 나가게 되고 오히려 이것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되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이 오늘의 취업과 성공적인 삶을 위해 준비된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즉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겼을 때 반전이 찾아온 거다.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주어지는 것들을 최선으로 만들어갈 때 빛은 곳곳에서 비치고 있음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긍정의 마음으로 삶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중간에 명화들이 삽입되어 있다. 책을 은은하게 장식해 주고 내용을 훨씬 품위 있게 만들어주는 구실을 한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인다. 그런데 40대 초반의 질곡의 인생사는 유려하게 채색되어 딸에게 전해진다. 독자들은 모두 딸이 되고 엄마가 된다. 서로 소통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따뜻하다. 물론 얘기는 모두 40대 초반의 여인의 것이다. 그가 겪고 느끼고 만나고 생각한 일들이다. 그것이 우리들의 가슴에 아리게 다가드는 것은 초보 엄마의 삶이 애잔하게 다가들고 있음이다. 조금이라도 딸은 평안과 넉넉함의 삶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담겨져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막막할 때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극도로 미워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묻고 있다. 재능을 발견하기 어려울 때의 문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책임감이 삶을 짓누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한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이 외로울 때 무엇을 할까? 물어보게 한다. 지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힘들 때, 질투심이 생길 때, 권태가 임할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일깨워 보고 있다.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는 내용이다. 그것이 그대로 딸에게 가닿기를 원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두 권의 책으로 봐도 될 듯하다. 앞부분은 위로가 필요할 때 딸과 나누는 대화다. 아니 딸에게 보내는 서신이다. 뒷부분은 지혜가 필요할 때 딸에게 전하는 얘기다. 각각 낱권으로 봐도 되겠다. 같이 묶어 한 권으로 봐도 물론 된다. 하지만 두 개의 형식은 같지만 내용이 다른 것을 머리말도 따로 기록하면서 나누고 있다. 책이 싱그럽게 다가든다. 예상하지 못했던 책의 구성에 참신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렇게 책을 조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혜가 필요할 때 전하는 내용도 소제목으로 다양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도전하는 일마다 실패할 때, 결혼은 꼭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 스스로 초라해 보인다면,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직원들과의 마찰로 회사생활이 힘들어질 때, 돈 앞에 비굴해질 때,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늦어져 조바심이 일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조언을 하고 있다. 모두 자신이 겪은 일들로 인한 조언이 될 게다. 물론 그것이 다 바르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지혜도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선택과 삶은 딸의 몫이다. 지금과 30년 후는 세상의 질서도, 분위기도 엄청 바뀌어져 있을 게다. 그때 이 책의 엄마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도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만큼은 진짜가 아닐까 여겨진다.
부모의 자식에게로 향하는 마음은 대동소이할 게다. 딸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어렵지 않게 세상에 서길 바라는 마음,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특히 딸이기에 상처를 적게 받는 삶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될 게다. 지금 7살의 딸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은 더욱 그러리라 생각한다. 구김살 없이 성장하여 남부럽지 않게 세상에 서는 그런 삶이기를 원한다. 그 마음이 이런 자문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애틋한 편지가 되고 있다. 글의 내용은 거의 지금의 엄마가 나중에 지금의 자신같이 될 딸에게 전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엄마의 삶이다. 엄마가 겪는 좌충우돌하는 삶의 모습 속에서 고르고 고른 내용들만 자식이 가져가길 원하고 있다. 그것이 엄마의 사랑이요, 엄마의 마음이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걱정을 같이 걱정으로 느끼고 저자의 사랑과 배려를 같이 마음속에 지녀본다.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 진한 것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무엇이라도, 심지어 목숨이라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부모들, 그 성장에 두 손을 모으는 일이 많을 게다. 저자의 그런 마음이 잘 스며든다. 저자의 자상한 마음이 책속에 삽입된 그림들만큼이나 우아하게 다가온다. 또 책을 편집하면서 끼워 넣은 그림들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든다. 그림이 언어와 동질성을 주면서 함께 있기에 책을 읽는 사람의 기분 좋은 느낌이 배가된다.
하늘이 많이 내려와 있는 날이다. 서울 쪽에서는 폭우로 인명피해까지 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사람들의 마음이 높은 습도와 함께 날카로워져 있을 때다. 이럴 때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는 책이 이런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딸을 향하는 엄마의 마음, 곱고 아름답고 지혜롭고 능력이 함께하는 삶을 그려보고 있는 이런 책이 좋다고 생각한다. 딸은 성장하면서 엄마와 친구가 된다고 하던데, 아마 이 책속의 주인공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집에도 두 딸과 아이들 엄마의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가장 만만한 이웃이라는 것을 느낀다. 서로 요구하고 서로 이해하고 서로 수용하는 모든 내용들이 책 속에 있다. 밤을 새우면서 대화를 해도 끝날 줄을 모른다. 아마 연인이라도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 힘들 듯한데. 이 책도 그런 대화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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