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 위의 세계사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저자: 김종근 출판사: EBS Books 출판일: 2022년 8월15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지리학자 김종근이 쓴 교양서이다.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대표적인 동서양의 지도를 통해서 그 이면의 이야기와 의미를 설명한다. 오늘날에도 지도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최첨단의 정보통신기술을 통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측정되고, GPS 기술을 통해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 문명의 혜택을 입지 않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세계 많은 지역에 개인용 단말기인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있다. 하늘 위에는 통신회사들이 쏘아 올린 수많은 통신위성이 있으며 이들 단말기와 교신한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이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술 토대에는 고대부터 이어지는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바탕이 되었다고 본다. 지도는 단순히 위치나 영역을 표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세계를 이해하는 철학의 영역이었다. 고대에 상상한 세계지도는 말 그대로 세계관의 표현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마치 SF소설을 읽는 듯이 이들이 그린 세계지도는 평평한 지구를 바탕으로 대양과 대지가 그저 그들이 믿는 대로 그려져 있을 뿐이다. 세상은 그들이 직접 발로 걸으며 파악하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거대하고 막연했을 테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고대 세계가 가졌던 우주관은 바로 이들이 만든 세계지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최초의 세계지도는 바빌로니아인들이 만든 것이다. 그리스인의 세계지도는 그들의 철학이 담겨 있는데, 아낙시만드로스의 원통형 지구, 헤카타이오스의 세계지도, 에리토스테네스가 설명한 지구를 재현한 지도가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구를 평면 지도상에 표현한 것은 프톨레마이오스로 그의 ‘지리학’은 한동안 세계를 지배했다. 이들 그리스인이 만든 세계지도는 점차 발전하였지만, 유럽의 중세시대가 되면서는 퇴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독교 세계관이 발현된 지도는 주로 마파문디라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이 역시 고대의 지도와 같이 당시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투영된 것이다. 영국의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처음 듣기도 했지만, 책에 실린 도록을 보니 중세인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이해할 것만 같았다. 이러한 시대에 그리스인을 계승한 것은 이슬람 지역이었다. 수많은 그리스 철학의 도서 뿐만 아니라 그 철학적 전통까지 아랍어로 번역되어 계승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표시한 세계지도는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이다. 여기에 섬으로 표시된 ‘신라’의 존재가 확인된다. 그렇다고 지도에 관한 발전이 유럽이나 중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중국에서도 일찍부터 여러 고지도가 발전했다. 현재는 현존하지 않으나, 801년 당 황제에게 진상된 ‘화이도’는 중국만이 아니라 주변 국가까지 확대하여 만들어진 지도이다. 중세 이후, 지도학이 발전한 국가는 네덜란드이다. 신구교 갈등으로 인해서 탄생한 네덜란드 공화국은 상업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거대한 무역 선단을 운영했다. 이에 따라 정확한 지도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지도에 대한 각종 지식과 기술이 발전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도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학교에서 배웠던 메르카토르법의 존재는 기억날 법하다. 메르카토르법은 정각도법, 즉 지구상의 어느 지점 간의 각도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지도투영법이다. 메르카토르의 지도책 ‘아틀라스’의 지도 배치와 차례는 이후 지도 책자에 모범이 되어,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을 대체하였고 ‘아틀라스’는 지도의 대명사가 되었다. 지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프랑스의 카시니 지도이다.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귀화한 카시니 가문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이 지도는 최초의 국가 기본도이다. 천문관측에 사용되던 경도 측정결과를 지도 제작에 반영했다. 150년에 걸친 제작과정으로 탄생한 카시니 지도는 경도측정과 삼각측량으로 매우 정교한 지도를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이웃한 여러 국가도 나서서 기본도를 만드는 동인을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근대국가 형성에 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지도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고산 김정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대동여지도가 대표적이다. 고산은 평생 여러 지도를 만들었다. 여러 설에서는 그가 한반도를 3번 종주하고 직접 측량하여 지도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공식적인 기록에는 없는 사실이고,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는 지도 제작을 지원했으며 고산도 오랫동안 축적된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대동여지도를 보면, 남부 지방은 비교적 정확하지만, 북부 지방은 오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고산이 조선왕조에서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했음을 보여준다. 지도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당시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투영하여 만들어졌다. 전근대사회에서는 국민국가가 형성되는 와중에서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의해서 제작되었다. 19세기가 되어서는 현재의 지도와 비교하더라도 크게 오차가 없는 지도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도의 역할이 이러한 것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가 그것이다. 지도에 대해서 우리가 평소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교양서를 읽고 있자니, 그 이면에 있는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한번 가볍게 읽기를 추천해본다.
|
|
일단, 이 책 출판사는 EBS다. 추운 걸 보니 곧 다가올 큰 시험, 수능과 가장 큰 연관이 있는 이 곳. 수능에는 필수과목인 한국사 외에 선택적인 세계사, 동아시아도 있는데, 이 책은 그것들을 다루니 기대감이 컸다. 기관의 이미지가 있으니 얼마나 더 열심히 조사하여 책을 만들고 검토하길 반복했을까! 나 같은 경우에는 심지어 2018년 실제 수능을 치룰 때 EBS 출판 수능 연계 교재를 보고 최저 등급 맞추기에 성공한 사람이라 기대와 동시에 비평적인 시각도 좀 있었다. EBS만 믿고 부실하게 만든 건 아니겠지, 하는. 하지만 다행히 역시는 역시였다. 책 추천, 추천도서에 넣어도 된다. 이 책에는 영혼을 갈아넣었나 싶을 만큼 많은 내용과 사진이 정리되어 들어가 있다. 지도를 다루는 책답게 지도가 보여주는 것들, 이를 테면, 세계관, 세계사, 한국사 등을 한 번에, 그것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게 요약해서 보여준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많은 내용을 여러 장으로 나눴을 때 이해가 어렵거나 내용이 끊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유기적으로 잘 연결해 이해가 쉽다는 거다. 지도의 변화가 뚜렷하게 보이면서도 내용이 연결된다. 기독교적 사상이 있던 지도가 르네상스에 어떻게 변했는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흐름이 명확하다. 새로운 사실과 이미 알고 있는 사실, 흥미로운 내용과 유익한 내용의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한 흔적도 곳곳에 있다. 우리가 아는 '대동여지도'를 말할 때 그 시대를 말하거나, 우리가 모른 '콜레라 지도'를 말할 때 코로나를 언급하여 과거와는 다른 시대의 우리가 고문서인 지도를 이해하게 한다. |
|
역사를 공부할 때 지리적인 필수적인 부분인 것 같다. 역사 공부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이 주는 첫 인상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지도 위의 세계사"라는 제목도, "한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라는 부제도, 더군다나 EBS관련된 곳에서 이 책을 발행하였다는 면에서도. 일단 읽으면 무식한 나를 지식으로 채워줄 것 같은 느낌도. 이 책을 쓴 이는 "김종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책앞날개)이라신다. 이 책의 책 뒷날개에는 "교육 명가 EBS의 명품 강연 시리즈 EBS클래스e에 대해 시리즈 책들이 설명이 되어 있는 것 보면. 아마도 이 주제로 EBS에서 진행한 강연을 책으로 펴낸 것이 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강연을 글로 옮겨놓은 것처럼, 나에게 "높임말"로 이야기를 건넨다. 그리고 어조가 무척 친절하다.
책이 두께감이 얇은 편은 아니라서 이 책을 내가 쉽게 읽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뤄두었다가, 한번 읽기 시작이라도 해볼까 하고 펴들었는데. 생각보다 책이 가독성이 무척 좋았다. 책 표지에 실려있는 것과 같은 지도 자료가 컬러판으로 다수 실려있고, 생각보다 글밥이 많지는 않은 점이 책을 읽는 속도를 높인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책의 내용이 무척 재미있었다. 이 책은 10장의 고지도에 나타난 역사의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지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서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기에 한장한장을 읽다보면 어? 이 장이 벌써 이렇게 끝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일단 첫번째 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빌로나아의 세계지도"편. 무척 흥미로웠다. 이 장에서는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 편평하다고 생각하는 주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지구평면설에 대한 주장이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존재한다는 것. 최근에도 지구가 편평하며, 지구에 중력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겠다고 스스로 로켓을 만들고 발사하다 안타깝게도 추락사하는 사고까지 있었다는 사실은 내가 전혀 몰랐던 부분이다. 재밌다.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상식에 해당하는 상식조차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지도는 단순히 지리적인 지식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지도는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의 집약체가 바로 지도로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만나보지 못한 고대, 중세의 서양사람들, 중국사람들,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 그리고 옛 시기 이 땅에 살았던 조상님들이 생각했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을 제공해 준 책. [지도 위의 세계사] |
|
서평 / 지도 위의 세계사 -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 김종근 著 / EBS Books 刊 / 304 page1
지은이 : 김종근 펴낸곳 :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발행일 : 2022년 8월 15일 1판1쇄 도서가 : 17,500원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이래 지속적인 발견과 발명, 혁신을 통해 지금의 문명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세계 10대 발명이라 하여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요. 1위가 나침반이고 2위가 총, 3위가 금속활자라 그랬었더랬죠. 그런데 이걸 본 순간 전 나침반만 있으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랍니다. 나침반은 지도가 있어야 효용가치가 극대화되니까 말이죠.
이번 이야기는 이러한 지도와 관련있는 도서 후기입니다. <지도 위의 세계사>란 책인데 저자가 선택한 10개의 고지도를 해설하고 세계사에 미친 영향도 같이 이야기해주는 내용의 서적입니다.
저자는 대학에서 지리교육학을 전공하고 석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역사지리학과 지도학사를 연구하는 분입니다. 어려서부터 지도를 무척 좋아했다는 저자는 학교에서 받은 <사회과부도>를 매일 열심히 보면서 국명, 수도명 등을 많이 외었다네요. 저도 역시 그러했었는데 그 당시 사내아이들치고 사회과부도 열심히 들여다 보지 않는 녀석은 많지 않았었죠. 지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대학 들어가서였다는데 지도를 활용해 도보답사를 다니며 즐겁게 지도를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고지도 연구와 여러 지도책을 펴내는데 참여하고 있답니다.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0개의 고지도를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문이라 할 <들어가며>에선 저자가 지도와 관련하여 배우고 경험한 이야기들과 함께 책에 수록된 10장의 고지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10개의 고지도는 본문 10장 제목 그대로인데 <1장.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 <2장.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 <3장. 헤리퍼드 마파문디>, <4장.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 <5장. 배수의 제도육체>, <6장. 메르카토르의 아틀라스>, <7장.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 <8장.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9장. 김대건의 조선전도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10장.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가 그것들입니다. 나름 지도 많이 봐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매우 짧은 지식 수준이었다는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1장에서 3장까지는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이집트왕조, 중세 기독교시대와 같이 고대와 중세의 고지도가 대상이고, 4장부터 7장까지 세계지도 제작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친 지도들 이야기이며, 8장과 9장은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지도를 보여주는 장이고 10장은 특수 목적으로 제작된 지도를 설명하고 있는 장입니다.
고대와 중세시대 당시에는 지구가 편평하다는게 일반적인 상식이었죠. 바빌로니아를 건설한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 역시 우주가 세 하늘과 지표면, 그리고 이를 떠받치고 있는 물과 그 아래 지하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들의 그러한 인식을 바빌로니아 세계지도에서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기원전 6세기 경 제작되었다는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는 점토판에 새겨진 것으로 현존하는 세계지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랍니다. 가로 8.2㎝, 세로 12.2㎝인 작은 점토판에 조감(鳥瞰,Bird-view)형식으로 그려져 있다는데. 사진으로 지도를 보니 이게 지도인가 싶더군요. 하지만 현재 전해지는 것이 많이 훼손되어 불완전하긴 하지만 그 내용들을 해석하여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이것을 만든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지도에는 세상의 기원에 대한 상징적이고 신화적인 내용을 기재하였고 현실 세계를 기호와 글자로 표현되어 있으며 바빌로니아를 지도 가운데 위치시켜 그들의 수도를 세상의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답니다. 이처럼 지도를 분석하여 그들의 우주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재직하던 천문학과 지리학에 있어 중요한 책 2권을 집필한 학자입니다. 그가 저술한 '천문학 집대성'은 가장 포괄적인 지구 중심 우주 모델을 제시한 책으로 정지한 구형의 지구가 구형 천체의 중심에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우주가 매일 동에서 서로 지구를 한바퀴 돈다는 내용도 들어있답니다. 그리고 그의 '지리학'은 총 8권으로 1권에 지리학에 대한 정의와 세상을 지도로 그리는 지도투영법을 설명했고 2~7권에서는 약 8천여 곳에 이르는 도시와 장소의 경위도를 정리했으며 8권에 26개 지역을 지도로 묘사하고 설명하고 있답니다. 여기에서 구체인 지구를 평면에 표현하는 도법이 나온다면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가 나온답니다.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영국의 헤리퍼드 성당에 소장되어 있는 세계지도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답니다. 선정 이유는 중세에 만들어진 세계지도 중 유일하게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 전해지고 있다는 점과 지리학,역사학,인류학,민족학, 종교학, 신학과 관련하여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시각적인 백과사전 역할을 하고 있기에 중세 세계관을 이해하는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네요. 마파문디(Mappa Mundi)는 '마파'와 '문디'가 합쳐진 말로 마파는 식탁보, 테이블보, 냅킨을 뜻하고 문디는 세계를 가리키는 말로서 8세기경부터 서유럽 라틴어권 국가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르네상스 시기가 오기까지 약 6백 여년간 기독교 세계에서 세계를 설명하는 그림과 지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으며, 현재까지 1,100여개의 마파문디가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중세 유럽은 기독교에 매몰되어 지도 마저 교리를 설파하는 도구로 쓰였고 당연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에 개발된 지도 제작 개념은 점차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슬람 세계는 종교도 중시했지만 과학도 중시하고 문화적 다양성도 인정하는 개방적이었답니다.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는 이러한 과거의 성과를 발전시킨 이슬람 세계에서 1154년 출간된 '세계를 여행라려는 사람을 위한 유희'에 수록된 세계지도입니다. 9세기경 아바스 칼리프국에서 세계지도를 그리는 방법을 포괄적으로 쓴 '세상 끝까지 펼쳐진 일곱 기후대의 경이로움'이란 아랍어 논문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는데요. 특이한 건 남쪽이 지도 위를 향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슬람 고지도를 보면 처음엔 이게 어딘가 싶지만 남북이 뒤집혀 있다는 걸 알고서 뒤집어 봄 금방 알아볼 수 있답니다.
5장의 도입부에는 김정호가 만들고 최한기가 서문을 쓴 '청구도'의 '청구도제'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에는 중국 위나라와 서진 시기의 지리학자이자 지도제작자인 배수(裵秀)가 사용한 지도 제작 원리인 '육체론'에 따라 지도를 제작했다고 연급되어 있다네요. 이걸 보니까 '배수의 제도육체'는 세계지도를 말하는게 아니라 중국의 지도제작원리(제도,製圖)인 육체론(六體論)을 말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육체론은 분율(分率), 준망(准望), 도리(道里), 고하(高下), 방사(方邪), 우직(迂直)이라는 6가지 원칙을 말한다는데 우리나라의 고지도들도 이 원칙을 활용하여 많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중국은 기원전 5세기 경 지도를 제작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고 완벽한 형태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는 한나라 시기의 것이라 합니다.
메르카토르는 지도에 대한 지식이 좀 있는 분이라면 다 아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유명한 인물이죠. 헤라르뒤스 메르카토르는 1512년 벨기에 루펠몬데에서 태어난 지리학자이자 철학자, 수학자, 도구제작자, 판화가였답니다. 1534년부터 지도제작자로서 학문적 지식과 경험을 쌓기 시작하여 1537년에는 본격적인 지도제작에 나섰답니다.1569년에 그 유명한 메르카토르 도법을 개발해 18도폭 세계지도를 그렸는데 이것이 '항해용에 적합하도록 제대로 구성한 새로운 세계전도'랍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지구상 두 지점간 각도가 정확하게 표현되는 세계 최초의 도법으로 경도선과 위도선이 모두 90도로 교차하여 어디든지 두 지점간 각도는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하지만 적도를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위도가 증가할수록 위도가 간격이 늘어나고 남극과 북극의 경우 위도선은 간격이 무한대가 된다는, 위도에 따라 축척 거리가 부정확하다는 치명적 단점도 있지요. 이것은 3차원 구인 지구를 2차원인 평면에 표현하다 보니 왜곡되게 되는 문제로 구형에 직각이등변 삼각형을 그리고 그 삼각형의 내각을 측정하면 180도가 아니라는 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도는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토의 효율적 운영이란 측면과 국방 측면에서 지도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죠.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는 이러한 측면, 정확히는 영토 전쟁에 사용할 목적으로 17세기에 제작된 세계 최초의 지도로 카시니 가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카시니 지도'라고도 불린다고 하네요. 프랑스혁명 직후 국민공회는 카시니의 지도를 국유화하였고 이후 많은 전쟁을 치루는 나폴레옹에 의해 군사작전에 사용할 수 있는 더욱 정확한 프랑스 지도 제작으는 이어졌고 주변 국가의 지형도 제작까지 확장되었답니다. 이로 인해 프랑스에서는 우수한 지도학자와 지리학자가 양성되었고 지도학의 급격하게 높아졌으며 지도학, 지리학, 건축학 분야의 인재도 지도 제작 과정에서 함께 길러내게 되었답니다.
한국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가 바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이니까요. 이 지도는 세계적으로도 인정하는 우리의 옛 세계지도로 미국 교과서에도 실렸다는군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태종2년(1402)때 제작된 지도로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세계지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사본 4장이 일본에 있다는데 류코쿠대학교, 텐리대학교, 혼묘지, 혼코지가 그곳이랍니다..
9장은 '김대건의 조선전도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같이 셜명해주는 장입니다. 그런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한국인이라면 다 아는 지도겠지만 김대건의 조선전도는 저도 좀 생경한 지도였어요. 김대건의 조선전도는 1845년 김대건 신부가 마카오 주재 파리외방전교회 극동지부장 리브와 신부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함께 동봉한 지도로 나쁘게 봄 조선의 군사기밀인 전국지도를 외세에 유출하기 위해 모사한 지도라 할 것입니다. 책에는 김대건 신부가 무슨 목적으로 조선전도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추정을 하고 있는데요. 당시 파리외방전교회에서는 조선에 카톨릭 성직자를 파견보내 포교하고자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리 정보가 필요했기에 김대건 신부가 조선 정부가 보관하고 있던 세밀한 지도를 복제하여 조선전도를 작성했을 것이라는 것이죠. 아무튼 조선전도와 그 당시의 지도들과 비교해 보면 '팔도지도'와 '팔도전도' 등 정상기의 동국지도 계통 지도 몇몇 개를 가지고 모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100% 일치하는 지도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김대건의 조선전도 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네요.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는 근대 역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1813년 영국 요크지방 출신의 존 스노가 콜레라 발병 원인을 밝혀내려고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알아낸 콜레라 환자 발생 분포를 지도에 표시한 것입니다. 이 지도로 인해 콜레라의 발병 원인은 독기이고 공기에 의해 전염된다 믿었던 그 당시 의학계 정론을 콜레라에 오염된 물이 바로 콜레라 전염 경로라는 진실을 증명하게 되었답니다.
책에는 10개의 고지도만 나오는건 아닙니다. 관련된 여러 고지도 사진들도 수록되어 있지요. 김정호의 청구도와 대동여지도는 익히 보아왔지만 그 사이에 동여도란 지도를 제작했었다는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처음 보고 인지하게 된 고지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좋았구요.
책은 다양한 동서양의 고지도들과 동서양의 지도제작법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도와 관련된 당시의 시대상황과 역사적 사건 등 세계사 내용도 꽤 많이 나오고 있구요. 학창시절 사회과부도를 탐독했었던 분이나 지도 보는거 좋아하시는 분, 독특한 테마를 세계사와 연결하여 보여주는 이야기에 흥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지도 위의 세계사’는 지도를 통해 보는 세계사를 담은 책이다. 우리는 흔히 지리정보를 얻기위해 지도를 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집중하는 것은 길이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목적지다. 왜냐하면 더 이상 인간이 지도를 직접 들여다보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훨씬 정확하고 방대한 데이타를 통해 지도를 만들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길 찾기 따위에 이용하기 위한 백데이터에 불구하다. 불과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도는 좀 더 의미가 있었다. 사람이 직접 길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이나 흐름같은 것을 예측하는가 하면, 때론 지형등을 따져보기도 했다. 얼핏 가까워보이는 길이 사실은 엄청나게 험난하여 왠만큼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지나기 어려운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과거, 훨씬 더 과거로 가보면 지도는 더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지도에는 그것이 만들어진 분명한 목적이 있었으며, 그것들을 축적하고 확인하여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표기법이 만들어져 사용되었으며, 심지어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세계관을 담고있기도 했다. 과거에 만들어졌던 지도들을 잘 살펴보면 거기엔 당대의 시대상은 물론 사람들의 관심사, 탐험이나 전쟁과 같은 역사의 흐름 같은 것도 발견할 수가 있다. 책은 그것을 주요 지도를 중심으로 굉장히 잘 풀어냈다. 단지 지도만으로 여러가지 것들을 알 수 있다는 게 흥미롭고, 거기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역시 꽤나 재미있다. 점차 지도 제작법이 발전하고, 지금에 와서는 위성 데이타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정확성과 유용성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한편으론 신화시대에서와 같은 낭만과 인간들의 이야기가 사라졌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
|
『지도 위의 세계사』는 10장의 고지도를 통해 여러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지도의 변천사가 잘 드러난다. 덕분에 지도에서 드러나는 과학 기술이나 인쇄술이 발달하는 과정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발전하는 지도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는데, 내가 이런 흐름과 내용을 이해하며 즐길 수 있었던 건 이 책에 지도나 그림 자료가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즐길 거리가 정말 많다. 인류 최초의 세계지도인 바빌로니아 세계지도와 동아시아 최초의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통해 최초로 지도가 제작될 때의 시대상과 제작 목적을 알아보는 것. 지도학이 쇠퇴했던 중세 유럽과 지도학의 황금기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차이. 한자 문화권 국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등장한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에 관한 이야기. 이렇게나 재미난 요소가 많았다. 특히 지구가 편평하다고 믿는 분위기가 우세했던 때에 기존의 인식과 반대되는, 지구가 둥글다는 내용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이야기가 감명깊었다. 또한 지도의 발전 과정에 수학이 기여한 바도 인상적이다. 수학적 지식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지구평면설을 뒤집는 계기를 제공한 피타고라스는 이후 지도학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지도의 제작 과정에서 기하학이 적극 활용된 사례도 있다. 서구의 지도 제작 기법이 들어오기 전부터 동양에서는 기하학을 이용한 독자적인 거리 계산법을 고안하였고, 프톨레마이오스는 기하학의 힘을 빌려 과학적인 지도 제작법을 개발해내기도 했다. 평소 단순히 위치나 장소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지도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담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지도가 제작되었을 무렵의 상황과 제작 목적, 당대의 과학 기술과 인쇄술의 발달 정도가 하나의 지도에 담겨 있다. 또한 지도의 구성과 특징을 보면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세계관까지 파악할 수 있다.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지도'를 통해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역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일명 길치라고 불리는 나에게 학창시절 지리과목은 도통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분야였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와 접목시켜서 배웠더라면 흥미를 느꼈을 텐데, 역사에서 지도가 엄청나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는 사실은 역사서에 관심을 갖게 된 최근 몇년전에서부터야 깨닫게 됐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지도들은 그야말로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라는 말 딱 그대로 들어맞는다. 지도 중에서도 특히 고지도에 대해 자꾸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저자가 말하듯이 이 책에는 10장의 고지도와 그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생소할 수 있는 지도에 대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는 저자의 배려는 차례에서부터 빛이 난다. 차례를 보면 각 지도의 이름과 핵심 및 간략한 개요가 쓰여져 있다. 따라서 지도가 생소한 사람도 차례를 보면 대략의 내용이 예상이 가면서 궁금증이 절로 일어난다. 아하 그래서 어떻게? 아하 그래서 왜? 하는 식으로. 목차 1장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 : 신의 눈으로 천지를 보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세계 최초로 세상에 질서와 구조를 부여하고, 바빌론을 지도 가운데에 위치시켜 그들의 수도를 세상의 중심으로 바라보았다.
2장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 : 그리스인이 본 철학적 세계 ‘지구는 편평하다’는 믿음을 최초로 깨트린 사람들은 그리스인이었다. 점차 ‘우주가 구형이라면 지구도 구형일 것’이라는 주장이 그리스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3장 헤리퍼드 마파문디: 중세 기독교의 세계관을 담다 천지창조와 예수 재림, 최후의 심판에 이르는 과정, 신적 질서와 설계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성서의 내용이 지도에 고스란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4장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 그리스 철학과 이슬람 과학의 만남 중세 유럽의 지리학이 퇴보한 가운데, 이슬람 세계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문헌을 아랍어로 번역해 수용한다. 나아가 천문학, 지리학, 수학의 발전에 힘입어 고대에 작성된 지도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었다.
5장 배수의 제도육체: 동양의 지도 원칙을 세우다 동양에서는 어떻게 지도를 그렸을까? 동아시아에서는 서구에서 개발한 지도 제작 기법이 들어오기 전부터 제도육체, 방격법, 평환법, 백리척 등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거리계산법을 활용했다.
6장 메르카토르의 아틀라스: 지도학의 황금기 정치적, 종교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뛰어난 항해술과 조선업 기술, 인쇄 산업의 중심지였던 네덜란드는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지도학은 황금기를 맞는다.
7장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 지도는 어떻게 국가를 완성하는가 약 150년간 4대에 걸쳐 카시니 가문이 제작한 지도는 중앙집권적 방식의 지도이자 프랑스 시민이 국가라는 공간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든 대단한 발명품이었다.
8장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새 나라 조선의 기틀을 세우다 새로운 왕조를 연 조선은 역성혁명을 정당화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막 움트기 시작한 왕조를 안정시키려는 일환으로 만들어진 지도에는 천문과 지리가 제왕의 학문임을 나타내고자 했다.
9장 김대건의 조선전도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서방에 한반도를 알린 지도들 19세기 격변의 시기, 조선 최초의 천주교 사제가 만든 조선의 지도. 김대건 신부는 무슨 목적으로 조선전도를 작성했을까? 또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는 무엇이 다를까?
10장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 전염병을 다스리다 마취과 의사 존 스노가 밝힌 콜레라의 진실. 모두가 콜레라의 원인을 독기라고 생각할 때 그는 오염된 물을 발병의 원인으로 꼽았다. 존 스노는 어떻게 지도를 활용해 콜레라를 막을 수 있었을까.
첫번째 지도는 문명의 시발점이기도 한 지역 바빌로니아에서 만들어진 세계지도다. 이 오래된 고대시대에 세계지도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한데, 인간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거듭해 온 것이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의 존재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고대 문명 발상지 네곳, 즉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중국 모두에서 지구편평설은 지구의 형태에 대한 최초의 모델이었습니다. (p. 23)' 눈에 보이는 세상만 지도로 그리던 때 세상은 당연히 편평해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바빌로니아 세계지도에서 바빌론을 세상의 중심으로 묘사한 것처럼 자신이 사는 지역이 곧 세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기원전 4세기 고대그리스에서 지구가 구형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학자 였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천문학과 지리학서를 집필했는데 그가 사용한 도법은 유클리드 기하학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릴 수 있었기에 당시에는 혁신적인 지도 제작법 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과학지식들은 중세 유럽에선 종교에 밀려 사실상 퇴보를 하게 된다.
'마파'는 식탁보, 테이블 냅킨 등을 뜻하고, '문디'는 세계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이 용어는 8세기경부터 서유럽의 라틴어권 국가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중략) 르네상스 시기가 오기까지 600년 가까이 기독교 세계에서 세계를 설명하는 그림과 지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습니다. (p. 70)' 마파문디 라는 단어가 라틴어였는지 몰랐다. 어감상 느낌이 왠지 이슬람 명칭인가 했더니 라틴어 지도 였구나;;; 여하튼, 지도는 당시의 세계관을 담아낸다. 로마 시기에 만들어진 지도를 바탕으로 한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기독교 신앙의 교리와 믿음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지리적 지도의 역할을 강조한 지도다운 지도는 이제 유럽이 아닌 이슬람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가 우리에게 더 의미깊은 이유는 이 지도에 '신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계지도에 '신라'가 등장한 김에 이제 저자는 동양의 지도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동양의 지도 라고 표현해봤자 결국은 고대중국의 지도인 셈인데, '육체론'이라는 지도 제작 원리는 놀라웠다. 서양보다 빨랐고 정확했다. 무엇보다 현실적이었다. 한반도의 지도를 포함하여 동양의 지도는 땅의 거리나 모양이나 방향등 실측자료에 최대한 가깝게 그려내고 있어 관념론적 서양지도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왠지 뿌듯했는데 유럽에서도 차츰 이런 지도가 등장한다. 대표적으로는 메르카토르의 아틀라스라고 할 수 있겠다.
메르카토르가 살았던 16세기는 바야흐로 유럽의 항해시대다. 망망대해 바다에서 도착지를 정확히 찾아가기 위해서는 해도가 절실히 필요했기에 메르카토르의 지도는 개선된 해도라고 할 수 있었다. 항해사들에겐 이 지도가 무척 유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법으로 만들어진 지도에는 거리나 육지의 면적이 왜곡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p. 161)' 지도는 사실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다. 필요가 결과물을 유도하기 마련이니 유럽의 지도는 해도중심이었기에 더더욱 동양의 육지중심 지도와는 달랐던 것 같다. 여하튼 이 당시의 지도에서 COREA를 발견하니 반가웠다.
유럽의 육지지도가 빈약하다는 게 너무 강조되서일까? 다음 등장하는 지도는 본격 육지 지도다. 비록 프랑스에 국한된 지도이기는 해도,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는 지도를 통해 국가의 영역을 확인한다는 것이 어떻게 국가를 완성하는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세계최초의 국가 기본도를 150여 년만에 완성한 사람은 나폴레옹 이었다. 국가지도 하면 우리에게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지도가 있지 않은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바로 조선의 지도 말이다. 1395년에 제작된 천상열차분야지도와 1402년에 완성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모두 혼란스런 조선초기 나라의 안정과 왕권강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한반도의 지도를 떠올려보라고 했을때 조선의 지도 보다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동시대 인물인 김대건 신부도 조선전도를 제작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신기했다. 김대건 신부의 지도에서 서울이 Seoul 이라는 로마자로 처음 표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김정호의 지도는 여전히 볼수록 놀랍다. 그리고 김정호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는 널리 알려진 '지도' 보다도 그에 얽힌 신화아닌 신화이야기 이다.
김정호 신화는 일제가 조선을 폄하하기 위해 퍼트린 낭설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김정호 신화는 역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 오랫동안 왜곡되어 온 정보를 수정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철썩같이 믿고 있을 때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들이대도 사람들은 여간해선 자신의 믿음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는 이 책의 마지막 지도인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취전문의 였던 의사 존 스노는 당시 공기의 오염으로 전염된다고 알려진 콜레라가 사실 물이 원인이라는 것을 여러차례 주장하고 증명했지만 그가 죽을때까지 그의 이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록 사후에 인정되긴 했지만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서야 기존의 왜곡된 정보가 수정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지도 한장한장 읽을 때마다 그 시대를 잠시 엿보고 온 기분이었다. 지도 한 장을 세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많은 역사들을 배울 수 있다니 역사 역사 읽기에서 지도읽기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저자가 쉽게 설명해주는 지도이야기가 재미있다보니 다른 지도들에 대해서도 술술 풀어준 또다른 책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책에선 기왕 양 페이지를 할애해 크게 인쇄한 지도가 가운데를 씹힌 모양이 아닌 (적절한 간격을 둔 인쇄로) 완전체 지도를 세세히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
네비가 없을 땐 길 찾는 게 고역이였습니다. 지금은 내 위치에 따라 길이 뱅그르르 돌아 나를 중심으로 위치를 잡아주지만 그 때는 나를 지도에 맞춰 어디있는지를 알아야 했으니까요. 이런게 늘 힘들었던지라 지리를 못하는 거나 지도를 못 보는 게 당연하다 여겼는데요. 지도가 뜻하는 것이 땅이나 건물의 위치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다 싶으니 많이 아쉽네요. 진작 관심을 뒀더라면 지금 아는 것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세계 최초로 세상에 질서와 구조를 부여하고 바빌론을 지도 가운데에 위치시켜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 여겼던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에서 성서의 내용으로 지도를 만들어낸 헤리퍼드 마파문디, 프랑스 시민에게 국가라는 공간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든 발명품으로 여겨지는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 지도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연히 떠올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김대건의 조선 전도 등등의 지도를 볼 수 있는데요. 지도가 보여주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가 가진 문화와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지도에 그것들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죠.
"대아틀라스" 는 명예와 부를 위해 제작된 지도라 하는데요. 라틴어판, 프랑스어, 네덜란드어판 등등의 언어로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져 유럽의 국왕들에게 선물로 제공되었기도 했고 가격이 워낙 비싸 신흥 엘리트만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비싸면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법인가 봅니다. 이 상징성때문에 불티나게 팔렸다니 말이죠. 하지만 역시나 외양에만 너무 힘을 줘서인지 그 가치로서는 여전히 빛을 발하지만 학술적으로는 의미가 없다니 어딘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를 보면 또 다릅니다. 15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쳐 만들어졌기에 정확성이 떨어졌을것만 같지만 르네상스 이후 발달한 지도제작 기술과 과학 연구의 성과라던가 삼각측량법으로 지도의 정확성이 높아졌다던가 하는 걸 볼 수 있다니 말이죠. 이 지도의 자극으로 주변 국가들도 국가 지형도 제작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수한 지도학자와 지리학자를 양성하게도 되는 등등의 발전을 했다니 하나의 지도가 가진 가치가 너무도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처음 들어봤는데 다 지도를 그려야만했던 사연이 다 있더라구요. 그 당시 조선에 육로로 카톨릭 성직자를 보낼 수 없었기에 해로를 알아야했다는 겁니다. 김 정호의 대동여지도 역시 지금 보아도 어떻게 그 당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싶은데요.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에서는 콜레라를 막기위해 지도를 그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쓰임새 또한 다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지도들의 이야기는 지도의 흐름이 단지 탐험을 위해서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데요. 고대인들의 우주관에서 철학과 문학, 그리고 전쟁을 위해 지도를 놓고 멀고 먼 길을 떠났을 전 시대의 인물들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도의 의미가 누구에게는 다른 의미가 있었다는 걸 알고나니 지도보기가 더 재미가 생기고 나라면 무슨 이유로 지도를 만들어 보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지도를 따라가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게 인생과 역사를 이야기하는 시작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한데요. 보물이 x자로 표시된 지도만이 보물을 묻어놓은 지도가 아니다 싶네요 |
|
지금이야 구글어스를 비롯하여, 자동차용 네비게이션 등 지도(Map)서비스가 거의 무료로 잘 이루어 지고 있지만, 불과 얼마전 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전에는 특정 지명의 실제적인 위치를 찾기위해서는 커다란 지도책을 펼쳐보는 것이 당연시 되곤 했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거래처의 영문주소를 가지고 실질적인 위치를 찾기위해서 A2 크기의 지도책(흔히 아틀라스; Atlas 라고 표현했다)을 펴고 지도책 뒤편의 색인을 찾고 거기에 나와 있는 위도, 경도를 찾아 해당 페이지에서 깨알 같은 주소를 찾고는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 항구, 대도시 등을 찾아서 도착할 방법을 찾아 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 지도 서비스에 들어가 검색창에 입력만 하면 순식간에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고, 여러가지 조건을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손쉽게 보여준다. 그런데 고대인들은 과연 잘 알지도 못하고, 가본적도 없는 곳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었을까?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가 지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고, 타인에게 설명을 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정확한 구 형태의 행성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맞게 공간을 평면으로 옮기게 된것은 불과 5-600년도 안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도 일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지구 평면설을 근거로 (어찌보면 고대인의 입장에서는 중력의 개념이 없었을 터이니 둥근 구형의 지구를 생각 할 수 없었던 게 당연 할지도 모른다. ) 그에 맞는 원시적인 지도를 정확한 측량의 없이, 주관적인 지식과 주위의 인식을 근거로 해서 지도, 어찌보면 이세계를 이루고 있는 개념도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너무 어처구니 없는 지도(개념도)이지만 그 시대의 세계관을 유추하기에 충분하다. 지도는 당시의 과학기술(지리학, 항해술)의 척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 종교관,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한다. 종교가 인간사의 큰 부분을 차지할때는 해당 종교에 입각하여 세계관를 가졌고, 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는 지도를 만들어 왔다...물론 현실과 다르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른바 대항해 시대와 식민지 개쳑시대가 도래하자 장거리 항해, 여정에 필요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지도가 요구되었고, 늘 그러하듯이 인간은 필요에 의하여 그 해답을 만들어 내었다. 지도 작성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자 지도 편찬, 인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 당시는 지도가 매우 고급스러웠고, 부의 상징이었다. 정확한 지도의 작성은 실제로 해당지역을 탐험해야 하였기에 엄청난 비용이 들었고, 국가적인 지원이 요구돠었고 부자 가문이 대를 이어서 작성해야 할 만큼 역사적인 가업/사업이었다. 중세를 지나 근대에 들어서자 많은 국가들의 통치와 안보, 군사적인 목적으로 보다 정밀한 지도를 원하게 되었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도편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확한 지도를 가진 국가가 보다 원할한 내치와 대외적으로 강력한 군사, 경제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상은 서양중심의 지도와 관련된 세계사의 흐름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도에 관한 기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가 대표적이고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영화와 드라마로 여러번 제작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의 경우 종교적인 목적으로 작성되어 (천주교 신부들이 한반도에 보다 쉽고 안전하게 접근하기 위해서) 서양으로 퍼져나갔고 외국어로 번역도 되었고, 실제 19세기 구한말 서양세력이 측량을 하기 전까지는 매우 중요한 지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부분은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너무 유명하지만 제작자의 생애에 대하여서는 왜곡된 내용들이 마치 사실처럼 알려져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같은데 일제시대에 일부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조선왕조의 무능을 부각시키고,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기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조선시대의 공식적인 기록 어디에도 고산자 김정호와 그의 식솔, 관련자들이 핍박을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통틀어 세계관, 항해술과 조선술, 인쇄술, 국력의 집약체가 지도의 제작과 편찬이었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는 단순히 지리학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의 거울이라고 본다.
|
|
올 봄에 읽은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를 비롯해 지도를 바탕으로 해서 역사나 지리 등을 다룬 책들은 여럿 만나봤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진짜 실존하는 지도를 통해 그 지도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살펴본다. 박물관에서 대동여지도 등 우리 지도들은 종종 만나왔지만 과연 어떤 지도를 통해 어떤 얘기를 들려줄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선 인류역사상 총 10개의 지도를 선정해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로 시작하는데 인류 최초의 세계지도로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바빌론을 인간 세상의 중심으로 묘사하면서 세상의 기원에 대한 상징적이고 신화적인 내용 묘사와 현실 세계 추상화도 시도했다. 다음으로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가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지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알 수 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만 나오는 게 아니라 기원전 6세기경부터 기원후 2세기경까지 그리스 철학자들이 생각한 지구의 모습이 변화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지구를 편평하다고 생각하다가 둥글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는데 중세에 만들어진 세계지도 가운데 유일하게 완벽한 상태로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는 물론 역사학, 인류학, 민족학, 종교학, 신학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담아 시각적인 백과사전 역할을 해서 중세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중세 암흑시대엔 오히려 이슬람세계가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웠는데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는 그리스 철학과 이슬람 과학의 만남을 여실히 보여줬고 배수의 제도육체는 동양이 어떻게 지도를 제작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다음 타자는 지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메르카토르가 등장하는데 그의 아틀라스는 서양에서 지도책 또는 지도첩을 의미한다고 한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면서 지도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데 메르카토르 도법은 현재까지도 지구를 표현하는 지도투영법의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카시니의 프랑스 지도는 지도를 통해 국가와 국민이라는 의식을 제대로 심어주게 되었고, 다음으론 반가운 우리 지도가 등장하는데 바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다. 현재 일본에 있어 사본만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서울대 규장각에서 본 적이 있는데 동아시아 최초의 세계지도라고 한다. 서방에 한반도를 알린 지도로는 김대건의 조선전도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소개되는데 한국 최초의 신부로 알려진 김대건이 지도 제작을 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김대건의 지도는 조선에서의 포교 목적으로 조선 정부의 지도를 복제한 것이고, 한국 지도의 대명사인 김정호는 조선 정부의 핍박을 받으며 고난 속에 지도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일본이 조선 정부의 무능함을 부각시키고 자신들의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화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는 콜레라 사망자를 지도에 표시해 콜레라의 원인을 밝혀낸 큰 업적을 남겼다. 이렇게 여러 지도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인식과 그 시대의 문화, 생활들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여러 지도들과 그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해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