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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라는 이름이라. 경쾌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성격을 가질 듯하다. 아라는 여러 편의 단편에서 마치 연작 소설의 주인공처럼 나타난다. 때로는 소설가로, 스키 강사로도 나타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라의 이름에 집중하며 또 한 번 아라가 나타나려나 기다리기까지 한다. 어쩐지 아라는 정세랑 작가를 닮은 듯도 하다.
말을 잘하고 싶은 아라를 본다. 한빛의 밝은 에너지가 부러운 아라는 그녀에게서 매력적인 스위치를 건네받는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들어온 저녁이면 허전하다.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나 후회되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에너지를 빼앗긴 느낌이다. 또 하나 드는 생각은 타인의 말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이 말하게 놔두지 않았다는 거다. 다음에 만나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쩐지 후회의 횟수가 늘어난다. 한빛이 아라에게 하는 말 중에 불안해서 말의 여백을 견디지 못한다는 말, 웃기려다가 무신경하지 않았나,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만 그랬던 건 아니었다. 우리는 가끔 타인의 생각을 엿보며 나의 마음 저편의 것을 인식한다. 때로는 동질감을 느껴 공감하는 것 같다.
둘째 아이를 낳고 잠시 직장을 쉬던 때였다.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오며 친구들 하나 없이 육아에 치이던 때였다. 나보다 세 살 어린 옆집 사람과 친구로 지냈다. 육아 스트레스를 맥줏집에 가서 생맥주 한잔 하는 걸로 풀었다. 그 시간이 참 좋았다. 힘든 시간을 견디는 방법이 있다. 지나와 유경처럼 밤 열 시 이후에 드라이브하는 사람도 있겠고 나처럼 옆집 친구와 맥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2시, 기적의 취객 사파리」를 읽는데 문득 오래전 일들이 떠올랐다. 직장 생활할 때보다 더 힘들었던 육아에 지쳤던 나를. 그때 그 친구는 잘 지내고 있을까. 추억에 잠겼다.
아주 좋아했던 우산이 있었다. 노란색 바탕에 흰색 도트 무늬, 우산 살 아래쪽에는 흰색 프릴이 있어 비가 오기를 기다렸던 거 같다. 미니멀리즘과 친환경 제품 사용에 대한 내용은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경험한 바 있다. 하고 싶은 주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사랑 이야기를 써야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쉽다고 표현했던 게 생각났다.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소설은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비춘다. 마치 거울처럼 드러나는 우리의 민낯이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좋아해서 조바심 나는 마음으로 기다렸었다. 그게 현정의 일이었다. 기다리는 것. 다음 책을, 다다음 책을. 새로운 작가를 만나기 위해 모험하고 실패도 하면서.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매년 몇 권이나 더 읽을 수 있을까 계산해가며. (205페이지, 「현정」중에서)
단편 「현정」을 읽다가 드는 생각이다. 만약 지진으로 서점에 갇혔다면, 휴대전화 신호는 잡히지 않고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고 있다면, 활자중독에 가까운 나도 서가 밑에 떨어진 책들을 주워 읽고 있을까. 현실과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책 읽는 것밖에 없을 때 우리는 현정처럼 책을 읽을지도 모르겠다. 갇힌 현실을 잊으려 책을 찾을 것이고, 읽고 싶었던 책이 보이면 그 시간을 견딜 수도 있지 않을까. 절망에 사로잡히기보다 독서를 함으로써 기다릴 수 있었다.
책이 주는 힘,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표현한 글이었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아라의 다양한 모습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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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기 전입니다. 예약 구매를 해서 책을 받았는데 배송상태가 안 좋네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한 권만 구매해서 그런지 박스가 아니라 에어캡 봉투에 반은 구겨진 채로 왔네요. 원래 책 상태에 민감해서 기분이 정말 안좋습니다. 그리고 출판사분들. 안그래도 엽편소설 특성상 내용이 짧은데 글자 크기 뭔가요. 페이지 수를 채우기 위해 글자 크기와 간격을 키운 느낌이네요. 작가님을 좋아해서 책을 구매했는데 이럴 거면 전자책으로 볼 걸 후회가 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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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아프다는 핑계로 주말 내내 누워 있었다. 원래 계획은. 그러니까 계획은 새로 산 자격증 교재를 펼치고 강의를 두어 개 듣고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는, 그런 계획이었다는. 비 오는 토요일은 온통 흐린 빛이어서 마음까지도 그 빛으로 물들었나 보다. 맥락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하고 무심코 말을 던져 놓고 후회하는 월요일에서 금요일을 보내고 나는 참 한결같이 바보네, 바보야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무 때문에 전화를 할 일도 받을 일도 많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일까. 말이 짧고 혼잣말로 위장해 타인을 향한 무례한 말을 하는 이들이 꽤 된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전화가 울리면 그래서 마음이 작아진다. 검색창에 전화공, 까지 쳤는데 전화 공포증이 자동 완성으로 떠서 또 놀랐다. 다들 그렇게 공포와 불안을 견디며 살고 있구나.
정세랑의 미니 픽션 『아라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 몇몇만이라도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헛소리를 하는 이를 나무라지도 않고 한 밤에 산책을 하며 취객을 관찰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계속 가다 보면 타협 다음의 답이 보일지도 모르니 계속 가본다는 다짐을 하는 의뭉스럽지도 꼬이지도 않은 건강한 사람들이 단 몇이라도.
지진 난 곳이 하필 서점이어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책을 읽으며 버티는 이가 있다. 정세랑의 소설을 관통하는 마음은 무한한 다정함과 한없이 너그러운 이해심이다.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 물어도 한숨 쉬지 않는 이가 『아라의 소설』에는 등장한다. 팬데믹의 세계에서도 서로를 미워하기 보다 나의 잘못이 없나 먼저 살핀다. 짧은 소설을 모아 놓은 『아라의 소설』은 하루 종일 수화기 너머로 설명을 듣고 또 듣다 이해는커녕 오해만 하고 돌아온 나에게 먼저 손 내밀어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친절한 사람들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이토록 가득하다. 내가 비굴할 정도로 웃음과 친절을 보이는 이유는 나 또한 그러한 웃음과 친절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지만 당신이 친절한 사람이라면 그걸로 됐다는 로알드 말을 기억하면서 겁먹지 말아야겠다. 상대의 친절을 바라지 않고 나의 친절함을 유지하면서 전화를 받고 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주말에 『아라의 소설』을 겨우 읽었다. 월요일에 어깨가 덜 아프면 집에 가서 『아라의 소설』 리뷰를 써야지 했지만 젓가락으로 과자를 먹기만 했다. 소설은 아프고 힘든 현실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괜찮다. 어차피 다 죽을 거니까. 죽음이 큰 슬픔과 고난으로 느껴지던 시절은 지났다. 죽는다고 하니까 죽었다. 방법이 없었다. 다음 세계에서는 다정함만이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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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아라의 소설은 시 두 편과 함께 표제작인 아라의 소설을 비롯하여 정세랑 작가님이 그간 내놓으셨던 여러 편의 엽편소설들을 한데 모아둔 작품집입니다. 참고로 엽편소설이란 나뭇잎 넓이 정도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내는, 단편소설보다도 짧은 소설을 가리키는 용어인데요. (출처 : 시사상식사전) 처음에만 하더라도 각 작품들의 길이가 짧아도 너무 짧은 것이 아닌가 싶어 조금 당황했었습니다만, 아라의 소설에 실려있는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읽어나가게 되면서 오히려 이러한 엽편소설들이야말로 다른 형식의 작품들 보다 작가님의 생각을 훨씬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각 작품들 말미에 실려있는 작가님의 말들 또한 너무나도 귀여우면서도 유머가 넘치다 보니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을 정말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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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북스 출판사에서 출판한 정세랑 작가의 [아라의 소설]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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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소설 책을 구매를 하게 되었다 나는 이책을 보면서 이게 무엇인가? 하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난 이책을 보면서 생각하는것들이 많이 듣다.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아라는... 우리의 삶의 쓴맛을 견디면서 삼킨다. 그저 삼키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되었는지 고민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자각한다. 당장 답이 보이지 않으면 잠시 멈춰 모색하고 궁리한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않을까? 리뷰를 해주신 분하고 하고 나랑 같은 생각을가지고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지가 않타는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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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님의 엽편 소설집 <아라의 소설>은 10여 년에 걸쳐 각기 다른 지면에 발표된 작품을 모은 책입니다. 다양한 소재의 짧은 분량 소설들은 단숨에 호로록 읽히지만, 그 안에서 같은 결의 따뜻함과 명랑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을 대하는 작가님의 특유의 건강하고 다정한 시선 덕분이겠지요? 짧은 단편과 창작 비하인드를 읽을 수 있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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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보다도 짧은 길이의 소설들을 엮어서 만든 미니 픽션집이다. 길이는 짧아도 "정세랑이 정세랑 했다."라는 생각이 족히 들 만큼 한 편 한 편이 재미있고 통쾌하다. 제목의 '아라'는 정세랑 작가가 받침이 없는 이름을 찾다가 고른 이름인데, 어쩐지 마음에 들어서 여러 작품에서 썼다고 한다. 정세랑 작가는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작품에 차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e.x. 재인, 재훈, 재욱), 아라는 가까운 사람 중에 같은 이름이 없어서 편히 쓰게 되고, 가장 과감한 주인공에게 쓰게 된다고 한다. (아마도 작가의 분신 아닐까)
이 책에 실린 모든 소설이 각자의 매력 때문에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10시. 커피와 우리의 기회>이다. 2019년 10월 <월간 윤종신>에 소개된 소설인데, 체질이 바뀌어 하루에 딱 한 잔만 커피를 마실 수 있게된 주인공이 단골 카페에서 새로 들어온 커피를 시음하는 내용이다.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한 특별한 사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전혀 새로운 기법이 쓰인 것도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이 비범하고 환상적인 색채를 띠는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한 정세랑 작가의 특기가 잘 발휘된 작품이라고 느꼈다.
후반부에 실린 <현정>은 정세랑 작가의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서점에 갔다가 하필이면 그때 지진이 나는 바람에 서가 사이에 갇혀버린 주인공이 생수 한 병과 초코칩 쿠키 한 박스로 며칠을 견디며 읽은 책들에 관한 소설인데, 언급된 책들은 곧 정세랑 작가의 추천 도서 목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2020년 알라딘 17주년 기념 짧은소설 모음 <열일곱 : 열일곱 명의 작가 열일곱 개의 이야기>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현재 알라딘에서 무료 이북으로 읽을 수 있다(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8241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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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책은 무조건. 장편 단편 가리지 않고 무조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아라의 소설은 정세랑 월드의 압축판이네요. 짧은 소설들 속에서 SF작가로서의 새 세계를 향한 날카로움, 작가 특유의 여유와 유머, 예술에 대한 진중한 태도와 진귀한 상상력까지. 정세랑 작가를 좀 더 이해하고 가깝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라가 되어 소설을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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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니 망설임 없이 구매했습니다. 짧게는 몇 페이지, 길게는 단편 소설 정도의 분량인 엽편들이 실려있어서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 상상력의 원천은 어디일지 늘 궁금합니다. 특히 <채집 기간>이 인상깊었습니다. 외계인이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보니 정말로 사람의 눈썹이라는 신체부위가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짧고 임팩트있게 엽편 소설을 써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라의 소설>은 정말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