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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스럽지만 친근한 19세기 파리 산책자들
페이퍼로드의 인간 생리학 시리즈, 루이 후아르트(위아르)가 생리학 장르의 창시자로 알려졌는데, 그가 세계 최초 풍자 일간지<르 샤리바리>의 편집자로 활동했기 때문이 아닌가싶기도 하다. ~ 생리학, 하나의 풍자 연구로서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어조로 사회 주제를 다루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인간 유형을 제시하며, 동시대 공간과 사물을 정치, 문화적 배경과 연관 지어 묘사하는 문학의 장르다.
<산책자 생리학>은 19세기 중후반 파리의 도시 풍경이 급변하던 시기에 새로 등장한 인간 군상인 산책자를 그린다. 그들은 한가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상품화돼가는 도시 공간 속에서 대도시가 주는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간 사람들이다. 후아르트는 도시 공간을 채운 모든 것이 산책자들의 감각, 인식, 사유까지 바꾸던 시대, 산책자들이 새로운 신으로 떠오른 물신(物神)의 숭배자가 됐던 시대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풍자하고 있다.
그는 완벽한 산책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산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대인을 위로한다고, 15장으로 구성했는데, 여기에는 무위도식자, 부랑자, 완벽한 산책자, 군인 산책자, 파리의 양아치들 등을 담았다.
산책자의 유형을 좌우하는 것은 ‘돈’이다. 돈이 많은 사람보다 돈이 없는 사람이 산책에 유리하다는 건 사실이다. 산책하다 흙탕물이 튀면 자신의 품위까지 손상되는 줄 알아 웬만하면 걷지 않는 사람들이나, 유모차처럼 생긴 마치 안에서 겨우 위를 올려다보거나 비싼 아랍풍의 말을 타고 아래를 내려보는 사람들, 그런데 이렇게 할만한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진정한 자연 감사자이면서 완벽한 산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산책자란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일종의 어떤 거시적 공백을 창조할 줄 아는 사람이다. 겉으로 보면 한가로운 산책자이지만, 실은 진정한 산책자가 아닌 사람들, 강아지 목줄에 끌려다니는 사람들, 최신 유행의 멜론을 사서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무위도식자, 외지에서 온 구경꾼, 부랑자 등이 이른바 산책의 진정한 목표인 거대한 공백을 만들 줄 아는 사람처럼 예시되지만, 멀리서 볼 때 그럴 뿐, 가까이서 보면 손톱만큼 한 문제에도 병적으로 집착하는 좁쌀들이다.
인간의 새로운 정의 후아르트는 인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인간은 두 발 달린 깃털 없는 자, 그리고 외투 입고 담배 피우며 산책하는 자”라고, 뭔 말인지 다소 황당함을 느끼지만, 그는 원숭이와 인간의 구분은 가끔 숲속을 산책할 때, 손에 지팡이가 들려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된다고.
산책자라고 다 산책자가 아니라 거대한 공백, 즉 사유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산책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산책자의 자격을 이렇게 말한다. 어떤 경우에도 명랑할 것, 필요할 때 성찰할 것, 항상 관찰 정신을 지닐 것, 독창성은 그다지 없어도 되지만, 유연한 사유를 할 줄 알고, 약간의 피로와 훈련을 특히 자신을 쉬게 할 줄 아는 의식상태일 것. 이렇게 보면 산책자가 되는 건 쉽지 않을듯싶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 그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산책일까, 산다는 의미일까, 삶을 말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