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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그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만일 할머니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자신에게 느끼는 불신, 살아가면서 겪는 슬픔 같은 뜻으로 고통을 말한 거라면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는 말이다. 가끔 그런 느낌을 받으니까. 살멩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앞을 향한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뒤를 향하는 길이다. 떄떄로 나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때는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에 펼쳐진 길을 선택할 때면 성장했다. 그랬다. 할머니의 말처럼 고통도 필요했다. 할머니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슬픔의 맛을 모른다면 기쁨의 맛 또한 알지 못할 것이라고.' -11쪽 루치니아에게 할머니는 유년시절의 많은 부분을 함께 했으며, 루치니아에게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일러주는 존재이다. 책은 내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삶에서 겪게 될 고통과 슬픔 없이는 기쁨도 성장도 없는 것이라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언제나 어둠과 고통이라는 터널을 통과해야만 한다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도, 이해도 받지 못하고, 무시를 당하거나 비웃음을 살 때도 있지만, 자신이 진정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어떤 길을 향해 갈지 알고 있다면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고. 오롯이 혼자서 가야 하는 길이지만 때론 가만히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남들은 비웃어 넘기지만 진지하게 들어주고, 온 마음을 담아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이를 만날 수도 있다고. 루치니아에게 찾아온 첫사랑 마르틴처럼. "부족하지 않은 것은 다 넘치는 거다." 언제나 수식어를 뺀 삶의 방식을 얘기하던 할머니였지만, 딱 하나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만은 결코 넘치지 않는단다." 할머니를 잃은 그 해 여름 센다숲에서 루치니아는 커다란 상실감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마르틴을 향한 사랑과, 나이팅게일 치피를 향한 사랑. 새끼들을 잃고 남은 새끼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던 선생 나이팅게일마저 잃은 치피 역시 각자 나름의 고통과 슬픔과 희생을 통해 성장을 했던 것은 아닐까? 할머니를 잃고 선생 나이팅게일이 있다는 자신의 보고서를 비웃는 사람들 속에서 굴욕과 모욕감도 느끼고, 애정을 담아 관찰하던 치피의 새끼들이 까치에게 잡아 먹히는 장면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치피와 함께 슬픔에 잠겼던 루치니아가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듯이. 삶도 죽음의 한 방식일테고, 죽음도 삶의 한 방식이며, 나와 다른 상대를 향해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어가면서 슬픔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는 치피와 루치니아. 삶 속에서 죽음을 대하는 방벙을. 죽음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기쁨을 알아아고, 기쁨 속에서 고통의 필요성을 알아채듯이. 그 해 여름 삶의 새로운 경계선을 하나 넘었던 루치니아의 삶은 계속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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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숲이 아름답지도 않겠네?” 나를 보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내가 진지하게 물어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나는 숲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무언가 바뀌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교육받았고, 집에서도 그렇게 배웠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빠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르만도 항상 숲이 아름답다고 했다. 하지만 새도 숲을 아름답다고 생각할ㄲㆍ? 아니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까? 새는 아름답다, 또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새에게 나는 숲의 일부분으로 보일까? 아니면 그저 낯선 이방인으로 보일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문득 이 말 때문에 딱 멈춰섰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무얼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거지?’ 생각하고 바로 아래를 읽는 순간 나와 똑같은 말이 나왔다. “뭐가 그렇다는 말이지? 뭐가?”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단어들이 우리를 배신한다는 작가의 말을 보면서 이 책은 얇지만 중학년이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렵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도서 사이트에서 확인하니 고학년 도서로 나온다.
이해가 어려워서 다시 앞 부분을 읽었더니 내가 부딪힌 부분이 다시 나타났다. 이 글을 쓴 주인공은 어른이고, 스스로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그리고 할머니를 좋아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수식어 없이 쓰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대해 들으면서 과연 수식어 없는 글을 우리가 읽고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까 생각했다. 쉽지 않지만, 또 매력있지 않을까?
부족하지 않은 것은 다 넘치는 거다. 할머니의 이 한마디가 참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세상은 너무 다 넘치고, 나에게도 온갖 넘치는 것들 속에서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지 않는가. 부족하지 않은 것은 넘치는 거라는 것, 적당한 것이라는 기준은 없다.
“우리가 보장받은 몇 년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티켓을 내고 받은 거란다.” 이 말도 마음에 남는다. 나에게 죽음의 티켓은 얼마나 가깝게 와 있을까?
주인공 루시아가 아빠의 제안으로 여름 내내 센다숲에서 새를 관찰하면서 적은 공책 속 글들을 어른이 된 루시아의 이야기 속에 계속 보여준다. 그 속에는 열 네 살 루시아가 살아있고, 또 루시아가 좋아했던 나이팅게일, 그 중에 치피라고 하는 아빠새와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 숲에서 계속 만나게 되는 치피와, 그리고 엄마새 주잇주잇, 그리고 새끼들에게 루시아의 마음은 마치 가족에게처럼 머물러 있었다. 새끼 나이팅게일이 까치에게 먹히는 순간을 바라보는 루시아의 슬픔이 그대로 글 속에 머물러 있었다.
루시아가 나이팅게일의 새소리를 흉내내면서 치피와 교감을 나누게 되는 것이 신기했다. 기르지 않는 새와도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니 말이다. 결국 떠나야 하는 치피는 가지 못하고 계속 돌아와서 루시아에게 다가간다. 루시아가 어느 순간 진짜 나이팅게일처럼 날아서 치피를 따라가는 것은 정말 따사로운 환상 같았다.
루시아가 글쓰기는 삶을 느끼기 위한 마법이라고 표현했다. 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에게도 글쓰기는 내 삶을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다. 그렇게 수식어 없는 글을 쓰던 할머니처럼, 나에게도 글쓰기는 그냥 삶을 담게 하는 무언가다.
모든 삶은 삶이다. 더 나은 삶도, 더 못한 삶도 없다. 모든 삶은 가치가 있다. 동물 한 마리가 숲에서 죽으면 그것도 죽음이다. 동물 한 마리가 숲에서 태어나면, 그것이 삶이다.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어른 루시아는 숲에 있던 그 때, 자신의 임무를 생각하며 치피의 새끼들을 구하지 않았떤 것에 대한 죄책감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다시 한번 날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밤나무와 너도밤나무 그늘에서 내 몸을 조이고 부풀어 올리려고 하면서 날개가 자라도록 시도하던 기억이 난다. 다시 나이팅게일이 되려고 했던 가여운 여자. 날개 없는 가여운 여자. 숲속 가장 그늘진 곳을 산책하면서 나는 오롯이 할머니를 생각했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들과 나무꾼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관, 오두막집과 폭풍우를 생각했다. 그러자 내 기억 속에서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언젠가는 동물을 부러워하게 될 게다”
마지막 루시아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치피, 우리는 아직도 날고 있다. 언제나 날 것이다. 주인공 루시아는 다른 것들은 모두 그립지만 루치니아는 그립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 안에서 이미 만났기 때문에. 나는 과연, 나를 만났을까? 모든 것을 글로 쓸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도 내 몫이라는 루시아의 말도 함께 기억하고 싶다. 나도 루시아처럼 치피와 함꼐 오랫동안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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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탐조가 아닌 탐사 대원으로 보았다. 최연소 탐사 대원이 되어 북극이나 정글, 또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탐조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접한 적이 없어 탐조가 탐사로 보였던 것 같다. 탐조에 관한 이야기는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읽기 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새를 관찰하면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어떤 새에 관한 내용일지 그 내용이 궁금했다. 또한 책 표지의 ‘스페인 아나야 아동 청소년 문학상’이라는 글귀가 책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루치니아는 조류학에 관심이 있는 모임에서 가장 어린 회원이다. 14살 소녀의 여름, 숲에서 나이팅게일의 둥지가 있는 숲속 빈터에서 새들을 관찰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 곳에서 치피와 그의 가족을 관찰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사색을 하고 새들과 교감을 나눈다. 루치니아가 치피의 뒤를 따라 날아가는 일은 실제로 있었던 일일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 부분을 자세히 읽길 바란다. 날개가 돋아날 때의 아픔, 날갯짓을 시작하는 용기, 치피를 따라 날아갈 때의 가벼움, 그리고 다음에 따라오는 자유로운 삶. 나이팅게일 치피와의 기적같은 교감을 담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 소녀의 성장과 소녀와 작은 새간의 따뜻한 우정을 느낄 수 있다. 소재가 평범하지 않아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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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초록색의 표지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주인공 루시아가 조류 관찰대 일원으로 새를 관찰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자연 보호와 관련된 쉬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다보니 삶과 죽음, 책임, 사랑, 자연의 이치 등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만 읽을 수는 없는 책이었다. 루시아가 글을 쓰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내면을 탐구하는 모습이 마치 사춘기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잘 다스리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 가는 것 같아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게 느껴졌다. 새를 관찰하며 루시아가 마르틴과 알콩달콩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풋풋한 첫사랑도 하면서 그저 무난한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하며 읽었지만, 이야기는 참 잔인하게도 현실적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비웃는 사람들 때문에 창피함을 느끼고, 나이팅게일 치피의 새끼들이 까치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지켜만 봐야하는 상황에 놓이고...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통해 결국 루시아는 삶과 죽음에 대해 이해하며 한 걸음 성장하였다. 글의 마지막에 써 있는 고통은 기쁨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슬픔으로 기쁨을 알게 된다는 말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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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 않은 것은 다 넘치는 것이다." 마치 미니멀리스트의 좌우명과도 같은 할머니의 말씀은 할머니가 살아오신 인생만큼이나 간결하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간단하지가 않게 느껴진다.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시간을 소비하고 건강을 담보하며 관계를 소홀히 하는 인간에게 보내는 안타까움의 발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1인칭 시점의 나와 그녀의 할머니는 글쓰기라는 공통된 취미를 공유하며 둘 만의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우리가 보장받은 몇 년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티켓을 내고 받은 거란다." 라는 말처럼 티켓을 지불하고 죽음의 문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고 소녀는 마치 할머니의 못다이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조류를 관찰하는 탐조대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센다숲에서 보고듣고 느낀 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적어나가면서 루치아는 마치 할머니가 살아계셔서 루치아와 대화하는 것처럼 느끼며 할머니와 교감을 나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그로인한 이별의 고통은 남겨진 인간의 몫이다. 동물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알지 못하고 그들의 삶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시한부 기관차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루치아는 나이틸게일을 관찰하는 동안 동물들을 부러워할 거라던 할머니의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소녀이던 루치아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깨닫고 생리의 시작과 함께 그렇게 어른으로 성장한다. 루치아가 할머니가 하신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 역시 삶의 의미와 죽음의 당연성에 대해 관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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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만나는 나이팅게일의 세계를 그저 관찰자로 따뜻한 시선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소녀. 할머니의 죽음, 새끼 나이팅게일의 죽음.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노래 선생님의 죽음. "죽음은 우리 삶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야. 죽음은 아픈 것이 아니란다.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픈거지." 치피가 다시 노래선생님이 되어 소녀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교감하고 결국은 따뜻한 남쪽으로 함께 날게 한다. 이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또 한 소년의 관점도 재미있다. 소녀가 이 과정에 완전 몰입하도록 도와주고, 그이야기를 들어주고 인정해주는 이 애틋함이 참 소중하다. 가슴 설레이는 로맨스이지만 그 과정도 참 따스하게 느껴진다. 소녀의 성장기도 죽음이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인간도 그 중 일부일 뿐이라는 것. 어른이 된 소녀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회상하지만 그 순간순간의 감정에 깊이 취하는 느낌 소설이지만 시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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