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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70년대 잡지 광고
"[프로파간다] 70년대 잡지 광고" 내용보기
이 책은 나로서는 이례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나는 광고 전문가나 사업을 경영하는 처지도 아니다. 또한 이 책은 가격(38,000원이면 일반 단행본의 3배 정도)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한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70년대는 내게는 학창시절이자 청춘의 시기였다. 또한 70년대는 ‘7080콘서트’,‘7080세대’등이 회자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프로파간다] 70년대 잡지 광고" 내용보기

 

 

이 책은 나로서는 이례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나는 광고 전문가나 사업을 경영하는 처지도 아니다. 또한 이 책은 가격(38,000원이면 일반 단행본의 3배 정도)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한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70년대는 내게는 학창시절이자 청춘의 시기였다. 또한 70년대는 ‘7080콘서트’,‘7080세대’등이 회자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기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가 막을 내리고 비록 짧기는 했지만 ‘서울의 봄’이 다가오는 시대가 아니던가? 그 시대의 광고라면 개인적인 추억을 떠나서 사회적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구입을 결정했다. 그렇게 구입한 책에서 무엇을 느꼈던가? 이 책에 대한 나의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책을 받는 순간에는 실망을 했다. 나는 이 책에서 70년대의 사회 문화에 대한 고찰과 함께 그 시대 광고를 살펴보면서 어떤 의미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664쪽의 방대한 이 책에서 그 시대를 살펴보는 글은 단 6쪽(A4 규격에 작은 활자를 3단으로 배열했으니 일반 서적으로 10쪽 분량)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아무런 설명이 없이 그 시대의 광고를 그대로 나열했을 뿐이다. 물론 나름의 분류는 했다. 식품, 제약, 가정, 화장품, 의상, 잡화, 안내광고, 기업광고, 상표지 등으로 구분을 하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어긋난 것이다.

 

내가 실망을 한 또 하나의 이유는 70년대에 가장 즐겨 본 잡지는 『학원』,『여학생』등의 학생잡지와『뿌리깊은나무』,『씨알의 소리』,『신동아』등 시사지였다.『학원』은 학창 시절의 내게 꿈을 심어준 잡지였고,『여학생』은 학생문예물이 많이 실렸으므로 관심이 있었다. 『뿌리깊은나무』,『씨알의 소리』,『신동아』등은 당시 지식 층에 인기가 있었던 시사지였다.

 

그런데 이곳에 실린 광고들은 『여원』,『주부생활』,『여성중앙』등 70년대 여성지가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남자인 내가 그런 잡지를 보았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의 선친께서 면사무소 소재지인 고향에서 그 지역 유일한 서점을 경영하셨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여성지들도 낯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즐겨 본 것은 만화와 소설이었지 광고는 아니었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 중에는 70년대 광고를 통해서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낯선 광고가 많았다는 점에서는 아쉬웠다. 특히 가장 탐독했던 『학원』에 실렸던 광고는 거의 없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둘째, 그래도 추억을 되새기며 향수에 잠길 수는 있었다. 광고는 그 시대 기업들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한 작품들이다. 당대의 문화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광고일 것이다. 대중의 관심이나 호응을 많이 받는 사람이 광고의 모델이 되었을 것이고, 그 시대 사람들이 그리는 세계가 광고의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광고들을 보면서 어렴풋이 70년대 나의 꿈과 생활이 떠올랐다. 그 문구들은 나를 포함한 동시대인들이 그리던 미래의 모습이었고, 모델들은 그 시대 대중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인기인이었다.

 

광고를 한 기업이나 제품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사라졌거나 과거의 명성을 잃은 경우도 있다. 모델들 중에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잇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들, 또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 경우도 있다. 30년이면 한 세대가 지난 것이다.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게 할 충분한 시간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감회를 느낄 수 있었다.

 

셋째, 의미 있는 책이다. 일반 단행본 3권에 해당되는 경비를 지출했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앨범을 보듯이 짬이 날 때마다 책장을 넘기면서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볼 때마다 향수에 잠기면서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을 테니 좋은 책이 아닌가. 앞으로 30년 뒤에도 내가 이 책의 광고들을 볼 수 있다면 지금과는 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때의 느낌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래도 아쉬운 점을 한 가지만 적겠다. 이 책에서는 70년대의 광고들을 제품별로 분류했고, 발표한 시기(연도)는 제시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말고 단 몇 줄이라도 배경 설명을 덧붙였으면 좋았지 않을까 싶다. 그 광고가 실린 매체는 어디이고, 모델의 이름이나 광고의 반응 등이 있었으면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끝으로 내가 가슴을 설레며 본 광고들을 몇 개만 소개하겠다.

 

이 책의 구성(80~81쪽의 제일제당과 롯데식품의 광고)

이 책에 실린 광고의 대부분이 원색으로 되어 있다.

색도 인쇄가 책값이 비싼 요인의 하나일 듯하다.

광고의 위에는 광고가 실린 해, 아래에는 쪽수가 표시되어 있다.

국민어머니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탤런트 김혜자 씨는

당시에도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유유산업의 비타엠(138~139쪽)

유유산업에서는 '즐거운 우리집'이라는 표제로 사회명사를 탐방하는 형식의 광고를 했다.

저 제품을 복용하면 이렇게 즐거운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광고는 『학원』같은 학생잡지에도 실렸던 듯하다.

특히 오른쪽에 있는 병원원장인 김영택 박사의 가족사진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제품의 이름은 잊었지만 사진속의 세 따님을 생각하면서 부러워했던 듯*^^*

 

동서약품과 영진약품의 여드름 치료제(146~147쪽)

역시 제품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모델의 인상은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만 해도 피서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시기였다.

저런 바닷가에서 저런 연인을 만날 수 있다면…, 그런 꿈을 꾸었던 듯하다.

 

각종 제약 광고들(180~181쪽)

유한양행의 린디올 광고를 보고서 피임약을 떠올릴 수 있을까?

나는 다만 저런 가정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둘만 낳아 저렇게 건강한 가정을 꾸리자는 의미일 것이다.

극성스러울 만치 가족 계획에 몰두했던 70년대가 떠오른다.

 

신일선풍기(262~263쪽)

내가 첫 월급을 받고서 가장 먼저 구입한 제품이 신일선풍기였다.

당시에는 신일 제품이 삼성이나 LG제품 못지않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은 없었고,

우리나라에는 건실한 중소기업이 많이 있었다.

 

냉장고와 가스테블(282~283쪽)

지금이야 냉장고나 가스렌지가 생활필수품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저것도 부유층을 상징하는 고가품이었다.

우리집에서 냉장고를 마련한 것은 80년대 초, 가스렌지는 90년대 초였다.

 

피어리스 화장품 광고(354~355쪽)

우리나라에서 화장품이 대중화가 된 것이 1970년대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 무렵에는 여대생을 포함한 젊은 여성들이라도

진한 화장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지금은 여고생은 물론 여중생들까지 화장을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제일모직의 골덴텍스(432~433쪽)

나이가 들면 저렇게 중후한 신사가 되어서,

해외여행을 생활화 하는 직종을 갖고 싶었다.

그 나이가 된 지금의 시점에서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면 저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도 광고속의 풍경은 내가 도달할 수 없는 세계인가 보다.

 

남영나이론의 속옷 광고(522~523쪽)

당시 청춘이었던 내게는 민망하면서도

야릇한 호기심을 심어주던 광고들이다.

 

국제나이론과 삼영나이론의 여학생스타킹(536~537쪽)

지금은 볼 수 없는 여고생 제복이다.

아련한 향수와 함께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토막광고들(562~563쪽)

당시에는 신문과 잡지에 저런 광고가 많이 있었다.

양재, 편물, 여차장, 전화교환원, 식모 등 지금은 사라졌거나 보기 힘든 직종이다.

그 무렵에는 펜팔도 많이 했었다.

 

대한항공과 보잉사의 여객기 광고(614~615쪽)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것은 90년대였고,

지금처럼 일반화 된 것은 2000년대 이후이다.

당시 나는 비행기를 타면 저런 대접을 받는 줄로 알고 있었다.

(해외여행을 여러 번 하면서 비행기도 많이 탔지만

한복을 입고 서비스를 하는 스튜어디스는 한 번도 못 봤다 *^^*

1970년대는 저랬을까?) 

 

한국외환은행과 오리엔트 손목시계(632~633쪽)

당시에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시보를 알릴 때는 시계 광고가 함께 나왔다.

특히 저녁 9시 뉴스를 시작할 때는 예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로

"빠르고 정확한 오리엔트 시계가 아홉 시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시보와 함께

초침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던 것이 기억난다.

 

흐르는 시간은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시간을 보고 있는 이가

어찌 오리엔트 시계뿐일까?

 

종근당과 유한킴벌리의 기업광고

당시 나는 종근당과 유한양행 등의 기업을 상당히 신뢰했다.

내 눈에 그들은 약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들은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기업활동을 하고 있을까?



y******3 2013.12.1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70년대 잡지광고』
"『70년대 잡지광고』" 내용보기
프로파간다 출판사는 참 독특하다. 덕후냄새가 나는 요상한 책을 많이 낸다.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이의 이론과 실제(『연필 깎이의 정석』)를 가르쳐주거나 공포영화 속에서 살아남는 법(『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을 알려주는 책이라니. 처음에는 어이 없어 보이지만, 곧 그럴 듯하다며 수긍하게 만든다. 그렇게 '선동'하는 힘에 이끌려 프로파간다의 책을 집어들
"『70년대 잡지광고』" 내용보기

 

프로파간다 출판사는 참 독특하다.

덕후냄새가 나는 요상한 책을 많이 낸다.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이의 이론과 실제(『연필 깎이의 정석』)를 가르쳐주거나

공포영화 속에서 살아남는 법(『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을 알려주는 책이라니.

처음에는 어이 없어 보이지만, 곧 그럴 듯하다며 수긍하게 만든다.

그렇게 '선동'하는 힘에 이끌려 프로파간다의 책을 집어들고 만다.

 

잡지에 꽂혀서 독립출판으로 무크지 같은 걸 내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금방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프로파간다에서 나온 『지금 여기 독립출판』을 보며 소규모 잡지를 살펴보고 공부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것이 취향이든 이상이든, 각자가 좇는 목적에 매진하는 모습은

멋지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프로파간다는 그런 가치에 주목한다.

 

『70년대 잡지광고』도 프로파간다다운 책이다.

(디자인, 미술 전공자가 이 출판사 주요기획자로 있는 것 같다.) 

70년대 잡지에 실린 컬러광고를 사진집처럼 모았다.   

'70년대의 시각물은 당시 '산업미술'이라고 불리던 그래픽디자인의 지배적인 유형 중

하나였으므로 이 광고들을 통해 한국의 현대 시각물의 원류를 탐구할 수 있는 리소스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를 둔 책이기도 하다.

 

예전 잡지광고를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제품도 있고 아련한 옛 기억으로 남은 브랜드도 보인다.

40년 전에도 저런 물건을 썼구나, 하고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새삼스레 비교하기도 한다.

 

'70년대 100여 종의 잡지 속에서 모은 이들 600여 광고는 당시 작업자들이 주어진 조건 속에서

대중에게 호소하려 했던 시각 전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게 하는, 일종의 방향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점이 어쩌면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복고 취향', 추억을 소비하는 차원이 아니다. 과거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다시 말해 시간의 맥락을 깨닫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문제다.'

 

d****1 2014.1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