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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일요일, 급격히 떨어진 날씨에 컨디션도 난조여서 밖에도 안나가고 집에 있다. 덕분에 종일 천현우 작가의 <쇳밥일지>를 읽으며 20대 청년공의 삶과 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매우 능숙한 글솜씨로 첫장부터 강하게 매료시켜 책을 단숨에 다 읽게 만들었다. 사실 앞 쪽은 매우 불행한 어린 시절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담한 터치로, 중립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차분하게 이끌어내는 내공이 돋보였다. 읽으면서 큰 한 숨을 상당히 여러번 내쉬었다. 진짜 많이 힘들었겠다 싶고, 한편으로 괜히 내가 다 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렇게 아픔을 감추지 않고 다 드러낼 수 있는 건 내면이 건강하다는 것인데 아마도 독서가 큰 힘이 되었겠지만, 심 여사님의 사랑이 큰 지지력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보았다. 모든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처럼 그에게 안온한 사람의 향기를 느끼게 해 준 분 말이다. 대기업 하청공장의 이야기는 참으로 리얼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는 많은 청년공들을 생각하니 무척 안타까웠다. 그 마저 코로나 이후 일자리까지 줄어들어 취업난이 극심한 현실을 보니 참담한 느낌까지 들었다. 기성세대로서 미안했다.ㅠ 최근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가끔 가슴이 눌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인간 보편적인 삶이라는게 어쩌면 모두다 고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고통이 다른 모든 이들의 고통이라니, 다들 엄청난 고통의 무게 속에서 살아간다니 '힘들다' 하소연할 일도 아니구나 싶었다. 만약 신께 "저는 많이 힘듭니다.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나요?" 이렇게 묻는다면 신은 이런 대답을 할 것 같다. "보라! 세상 사람들이 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고통스럽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고. 그런데 천현우 작가는 뭐랄까. 굉장히 인내심이 있으면서도 그 아슬아슬한 선(죽고 싶다라던지, 다 내던지고 싶다라든지)에서 항상 '희망' 을 선택한다. 한 번 깊이 절망하고나면 다시 일어나서 길을 찾는다. 그러면 희미하게나마 빛이 보이고 길이 조금씩 열린다. 이제는 황당하게 사기당한 빚도 다 갚았고, 작가로서의 새 길도 찾았다. 또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고향에서 자신의 책이 대표로 소개되는 영광도 누리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책을 읽다보면 그럴 자격이 충분하며 그 내공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든 책을 읽으면서 비정규직의 설움, 학력차별 등 여러 가지 것들이 가슴 아프게 와 닿았다. 강도높은 노동의 고됨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미안함이 밀려와 몇 번이나 큰 숨을 내쉬어야 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적정히 노동하고 적정히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따뜻한 울타리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웃으며 살아갈 수 있나! 삶과 세상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동시에 떠올라 복잡한 심경이 들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철폐도 진짜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비정규직은 너무나 노동착취적이라는 생각. 노동의 유연성 강화라는 논리로 너무 쉽게 노동력을 사려는 것이 아닐까? 기업들은 일회용품처럼 쉽게 쓰고 쉽게 버리기 위해 비정규직만 선호하고, 정규직은 극소수로 뽑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그 둘이 싸우게 만드는 분열정책으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고 있다. 어찌되었든 천현우 작가처럼 현장에서 일해본 사람들이 글로 목소리를 자주 내야만 조금이나마 이 현실을 이슈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21세기 이야기인데도, 글을 읽다보면 우리가 전태일 시대에 비해 과연 노동자들의 환경이 나아진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학력차별은? 아무래도 사회가 약간 전진했을 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ㅠ 사회의 아픔을 감추고 겉으로 화려한 '기업들의 실적'만 내세우다보니 우리는 잠시 선진국이 된 것처럼 착각했을 뿐이다. 여전히 많은 청년들은 죽어라 일해도 200만원도 못받고, 산재를 당해도 보상도 받지 못하는 처지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더욱 짓밟겠다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으니, 진짜 문제다. 어디서부터 사회를 개혁해야 하나 고민을 깊게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청년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부끄럽다.ㅠ 이런 와중에도 꿋꿋하게 살아온 천현우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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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 밥 일 지.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 별을 백개라도 주고싶은 책이다. 같이 일하던 형님이 다쳐 병원 신세를 지고, 같이 일하던 동료가 죽어 나가는 현장을 보고 주인공이 ”일상“을 다시 생각하는 부분이다. 주인공은 이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일상이 무너진 현실을 상상하니 두려워졌다. 누가 중소기업의 이런 현실을 알아줄까? 기자? 정치가? 금속노조? 진보 지식인? 아니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없는 공론은 허상일 뿐. 그날부터 현장의 모습을 촘촘하게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일기장을 샀다. 맨 앞장에 허세 잔뜩 들어간 문구도 있다. "일기란 개인의 역사다!" 막상 느낌표를 쓰고 나니 자학처럼 느껴졌다. 저 글귀대로라면 그간 내 역사는 숱한 외세의 침략을 받은 셈 아닌가 그날부터 점심밥을 후르 몰아 먹고 공장 앞 야외 주차장으로 향했다. 7년만에 자신에게 땜질을 알려준 아저씨와 만난다.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아저씨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가 니 칼럼은 전부 챙겨 보거든. 근데 그 왜, 우리 판때기에서만 쓰는 말들이 있잖냐? 그 상스러운 걸 칼럼에다 그대로 다 실을 순 없잖어. 그렇다고 먹물들 말로 쓰면 맛이 안 살고, 그 중간 언어를 찾아야 하는데 니가 그걸 잘하더란 말이지. 노조 아재들이 이게 안 돼. 맨날 머리띠 매고 메가폰 잡고 소리만 치잖아. 간절한 건 이해하겠는데 촌스러워. 그림이 너무 구리잖아. 우리가 그리 욕해도 결국 가진 놈들은 먹물이잖냐? 그 먹물들이 원하는 양식이라는 게 또 따로 있을 거 아니냐. 우리 얘기를 먹물들 언어로 번역해야 해. 좀 아니꼬워도 세상은 그렇게 바꾸는 거지. 넌 그게 되더라. 그래서 니가 중요한 거야. 쇳밥 얘기를 먹물들 알아먹게 쓸 수 있으니까." 소주에 절여져 푹 퍼져가던 머릿속이 다시금 맑아졌다. 이 부분을 보면서 글쓰기의 최선선에 나온 구절이 생각났다. . 약자는 달리 약자가 아니다. 자기 삶을 설명할 수 없는 언어를 갖지 못할 때 누구나 약자다. 노동자의 심정을 자본가가, 장애인의 입장을 비장애인이, 동성애자의 아픔을 이성애자가 대신 말할 수 없고, 말한다고 해도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고착시킬 뿐이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고통, 성폭력 피해의 고통을 남성의 언어로 설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피해자의 언어가 필요하다. 자기 언어가 없으면 삶의 지분도 줄어든다.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초등학교 동창인 은주. 노키아 공장에서 만났고, 잠깐의 썸이 있었던 친구를 다시 만났다. .우리가 공장 바닥 전전하며 보낸 이십대는 그저 통장에 찍힌 얄팍한 숫자 따위가 대표할 수 없다. 사회에서 '못 배운 놈년들'로 통칭당하며 냉소와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는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려는 온갖 압력에 저항한 결과,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윈 없다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헤어지는 길에 은주와 나는 약속했다. 우리의 삼십대는 결코 불행으로 끝마치지 말자고. 다시 만났을 땐 집, 차, 돈, 주식 따위 얘기밖에 남지 않은 멋없는 마흔 살이 되지 말자고. 충충한 가로등 빛 아래, 첫 노동을 함께했던 동창의 등이 멀어져갔다. 그렇게 자신을 좋아해줬던 초원을 수년이 지난 후에 만났다. 초원이 말했던 ‘멋진 사람’이 되어있었다. 초원은 자신의 청첩장을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올 거죠?" “하모예." 소주잔을 들었다. 내 삶은 운동하고 책을 읽는 습관이 들면서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에 초원씨가 있었다. 삶이 막막하고 헛헛할 때마다 내말을 들어줬던 사람 역시 초원씨였다. 이미 너무 많은 걸 받았는데 더 바랄 게 무엇이 있으랴. 그저 은인의 행복을 바랐다. 건배와 함께 털어 넣은 술은 달았다. 마침내 기나긴 찌질함의 터널에서 벗어났음을 느꼈다. 이렇게 쿨하고 멋질수가 있을까! 자신의 삶에 ‘변화’라는 단어를 이식해준 사람에게 ‘멋진’ 사람이 되어 서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다는 일. 상상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이다. 자신이 졸업한 전문대학 졸업식에 가서 축사를 하게된 주인공.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데, 솔직하게 스티브 잡스나 로빈 윌리암스의 축사보다 낫다. 이 부분 때문이라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여러분! 냉소하지 맙시다“ . 쇠와 매연, 공장과 작업복의 회색 지대가 저의 세계였듯 여러분 역시 각자 자신의 세계가 있을 거예요. 저는 여러분이 자신의 세계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오히려 더욱더 선명하게 그 세계를 완성해나가길 바랍니다. 다만, 내 세계를 더욱 또렷하게 하기 위해선, 공부와는 약간 다른 접근이 필요 합니다. 그저 꾸준히 우직하게 정진해나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예전부터 관심 가던 분야 혹은 옳다고 생각하던 분야, 재미있다고 느꼈던 분야를 찾아 꾸준히 넓게 파고드는 게 중요해요. 까고 말해서 '덕질'하자는 거죠. 거창하게 '뭐뭐학 개론' 같은 두껍고 재미없는 책부터 읽을 필요 없어요. 유튜브나 나무위키도 괜찮습니다. 어떤 경로건 정보의 가지를 계속 뻗어나가는 게 중요해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벼리이다. 벼리로 당겨지지 않는 단편적인 지식을 아무리 모아봐야 잡동사니일 뿐이다.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그 사실이 자신의 기존 지식체계에서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단어의 사연들] .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냉소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제 삶은 설령 <인간극장>에 나와도 논란이 될 만큼 처절하고 지저분한 불행의 연속이었어요. 그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냉소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여러분과 마주할 수 있는 이유도 그 덕분이고요. 냉소는 인간의 가장 나쁜 감정입니다. 분노나 증오마저 마음먹기 따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냉소는 그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 뿐이에요. 대상을 이해할 생각도 없고 공감하지도 못하니 무슨 발전이 가능하겠습니까. 냉소란 마음의 비만하고 같아서 떨쳐내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다이어트하기 위해선 먹는 걸 줄이고 몸을 계속 움직이잖아요? 냉소하지 않는 방법도 똑같습니다. 남이 떠먹여주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먹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정보 과잉을 넘어 폭주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의 알고리즘은 편향된 정보만 죽 나열해주기 일쑤죠.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사고로 움직이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생각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전혀 상관이 없어요. 핵심 목적은 사고의 근육을 기르는거니까요.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 견뎌야 할 세상은 분명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포기하지 않다보면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자신이 과연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되면서, 누구도 감히 흔들 수 없는 자신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 냉소하지 맙시다. 자신과 일상, 동료들과 일, 오늘과 내일을 진심으로 사랑합시다. 내 주변의 내가 의식한 모든 것들이 우연이고 행운이며 이를 소중하다고 여길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체가 오롯하게 나가 되고, 그때가 되면 반드시 행복은 따라옵니다. 여러분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평범한 이의 말씀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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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꾸해, 빠꾸! 빵꾸 안으로 밀어넣어! 쫄지 마! 빵꾸! 빠꾸! 빵꾸! 빠꾸! 그렇지!” 납땜이나 몇번 해봤지 용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모두 다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잘 읽힌다. 입말이 살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회색 건물들 사이로 빛이 파바박 튄다. 삶이 암만 괴로운들 시곗바늘은 돌기 마련. 작가님은 밀도 있는 시간을 삶을 살아온 사람같다. 내일일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응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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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는 계약 기간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3,6,9개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구 개월이 지나면 어차피 다른 공정으로 보낸다고 했다. 면전에 대놓고 '우리는 사람 쓰다 버릴 겁니다'란 선언을 들은 듯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p109 티브이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해달라 절규하는 하청 직원들을 보았는데, 현실은 동일 노동조차 안 시켜주는 셈이었다. 진짜 욕 먹어야 할 주체는 재벌과 대기업이건만, 유달리 노조가 더 비난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재벌의 횡포가 아메리카노 정도라면 눈앞에서 직접 체험하는 차별은 에스프레소 원액만큼 썼다.p111 언제 해고통보를 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곳. 외통수에 몰린 내 모습을 더올리니 목구멍 안에 바삭해지는 느낌이었다.p113 "야, 현우야. 우리 없으면 누가 다리 만들어주냐? 우리뿐만 아냐. 청소부, 간호사, 택배, 배달, 노가다, 이런 사람들 하루라도 일 안하면 난리 나. 저기 서울대 나온 새끼들이 뭐하는 줄 알어? 서류 존나 어렵게 꼬아놓고, 돈으로 돈 따먹기만 하고, 땅 덩어리로 장난질이나 치지. 그런 새끼들보다 우리가 훨씬 대단한 거야. 기죽지 마."p116 실업급여를 못 받는다는 안내에 영감님 한 분이 길길이 날뛰는 중이었다. 안타까웠다. 넉넉한 사람이면 왜 굳이 나랏돈을 축내겠는가. 쪼들리고 힘겨우니 몇 달이나마 인간답게 살 기간 좀 달라는 것 아닌가. 분명 어느 정도 나라의 책임도 있을터인데, 온갖 눈총 혼자 다 받으며 퇴장하는 노인의 뒷모습이 못내 씁쓸했다.p124-125 사교육과 대학 서열화는 결국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의 소산물인 돈이 만들어낸 결과물. 평등과 이해는 돈이 되지 않는다. 돈이 안 되니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연히 자신의 욕망 외 다른 가치를 모른 채 어른이 된다. 현대 대한민국 사회는 이런 악순환의 굴레 속에서 만들어졌다.p215 대다수는 부의 정점에 오른 다음에도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주했다. 노동자를 밟아 누르고, 중소기업을 피눈물 쏟게 했으며, 정치인과 야합해 나라를 제 입맛에 맞게 건드렸다. .... 그들은 원칙이 없었거나 권력을 얻으며 잃어버렸다. 방향성 없는 권력은 블랙홀처럼 팽창하며 약자들을 집어 삼킨다. p253-254 . . . 파란만장한 시절을 보낸 청년 노동자 천현우 작가. 굶주림과 학대에 방치 되었던 어린시절과 외로움과 방황 속에 보냈던 청소년 시절,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매일매일이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꿈도 희망도 없는 20대 청년시절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와, 하루에 3-4시간을 자며 일해도 200만원 남짓한 월급에 어머니의 빚과 병원비에 허덕이며 치열하게 산 그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평과 공정, 평등이 없는 나라에서 시작점이 다르니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의 굴레와 현실에 씁쓸해진다. 지방, 전문대, 용접노동자, 청년에 대한 차별적 시선과 혐오,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용역과 하청업체, 직장 괴롭힘과 갖가지 폭력, 복지 사각지대와 제도적 허점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살고자 했고,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고,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한 청년의 절규와 치열한 삶과 분투가 진솔하게 다가온다. 한 걸음씩 내딛고, 한 단계씩 성장해 왔고, 성장해갈 그의 모습을 응원한다. 시대착오적 노조탄압과 69시간 근로시간제로 장시간노동착취로 반노동정책을 펼치는 윤석열정부가 절대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할 삶이지만, 국민 대다수가 이렇게 치열하고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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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 책을 읽고 노동의 가치와 직업, 삶, 인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해요. 좋은 직업 훌륭한 사람, 많은 보수만을 위해 살아가는 이땅의 젊은 일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한번쯤은 잊혀져가믄 진짜 노동의 가치를 일깨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예요 땀을 흘리는 것의 가치, 내가 해내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짜 일하는 것, 노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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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 책을 보지 않았었다. 한 나라의 최고 수장으로 앉아 있는 작자의 행태에 화딱지가 나서 이를 지적하는 기사에 혀를 차며 댓글을 달고 진보 유튜버의 방송을 찾아보며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상당할 만큼 다방면으로 최악이니) 이렇듯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갖고 냉소를 보내고 분노를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절망스러운 팬데믹 시기임에도 자리를 보전해 주고 꼬박꼬박 월급을 넣어 준 오너 덕분일 거다. 내 모가지가 간당간당하고 먹고 살 걱정이 앞섰다면 가질 수 없는 잉여로움이었을 테니.
이십 대 초반부터 시작한 이 일은 사십 대 초반인 지금까지 내 밥벌이 수단이다. 이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직업을 옮기는 이직은 해본 적 없고 직장을 옮기는 이직을 한다 해도 아다리가 맞아 몇 달 이상 놀아본 적도 없지만, 솔직히 몇 달 이상 쉬며 재충전을 해야 할 만큼 일이 힘든 것도 아니다. 필자처럼 갚아내야 할 어마어마한 빚이 있는 것도 감내해야 할 생활고를 겪는 것도 아니면서 사소한 일에 "사는 게 참 녹록지 않다"라며 입 쓴소리를 한 내가 부끄럽다.
. 용접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필자의 삶은 참,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가혹하다. 특히 책의 1부 부분, 그러니까 제대로 용접을 배우기 전까지 바람 잘 날 없던 그의 인생 서사를 읽으며 마음이 저리고 아팠다. 덤덤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갔지만 중간중간 감정이입으로 주먹에 힘이 들어가게 하고, 마른침을 꼴깍 삼키게 하는 글빨이 대단하다. . 'book smart'와 'street smart'라는 말이 있다. 학식이 많은, 책으로 지식을 쌓은 사람을 book smart라고 하고, (경험을 토대로) 실무 수완이 좋은, 사회생활에 능한 사람을 street smart라고 일컫는다. 장미 빛보다 회색빛이 더 많이 섞인 세상"에 떠밀려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로 'street smart'함을 넘어 'book stmart'해진 필자에게 포터 아저씨는 말한다. "그래서 니가 중요한 거야, 쇳밥 얘기를 먹물들 알아먹게 쓸 수 있으니까" 아저씨의 말에 동감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의 이야기는 명치 저 끝에 무언가를 욱신하게 만드는 뜨거움이 있다. 무엇보다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위 없다'라고 믿는 확고한 인식이 있기에 그의 성공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기특하다고, 참 열심히 잘 살아왔다며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뭘 해도 잘 할 녀석이라는 말이 꼭 알맞게 들어맞는 필자의 앞날을 응원한다.
[책 속에서]
용접은 힘든 노동의 상징처럼 세상에 알려져 있다. 나 역시 달리 생각지 않았다. 눈앞에 태양만큼 눈 따가운 빛이 아른대고 사방으로 벌건 불똥이 튀어대는 위험한 일로 치부했다. 처음으로 용접면을 쓴 순간, 내 짧은 인식이 얼마나 큰 편견 덩어리였는지 깨달았다. 온통 어두운 시야 속, 번뜩이는 불꽃만 남은 망망대해 위에서 치열하며 섬세한 손놀림이 8자를 그리며 흐느적댄다. 천천히 진군하는 용융 풀은 나긋하게 산책 나온 주홍 반딧불이 같다. p.115
한 입시 강사가 용접공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중략- 이분은 사교육계에 종사한다. 사교육의 본질은 보험과 같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해야 시장이 커진다. 여기서 최악의 상황이란 성적 경쟁에서 뒤처짐을 의미한다. 경쟁에서 지면 용접공 같은 패배자가 된다. 강사 개인 역시 그런 사교육을 받아왔을 터이고. 그걸 그대로 가르쳤다. 그렇게 해서 자신은 성공한 인생에 안착했으니까. 스스로 한 말의 문제점을 전혀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 발언 속에 담긴 건 우월감이 아닌 대학 서열화와 성적 경쟁의 부작용이었다. p.214
어느새 우린 부동산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정작 땅 아래 스며든 피를 모르고 살았던 건 아닐까. 우리 현장 노동자들이 의외로 산재에 둔감했던 건, 죽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세상을 향한 냉소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p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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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현우씨의 책과 글을 읽으면서 J.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 제시카 브루더의 <노마드랜드> 같은 책들을 떠올리곤 했다. 모두 내가 참 좋아하는 책들이다 쇠락한 공업 도시, 자본주의 사회의 주변부, 아예 논외의 대상이 되어있는 세상, 그럼에도 꿋꿋이 계속되는 삶에 관한 르포르타주 앞서 읽은 책들도 좋아하는 책이지만, 더 마음을 울린 것은 <쇳밥일지>였다. 저자의 절륜한 글솜씨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걸까.누군가는 기록해야 할 이야기, '여기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책. 많은 위정자들이, 또 '가난할수록 노력해야지' 라고 말하던 한 친구가 읽어보았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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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학벌과 스펙을 모두 갖추었으나 눈높이 취업에 진입하지 못하는 청춘들이라면. 볼품 없을지라도 척박한 쇳밥속에서 핀 들꽃의 처연하나 의연함도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쇳밥 자격조차 없이 단순노무만으로 연명하던 나의 청춘도 회상된다. 90년도 그때에는 쇠 다루는 기술이라도 있는 이들에 대한 경외감이 있었는데. 작가와 나는 90년도라는 시간과 마창공단이라는 공간에서 경험적 교차가 있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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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일 것이다. 책속에서 (쇳밥일지)가 소개되어 있어 리스트에 쌓아놓은 책 다 제쳐두고 이 책부터 샀다. 내일도 제자리인 삶을 살아가야하는 청년들이 무슨 꿈을 꿀 수 있겠는가? 장사중에 가장 남는 장사가 독서다란 글이 떠오른다. 그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터득한 것을 우리는 단돈 몇푼에 그 지혜를 간접경험을 통해 내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인생이 녹아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겨울에 자미원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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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해당 리뷰는 천현우작가님의 책 쇳밥일지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의견이고 감상이므로 취향에 따라서 선택해식서 읽으시고 스포일러가 있응께 불편하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책은 정말 술술 읽히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처음에 작가의 불행한 어린시절이 나왔을 때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시는 작가님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