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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고학년 친구들아, 안녕!
5학년이 되면서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했지? 처음 보는 사람 이름도 많고 외워야 할 사건도 많아서 어렵다고 느끼는 친구도 있을 거야. 나도 그랬어. 그런데 너희가 독립운동을 배우게 된다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어.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야.
사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얼마 전까지 안창호 선생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 우리 엄마는 중학교 역사 선생님이셔.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역사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주말이면 박물관에도 자주 갔어. 역사책도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며칠 전 엄마가 갑자기 물으셨어.
“주환아, 안창호 선생님이 무슨 일을 한 분인지 알아?”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어.
분명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무엇을 한 사람인지 설명하려니 생각나는 게 별로 없었어. 그 순간 조금 부끄러웠어.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말 아는 것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그래서 이번에는 안창호 선생님을 제대로 알아봤어.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독립운동가와 조금 달랐어. 나는 독립운동이라고 하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거나 일본과 싸우는 모습을 먼저 생각했거든. 그런데 안창호 선생님의 독립운동에는 빗자루와 오렌지도 등장했어.
미국에서 한인들이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을 때 안창호 선생님은 직접 거리를 청소하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계속 청소하자 다른 사람들도 함께하기 시작했고, 한인 마을의 모습도 달라졌어. 우리역사넷
리버사이드의 오렌지 농장에서는 이런 뜻의 말도 했어.
오렌지 한 개를 따더라도 정성껏 따는 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지? 나도 그랬어. 오렌지를 잘 따는 것과 독립이 무슨 상관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안창호 선생님은 미국 사람들이 한인 한 사람의 모습을 보고 한국 사람 전체를 생각할 수도 있다고 여겼던 것 같아. 그래서 남의 일이라고 대충하지 않고 자기에게 맡겨진 일부터 제대로 하자고 했던 거야.
혼자 열심히 사는 것으로 끝내지도 않았어. 사람들을 모아 공립협회를 만들고, 나중에는 흥사단을 세워 나라에 필요한 사람들을 키우려고 했어. 결국 안창호 선생님에게 독립운동은 혼자 영웅이 되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힘을 기르고 함께 움직이게 만드는 일이었던 것 같아.
친구들아, 나는 너희에게 안창호 선생님이 만든 단체 이름이나 연도를 전부 외우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 나도 그런 건 자꾸 헷갈리니까. 대신 한국사를 배우다가 ‘안창호’라는 이름을 만나면 오렌지 한 개는 기억했으면 좋겠어.
오렌지 하나도 대충 따지 않았던 사람. 자기가 있는 곳부터 깨끗하게 만들었던 사람. 혼자 잘되는 것보다 함께 힘을 기르는 방법을 생각했던 사람. 나는 그 세 가지를 기억하려고 해.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숙제가 하나 남아 있어. 역사 선생님인 엄마와 그렇게 많은 역사 이야기를 했으면서도 아직 도산공원과 안창호 기념관에는 가 보지 못했거든. 언젠가 직접 가게 되면 예전처럼 그냥 ‘유명한 독립운동가’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아.
그곳에서 엄마가 다시 묻는다면 이번에는 대답할 수 있어.
“엄마, 나 이제 안창호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
친구들아, 너희도 5학년 한국사를 배우면서 이름만 외우고 지나치는 사람이 생길 거야. 그럴 때 한 번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살았을까?’ 하고 물어봤으면 좋겠어.
나도 그 질문 하나 덕분에 이름만 알던 안창호 선생님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