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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왜 가짜노동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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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은 우리사회의 오래된 화두이다. 적정한 노동시간이 얼마인지와 초과근무시간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은 늘 첨예한 대립을 불러온다. 많은 뉴스에서 알려주듯이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시간을 일한다.   출근 전 개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주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나는 항상 의문이다.(7시경에 김포공항역을 통과하는데 정말 사람이 많고 다들 너무 바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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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은 우리사회의 오래된 화두이다. 적정한 노동시간이 얼마인지와 초과근무시간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은 늘 첨예한 대립을 불러온다. 많은 뉴스에서 알려주듯이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시간을 일한다.

 

출근 전 개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주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나는 항상 의문이다.(7시경에 김포공항역을 통과하는데 정말 사람이 많고 다들 너무 바쁘다) 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른 시간에 다들 어디를 가는걸까?

 

우리가 그렇게 많은 시간 일한다면 결국 제대로 된 노동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다다를 수 밖에 없다. 질문이 노동시간이든 임금이든 무엇이든 간에. 게다가 AI가 급격하게 보급되고 쓸만한 일자리는 급격하게 줄어들거라는 어두운 전망 앞에서 우리의 노동(직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설 수 밖에 없다.

 

두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노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가짜노동과 진짜노동을 밝히고, 왜 노동이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짜노동에 쓰고 있는지를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거의 고발 수준인데, “가짜노동그 단어 자체만으로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노동을 댓가로 생계를 이어가는 우리 모두는 가짜라는 말 앞에 우리가 마치 도둑이 된 듯한 죄책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들의 가짜노동규명 작업은 꽤나 아프게 다가온다.

 

이야기는 결국 노동왜 중요한지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저자들은 노동의 가치가 인간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음을 밝히며 가짜노동을 벗어나라고 촉구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가짜 노동은 그냥 텅 빈 노동이 아니다. 바쁜 척하는 헛짓거리 노동, 노동과 유사항 활동, 무의미한 업무(p.96)”.

 

1930년대 학자들은 미래사회를 우리가 하루에 매우 적은 시간만 일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불행히도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렇다면 가짜노동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을 해킹함으로써 가짜 노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대가를 지급하는지의 여부도 가짜와 진짜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며, 노동시간을 가치로 환산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의적인 거짓말 만이 문제가 아니에요. 노동의 허위적 본성을 포함한 세계의 허위적 본성 자체가 문제죠... 우리는 인간의 삶에서 의미와 자율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점점 줄어들죠. 컨설팅, 코칭, 브랜딩, 홍보 이런 것들이 이 논리로 끌려들어갔어요. 모든게 문서로 만들어져야 하고 그 문서는 좋아 보여야 하죠. 해결책이 사실상 문제를 일으키고요“(p.227)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그 생산물의 가치가 낮아진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생산물의 가치는 거기에 투입된 시간에 의해 정의된다고 애덤 스미스가 우리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다”...“생산물의 가치가 아니라 시간만큼 임금을 받는다는 관념은 우리안에 깊숙이 박혀있다. 그 결과 일이 실제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해야 유리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p.278)

 

공공부문에서 저자들이 말하는 가짜노동은 너무나 만연해 있다. 제대로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 만들어내는 과정()들이 얼마나 많은가.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낸 시스템과 문서들은 어떻고. 뿐만아니라 사람을 믿지 못해서 혹은 좋아보이는 것들을 따라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은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는 순간 순간 너무 실랄해서 아프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왜 노동이 중요한가. 가짜노동은 왜 문제인가. 왜 우리는 왜 일하는가. 그에 대해 저자들은 노동은 세상과의 유기적 상호작용이라고 말한다.

 

성취과정이 가치 있다는 관념은 끈기있게 이어졌다.... 칭찬의 대상은 작업과정에 투입된 노력 그 자체였다.”..“노동은 처리활동이다. 사물을 만들고 처리하는 행위는 인간이 자신의 환경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며, 한 인간이 세상에 들어가서 자기 자신이 되는 방식이다. 인간이 환경을 처리하고 자신을 외면화, 즉 체현하는 건 노동을 통해서라고 헤겔과 마르크스는 말했다”..“우리는 주변세계를 처리함으로써 뭔가를 바꿔놓는다”..“인간은 그런 활동을 통해 자신을 일하는 존재로 형성시킨다”...“노동은 인간의 내면을 외면화시키고 외부를 내면화시키는 활동이다. 그렇게 인간은 자신안에서, 환경 안에서 자리를 찾는다고 헤겔과 마르크스는 말하곤 했다”..“인간은 일할 때 즉 세계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할 때 자유롭다”(p.323)

 

노동은 인간이 되다는 것의 의미와 불가분으로 연결돼 있어서 본질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세계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의 유일한 핵심은 본질적으로 살고 있는가 비본질적으로 살고 있는가의 문제다. 왜냐하면 노동은 인간 존재의 근본을 이루는 일부이기 때문이다.”(P.324)

 

결국 노동은 인간의 본질이다. 제대로 된 노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존재의 손상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가짜 노동이 끼치는 진짜 해악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의 본질에 대한 저자들의 시각에 완전히 동감한다. 노동이 생계의 수단임은 분명하지만 생계 문제와는 다른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통해 노동의 해방을 외쳤지만 이는 노동의 가치가 자본가들에게 착취 당하기 때문이고 노동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서는 밝혀주지 못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에서 밝히는 노동의 본질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생계만을 위한 노동이 결국 우리를 황폐하게 하는지 알 듯 하다.

 

가짜노동이 왜 문제인지, 노동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크게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가짜노동을 없애기 위해 동참하라는 저자들의 요구에는 안타깝게도 응할 수가 없다. 생계 때문이라는 대답도 맞고,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변명도 맞고, 실제로 그런 행동이 가능하지 않다는 변명도 맞다.

 

비록 가짜노동을 없애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는 없으나 노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의미한 노동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조금이라도 가짜노동을 더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것을 위안 삼는다.

 
YES마니아 : 로얄 p********5 2024.02.13. 신고 공감 19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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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토커] 『가짜 노동』, 자아실현을 위해 노동의 근본을 들여다 보기
"[e북토커] 『가짜 노동』, 자아실현을 위해 노동의 근본을 들여다 보기" 내용보기
자음과모음 출판, 이수영 옮김의 『가짜 노동』은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이라는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강연가로 저명한 두 사람이 저술했다. 덴마크 저자는 낯선 편이었는데, 내용은 제법 흥미로웠고, 부제인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에 걸맞게 최근 자주 언급되는 번아웃 상태와도 연결되는 내용이었다. 사실 부제를 보고 호기심에 책을 읽게 된 면도 크다
"[e북토커] 『가짜 노동』, 자아실현을 위해 노동의 근본을 들여다 보기" 내용보기

자음과모음 출판, 이수영 옮김의 『가짜 노동』은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이라는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강연가로 저명한 두 사람이 저술했다. 덴마크 저자는 낯선 편이었는데, 내용은 제법 흥미로웠고, 부제인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에 걸맞게 최근 자주 언급되는 번아웃 상태와도 연결되는 내용이었다. 사실 부제를 보고 호기심에 책을 읽게 된 면도 크다.

  『가짜 노동』은 현대 시대의 노동이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잡아먹고 있는지 그 근원을 찾아보고, 노동의 근본을 탐구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을 '바쁜'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내외부적 강압들, 바쁘지 않은 상태가 죄악인 것처럼, 무능한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사회와 기업의 시선의 원인을 살펴보고 어떻게 해야 가짜 노동, 즉 의미없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만드는 '텅 빈 노동'에서 해방되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를 짚어나간다.

  책에서는 선사시대의 노동에 대해서도 언급하지만 가짜 노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19세기 말 산업혁명 후 20세기 초에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부터이다. 말하자면 자본시장이 세계적으로 넓어지기 시작한 때이다. 각 국가에 한해 이루어지던 작은 규모의 경제에서는 크게 필요하지 않았던, 말하자면 조금은 불편한 경영체제를 감수할 수 있었던 상태에서는 괜찮았지만 생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업이 확장되고, 시장이 국가와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더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것을 찾다보니 '관리직'이 증가하게 되고, 관리하는 '사무직'의 증가가 많은 사람들을 작은 사무실 안에 몰아넣으며 점차 비효율적인 의미 없는 노동들을 증가시켜왔다는 것이다. 가짜 노동은 오늘날 다수의 사무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하루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점심시간 제외) 정도로 고정되어 있는데 노동자들은 과연 그 시간을 온 집중력을 다해 일에 매진할까? 실제 일에 필요한 시간은 3, 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을 때도 많고,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있으면서도 일이 아닌 쇼핑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다른 점이 있으나 어느 사무실에서든 이러한 점이 있다. 과연 하루 8시간이 온전히 의미있는 노동에 쓰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일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품었을 질문이다. 기업의 출퇴근 문화는 눈에 보이는 곳에 사람을 못 박아두고 그 사람이 시야에 보이는 것만으로 일의 정도를 측정하는 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몇 년 동의 코로나 사태는 기업 문화를 일부 바꿔놓았다는 말이 있다. 모든 기업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기업들은 재택 근무 내지 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그러한 기업 문화가 아직은 드문 편이지만 차차 그렇게 바뀌어 나간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노동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조금 더 유연한 삶을 살아갈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많이 언급되는 번아웃의 문제에서도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계속 바빠야했고, 바빴던 사회였기 때문에 근무 시간이 아닌 여가 시간이 주어졌을 때조차 일하지 않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삶의 여유를 찾는다면 더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노동에 관한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개인적으로 품어왔던 생각인데, 노동을 취급하는 것에도 일종의 차별이 있다. 책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사무직, 즉 화이트 컬러의 직종을 보다 우수하고 고급으로 여기고 육체 노동을 하찮게 치부하는 것이다. 육체 노동 집안에서 자식을 화이트 컬러로 만드는 일은 목표이자 성공의 척도가 된다. 그러한 점은 덴마크나 우리나라,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하다. 그러나 나는 전부터 이 육체적, 정신적 노동을 가로지르는 이분법적 선에 육체/정신이라는 서구의 이분법적 태도가 은연 중에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정신을 높게, 육체를 낮게 분리하여 취급했던 이분법적 사고가 자연히 노동에도 스며든 것은 아닐까. 책에서는 자본주의 산업화의 발달로 많은 사무직이 생겨나고, 고학력자가 늘어나면서 증가한 정신 노동, 가짜 노동에 대해 주로 말한다. 물론, 육체 노동이라고 '텅 빈 노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곳에 인력을 소모하며 육체 노동이 이루어지는 산업현장도 태반이니까. 하지만 육체와 정신 노동을 가르는 부분에 그러한 인식적 작용은 없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합리성, 효율화, 생산성, 경쟁성 등을 중시하는 것이 서양의 경제정책에서 들어온 면이 크기 때문이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찬찬히 생각하다가 후에 덧붙인다. 문관과 무관을 차별했던 동양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을 가르는 선이 꼭 서양에 국한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인가 동서의 문화를 막론하고 둘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이 있는 것 같다.)

  사실 노동의 근본을 따지고 올라가면 생존을 위한 노동이 기본이 되는데 생존을 위한 노동은 고되고, 더러운 것이 많다. 이른바 3D 직종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 청소, 빨래, 농사, 어업 등등 먹고 사는데 직결된 것들이다. 생존 노동만을 놓고 본다면 필요한 노동은 선사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그 시대에도 벽화를 그리고, 음악을 하는 문화예술 활동 또한 존재했다. 예술활동은 한편으로 인간의 삶의 의미를 보다 충만하게 채워주는 노동이 된다. '개미와 베짱이' 일화에서 놀기만 하던 베짱이가 나중에 고생하게 되지만 베짱이의 음악활동으로 개미가 노동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있는 노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고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의미를 주지 못하면서 놀기만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겠다.) 

  결국 노동의 의미는 스스로 깨달아야 변할 수 있다. 자신의 노동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것이 정말 의미있는 노동인지 아닌지 깨닫게 되면, 정책 선전과 오류로 잘못 시행되고 있는 불필요한 노동들에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게 될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너무 오랫동안 의미 없는 노동에 길들여져 왔던 까닭에 기계적인 노동을 하며 스스로 그 의미를 들여다 보고 있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살펴보게 될 것이며, 그 순간부터 진정한 해방이 시작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가짜 노동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의미를 찾는 일을 하게 된다면 세상은 보다 서로에게 보탬이 되는 의미로 충만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YES마니아 : 로얄 s******k 2023.11.30. 신고 공감 19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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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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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던 설계사무소는 일이란 게 참 극명했다. 개발기획팀에 있었기에 현상설계나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한 달 이상 집에는 잠깐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갈 뿐. 사무실에 늘 대기 상태로 그곳에서 눈 붙이고 쪽잠을 자고 밥을 먹고 대충 씻었던, 사람의 면상이라고 하기엔 다소 암울한,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끝난 기념으로 술을 마시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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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던 설계사무소는 일이란 게 참 극명했다. 개발기획팀에 있었기에 현상설계나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한 달 이상 집에는 잠깐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갈 뿐. 사무실에 늘 대기 상태로 그곳에서 눈 붙이고 쪽잠을 자고 밥을 먹고 대충 씻었던, 사람의 면상이라고 하기엔 다소 암울한,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끝난 기념으로 술을 마시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나는야 사무실에서 죽고 사는 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매일 그렇게 했다면 돌아버렸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랬다는 것. 사람은 참 묘한 게, 프로젝트가 있어 쪽잠을 잘지언정, 일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좋다는 것. 매일 프로젝트가 있는 게 아니니 어떤 달은 생각보다 일이 없을 때도 있지만 그 당시엔 일이 없다고 일찍 퇴근할 수는 없었다. 상사가 눈앞에 있는데 퇴근하겠다고 나갈 수 없는, 내가 책에서 읽은 가짜 노동이라도 하고 있어야 할 판. 이젠 다 추억의 한 장면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도 하다. 요즘은 노동 현장이 어떤 모습인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지 잘 모른다. 다만 이번에 읽은 책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 아웃의 세계를 통해 우리가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때다.

 

케인즈는 말했다. ‘100년 내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될 수 있거나 적어도 해결 방법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그러면서 2030년까지 평균 노동 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이며 그 시간조차 경제적이기보다는 인간적 필요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3) 하지만, 우리가 주 15시간을 일하고 있는가? 1960년 미국에서도 2000년까지는 주 14시간 노동이 실현 가능하리라는 예측 보고서를 냈지만, 아니라는 사실. 19세기 말 산업 노동자들이 작업복을 벗고 펜을 들기 시작하면서 가짜 노동하는 사무직이 탄생했다는 사실. 혁신과 맞바꾼 혹독한 노동이라는 말에 묘한 동의를 할 수밖에.

 

사람들은 체면을 차리느라 실제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하는 척(81)을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텅 빈 노동의 네 가지 유형을 설명한다.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 모두가 언제나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린다. (147) 우리는 노동이 특권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늘 바쁘다고 말하는 사람들. 하지만 업무 시간 동안 오로지 일만 할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월요일 오전에 사적인 쇼핑을 제일 많이 한다는 결과가 있는 것을 보면. 책에는 예전 내가 직장 생활할 때 느꼈던, 바쁠 때 빼고 조금 한가해졌을 때, 그게 눈치 보여 뭔가 일을 만들어 더 열심히 했던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또한, 끝없이 이어졌던 많은 회의 시간. 메모는 하지만 영혼은 다른 곳에 있었던.

 

가짜 노동에 시간을 보내지 말고 진짜 노동을 한 뒤 여가를 즐기고 쉬어야 한다는. 이 책의 요점은 아마 이 말일 것 같다. 8시간 근무라는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집중해서 일찍 일을 끝냈다면,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 이건 어쩜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뭔가 늘 분주히 바쁘게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하지만 진짜 노동이 아닌 가짜 노동을 우리 스스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책.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24.01.19. 신고 공감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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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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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에 경제학자들은 미래의 노동시간이 주15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0년대 미국 의회에서는 2000년대의 노동시간이 주15시간보다 한 시간 더 줄어서, 주14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모든 게 흘러가는 듯보였다. 1980년대까지는. 그때까지는 노동시간이 매년 꾸준히 감소해왔으니까. 하지만 1980년 이후로는 미국의 노동시간은 점차 증가해왔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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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에 경제학자들은 미래의 노동시간이 주15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0년대 미국 의회에서는 2000년대의 노동시간이 주15시간보다 한 시간 더 줄어서, 주14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모든 게 흘러가는 듯보였다. 1980년대까지는. 그때까지는 노동시간이 매년 꾸준히 감소해왔으니까. 하지만 1980년 이후로는 미국의 노동시간은 점차 증가해왔다. 그러는 사이에 세상은 계속해서 진보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예전만큼 바쁘게 일하고 있다. 이런 일은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일까?

 

이 현상을 저자는 사회 전반에 가짜 노동이 증가한 탓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가짜 노동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말하는 가짜 노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가짜 노동은 의미가 없고, 가치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하며, 실제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텅 빈 노동'은 가짜 노동이고, '빈둥거리기'는 의도적인 가짜 노동이다. '가짜 노동'이 반드시 고의적인 노동 회피나 절대적인 내용 없음을 나타내는 건 아니다. 단지 궁극적으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허위인 노동, 허위로 할 일을 만들어내는 행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본다. 가짜 노동이 없어져도 세상은 아무 문제 없이 계속될 것이다.

 

무가치, 무의미, 무쓸모가 가짜 노동의 핵심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산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매일 같이 바쁜가? 직장에서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퇴근 시간까지 인터넷 서핑과 쇼핑, 또는 주식 거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나? 누군가는 그렇게 땡땡이 칠 시간이 정말 일분 일초도 없이 '바쁜' 일상을 보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바쁘게 해온 일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던가? 단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꾸며낸 일이 아니었던가? 하고나면 뿌듯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뭘 한 건가 싶어 허탈한,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었을지.

 

그런 적이 있다면 당신도 가짜 노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노동시간이 사회의 변화 속도에 비해서 빠르게 줄지 못하는 이유. 가짜 노동에 당신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 시간의 획기적인 감축을 막는 가짜 노동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왜 자꾸만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가짜 노동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 책은 가짜 노동을 경험한 노동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사회 전반에 가짜 노동이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이유를 파헤친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몇 가지의 원인만 소개해보려 한다.

 

첫번째, 바쁨이 신념이 되어버렸다.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게으름은 죄악이고, 노동이 신성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일하는 자만이 가치있는 사람으로 대우받게 되었다. 자신이 사무실로 출근해서 하루종일 시간을 떼우다 간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바쁘지 않은 사람은 비난받거나 눈총을 받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잉여 인력으로 찍혀서, 직장에서 잘리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짜 노동이 만연해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가짜 노동을 밝히지 않고 숨긴다. 그래서 이 사회에는 가짜 노동을 하느라 '가짜로' 바쁜 사람들은 한 명도 없고, '바쁘다 바뻐'를 외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만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두번째, 노동자에 대한 신뢰 부족이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경영자들은 인간의 본성이 게으름이라는 이상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생산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재편하겠다면서, 관리자들을 두어 노동자들의 행동을 시간 단위로 쪼개어 분석했다. 관리자들은 매의 눈으로 노동자들을 감시하면서 수많은 기록지들을 만들어냈다. 그 수많은 기록지들을 검토하고, 분석할 사람이 또 필요해졌다. 이런 식으로 관리직, 관리직을 위한 관리직 등 무수히 많은 가짜 노동 일자리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셋째, 관리직끼리의 경쟁이다. 20세기 이후로 무수히 늘어난 관리직들. 이들이 하는 일 대부분은 가짜 노동이다. 하지만 가짜 노동을 한다는 사실을 들켜서 얻을 이점이 없다. 쓸모없는 직원, 불필요한 부서로 낙인 찍혀서 사회적인 인정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들 관리직은 가짜 노동을 더 만들어낸다.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하는 임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무의미한 회의를 하루 온종일 한다. 그렇게 해서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대단한 일을 하는 척' 보이기 위해서 애쓴다. 관리직들 간의 이런 경쟁은, 진짜 노동까지도 침해한다.

 

행정팀이나 감사팀은 진짜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 부서의 영향력을 회사 내에서 재확인시키기 위해서 가짜 노동을 그들의 업무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새로운 가짜 노동을 해내느라, 정작 진짜 노동에는 소홀해지거나 그런 일은 아예 하지 못하게 된다. 선생님들이 교육청에서 요구한 서류 작업을 하느라 정작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가짜 노동은 사회 전체뿐 아니라, 그런 일을 하는 개인에게조차 해롭다. 가짜 노동은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일이다. 개인에게는 제대로 된 노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수치심과 자괴감을 주고, 사회 전반에는 의미있고 가치있는 진짜 노동을 축소시키는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가짜 노동은 줄어야만 한다.

 

이 책은 마지막 장에서 가짜 노동을 줄일 수 있는 개인, 기업, 사회적 차원의 해법을 제시하고 끝난다. 책에서 언급된 가짜 노동의 해법들이 솔직히 이뤄지기가 쉬워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가짜 노동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가짜 노동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하다면, 결국 우리는 노동에 잡아먹힐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23.11.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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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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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으로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 중에 책 내용을 읽고 아마도 뜨끔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직접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노동자보다 관리자나 사무직에 있는 이들이 더 그럴 것 같다. 비록 외국 저자가 쓴 외국 도서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 문화가 책에서 다루는 외국 사례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 노동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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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으로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 중에 책 내용을 읽고 아마도 뜨끔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직접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노동자보다 관리자나 사무직에 있는 이들이 더 그럴 것 같다. 비록 외국 저자가 쓴 외국 도서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 문화가 책에서 다루는 외국 사례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 노동에 대한 냉철한 직시와 파악은 결국 의미 있는 일과 삶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s****m 2023.09.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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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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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데 결국 해낸 일이 별로 없어서 이 책을 읽었다.예상은 했지만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이 가짜 노동이었다.필요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말 필요하지 않았떤 일들...정신 없이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정말 일이 뭔지 생각해봐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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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데 결국 해낸 일이 별로 없어서 이 책을 읽었다.
예상은 했지만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이 가짜 노동이었다.
필요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말 필요하지 않았떤 일들...
정신 없이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정말 일이 뭔지 생각해봐야 했던 것 같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l 2024.12.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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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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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우리는 왜 그렇게 일을 많이 할까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좌파 아네르스와 우파 데니스가 롤란드 파울센의 논문, 내용은 지식 집약 노동 분야의 사람들을 관찰, 면담한 후, 그가 내린 결론은 그들은 거의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진영논리를 펼치면서, 서로 동의한 부분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불쑥 나올 수 없기에 실수하고 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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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우리는 왜 그렇게 일을 많이 할까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좌파 아네르스와 우파 데니스가 롤란드 파울센의 논문, 내용은 지식 집약 노동 분야의 사람들을 관찰, 면담한 후, 그가 내린 결론은 그들은 거의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진영논리를 펼치면서, 서로 동의한 부분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불쑥 나올 수 없기에 실수하고 그로부터 배울 시간과 공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스톱워치 함께 매사에 감시당해서는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이런 생각은 노동시간만을 두고 볼 때 직업 세계가 뭔가 잘못된다는 데 동의한다.

 

사고의 확장,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일의 가치, 노동의 가치와 어떤 일을 하는데 진짜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거품을 뺀다면, 짧은 시간에 제대로 일하고 나머지 여가를 갖는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이들은 우리는 왜 일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찾아냈다. 진짜 문제는 조직, 경영, 리더십, 사회 안에 있다는 것이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말한 용기 있는 소년이 나타나기를. 가짜 노동이라고 말하자. 상사의 눈치 보면서, 할 일도 없이 빈둥대는 그런 사람들은 왜 그럴까 

 

이 책은 315장 체제다. 1부는 사라진 시간이란 주제로 지나친 노동량과 텅 비어가는 노동과 노동의 본질의 변화를(가짜 노동으로 이행), 2부에서는 사라진 의미, 가짜 노동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왜, 여가가 아닌 노동이 특권인 사회를, 긍정이 지배하는 사회, 무의미한 노동시간 줄이기, 노동시간에 대한 관념 버리기, 사람을 믿자, 그리고 3부에서는 인간노동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일하는지를 시작으로 불안을 덮은 가짜 노동까지, 변화를 위한 우리의 전략, 가짜 노동 없는 사회, 일과 삶의 의미 되찾기 순으로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쟁점을 담고 있다.

 

가짜 노동이란, 진짜 노동이 아닌, 임금을 위한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테일러의 시간 혹은 동작연구라는 고전적인 노무관리방식, 자동차 컨베이어벨트에서 부품을 옮기고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재서 표준시간을 만들고, 정해진 절차를 따라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한때 노동생산성이라는 개념으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시간연구는 단순 작업의 반복일 때는 최적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과를, 그래서 하루에 몇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가를 추정(나중에 원가계산 등에서 차지하는 노무비를 어떻게, 이른바 비틀어 쥐어짜기까지 발전하지만)한다. , 그렇다면 서비스직의 경우는 어떻게?, 인간의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을 어떻게 계량화시킬수 있을까 

 

파킨슨 법칙이 가짜 노동을 만든다

 

노동세계에서 파킨슨 법칙(일은 그것의 완수에 허용된 시간을 채우도록 늘어난다), 지금 우리 세계에 통하는 아주 중요하고도 희한한 현상, 파킨슨의 이야기는 이렇다. 대형 군함 62척에서 20척으로 장교 수는 31%까지 감소하는 등 함대는 줄어드는데 기지에서 일하는 사람은 40%가 증가했고, 행정팀은 78%까지 크게 늘었다. 이런 현상은 정부에서도 발견됐다고, 결론은 이렇다.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10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10시간을 사용할 것이다. 25시간이 주어지면 25시간이 걸릴 것이다. 위에서 본 테일러의 시간과 동작연구가 바로 이런 원리를 제대로 파악했을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일이라도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면 더 오래 걸린다는 말이다.

 

저녁이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하도록

 

진짜 시간을 설계해본다면, 테일러가 과학적인 시간과 동작 관리를 통해 노무관리를 했다면 그 목적은 스퀴즈다(노동력을 얼마나 완전히 발휘하게 하는지),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같은 임금에 일을 짧은 시간에 제대로 끝낸다면, 여유 있는, 저녁이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시간에 노동강도를 높여 결과물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은 한정적이다. 제조업의 컨베이어 작업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거꾸로 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려면 진짜 노동하도록 사회 전체를 재설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은 아주 흥미로운 주장을 담고 있다. 논쟁거리도 꽤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사회에서 회자되는 일과 삶의 균형,  저녁이 있는 시간, 자기계발이 가능한 여유,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 여기에 드는 돈과의 관계다. 가짜 노동의 거품을 뺀다면 진짜 임금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하는 꼬꼬무라서 꽤 흥미롭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h 2023.10.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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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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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출신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 공동 저작.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제목의 임팩트만큼은 상당하다. 거시경제학의 창시자 케인즈는 1930년대에 이런 예언을 했다고 한다."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  (24페이지)"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이후 기술 발전으로 많은 분야의 노동 효율이 증가했다. 저자는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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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출신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 공동 저작.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제목의 임팩트만큼은 상당하다. 거시경제학의 창시자 케인즈는 1930년대에 이런 예언을 했다고 한다.
"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은 주 15시간이 될 것  (24페이지)"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이후 기술 발전으로 많은 분야의 노동 효율이 증가했다. 저자는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간이 줄지 않는 이유로 '가짜 노동'을 지적한다. 가짜 노동?
 
저자는 의사, 간호사, 교사, 청소부 등 '필수 인력(6페이지)'에 포함되지 않는, 주로 화이트칼라 '사무직'의 노동을 가짜 노동으로 바라본다(..)
"가짜 노동하는 사무직의 탄생 (36페이지)"
"각 생산 과정이 얼마나 걸리는지 관리자가 알 수 있도록 시간을 쟀다... 직원이 하는 일을 감시하는 게 주 업무인 관리직 수가 늘어났다 (43페이지)"
 
산업 사회가 시작되면서 근면의 가치가 높아졌고, 인구 증가와 함께 높아진 교육열이 몸집을 키우려는 조직의 생리와 만나면서 직접적인 노동을 하지 않는 사무직과 함께 가짜 노동이 증가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
 
노동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실행된 관리 행위가 (면피 목적으로) 남발된 규제 및 관리직의 노동을 증명하는 용도로 전락해 오히려 직접적인 노동을 방해하면서 모두의 노동 시간이 늘고 있다는 것.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행정 계층이 자기가 아는 정도만 가지고, 그리고 일반적인 감시, 계량의 수단만 가지고 부처를 운영... 센터 관리직은 지역 감독자에게 설명하고, 지역 감독자는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하고, 최고 경영진은 정치인에게 답변하며,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책임지겠다 말하죠. 그렇게 모두가 면피를 하느라 말단 복지사에게 전부 다 기록하라고 요구해요 (284페이지)"
"작전계획이 유용하다고 믿는다. '계획을 수립했음 '을  놀지 않고 일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하지만 콜디츠 대령은 계획 그 자체에 대해서는 '솔직히 실제 전투 현장에서 아무런 쓸모도 없다 '고 말한다. 이에 따라 1980년대에 미군은 군사계획 절차를 수정하고 (바람직한 최종 상태를 의미하는) '지휘관의 의도 '라는 신개념을 도입했다 - 스틱 (50페이지)"
  
민간도 까긴 하는데 아무래도 저자, 공무원에게 맺힌 게 좀 있는 모양(..) 그런데 세상에 부조리 없는 분야가 어디 있을까. 모든 조직, 체계, 시스템은 시대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결과물이고, 끊임 없이 바뀌는 요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순기능과 역기능의 공존이 발생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인정 투쟁을 벌이는 인간이 현대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업을 갖는 것. 진짜 노동이든 가짜 노동이든 인간은 일을 함으로써 정체성을 갖는다. 80억 인류가 인정 투쟁을 벌이는 환경에서 모두 진짜 노동만 하기를 바랄 수는 없지 않을까?
 
그래도 자정 작용은 필요
 
부정적인 노동만을 강조하면서 억지스런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게 끌고 온 끝에 내린 결론이 너무 꽃밭이라 허탈함에도, 직장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 거부감을 느꼈을 법한, 하지만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받아들였을 법한 노동 이면에 대한 고찰은 적절하다.
  • "직업에서 중요한 것 (255페이지)"
       - 무언가 결과를 낳는다
       - 흥미롭다
       - 행복하게 해준다
       - 쓸모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 다른 사람을 돕게 해준다
       - 잠재력을 개발해준다
 
인간은 대부분 나의 쓸모 있음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물론 가짜 노동에도 얼마든지 의미 부여를 통해 쓸모를 찾을 수 있겠지만, 남을 속일 순 있어도 나를 속이긴 어렵다. 진짜 노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 
 
나의 진짜 쓸모 있음에 대한 고찰이 이어진다면 최소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은 많이 줄지 않을까 싶다. 결정적으로 내 의지로 내 쓸모를 찾게 해주는 진짜 노동을 한다면 노동 시간이 대수인가. 물론 그래도 여가 시간은 많은 게 좋겠지.
 
인류의 노동시간은 산업혁명 시절 하루 10시간 이상, 주 6일에서 주 5일 40시간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최근 논의를 보면 최소 10년 내에는 주 4일제도 정착할 듯. 나의 진짜 쓸모를 찾는 게 먼저라는 얘기.
 
노동시간 단축사
 
로마는 노예 노동을 바탕으로 연 최대 200일의 휴일을 즐겼다고 한다. 그리고 망했지 AI 노동을 바탕으로 200일의 휴일을 즐기게 될 미래를 기대해보자. 기억에 남는 문구를 남긴다.
"상사가 나에게 할 일을 줄 때, 시간 낭비라는 걸 알지만 상사의 아이디어니까 실패해도 내 책임은 아니다, 그러는 동안 나에게도 바쁘게 할 일이 생겼고 상사는 만족한다는 식인 거죠. 결국 모두가 이득 (109페이지)"
"실제로는 예산, IT, 분쟁 해결, 사무실 할당, 보고 등 그저 관리 업무일 뿐이에요. 리더십은 순전히 경영진이 50%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한 정당화 담론 (196페이지)"
"다른 사람에게 관계 없는 정보를 나누고, 자신이 얼마나 바빴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회의가 가진 유일한 목적(231페이지)"
"생산물의 가치가 아니라 시간만큼 임금을 받는다는 관념은 우리 안에 깊숙이 박혀 있다. 그 결과 일이 실제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해야 유리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53페이지)"
"우리가 일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일을 할 때만 가치 있는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 결국 바쁘지 않다고 인정하는 사람, 더 의미 있는 일을 요구하는 사람, 즉 금기를 깨는 사람은 주변에 위협이 된다 (306페이지)"
 
f*****1 2024.02.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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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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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적으로 일깨워 준 책다 읽진못했지만 서점에서 보고 너무 공감가서 구매하게 됨일이 힘든건지 일이 힘들다고 느껴서 힘든건지 애매한 감정..더이상 일에 감정을 섞지 않으려고 하지만 인간이기에 겪을수밖에 없는..고단함..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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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적으로 일깨워 준 책

다 읽진못했지만 서점에서 보고 너무 공감가서 구매하게 됨

일이 힘든건지 일이 힘들다고 느껴서 힘든건지 애매한 감정..

더이상 일에 감정을 섞지 않으려고 하지만 인간이기에 겪을수밖에 없는..고단함..자존심..

w*****3 2026.06.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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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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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화에서 실제로 의미없는 불필요한 절차가 사람들은 번아웃으로 몰아넣는다, ,우리사회가 바쁘지만 실제적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는 업무를 생각해보았다 불필요한 보고서 회의 형식적인 절차들이 우리와함께 하는 직원들은 성취감이 없고 비효율적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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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화에서 실제로 의미없는 불필요한 절차가 사람들은 번아웃으로 몰아넣는다, ,우리사회가 바쁘지만 실제적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는 업무를 생각해보았다 불필요한 보고서 회의 형식적인 절차들이 우리와함께 하는 직원들은 성취감이 없고 비효율적이된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3 2026.0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