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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멈췄던 여행이 다시 시작되고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국내여행에도 목말라하던 사람들이 점차 해외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무려 150여년 전에(당시 프랑스 일간지《르 탕》에 연재된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세계일주를 계획하고 비록 이야기 속이기는 하지만 이를 실현시킨 작가라니 놀랍기 그지없다.
지금의 수준이나 기준으로 봤을 때에서도 80일동안 세계일주를 했다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는게 다반사이고 그 이야기를 궁금해 할 것이다. 어떤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고 이동은 어떻게 했으며 먹고 자는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총제적인 여행을 통한 감상까지 말이다.
그렇기에 처음 이 글이 연재되었다면 분명 화제만발이였을 것이다. 여행이 쉽지 않았을 당시였을테니 마치 지금 우리가 타임머신 기술이 설마 실행될까 싶은 그저 상상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듯 조금은 비현실적인 환상모험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를텐데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80일이면 된다는 호언장담으로 시작된 무려 2만 파운드를 건 내기.
지금으로 봐도 적지 않은데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시작된 필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가 펼치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이름의 모험은 영국은행의 도난 사건과 맞물려 강도 용의자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여행을 뛰어넘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두 사람이 여행을 하는 동안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과 함께 작품을 더욱 다채롭게 해준다.
게다가 지금도 그렇지만 여행지에서는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고 미리 80일이라는 날짜를 계산하고 떠난 여행이라는 점에서 기한이 정해진 여행길의 뜻하지 않은 변수는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포그와 파스파르투가 이를 무사히 해결하고 여행을 지속해나가는 장면은 어느 순간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마지막으로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그들에게 실패와 성공을 판단하는 것이 지극히 과학적인 부분임을 감안하면 실패했다고 여겼을 사람들에게 은근히 통쾌한 반전을 선사하는 대목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봐도 충분히 흥미진진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여전히 전세계의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명작이라고 부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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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쥘베른 지음 | 이세진옮김 | 책세상 어린시절 세계여행은 그야말로 가슴을 뛰게하는 단어였다. 그리고 그때 최고의 여행은 집 앞마당에서부터 시작해서 외갓댁에 가는 것, 그리고 낯선 책에서 신비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까지 갖가지 여러방식으로 흥미를 자극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빠른 비행기와 쾌속열차가 있지만 왜 그때만큼의 두근거림과 기대는 없는 걸일까.... 수많은 인생샷이라고 불리는 여행 사진과 영상들이 인터넷을 떠돌지만 실상 그것들을 보고 가슴이 뛰지는 않으니 말이다. 사진을 위한 사진, 영상을 위한 영상은 그다지 자극적이지도 않고, 현실감각도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는 모두 안다. 진정한 모험은 바로 여정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모험 영화를 보고 가슴이 뛰는 이유... 그저 세계지도를 펼쳤을 뿐인데 가보지 못한 나라, 혹은 가볼 나라에 잔뜩 스티커를 붙이면서 두근거리는 아이의 마음처럼... 모든 것은 결과가 아닌 여정에 있다. 간혹 이런 생각을 한다. 배를 타고 하는 여행만 존재했던 시대의 낭만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말이다. 그 당시에는 괴롭겠지만 ㅎㅎ 그때에만 존재하는 낭만이 있을텐데 말이다. 지금은 일본의 우동이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갔다 올수 있으니... 우리는 빠름을 얻은 대신 낭만을 잃은 느낌이 든다. 쥘베른은 평소에도 여행을 즐겼지만 그가 진정 잘했던 여행은 도서관에서 책 속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여행이었으리라... 그는 유독 꼼꼼한 성격으로 책을 한번 쓰면 초고만해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했고, 더구나 그의 성격은 모든 것을 고증에 고증을 거쳐야 직성이 풀리는 것으로 유명했으니 말이다. 어느 소년 쥘베른의 어린 시절 여행 이야기는 왜 이런 이야기가 그의 손에서 탄생되어야했는지 알려주는 지표이다. 열한살의 아이였던 그가 사촌 카롤린에게 산호 목걸이를 사주기 위해 원양어선을 타고자 결심한 부분은 무모함을 앞서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쥘베른의 아버지는 걸음 수를 세고, 모든 것을 루틴에 맞춰 살만큼 엄격했던 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삼아 소설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크를 탄생시킨 듯 보인다. 물 온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하인을 해고할만큼의 엄격성을 보인 그가 사실 여행이 막히면 남도 생각하지못할 기발한 방법으로 루트를 틀어버리니...혹시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니 말이다. 왜 난 그에게서 셜록의 기운이 느껴지는가...ㅎㅎ 그리고 돈키호테의 냄새도 나고 말이다. 그가 마지막에 고용한 하인인 장 파스파르투에게서는 왓슨 혹은 산초의 느낌이 든다. 아...다시 여행...다시 세계일주... 이 말에 정말로 가슴이 뛰는 순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여행은 여정에 있고, 사람이 있다는데... 조만간 언제 좋은 사람들과 같이 떠나는 길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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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인문 읽기에 푹 빠진 것 같은 요즘(리딩투데이에서 함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는 중이다) 역시나 리투어들과 함께 읽는 서평단 도서로 올라온 김에 신청했다. 나의 열심?을 아신건지 좋은 기회로 책을 제공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익히 책 제목만 들었는데, 제대로 각 잡고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생각보다 나는 어렸을 적에 책이랑 몹시 가까웠던듯 하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아닌 <80일간의 세계여행> 이었던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역시 책이 유명하고, 그 시기에 쓰인 책이 아직도 여전하게, 세계적으로 읽힌다는 것은 이 책이 단순한 소설에 국한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굉장히 잘 읽혔다. 병렬독서를 안했다면 아마도 금방 읽었을 것 같다. 이 책이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은, 작가 쥘 베른은 프랑스 사람이다. 책의 주인공은 영국 부자 신사인 필리어스 포그이고, 오히려 그의 하인이 파리 출신인 장 파스파르투였다. 당연히 주인공이 영국 부자 신사이니 작가도 영국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셜록을 쓰고, 모리스 르블랑이 아르센 뤼팽을 쓴 것 처럼 자신의 나라를 주인공의 나라로 썼을거라는 생각을 누구든 하지 않았을까?
사실 읽기 전에는, 리폼 클럽 멤버들이 포그 씨의 일주를 실패하게, 방해하기 위해 빌런들이 곳곳마다 나타날 것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런 전문적인(?) 빌런보다는 어리숙해보이지만, 철저하고 싶어하고, 누구보다도 그의 일주를 막고 싶어하는 사람, 그를 체포하고 싶어했던 유일했던 인물인 픽스 형사. 그의 범인 인도 과정이 포그 씨의 일주 스토리와 같이 섞인 것이 오히려 더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게다가 포그가 체포되었다가 석방되었을 때도 (당시에는 휴대전화가 없던 때이고, 연락 수단이 지금보다 제한되어 있을 때라) 며칠 전에 진범이 체포되었단 사실을 픽스 형사가 몰랐던 것도 (개인적으로) 웃긴 지점이었다. 아직 비행기가 세상에 나타나기 전, 배와 기차 등으로만 이동이 가능했던 당시에, 80일이면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말에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가능하다는 쪽에, 그리고 그를 제외한 클럽 멤버들은 불가능하다는 쪽에, 내기를 걸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그 즉시 일주를 시작하는 주인공. 사실 이 이야기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포그 씨가 굉장히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을 가진, 굉장히 호탕하고 유쾌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그의 하인인 파스파르투가 그런 성격이었다.) 포그는 내가 생각했던 완벽한 영국 신사였다. 그런 그가 이렇게 쉽게 내기를 걸고, 증명을 해보인 것이 놀라울 따름. 여담으로) 읽으면서 굉장히 고증이 잘 된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책을 덮으면서 생각해보니 그 시대에 살던 사람이 쓴 책이었다. ㅎㅎㅎ 너무 현대에 쓰인 장르 소설을 많이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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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링턴 가든스의 새빌로 7번지에 필리어스 포그라는 영국 신사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영국 상류 사회에서 가장 잘생긴 신사이며 리폼 클럽의 회원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그는 한결같이 변함없는 습관을 가지고 사는 인물이었기에 하인에게도 시간 엄수와 자신의 습관에 맞춘 이례적인 규칙성을 요구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10월 2일 오전, 하인 포스터가 면도할 때 쓰는 물의 온도를 1℃ 낮은 온도로 내왔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자신의 조건을 충족시켜 줄 하인 장 파스파르투를 새로 고용한다.
새로 고용한 하인 파스파르투를 저택에 남겨두고 평소와 같이 리폼 클럽에 간 포그 씨는 평소 게임을 같이 하는 동료 회원들과 며칠 전 영국은행에서 발생한 5만 5000파운드의 도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대화는 사건의 범인이 검거될 것이라는 고티에 랠프와 그런 믿음과 거리가 먼 앤드루 스튜어트와의 논쟁으로 번지고 어느새 교통기관의 발달로 세상이 예전보다 작아졌다는 이야기로 흐르면서 세계 일주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데까지 이른다.
결국 모든 예상 가능한 불의의 상황을 고려해서 세계 일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80일이 걸린다는 계산을 내놓은 포그 씨를 상대로 동료 회원들이 불가능하다는 데 돈을 걸며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2만 파운드가 걸린 내기로 번진다. 내기를 하기로 한 여섯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약정서를 작성했고, 그날 저녁 포그 씨는 오전에 새로 고용한 하인 파스파르투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필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열차와 여객선을 이용해 런던을 떠나 수에즈에 도착한다. 그런데 수에즈에서는 영국은행 절도 사건으로 세계 주요 항구에 파견한 형사 중 한 명인 픽스가 모든 여행자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마침 영국 영사관에서 비자 날인을 받기 위해 파스파르투가 들고 있던 포그 씨의 여권을 보고는 거기에 작성된 인상착의가 런던 경찰청장이 보내준 절도범의 인상착의와 일치한다고 생각해 포그 씨를 은행 절도범으로 오인한다. 파스파르투로부터 내기로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픽스는 다음 행선지가 뭄바이라는 말을 듣고는, 런던 경찰청장에게 필리어스 포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뭄바이로 보내 달라는 전보를 보낸 뒤, 그들을 따라 인도 뭄바이행 몽골리아호에 몸을 싣는다.
뭄바이에 도착한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는 열차를 타고 콜카타로 가던 중, 중간 지점인 콜비에서 알라하바드까지 철로가 완공되지 않아 발이 묶일 뻔했으나, 파스파르투가 이동 수단으로 코끼리가 있음을 알아와 코끼리를 구입해 타고 이동 거리가 짧은 숲을 가로지른다. 그런데 그곳에서 '사티'로 산 채로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 당할 위기에 처한 젊은 인도 여인 아우다 부인을 발견하고 구출하는데….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비롯해 『해저 2만 리』, 『15소년 표류기』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설들이 쥘 베른의 작품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에게는 항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을 저술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상상과 공상에만 기대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작품을 쓰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여 정확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여 쓰도록 노력하였기에 '공상 과학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며 후대 과학 소설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필리어스 포그와 하인 파스파르투가 내기로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는 소설로, 그들이 세계 일주를 하며 겪게 되는 좌충우돌 다양한 모험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소설은 이 소설이 쓰여진 19세기 당시의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모습과 독특한 풍습, 그곳의 거리 모습 등을 사실감 넘치게 그리고 있어 당시의 모습을 보지 못한 우리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설 중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과하지 않은 유쾌한 유머는 지금 읽어도 기분 좋은 웃음을 유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펼쳐지는 기막힌 반전.
소설은 포그가 세계 일주하는 나라 중 아시아 국가로는 당시 홍콩과 일본 요코하마의 모습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있는 조선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읽으면서 '만약 소설이 지금 쓰였다면 우리나라가 들어갔겠지?'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파스파르투가 아무리 홍콩이나 일본에서 고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배에서 아우다 부인에게 중국이나 일본 같은 희한한 나라들을 여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관문인데 이미 그 단계를 지나 문명국들로 돌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데서 당시 유럽인들이 아시아의 국가들을 문명국이 아닌 희한한 야만국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씁쓸했다. 어쩌면 이 소설에 조선이 언급되지 않은 것이 더 다행일지도.
소설은 마지막에 '포그가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는가'를 묻고 있다. 돈? 명예? 매력적 반려자? 이 질문을 보며 나는 나에게 여행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자문하며 소설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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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세계문학 004 『 80일간의 세계 일주 』 쥘 베른 / 책세상
재미없는 남자랑 오래도록 여행을 해야 한다면? 일찌감치 여행계획을 접고 말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는 점... 계획하진 않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관대함과 가방가득 넉넉하게 담아둔 돈만 있다면 못할게 없다는거...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준비된 남자라고 해야하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차도남 같았다.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지만 매너를 겸비한 신사에다 외모까지 출중하다니 함께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게 어려울 지경이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쥘 베른을 전 세계에 알린 명작소설로 그가 상상한 영웅의 기원담과도 같은 이야기라고 한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촌에게 산호 목걸이를 사주려고 아버지 몰래 원양어선을 탓지만 일찌감치 발각되어 잡히고 말았다는 경험담과 함께 이 책을 만나보니 주인공에 저자를 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왠지 자신이 원했던 모험을 책 속에 가득 담아낸 듯 해서 읽는내내 입가에 그려진 미소를 지워내기 어려웠다. 과연 그의 여행길에 어떤 에피소드를 가득 담아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런던 리폼클럽에 수수께끼와도 같은 남자가 있다. 눈에 띄는 외모에다 세련되기까지하며 잘생긴 신사 필리어스 포그... 이렇게 특별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습성이 있었으니 바로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간관리와 생활습관이었다. 물의 온도가 1도나 차이난다고해서 하인을 해고 했으니 더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어쨌든 먼저있던 하인을 해고하고 새로 들인 장 파스파르투 또한 계약이 성립되자마자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만다.
여느날과 다를 바 없이 리폼클럽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던 포그는 은행에서 벌어진 거액의 도난 사건을 두고 한창 이야기를 펼치는 중이다. 돈을 훔쳐간 범인은 그냥 도둑이 아니라 신사였고 어디로든 도망갈 수 있는 재주를 가진 그 인물은 작아진 지구를 돌며 도망할 것이라 말한다. 문제는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고작 80일이 걸린다는 근거를 내세운 포그에게 그것을 증명한다면 돈을 걸겠다는 제안까지... 이를 계기로 80일 안에, 시간으론 1920시간 그리고 11만 5200분 안에 지구 한바퀴를 돌고 오겠다는 내기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떠난 직후, 은행 절도범이 포그이며 그를 추적하라는 체포영장을 받고 픽스형사가 그의 뒤를 쫓는데... 이에 벌어진 파장은 무척이나 컷다. 정신도 온전치 못한 사람을 상대로 내기를 한 리폼클럽의 회원을 비판했고, 영국의 도박꾼은 그의 성공을 두고 상당한 판돈을 걸었으며 증권거래소의 선물거래도 시작되었으니...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그야말로 상상이상의 무엇을 보여준다. 불편하고 조급함은 모두 독자의 몫...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세상 편안함을 유지하고 있다. 나 이외에는 관심없는 척하지만 옳고그름을 지나치지 못하고 내 사람만큼은 끝까지 책임지는 의리 또한 보여준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당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제대로 돈을 쓸줄 아는 쿨한 매력까지 겸비한 주인공...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그의 여정에 함께 동참한 듯 배멀미를 하며 숨가쁘게 달리는 듯 했다. 이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얼른 장바구니에 이 책을 담으시길... 후회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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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동화책으로 읽은 작품이라 기억이 많이 나지 않은 작품이라 새롭게 읽게 되었습니다.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11시 30분에 새빌로 집을 나와 왼발기준 576번 오른발 기준 575번을 내딛는 걸음 수를 새는 좀 성격이 특이하고 매사 꼼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면서 만족감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새로운 하인은 유랑극단 가수, 서커스 곡마사가 되어 레오타르처럼 공중곡예를 하거나 블롱댕처럼 줄을 타고 춤을 추기도 했고 체조 선생,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소방대원으로 일한 다재다능한 장 파스파르투 입니다. 그는 이제 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어서 영국가정에서 조용히 살기를 원했는데 그의 주인이 갑자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여행에 가게 되어 동행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내기를 하기로 한 여섯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약정서를 작성하면서 2만 파운드를 내기에 걸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내기 같지만 포그의 도전정신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진정한 영국인은 내기처럼 진지한 문제를 두고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80일 안에, 그러니까 1920시간, 다시 말해 11만 5200분 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올 수 있다는 데 2만 파운드를 걸겠습니다. 할 겁니까?” --- p.31
여행중 인도 청년의 재물이 될 여인을 구출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파르시 출신의 이름난 미인, 뭄바이의 부유한 상인의 딸로 영국식 교육을 받고 유럽인이나 다름없는 교양과 품위가 있는 아우다는 부모를 여의고 분델칸드의 늙은 토후와 원치 않은 결혼을 했으나 남편이 석달만에 죽으면서 위기에 빠졌습니다. 우리시대의 순장 같은 미신을 따랐던 것 같습니다. 포그 씨는 모른척 할 수가 없었고 그의 일행은 뛰어난 재치로 아우다를 구해야 했고 그 때 죽은 늙은 토후가 순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토후가 살아난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저자 쥘 베른은 작품에서 과학기술, 지리, 역사, 시사 관련 배경지식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고증하는 작업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보를 수집할 수도 없던 시기에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쪽 말고 동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면 하루를 번다는 아이디어가 절묘한 반전이었던 이유는 당시에 날짜변경선 개념을 몰랐을 것입니다. 정식으로 날짜변경선이 생긴 것이 1917년이라고 합니다. 과연 포그는 약속한 대로 80일, 1920시간, 11만 5200분 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 올수 있는지 마지막 내용은 아껴두겠습니다. 완벽한 성격의 필리어스 포그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한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시작한 여행에서 영국은행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픽스 형사에게 끊임없이 추적을 당하기도 하고 모든 이동 수단과 여러 가지 탈것을 이용하고 뛰어난 지략을 발휘해 난제들을 척척 해결해 나가며 읽는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는수에즈에서 인도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그리고 대서양을 건너 다시 영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1869년에 수에즈운하가 개통되고 미국 동부와 서해안을 연결하는 철도망이 완성되면서 여행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영국 신사 포그의 신나는 세계 일주 이야기 어릴적 동화책으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진가를 1873년에 발표된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많은 재산을 가진 영국 부자 신사 필리어스 포크가 프랑스 출신의 하인 장 파스파르투를 데리고 말 그대로 80일 동안 세계일주에 도전한다는 내용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 소설은 영화로도 상영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80일 이면 된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 포그, 부자라면 한번 세계 일주를 꿈꿔보고 싶은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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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쥘 베른 (지음) | 이세진 (옮김) | 책세상 (펴냄)
코로나19로 일상이 제한되며 초등학교 졸업식도 간소하게 치루고 고대하던 수련회와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던 큰애가 중2가 되어 드디어 수학여행을 떠났다. 배멀미가 심해서 힘들었다는 아이는 아마도 나를 닮아 그런가보다. 멀미가 심해 여행이 그닥 달갑지 않은 나는 신혼여행을 제외하고는 바다를 건너는 여행은 해보질 못했다. 그래서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떠나게 되는 세계 일주가 남달리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알고있는 내용일거라 생각했지만 80일 안에 세계 일주에 성공해서 내기에 이겼다는 결말만 알뿐 과정은 하나도 알지 못했던 <80일간의 세계 일주>. 결말이 중요한 이야기도 있지만 결말을 향해가는 그 과정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성하게 된 독서였다. 해리슨 포드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 <도망자>가 떠올랐다. 아니 그보다는 영화가 나오기 훨씬 전에 방영되었던 미드 <도망자>가 떠올랐다는 게 맞겠다. 부인 살해의 누명을 쓰고 도망자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추격의 숨가쁨 속에서도 도피처에서 만나는 이들과 사연과 관계들을 만들어내는 사람사는 이야기. 바로 그런 이야기를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보았다.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여행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일주만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관계와 이야기들이 무뚝뚝해 보이는 포그와 하인 파스파르투를 통해 펼쳐진다. 이런 이야기에 사랑이 빠지면 섭하려나? 극적인 구출과 기사도 정신이 그 사랑을 낭만적으로 물들였다. 단지 '신사적이었다'는 묘사만으로 포그를 은행 절도범으로 확신하고 추격하는 형사 픽스를 통해 여러 사건들이 연상되기도 했다. 잦은 티비 출연으로 이제는 익숙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님이 변호했던 억울한 옥살이의 당사자들도 수사관들의 이러한 확증편향이 진실에 눈을 닫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았을까. 픽스는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파스파르투에게 아편에 취하게 하는 편법과 치졸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반면, 까칠해 보이는 포그는 거리에서 스치는 거지에게 적선도 하고, 죽음의 위기에 빠진 여인을 구출하고, 수족에게 납치된 하인을 구하기 위해 재산과 목숨을 거는 의리를 보였다. 그야말로 시간이 생명인 상황에서 일면식없는 여인과 여행 직전 고용한 하인을 위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가능할까?"라는 내기에서 포그가 얻은 승리는 내기 그 자체보다도 사람을 얻었다는 것에 있지 않나싶다. 이 일주에서 사랑을 얻었고 충성을 맹세한 하인의 우정을 얻었으며 적이었던 픽스마저도 동지로 돌려세웠으니 말이다. 제목은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내용은 새롭고 흥미진진했던 <80일간의 세계 일주>. 알고있다고 생각하지만 떠오르는 장면이 없다면 그건 아는게 아닌거다. 그런 분들에게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읽고나면 누군가에게도 반드시 권하고 싶어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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