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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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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공항이라고? 꽤 참신한 소재이다. 독특한 설정에 흥미롭고 관심이 간다. 혹시, 이런 설정을 보고 '굿 플레이스'나 '코코'를 떠올렸다면, 그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다. 이 책은 보다 철학적이고 인간의 본성과 위선을 고발하고 성찰하게 하며 물질 만능주의와 시스템화된 현대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이다.   책 날개에 적힌 이 책의 지은이 가스파르 코에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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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공항이라고?

꽤 참신한 소재이다.

독특한 설정에 흥미롭고 관심이 간다.

혹시, 이런 설정을 보고 '굿 플레이스'나 '코코'를 떠올렸다면, 그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다.

이 책은 보다 철학적이고 인간의 본성과 위선을 고발하고 성찰하게 하며 물질 만능주의와 시스템화된 현대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이다.

 

책 날개에 적힌 이 책의 지은이 가스파르 코에닉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 책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가스파르 코에닉

철학자이자 정치가로 15편의 에세이와 소설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2002년 리옹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해 2004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철학 교수 자격증을 취득했다.  ... 이후 질 들뢰즈 철학에 관한 다수의 도서를 출간했다. ... 자발적 복종을 경계하고 자유주의를 예찬한 <혁명가, 전문가, 그리고 괴짜>로 2016년 정신과학 · 정치학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는 제릴리 마리모 문학상을 수상했다. ... 2013년 싱크탱크 '제네라시몽리브르'를 설립하며 정치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2021년 5월 정당 '생플'을 창당해 2002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사상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배격하며 인공지능이 개인의 자유의지를 저해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프랑스 유력 일간지와 경제지의 논설 위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성향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럼 지옥 속으로 떠나 보자.

 

즉음에 대한 온갖 진부한 통념들은 모두 산 자들이 퍼트린 것이리라. 내가 이 글을 쓰고자 결심한 이유도 바로 그 모순을 깨뜨리기 위해서다.

- 9쪽 -

 

 

46년의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아내를 두고 한 눈을 판 적이 없고, 늘 성실하게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고 명성을 쌓아온 경제학 교수. 그는 약물이나 도박도 하지 않고 번 돈은 아내와 아들을 위해 기꺼이 할애하며 그야말로 모범적으로 반듯하게 살아왔다.

 

내세에 도착한 그는 직원의 안내대로 이동을 해서 새로운 공간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받은 리본이 묶인 작은 상자 안에는 신용 카드와 마이크로 칩이 있었다.

 

천국에도 첨단 기술이 있다니! 신께서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 몇 걸음을 더 걸어 나는 로비로 들어갔다. 드디어 사후 세계가 어떤 곳인지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이미 확실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에 관한 온갖 미스터리를 묘사했던 작가들은 우리를 완전히 기만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저승은 생각보다 훨씬 더 익숙하고 훨씬 더 불가해한 곳인 듯했다.

- 24쪽 -

 

그가 카드를 들고 도착한 곳은 바로 공항이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서는 무제한으로 카드를 쓰실 수 있으니까요."

- 27쪽 -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 전 세계 방방곡곡을 다 가볼 수 있다니. 게다가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한 카드라니. 누구나 원하는 삶이 아닌가.

그의 마음은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었다.

 

하지만,

첫 목적지 카사네 공항에서 그는 깨닫는다.

절대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치과를 비롯해 맞춤 와이셔츠, 버라이어티쇼 극장, 탁구장, 중국 찻집, 수제 맥줏집, 비누 판매점 등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가 표시된 창의적인 필토그램이 그려진 온갖 표지판들이 있었다. 단 하나, '출구' 표지판을 빼고.

- 62쪽 - 

 

"당신이 뭔데 나를 못 나가게 해."

"저희가 부족함 없이 잘해드리고 있잖아요.. 저희는 어떤 출구도 완전히 쓸모없게 만들었어요. ...... 형편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바깥에서 뭘 찾으시려고요? 이 초현대식 공항에서 영원히,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으며 모든 것을 할 수 있잖아요."

- 68쪽 -

 

이곳에 출구는 없다.

탑승권이 없으면 공항 시설을 아무 것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행기를 예약하고 이동을 해야 한다. 한 곳에 머무를 수 없고, 무제한 카드로 산 모든 것은 금방 낡아서 못 쓰게 되어버린다. 영원히 멈추지 않는 유목 생활. 그것이 이곳에서의 생활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 72쪽 -

 

지옥에서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지만 어떤 것에도 만족할 수 없었다. 언제나 새로운 셔츠를 사야 했고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찾아야 했다. 영원이라는 시간은 끊임없이 우리를 다그쳤다. 예상치 못한 혼란, 거짓된 결말, 그리고 계속해서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이승의 삶도 비슷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승의 삶은 우리에게 만족의 순간을 선사하며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환상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

- 117쪽 -

 

 

그는 자신이 지옥에 올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오면서 잘못한 일이 없다. 그래서 지옥에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가 주장했던 모든 이론들이며 제가 발표했던 논문들, 제가 구성했던 추론들은...... "

" 그러니까 그 이론들을 ...... 어떤 사악한 악마가 마음먹고 그 이론들을 활용했다고 생각해봐요. 그러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

"말하기 어렵군요."

"그래서, 그 세상은 선생님이 영원히 살 수 있을 만한 세상인가요?"

"영원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

"왜 영원히 살고 싶지도 않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나요?"

"내가 만든 세계에 관해서라면 ...... "

"그 세계가 바로 선생님 앞에 있잖아요."

 

부정할 수 없었다. 극에 달한 효율성의 원칙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능적이고 완전하게 쓸모없는 거대하나 공항으로 만들어버렸다. 죽음을 맞이한 이후, 내가 꿈꿔온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 208-209쪽 -

 

그는 결국 자신이 옳다고 예찬했던 모든 것들이 실현된 세상이 지옥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지옥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나는 아주 오랫동한 경험하지 못했던 일종의 벼락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결심했다. 나는 광고를 보면서 영원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도망칠 것이다. 나는 테오를 찾을 것이다.

- 153쪽 -

 

과연 그의 지옥 탈출은 성공할 것인가.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 없고 도덕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이 경제학자를 통해, 작가는 사실은 마음 속으로 음탕한 본능을 숨기며, 위기를 피해 혼자 숨을 곳으로 도망치는 위선적인 인간의 모습을 비판한다. 또한 경제학자가 예찬해온 신자유주의 경제와 철저한 시스템화가 결국 인간의 삶을 지옥처럼 만든다는 것을 '지옥의 공항'을 통해 명백하게 보여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실 지옥은 내세가 아니라 현세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t 2022.09.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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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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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地獄)   [명사] 1. [기독교 ] 큰 죄를 짓고 죽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지 못하고 끝없이 벌을 받는다는 곳. 2. [불교 ] 죄업을 짓고 매우 심한 괴로움의 세계에 난 중생이나 그런 중생의 세계. 또는 그런 생존. 섬부주의 땅 ... 3. 아주 괴롭거나 더없이 참담한 광경, 또는 그런 형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제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과는 달리 이 책은 작고 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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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地獄)  

[명사]
1. [기독교 ] 큰 죄를 짓고 죽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지 못하고 끝없이 벌을 받는다는 곳.
2. [불교 ] 죄업을 짓고 매우 심한 괴로움의 세계에 난 중생이나 그런 중생의 세계. 또는 그런 생존. 섬부주의 땅 ...
3. 아주 괴롭거나 더없이 참담한 광경, 또는 그런 형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제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과는 달리 이 책은 작고 표지가 예뻤다. 의외로 가볍게 글이 시작되고 책장이 잘 넘어갔다. 주인공이 '여기가 지옥'임을 깨닫는 것은 책의 3분의 1이 지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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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나는 내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

이곳에서 우리는 꿈을 꿀 수 없었다. 우리는 자신의 상념이라는 감옥에서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종신형을 받은 죄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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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인 주인공은 자신이 지옥에 간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글의 여러 부분에서 왜 주인공이 그곳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이 발표한 논문과 주장들, 경제학자는 법칙을 정의하기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함. 효율성의 원리를 주장하며, 본인은 영원히 살고 싶지도 않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고, 정작 자신은 오두막이라는 다른 세상에 피신했던 모순적인 행동들. 

글의 중반부를 지나갈 때, 어쩌면 삶에서 자신이 한 잘못을 되돌려 받는 것이 지옥은 아닐까 했었다. 맞춤형 지옥. 저마다 다른 지옥에서 살게 되는 것을 상상해 보았지만, 이 글은 거기까지 묘사하거나 언급하지는 않았다. 

결말의 천국행은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이게 지옥인가.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달았을 때 그곳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결말이 어찌 보면 희망적이어서 또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영원한 지옥은 너무 슬프니깐. 

 

주인공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몸에 칩을 심는 장면에서는 최근에 본 영화 아바타와 메간이 떠올랐다. 소설 '작별 인사'도 생각났다. 더 이상 '미래'가 아니고 '현재'가 되어버린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인간의 자만으로 브레이크 없이 진보하는 기술. 책임감을 가지고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작별 인사'와의 또 하나의 교집합. '매 순간을 사랑하며 살고 또 살았어야 했다. 정말이지 그저 살았어야 했다.' 결국은 현재를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낀다.

h*******m 2023.01.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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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르 코에닉 지옥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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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주면서도 계속해서 딴지를 걸고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게 하는 현대 우화. 이런 지옥도 있을 법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특히 시간, 빚, 등에 관해 생각이 많아지도록, 빚을 지고 시간을 써서 돈을 벌어봤다면, 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이든 출장이든 가봐서 여행의 민낯을 알거나, 어디든 줄 서서 기다리는 지루함을 겪어봤다면, 이건...지옥이
"가스파르 코에닉 지옥 서평" 내용보기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를 주면서도 계속해서 딴지를 걸고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게 하는 현대 우화.
이런 지옥도 있을 법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특히 시간, 빚, 등에 관해 생각이 많아지도록, 빚을 지고 시간을 써서 돈을 벌어봤다면,
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이든 출장이든 가봐서 여행의 민낯을 알거나, 어디든 줄 서서 기다리는 지루함을 겪어봤다면,
이건...지옥이지 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주인공이 무제한 카드를 받고 퍼스트 클래스로 여행을 시작할 때-그렇다면 카드 빚은 누가 내는 것인지, 아래 계급도 존재하는 것인지, 모두 퍼스트 클래스인지-호기심을 넘어 의문이 들 때쯤 몸소 아래 계급으로 격하되는 내용을 보여주는 등, 이해하기도 편하게 전개됩니다.

또 4장부터 공항 지옥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우리가 읽던 이 글을 적는 주인공을 보여주면서 안심을 시켜주기도 하고요.

현학적인 사유가 이어지는 초반을 보다 후반 190쪽에 이르러서 정신착란 상태로 머릿속에 떠오른 단편적인 이미지를 묘사하는 부분까지 보다보면 작품에서 은은하게 경고하는 물질만능주의(를 비롯한 여러가지)에 대해 경각심을 넘어 공포감까지 가질 법합니다.

각 장 도입부마다 신곡을 조금씩 인용해 우리가 아는 고전적 지옥과 경제학 이론적 요소를 도입해 진화하는 최첨단 지옥이 대비하면서 전개에 대해 조금씩 힌트를 주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읽기 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탈출에 관한 묘사는 상당히 늦게 나오고 짧은 편이지만, 왜 탈출해야 하는가,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는가가 중요하고 그걸 알려면 제목인 '지옥'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이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현대에도 훌륭한 우화를 읽고 싶을 때, 일독을 추천합니다.

 

*이 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a 2022.09.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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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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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가스파르 코에닉 지음, 박효은 옮김   [ 죽음에 관한 온갖 진부한 통념들은 모두 산 자들이 퍼뜨린 것이리라. -9.p ]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옥의 생김새는 두려움과 닮았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 두려움의 가치.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 가치를 넘어서는 극악무도한 두려움의 나열이 곧 지옥이었다.  따라서 누가 묘사하느냐에 따라 두려움이 가미된 ‘잔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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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가스파르 코에닉 지음, 박효은 옮김

 

[ 죽음에 관한 온갖 진부한 통념들은 모두 산 자들이 퍼뜨린 것이리라. -9.p ]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옥의 생김새는 두려움과 닮았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 두려움의 가치.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 가치를 넘어서는 극악무도한 두려움의 나열이 곧 지옥이었다.
 따라서 누가 묘사하느냐에 따라 두려움이 가미된 ‘잔인함’ 정도에서 차이가 생길 뿐, 결국 지옥은 ‘두려움’의 묘지와도 같은 셈이다.
 지옥에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으며 그곳에서 느낄 수있는 감정은 지금 머릿속에 있는, 지옥이라는 개념으로부터 연쇄적으로 떠올릴만한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지옥은 그와는 전혀 달랐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화장실, 식당, 마사지숍, 꽃가게, 수영장, 극장, 나이트클럽…(28.p)을 포함한 모든 상점이 즐비하게 늘어선 <공항>이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우리는 영원의 시간을 살지만 늘 같은 모습이죠. …” -31.p ]
 [ “형편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바깥에서 뭘 찾으시려고요? 이 초현대식 공항에서 영원히,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으며 살 수 있잖아요.” -68.p ]

 

 사치와 쾌락은 지옥으로 온 인간들이 누릴 수 있는 영원한 소유가 되었다.
 천국에서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서. 어쩌면 그것이 정당하다고 느껴진다. 모든 감정이 닳고 닳아 감정의 소중함을 잃을 때까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고,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간직해야 할 필요성’과 ‘어떤 것을 생각하는 법’을 잃는다.
 모두 다 같은 사치를 누리니 상품의 가치는 온전한 그것의 가치로만 남고, 우월감을 가질 수도 없다. 욕구가 영원히 충족 된다.(143.p)

 

 [ 그러나 적어도 이승의 삶은 우리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며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환상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가. -117.p ]

 

 이 책을 읽으면 감정적 단어들에 목메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의 감정적 변화에서 처절함과 체념이 공존하는데 그 감정의 ‘조화’ 자체가 내 속을 알 수 없도록 헤집어 놓았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왜 이 사람이 지옥에 올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승을 겪어본 인간과 겪어보지 못한 공항 직원과의 대화였다.
 신을 만나고 싶다고 간청하는 인간의 말에 “제가 신입니다. 바로 우리, 우리 모두가 신이죠.”라고 답을 하는 것이다.
 이승에서 통용 시 되는 모든 것은 지옥에서는 웃음거리가 되어버린다. 실제로 누군가가 비웃는다는 둥의 묘사는 없었지만 조롱거리가 되는 듯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도망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그것은 아마도 내가 영원한 체념에 빠져버리기 전에 나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 최후의 몸부림이었으리라. -158.p ]

 

 지옥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인간의 이야기.

 

 fin.

 

 [ “양심이란 인생을 곪아 터지게 하는 산 자들의 기만이죠.” -43.p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u****0 2022.09.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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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가스파르 코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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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옥은 불구덩이가 아니라 안락한 의자가 즐비한 공항 대기실이었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 결심하기에 충분했다. 읽기 전 기대됐던 반전과 재미가 충분했고, 읽은 후 반성과 심각한 사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힘을 가진 강력한 소설이다. '1984/멋진 신세계/우리들' 3대 디스토피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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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옥은 불구덩이가 아니라 안락한 의자가 즐비한 공항 대기실이었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 결심하기에 충분했다. 읽기 전 기대됐던 반전과 재미가 충분했고, 읽은 후 반성과 심각한 사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힘을 가진 강력한 소설이다. '1984/멋진 신세계/우리들' 3대 디스토피아 소설 다 읽어봤는데, 명작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충분히 베스트셀러가 되고도 남을 만한데 아직 그러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 오로지 홍보부족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사후 세계를 경험한 어느 교수의 시선으로 과도한 소비 욕구, 효율성만 따지는 첨단 기술에 매몰된 사회의 이면, 항상 바쁜 일상에 쫓겨 머무름이 없는 현대인의 각박할 수 밖에 없는 삶 등 현실 사회의 민낯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살아 생전 경제학을 가르쳤던 작중 화자인 '나'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기에 당연히 천국에 갈 거라 생각한다. 심사를 마치고 입장한 사후 세계는 세계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는 운송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고, 쇼핑도 맘껏 누릴 수 있고, 원한다면 퇴폐적인 쾌락도 쉽게 즐길 수 있는데다가 한도 없는 신용카드까지 제공되기에, 이승에서의 '나'의 시각으론 그야 말로 천국같다. 하지만, 과연 그곳이 정말 천국이었을까?

 

그 세계는 공항 밖으론 나갈 수도 없으며, 항상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다음 여행지로 예약해야 하고, 옷은 하루면 해져 금방 다시 사야하고, 하루 종일 공항과 공항을 오가며 다음날 쓸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 지옥이었음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철학자이자 프랑스의 젊은 지성'이라는 작가의 작품답게, 무심코 지나쳐 버릴만 하거나, 언뜻 보기에 당연해 보이는 것들로부터 문제의식을 느끼고, 현실 상황들을 소설의 스토리 흐름과 엮어 정확히 꼬집어 지적하는 문장들이 소설 곳곳에 등장하며 촌철살인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준다. 작가 정말 천재같다.

 

"지옥은 불구덩이가 아니라 안락한 의자가 즐비한 공항 대기실이었다."

"우리는 미래를 깡그리 빼앗겼으면서도 쉼 없이 미래를 대비해야 했다."

"지옥을 좀 겪어본 내가 생각할 때, 지옥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초조함은 절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짊어지는 짐이었다. 그리고 이 지옥에서는 아무리 지루하고 반복된 것이라 할 지라도, 늘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기가 산 자들에게 가닿아 그들이 자신들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기만을 그저 소망할 뿐이다."

 

모두가 금수저일 수는 없기에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아등바등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열심히 사는 삶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아등바등했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면 왜 그랬었나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좀 더 즐기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었던 거 같은데 작중 화자인 '나'의 경고처럼 나 자신 스스로 자초했던 면이 커 못내 아쉽다.

 

이젠 반 백이 얼마 남지 않는 나이이기에 물욕, 집착 같은 것들은 좀 내려놓고, 없으면 없는대로, 늦으면 늦어지는대로 살아가는(살아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관조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데, 아직도 저런 문장들에 뜨끔뜨끔 하는 걸 보면 아직 한 참 멀었음을 느끼고 많이 반성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b******6 2022.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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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지옥(가스파르 코에닉) - 현실적이고 미래적인 지옥도
"[1월] 지옥(가스파르 코에닉) - 현실적이고 미래적인 지옥도" 내용보기
이 책이 내 방에서 굴러다닌 게 실은 1년쯤 된다. 프랑스 소설에, 저명한 상의 후보이기도 수상작이기도 하고, '지옥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즐비한 상점,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대기실이었다'는 문구가 매력적이었다. 소설책 치고는 두께가 얇기도 했고, 술술 잘 읽히는 내용이라 3분의 1까지는 책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는데 이상하게 그 뒤부터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
"[1월] 지옥(가스파르 코에닉) - 현실적이고 미래적인 지옥도" 내용보기

이 책이 내 방에서 굴러다닌 게 실은 1년쯤 된다.

프랑스 소설에, 저명한 상의 후보이기도 수상작이기도 하고, '지옥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즐비한 상점,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대기실이었다'는 문구가 매력적이었다.

소설책 치고는 두께가 얇기도 했고, 술술 잘 읽히는 내용이라 3분의 1까지는 책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는데 이상하게 그 뒤부터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러고 내버려두길 약 1년, 까치에게 이 책 얘기를 하니 같이 읽자고 해서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줄거리는 위에 쓴 저 문구 한 문장으로 요약해도 손색이 없다. 좀더 풍부하게 요약하더라도 다섯 줄이면 충분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다. 

바꿔 말하면 큰 내용이 없다고도 할 수 있겠다. 얇은 책이지만 더 얇아도 되었을 듯한?

책을 다 읽고 보니 저자가 철학자 겸 소설가더라. 소설가로서보단 철학자로서 하고 싶은 말이 더 컸던 것 같다. 직설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서술이 많았다. 캐릭터와 서사가 부실한 편.

 

하지만 무척 인상적인 책이기도 하다. 지옥이 이런 모습이라곤 상상한 적이 없고, 천국이 그런 곳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상상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아바타2와 메간을 보게 되어서 더 생각이 많아졌다.

까치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 어서 읽으라고 재촉 아닌 재촉을 좀 했다. 까치의 반응이 기대된다.

e*****a 2023.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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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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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쿠르상 최종 후보, 프랑스 유력 일간지 추천작 - 지옥을 그려낸 프랑스 소설 - 물질주의, 실용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책   지옥     줄거리 * 일부 스포 주의   1. 지옥? 천국? 인도되는 남자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는 영원이라는 시간이 있는데요 뭐, 아시잖아요!" 내 말에 그가 웃어 보였다. 비로소 긴장이 풀린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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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쿠르상 최종 후보, 프랑스 유력 일간지 추천작

- 지옥을 그려낸 프랑스 소설

- 물질주의, 실용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책

 

지옥

 


 

줄거리

* 일부 스포 주의

 

1. 지옥? 천국? 인도되는 남자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는 영원이라는 시간이 있는데요 뭐, 아시잖아요!"

내 말에 그가 웃어 보였다. 비로소 긴장이 풀린 모양이었다. 나는 그를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넌덜머리 나는 일이겠는가. 적고 또 적는 일. 분류하고 선별하고 분배하는 일. 몰이해와 불평과 항의에 대응하고 또 대응하는 일.

나 역시 답안지를 채점하거나 논문심사위원을 하면서 40년 동안 일상적으로 그런 일을 해왔다. 내가 내렸던 결정들은 그렇게 큰 영향력이 없기는 했지만. 회계사는 이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렇게 큰 중합감을 견디며 그의 성격도 변했으리라. 나는 그의 우유부단한 태도를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저쪽으로 가세요.”

내 오른편으로 손짓을 하며 그가 입을 떼자 나는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경제학과 교수였던 남자는 죽은 뒤 심판대 앞에 섰다. 심판대에는 '회계사'처럼 보이는 남자가 사람들을 분류하고 있었고, 남자는 어떤 곳으로 분류된다.

 

 

2. 하늘나라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라니!

 

공항이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면세점이며 항공사 카운터, 캐리어를 끌고 걸음을 재촉하는 여행객들, 환승을 기다리며 후줄근한 모습으로 의자에 늘어져 있는 피곤에 절은 사람들까지, 여느 공항과 다를 바가 없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운항 현황판에는 5분 간격으로 백여 곳이 넘는 도시를 취항하는 항공편이 표시되어 있었다. 회계사와 이곳 직원들의 위트가 느껴졌다. 하늘나라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라니!

 

 

  •  

 

 

"아,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당황스러워하자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서는 무제한으로 카드를 쓰실 수 있으니까요."

"무제한으로요?”

"여기서는 다 그런걸요."

짐짓 생색을 내며 그녀가 대답했다.

 

 

 

 

 

 

 

 

 도착한 곳은 공항 대기실. 붉은 색의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카드를 주었고, 남자는 무제한으로 카드를 쓸 수 있었다.

 남자는 신이 나서 이것저것 구입한 후,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다.

 

 

3. 공항에 출구가 없다

 

"무슨 말인지..."

조금 전 나를 사로잡았던 끔찍한 예감이 한층 더 강력하고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순간, 나는 폭발했다.

"제기랄, 출구가 대체 어디냐고!"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cX4f57U!g가 지긋지긋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신이 뭔데 나를 못 나가게 해!"

나는 넥타이를 고쳐 매는 cX4f57U!g에게 항의했다.

"정말이지, 너무 난감하군요."

그는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저희가 부족함없이 잘해드리고 있잖아요. 저희는 어떤 출구도 완전히 쓸모없게 만들었어요. 선생님은 아무런 부족함도 느끼지 못하실 거예요. 몇백 년, 아 니 몇천 년 후면 곧 알게 되실 거예요. 그때는 더이상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거예요. 형편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바깥에서 뭘 찾으시려고요? 이 초현대식 공항에서 영원히,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으며 모든것을 할 수 있잖아요."

 

 

 

 

 

 

 

 

 남자는 공항에서 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직원실로 끌려온 남자는 출구를 찾아야겠다고 화를 내지만, 코드네임의 직원은 출구는 없다고 말한다.

 

 

4.  이곳은 천국이 아닌 지옥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회계사는 나를 교묘하게 속였다.

 

 

 

 

 남자는 이 곳이 천국이 아님 지옥임을 깨닫는다. 남자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서평 및 책 리뷰

 

1. 지옥에 대한 색다른 시각

 

 가스파르 코에닉의 <지옥> 책은 지옥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지옥> 책에서 묘사하는 지옥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항상 이 공항에서 저 공항으로 가야하고, 공항에 도착하면 다음 공항으로 바로 예매를 해야 하며, 옷은 하루면 닳아 해진다. 술은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 잠은 잘 수 없다. 눈을 감을 수도 없다. 하루 종일 공항과 공항을 오가고 다음날 쓸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 삶.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을 관리하는 극한의 '물질'과 '실용' '효율'을 중시하는 곳이다.

 

 

2. 지옥을 통해 비판하는 물질주의

 

 저자 가스파르 코에닉은 이런 지옥의 모습을 통해 물질주의와 실용주의를 비판한다.

 극도로 효율적인 사회에서, 돈과 소비를 통해 만족을 얻을 수 있는가?

 고도로 시스템화된 사회는 과연 좋은 사회인가?

 짧은 분량에 상상력을 더해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책이었다.

 

 

3. 철학적이지만 술술 읽혀

 

 <지옥>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굉장히 철학적이다. 책의 결말 역시 그렇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저자의 '천국'과 '지옥'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더욱 그렇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어려운 내용을 '지옥' 공항 대기실과 주인공의 심경 변화와 결부시켜 작가가 말하는 바를 이해하기 쉽게 써놓았다.

 색다른 시각의 프랑스 소설을 읽고 싶다면, 현대 사회에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g*****l 2022.09.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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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지옥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내용보기
죽음 이후의 사후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는 친숙하다. 하지만, 사후세계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어서, 작가가 그 어떤 비약적 상상을 해도 작가에게 누가 되지 않는다. '지옥'은 터무니 없을 만큼 재미있어야 하는 장르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는 말에 무심코 고르게 되었다. 이전에 읽은 에르베 르 텔리어의 <아노말리>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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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사후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는 친숙하다.

하지만, 사후세계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어서, 작가가 그 어떤 비약적 상상을 해도 작가에게 누가 되지 않는다. '지옥'은 터무니 없을 만큼 재미있어야 하는 장르라는 이야기다.

이 책은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는 말에 무심코 고르게 되었다. 이전에 읽은 에르베 르 텔리어의 <아노말리>가 인상적이어서 였을까. 공쿠르상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이 작품만으로 채워지기에 충분했다. 문학이라는 장도 그렇고, 과학상, 올림픽에서 주는 메달, 하물며 학교에서 매기는 등수라던가. 상을 받을 만한 후보들은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태라는 말이다. 등수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매겨지는 것이고. 마치 공쿠르상 수상작을 읽는 것 만큼이나 이 책을 기대하며 집어들었다. 아이러니하게 또 프랑스 사람이라는 것이 또 재미있었다. 프랑스에서 주는 상이니까 당연한 걸 수 도 있지만, 프랑스 식 영화나 소설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느낌이 든다는게 내 생각이다.

어떤 화려한 지옥도가 펼쳐질까! 하고 책을 펴니,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한 경제학 교수가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한 삶을 마치고 사후세계에 들어서는 장면이 재생됬다.

사후세계를 다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가 떠오른다. 아무리 사후세계라도 인간과 인간을 너무나 잘 아는 신이 만든 세상이라면, 지옥에도 으레 인간세상에 있는 광고나 상점, 일에 묻혀 만성피로에 젖어있는 공무원은 당연히 있을법 하지 않은가 하는 당돌한 상상. 사후세계의 모습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에 의해 운영되는 거대한 공항이었다. 공항안에는 양복점, 아이스크림, 세계 각국의 음식점, 마사지 샵 등 없을게 없는 물질의 풍요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사후세계에 입장한 모든 영혼에게 지급되는 카드는 무제한이었다. 그야말로 현대인들의 유토피아가 여기서 실현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공항에는 말그대로 물질의 천국이라 할만큼 모든게 있었지만, 그곳을 돌아다니는 인간은 언제나 혼자여야 했다. 지옥의 순례자들은 머릿속에 삽입한 칩의 명령에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소비를 하다가 일정시간이 되면 다른 곳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이때 비행의 목적지는 지옥의 직원들(악마)에 의해 치밀하게 조작되어 이전과 같은 곳으로 돌아올 수 없도록 설정되어있다. 따라서 지옥에서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마주쳤더라도 다음 여행에서는 함께할 수 없고, 설령 알게되었더라도 그 인연이 유지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현대적인 권태의 지옥 앞에서 그는 탈출하기 위해 자살을 감행하기도 하지만, 지옥의 발달된 의술이 그 모든 탈출구를 막고, 악마적 치밀함은 자살의 원인이 될 요소를 깡그리 제거해버린다.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소비지옥, 온갖 풍요에서 오는 지독한 권태, 한시도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수많은 광고의 침범. 그렇게 그들은 흔히 말하는 중세적 의미의 지옥이 아닌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지옥을 탄생시켰다.

p.s. <신곡>이 매 챕터의 시작에 인용되고, 소설 안에서도 그와 관계된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신곡에 등장하는 인물과 비교하는 즐거움은 언급만으로 남겨둔다.

 

 

* 본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h 2022.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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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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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가스파르 코에닉(박효은 옮김)   P. 8 나의 죽음은 나의 삶만큼이나 평범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지만 나는 이른 나이에 흔하디흔한 병으로 흔하디흔한 죽음을 맞았다. P. 43 양심이란 인생을 곪아 터지게 하는 산 자들의 기만이죠. P. 72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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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가스파르 코에닉(박효은 옮김)

 

P. 8 나의 죽음은 나의 삶만큼이나 평범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지만 나는 이른 나이에 흔하디흔한 병으로 흔하디흔한 죽음을 맞았다.

P. 43 양심이란 인생을 곪아 터지게 하는 산 자들의 기만이죠.

P. 72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P. 160 초조함은 절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짊어지는 짐이었다. 그리고 이 지옥에서는 제아무리 지루하고 반복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늘 해야 할 일이 있었다.

P. 209 극에 달한 효율성의 원칙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능적이고 완전하게 쓸모없는 거대한 공항으로 만들어버렸다. 죽음을 맞이한 이후, 내가 꿈꿔온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거이 아니겠는가? “내가 지은 죄를 그대로 돌려받고 있군.”

P. 220 죽음을 맞고서야 나는 나의 위선을 마주했고 내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독배의 찌꺼기까지 모조리 다 들이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

공항대기실, 쇼핑의 자유, 마음껏 즐기는 마사지숍의 성적 쾌락. 


평범하게 맞이한 죽음 끝에 주인공은 천국으로 간거구나- 싶었는데.. 두둥! 이곳은 지옥이었다. 마음껏 쓸 수 있는 카드와 늘 두근거리는 공항의 설레임, 뭐든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데 대체 왜 지옥일까, 했는데.. 모든 공항에는 출구가 없었다. 끊임없이 다른 도시의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고, 쇼핑해야 한다. 공항을 벗어날 수가 없다. 주인공은 어떤 잘못을 했기에 왜 이곳에 갔는지 계속 궁금했는데, 이 지옥은 주인공이 생전에 발표한 여러가지 이론이 실현된 세계였다.


음.. 소설 첫머리에 공항이 천국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이 공항은 매우 불편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내 공간이 없고(공간이 없으니 모든 짐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과,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은 공항 어디에도 없었다)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는 그 시간이 아까웠으며(미니멀.. 까지는 아니어도, 자꾸 버리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자 하는 나에게 소비를 강요하는 공간 자체는 상당한 거북했다.) 시간에 쫓겨 다녀야 하고(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나에게는 너무 스트레스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통할 수 없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소비자의 선택과 취향을 중시하는 시장 원리의 핵심이 가득한 이 세상은, 영원히 살 수 있을 만한 세상이 아니었다. 경제 논리가 꼭 옳은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물질주의, 실용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가 말하는 소비의 행복은 진짜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 아닐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소설.

지옥을 공항 대기실로 묘사하고, 직원을 이상한 문자와 수식의 조합으로 표현한 상상력이 기발했다. 완독!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y*********0 2022.09.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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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 가스파르 코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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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공항 #쇼핑 #부의평등 #경제적유토피아 키워드 내 인생이 지옥에 영향을 준다면, 지옥은 어떤 모습이 될까? 한 줄 평     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난 뒤, 한동안 '갓생'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다. 영화 속 지옥의 모습들을 보며 생각지 못한 공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딱히 사후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사후 세계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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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공항 #쇼핑

#부의평등 #경제적유토피아

키워드


내 인생이 지옥에 영향을 준다면,

지옥은 어떤 모습이 될까?

한 줄 평


 


 

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난 뒤, 한동안 '갓생'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다. 영화 속 지옥의 모습들을 보며 생각지 못한 공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딱히 사후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사후 세계의 모습을 맞닥뜨렸더니 겁이 났다. 천국은 못 갈 것 같았고, 지옥에 갈 것 같은데 영화 속 여러 지옥 중 어딜 가게 될지 고민?이 됐다. 만약 내가 지옥에 가게 된다면 아마 그곳은 '나태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확신한다. 그 거대한 목봉?이 쫓아오던 그 곳.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살아야지. 

 

가스파르 코에닉의 <지옥>은 제목 그대로 '지옥'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주인공 '나'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나'는 자신의 "이야기가 산 자들에게 가닿아 그들이 자신들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기만을 그저 소망할 뿐이"(p. 188) 라며 지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 '나'는 병을 앓다 7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회계사'는 '나'의 기록부 계산을 끝내고 손 짓으로 한 곳을 가리킨다. "온통 새하얀 풍경뿐인 곳을".(p. 15) 얼마를 걸었는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걸었던 그가 도착한 곳은 공항이었다. 심지어 돈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고, 거의 모든 편의시설이 다 들어있는 공항이었다. '나'는 "공항을 나가지 않고도 평생을 그곳에서 보낼 수 있을 것만 같"(p. 28)다고 생각한다.

 

'나'는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도착한 곳의 공항에는 출구가 없었다. 공항 밖을 나갈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다른 공항으로, 그 공항에서 또 다른 공항으로의 무한한 반복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제야 그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있는 그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p. 72) 천국이라 생각했던 그곳이 지옥이란 걸 깨달은 그는 왜 자신이 지옥에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실수로 보내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는 직원에게 말한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p. 88)

 

<지옥>에서 지옥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지옥의 모습이 아니었다. 서양의 지옥은 영화 <콘스탄틴>에서 처럼 미라같은 죄인들이 드글드글한 불타는 지옥의 모습이다. 동양의 지옥은 영화 <신과 함께>에서 처럼 지은 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지옥에서, 생전에 자신이 지은 죄를 자신이 고스란히 겪게 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책 속 지옥의 모습은 "이승의 기술이 진보하는 속도"에 맞춰 "끊임없이 시대를 따라가며 현대적으로 변모"(p. 166)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왜 여태 지옥의 모습은 몇 세기 전의 모습 그대로 일거라는 생각만 했었을까. 상상력이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해 더 무한한 데 말이다. 

 

아직 <지옥>을 다 읽고난 지금까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있다. 왜 공항이, 주인공이 벗어나려 발버둥친 그 곳이 지옥인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도 없는 카드에 모든 편의시설과 무한한 시간이 있는데 말이다. 물론 약간 귀찮을 수도 있다. 모든 사물에 사용기한이 있어 계속해서 쇼핑을 해야 했다. 하지만 나에겐 한도 없는 카드가 있는데? 그리고 한 공항에 머무를 수 없고, 계속해서 비행기를 타고 이 공항, 저 공항 돌아다녀야 했다. 그래도 공항마다 크기나 시설의 차이가 있어서 지루?하진 않을 것 같은데. 난 좋을 것 같은데?

 

죽음을 맞고서야 나는 나의 위선을 마주했고 내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독배의 찌꺼기까지 모조리 다 들이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p. 220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c*******0 2022.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