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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몰랐던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비싸게 주고 도자기를 사오시는 것을 이해할 수 가 없었어요. 사실 사용도 거의 못하는 자기 그릇이 왜 그렇게 비싼지 그 돈이면 제가 필요한 많은 것들을 살 수가 있는데 하면서 못마땅해 했죠. 그런데 크면서 역사 속의 고려청자 조선 백자 등에 대해서 알게 되고 미술에 대해서도 조금씩 이해가 넓어지면서 아버지가 무엇에 그렇게 빠지셨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지금도 도자기에 대해서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잘 만든 도자기를 보면 좋은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이 책은 한마디로 일본 에도 지방 도자기의 총 결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의 저자 조용준 작가는 기자 생활에 주간동아 편집장까지 지냈고 중편소설이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해요. 이후 7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주제가 있는 문화 탐구에 중심을 두고 글쓰기를 지속하며 <유럽도자기여행 –동유럽>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의 도자기에 대해서 써왔어요. <일본도자기여행 -규슈의 7대 조선 가마>를 출간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일본 내 조선자기 문화사를 종합하였어요. 그 다음으로 <일본 도자기 여행 -교토의 향기>편을 펴내서 일본 황궁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오랜 기간 일본의 수도이자 많은 문화재와 유물이 있는 문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교토에 있는 도자기를 탐구했어요. 이 책은 그 후속편이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 할 수 있는데 현대 일본의 중심인 에도 즉 도쿄지방의 도자기를 탐구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 저자의 가장 큰 관심은 규슈에서 시작된 조선 도자기는 어떻게 일본 열도로 퍼져 나갔을까? 하는 것이에요. 저자에 따르면 한반도가 일본에 미친 영향력의 증거 자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 모든 자료와 학설을 모아 집대성한 총서 하나 없는 것이 우리의 척박한 문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해요. 특히 저자는 과거에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집필하기 위해 유럽 전역의 수많은 가마와 박물관을 돌아다녔었는데, 유럽의 내로라하는 가마들이 일본 도자기에서 받은 영향이 엄청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저자가 본 초창기 유럽 가마들은 일본 것 베끼기가 주류였고, 지금 그들이 내놓는 제품에도 이런 흔적들이 역력한데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사실에 대해 얘기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영국인 사기장 버나드 리치의 말을 빌려 ‘현대 도예가 나아갈 길은 조선시대 분청사기가 제시했다’며 작금의 도예는 500년 전 조선 사기장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해요. 이처럼 과거 조선에서 임진왜란 등을 통해서 일본으로 도자기 기술이 전래되었었는데 기술자들을 천시했던 조선에 비해 일본은 도예공을 우대했던 것으로 알아요. 그 결과 기술이 역전되고 일본 도자기가 더 유명해진 측면이 있네요. 이 책에 나오는 도자기의 상당수도 조선의 기술이 있겠죠.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우리 선조의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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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봤을때는 제목 그대로의 뜻만 생각해서 그냥 일본의 여러 도자기들을 순례하는 내용인줄 알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목이 틀린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제목에는 많은 뜻이 담겨있는데 일본의 도자기들을 찾아보기는 하되 그냥 단순히 도자기들을 소개하는것이 아니라 이 도자기들의 밑에 깔린, 우리 도자기의 숨결을 느끼게 되는 여행이란 뜻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도자기가 유명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로 대표되는 화려한 도자기역사를 가진 우리다. 그러나 조선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에 그 맥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많은 명품 자기들이 일본을 비롯한 외국으로 유출이 되어서 정작 우리는 우리의 자기들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이후에 해방이 되었지만 먹고 살기 급해서 당장 급하지 않았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그래서 우리의 도자기 유산은 많은 부분 잃어버리게 된것이다. 하기에 일제시대화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가 잃은 소중한 가치가 어디 도자기뿐이겠는가.
고려시대 이후로 수백년을 이어온 우리의 도자기 기술이 어떻게 발전했고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많은 것이 오늘날에 전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의 그 소중한 도자기의 숨결이 일본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사실 고려이래로 우리의 도자기는 당대 최고의 상품이었다. 그리고 도자기 기술이 없었던 일본이 유달리 우리 자기를 좋아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기술에 대한 욕망으로 임진왜란때 일본은 우리의 자기 기술자들을 수없이 잡아가서 결국 일본이 도자기 기술을 발전시켰다. 우리의 최고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최고의 일본 도자기가 탄생했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이어질뿐만 아니라 유럽의 도자기 역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것이다.
이땅에서 찾기 힘들었던 우리의 도자기 기술이 일본에서 찾을수 있다는것은 어찌보면 가능성있는 이론이었지만 아무도 거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가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던 이 일본도자기 속의 우리 도자기들을 찾아나섰다. 물론 일본 도자기 속의 우리 도자기유산만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것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도자기 기술을 보유하게 된 일본의 도자기 산업이 어떻게 발전되고 이어나가게 되었는지를 세밀하게 알게되는 기회도 되는 책이다.
시리즈로 구성이 되었는데 처음에 큐슈의 7대 조선 가마를 시작으로 일본 교토의 도자기 역사를 살핀데 이어 마지막 시리즈로 에도 산책으로 그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큐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지역인데 임진왜란때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들이 정착해서 가마를 꾸리면서 우리의 자기와 사기기술을 일본에 뿌리내리게 된 곳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일본의 자기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하게되었고 관련되는 여러 문화들이 발달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 지역의 문화적인 수준도 높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 기술을 빼내기 위해서 여러 지역들이 애를 쓰게 되었고 결국 가나자와와 나고야 등지로 자기 기술이 발전하게 되었고 그것이 점차 다른지역까지 전파되면서 결국 일본의 수도인 에도에까지 이르러서 그 꽃을 피우게 되었다는것이 전체적인 여정이다.
이 책에서는 가나자와, 비젠, 도코나메, 세토, 나고야, 도키, 다지미, 마시코, 가시마, 에도, 요코하마 순으로 자기의 발전을 설명하고 있다. 책을 술술 잘 읽힌다. 글 자체를 쉽게 잘 써서 도자기에 큰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다. 무엇보다 관련된 사진이 풍부하고 지도도 상세하게 실어서 일본의 도자기 발전이 어떤 지역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전파가 되는지를 잘 살필수 있다.
일본이 우리의 도자기 기술을 훔쳐가서 그대로만 흉내내었다면 절대 도자기 강국이 되지 않았을것이다. 우리의 기술을 바탕으로 또다른 기술을 접목하면서 더 발전시킨것이다. 이미 '난학'이라는 학문이 있었을 정도로 제한적이지만 서양 유럽과의 오래된 교류가 있었기에 당대 유럽에서 유행하던 기풍을 잘 알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잘 없는 상세한 그림이 그려진 자기나 화려한 색채의 컬러자기등이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중국과 조선의 기술에다가 유럽의 기술까지 수용하면서 독특한 자기를 생산하게 되었고 그것은 곧 일본 최고의 상품이 되었다. 유럽에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게 되었고 서양 도자기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책에서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도자기들이 치열한 경쟁속에서 만들어지게 된것을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두가지 관점에서 이야기하는거 같다. 기본적으로는 일본 도자기가 어떤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그곳에 깔려있는 잃어버린 우리 도자기 기술에 대한 여망도 담고 있다. 우리가 막 쓰던 막사발을 '이도다완'이라며 그 가치를 새롭게 부여한 그들이다. 도자기에 대한 일본의 그 집착과 열망이 결국 세계적인 도자기 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것이다. 우리는 그 찬란한 문화 유산을 지키지도 발전시키지도 못했지만 다시 살릴려는 열정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 도자기의 현상황을 알려주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것에 지은이의 발품이 시작된것이다.
시대가 변한만큼 옛날에 잃어버린 유산에 대해서 모든것에 중요성을 부여할수는 없을것이다. 그러나 도자기 즉 그릇이란것은 산업측면에서도 그렇고 그 가치면에서 절대 놓칠수없는 분야다. 도자는 단순히 먹는 용기뿐만 아니라 감상의 영역까지 있는 최고의 하이테크산업이면서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절대 무너지지 않는 분야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수백년동안 세계속에 우뚝선 도자기 기술을 보유했던 나라가 아닌가. 많은 부분 그 강점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깔린 저력을 무시 못하는것이다. 지은이의 소망처럼 도자에 관한 새로운 관심으로 정체된 이 분야에 대한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인 도예가인 버나드 리치가 했다는 말이 있다. '조선 도자기가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도예 공부는 끝난 것이다!' 일본 도자기 속에 숨쉬고 있는 우리 도자기 기술을 보면서 우리도 다시 끝장 나는 조선 도자기의 숨결을 다시 만들수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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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문장과 청신한 사진으로 세계 각 지역의 도자기 문화를 소개해 온 조용준 선생의 기행과 수상이 벌써 여러 권째 일본 열도에 머물며 예리한 시선으로 세부를 관찰하는 중입니다. 규슈, 교토에 이어 드디어 덕천막부 삼백년의 도읍지인 에도에 도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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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에 광화문 복원 공사를 하면서 가림막으로 달항아리 그림들이 모자이크처럼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냥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사를 한다고 적혀 있었으면 밋밋했을텐데 예쁜 항아리 사진은 광화문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고 일부러 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네요. 그러면서 우리나라 도자기도 무척 예쁘구나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우리나라의 도자기에 대해 잘 모르는데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반면 중국과 일본 도자기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유럽의 박물관 중에는 이들의 도자기만 따로 모은 전시실이 있는 곳어 아쉽기도 합니다. '일본 도자기 여행 : 에도 산책' 은 북유럽, 서유럽, 동유럽 도자기 여행에 이은 일본 도자기 여행 3부작의 마지막 권입니다. 이전에 나온 책들에서도 도자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애정을 느낄 수 있어 재미있었는데 이 책도 기대되었네요. 규슈편과 교토편에 이어 에도편에 이르기까지 세 권으로 나눠 쓸 정도로 일본 도자기는 역사가 깊고 다양한 특징들이 있네요. 일본의 영토는 매우 넓은 편인데 각 지방은 실질적으로 다이묘 가문의 지배 하에 있었기 때문에 문화도 서로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요. 구타니야키, 비젠야키 등 지역에서 나는 흙의 특징을 살린 도자기도 있고,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마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가마 여섯 곳은 오늘날에도 서로 교류를 하면서 심포지엄도 여는 등 도자기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네요. 일본은 차 문화가 발달하였는데 후지산이라는 찻사발은 국보로도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이 들어 예쁘다고 생각했었지만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한데 이러한 관심과 애정들이 도자기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가마에서 도자기를 생산하면서 끊임없이 개량하고, 개항 이후에는 외국인의 취향에 맞는 도자기 개발에도 적극 나서면서 노리다케 같은 유명 브랜드도 탄생하였습니다. 유명 도자기를 보면 각자 고유의 푸른색이 있습니다. 덴마크 로열 코펜하겐의 푸른색과 네덜란드 로열 델프트의 푸른색이 대표적인데 일본 요코하마 블루도 도자기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고급 브랜드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유명 백화점에서 제품이 팔렸다고 하는데 갑자기 가마의 문을 닫았다니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명맥이 끊겨 안타깝네요.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다 읽고나니 도자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읽을 책이 없어 아쉽네요. 유럽이나 중국, 일본의 도자기가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도자기들이 많이 있을텐데 도자기 여행의 완결편으로 우리나라 도자기를 다룬 책도 같은 저자의 시각으로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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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덕에 먹고 산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몇 있다. 이번에 다녀온 이탈리아에서도 뼈저리게 실감한 말이다. 그런데 '조상 덕에 먹고 산다'라는 건 다른 한편으로 말하면 조상이 일구어 놓은 유산을 잘 보존하고 계승하는 든든한 후손들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후손들이 있기에 조상 덕도 보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조상 탓만 하는 사람들은 제 얼굴에 침 뱉는 것이라는 거다. 일본 도자기 여행 완결편인 '에도 산책'은 저자의 이런 일침이 들어있는 마지막 호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럽 도자기 편에 이은 일본 도자기 책이 나온다고 했을 때, 유럽 전체의 도자기를 아우르는 책이 세 편이었는데, 그렇다면 일본은 한권 정도 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무려 세 권이라니.. 저자의 정성과 노력을 모두 헤아리는 게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이 정도면 저자가 일본 도자기를 빌어 우리 도자기의 현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하게 된다. 일본 도자기 여행의 시작이었던 '규슈의 7대 가마'만 읽고 아직 '교토의 향기'는 읽지 못한 상태에서 '에도 산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소설로 따지면 결말을 먼저 읽게 된 셈이지만 작가님의 이 도자기 시리즈는 결말을 알게 되면 오히려 앞부분이 더욱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다. 이번에도 역시 직접 발로 뛰면서 찾고 공부하고 파헤친 이야기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과 더불어 마음을 울린다. 게다가 이번에는 임팩트 강한 (내가 반했던 '그릇에도 떼루아가 있다'라는 첫문장 같은) 첫문장 대신 매 챕터마다 서정적인 하이쿠로 시작하고 있어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딱 들어맞는 운율 같은 느낌을 맛보게 된다. 규슈에서 시작된 자기 문화가 일본 열도를 돌고 돌아 종착역인 에도를 향해 달려간다. 에도에 가기 앞서 가나자와의 구타니야키, 중세부터 현재까지 제품 생산이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여섯 옛 가마 중 세 곳, 나고야의 노리다케, 도키와 다지미, 마시코야키와 가사마야키의 아름답고 치열한 도자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읽고 나면 머릿 속 지우개가 활동하는 기억력인지라 세세한 부분을 짚기는 어렵지만, 코마이누와 도리이의 기원이 고려 사자와 솟대라는 이야기와 에필로그의 아부야마 고분에 관한 이야기는 다시 한번 우리나라가 과거 일본에 전해주었던 문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했고 책에 등장하는 여러 뛰어난 장인들과 예술가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타야 하잔이라는 예술가의 철학과 그의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어디서든 진리임에 틀림없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피렌체 보볼리 정원 내의 포슬린 박물관을 굳이 찾아간 것도 그동안 작가님의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통해 들은 풍월로 생긴 도자기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 도자기 이야기는 끝인건가라는 아쉬움을 작가님은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다는 한마디로 여운을 남겼다. 영화로 말하자면 일종의 프리퀄이나 스핀오프 같은 번외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져보며 아직 못읽은 교토의 향기를 펼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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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조선을 약탈하다시피 기술을 노략질해간 일본이기에 어쩌면 한국인으로서 그런 일본을 보는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우리가 먼저였지만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세계에서 꽃을 피웠던 일본인들의 발빠름에 패배감과 좋지 않은 감정이 교차하는 중에 책을 한장한장 넘겨보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일본인=도자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어느정도 해소됨을 느낄 수 있었다.
도도 /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 / 조용준 가문에서 이어지는 도자기 이야기와 무력을 피하기 위해 문화에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안료와 도자기를 통해 재현시키고자함은 전장시대를 보여주고 있었고 차편이 마땅치 않아 택시비만 왕복 25만원돈이 나올정도로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도자기박물관은 도시 못지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그들이 생각하는 도자기란 그저 형식을 갖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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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릇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모으자니 사람 보는 눈을 비슷해서 하나하나의 가격이 만만치 않고 세트로 모두 모으고 싶을것도 같아서 아예 엄두도 내지 않고 그냥 눈으로 보는 것으로만 만족하고 있다. 간혹 블로그들의 인기 글을 보면 자신이 수집한 예쁜 그릇들을 모아 놓은 글도 심심찮게 보이는데 그런 글들을 통해서 몰랐던 브랜드의 그릇도 보게 되고 또 알던 브랜드도 처음 보는 그릇도 보게 된다.
나의 경우처럼 그릇에(특히 도자기류) 관심이 많이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책이 있다면 바로 조용준 작가가 쓴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 시리즈는 동유럽을 시작으로 북유럽, 서유럽 세 권에다 일본편만 규슈, 교토, 그리고 이번에 읽어 본 에도 시대의 도자기 여행 3권으로 총 6권이 있는데 자신의 관심도에 따라 책의 출간 순서에 크게 상관없이 선택해서 읽으면 된다.
도자기라고 하니 다소 묵직한 느낌에 실생활용과는 동떨어진 예술작품으로만 소개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일본 도자기 여행 에도 산책』은 예술작품과 실생활에서도 사용 가능한 도자기류를 적절히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겠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것은 개인적으로도 수집하고픈 일본 도자기 브랜드인 '노리다케'가 소개된다는 것이다. 집에는 티잔 세트로 한 점만 있을 뿐인데 보면 볼수록 예쁜 잔들이 많아서 자꾸만 소장하고 싶은 물욕이 생기는게 사실이다. 이런 마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닌 것이 국내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브랜드라고 한다.
책은 상당히 수준이 높다.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자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내용면에서 상당히 충실해서 대학 교양 서적으로 써도 되겠다 싶어지는데 에도 시대의 도자기를 지역별로 다시 나눠서 소개하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도자기들의 역사와 함께 유물 수준의 작품에서부터 현대의 도자기까지 두루 소개한다.
또한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게 만약 이 책에 소개된 도자기를 직접 보고픈 사람들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그곳으로 찾아가볼 수 있도록 교통 정보는 물론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 기업의 전시장 등을 찾아가는 정보도 알려주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들은 일본 여행 시 일정에 포함시켜 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아울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 지역 명물(먹거리 등) 정보도 담고 있으니 참고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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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야 저자의 책을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기억났다 몇 년 전에 보다가 다 보지 못했던 유럽 도자기 여행~ 그때 보다 만 책이 아마 북유럽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내가 도서관에 신청했었던 북유럽과 동유럽 외엔 아직 소장된 책이 없어서 나머지 3권을 이번 달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지난겨울과 봄 두 차례나 서울에 있는 국립 중앙 박물관에 갔었다 시골에서 사는 사람의 비애랄까~ 새벽에 일찍 일어나 가도 박물관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4-5시간 정도이다 보니 정작 볼거리가 많은 3층의 도자기관은 시간에 쫓겨 급하게 지나치며 국보 몇 점만 겨우 보고 돌아와야했던 아쉬움이 이 책 속에서 비슷한 도자기를 볼 때마다 떠올랐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일본 도자기들은 우리나라의 도자기들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왠지 몰랐다고 해도 일본스러운 느낌이 드는 도자기들도 있었다 앞서 나온 두 권의 일본 도자기 여행 시리즈를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책 중간중간에 앞의 책에서 얘기했으니 지나치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일본 도자기의 발달이 한반도에서 건너간 백제인들을 시작으로 그 후 임진왜란 때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에 의해 발전했다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지식일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 일본이 어떤 식으로 도자기 문화를 발전시키고 그 발전된 도자기 문화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는 솔직히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일본의 국보 중 두 개뿐인 차완~ 그중 하나는 조선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은 예전에 다큐 프로에서 본 적이 있다 일본의 우리의 도자기 문화를 가져다가 결국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듯한 느낌이 이 책을 등장한 일본 각 지역의 특징을 지닌 도자기며 가마 그리고 도자기 명인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작품을 보면 여실히 든다 특히 19세기에 벌써 유럽과의 무역에서 그들은 도자기를 발전시키기 위해 개인이 또 그리고 국가가 많은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러움과 함께 그시대 우리나라의 쇄국정책에 한없이 아쉬음이 든다 현재에도 일본의 도자기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거 같다 그들 특유의 장인 정신과 토토로 도자기처럼 현재 자신들의 문화를 결합시킨 것도 대단하고 또 시내의 서점 한가운데 도자기를 판매하는 그 수완도 배워야 할 거 같다 책에 실린 사진들 중에 내가 박물관에서 보고 온 도자기들과 상당히 유사한 빛깔에 문양까지~ 일본이 왜 천황의 무덤이 발견될 때마다 급하게 덮어버리는지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 안에 잠들어 있을 유물들에 대한 아쉬움도 든다 시작이야 어쨌든 지금은 자신들의 문화로 발전시킨 것은 사실이니 당당하게 공개하고 연구해도 좋을텐데 말이다 일본 도자기 여행은 이 책이 마지막권이라고 하니 아마 다음에는 중국 도자기 여행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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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우리 선조가 많은 문화를 전파해줬다고 학교에서 배웠다. 철기, 도자기, 문자, 종교 등등 수많은 고대 문명을 일본에 전파함으로써 일본을 문명화했노라고 말이다. 이런 문화적 자존심은 우리가 일본을 상대로 느끼는 열등감 해소의 역할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도자기는 일본 근대화의 시초인 메이지유신의 방아쇠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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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화는 한반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도자문화가 특히 그러하다. 우리가 임진왜란의 문화적 영향을 배울 때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도공 기술자들의 도일 얘기다. 일본 도자기문화의 비조로 불리는 이삼평과 심당길 같은 도자기 기술자가 그 예다. 당시 포로로 끌려간 도자기 기술자들도 있었지만, 작심하고 건너간 도공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임란의 승리자는 조선이었지만 문화적으로 가장 극심한 손해를 입었던 반면, 패자인 일본은 오히려 도쿠가와시대의 문화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 도자문화의 헤게모니가 조선에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도자 마니아 조용준은 도자기가 한일 역사의 쟁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테마라고 확신한다. 그의 '일본 도자기 여행' 시리즈는 규슈(1권)에서 시작해 교토(2권)를 거쳐 마지막 종착지 에도(3권)에 이른다. 일본 주요 가마들의 상당수는 그 뿌리를 규슈의 히젠야키와 사쓰마야키에 두고 있다. 임란 당시 끌고 간 도공들의 거점이기도 하다. 한편, 규슈에 비해 다소 낙후한 혼슈의 각 영주들은 규슈의 선진 도자 기술을 빼내오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하는데,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의 구타니야키 등이 그 결과다. 저자는 화려한 도자기 사진들과 더불어 구타니야끼의 전통을 잇는 젊은 도예가들의 작품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가와바타 리에코, 야마시타 시노부, 카와카미 마코, 이토 유키코 등의 작품이 그러하다. 또한 관광팁도 던져주고 있는데, 가나자와에선 일본의 3대정원으로 꼽히는 겐로쿠엔을 빼놓을 수가 없다. 겐로쿠엔은 오카야마의 고라쿠엔, 미토의 가이라쿠엔과 더불어 3대 정원에 속한다. 겐로쿠엔은 카가번 5대 번주 마에다 쓰나노리가 1676년 공사를 시작해 대를 이어가며 장장 170년에 걸쳐 완성했다. 후다닥 짓기 좋아하는 한국의 집장사들은 건축물에 오래토록 공을 들이는 일본의 세심함을 배워야 한다. 도자기에 대해 나름의 안목을 갖춘 품격의 독자라면 분명 나고야의 노리다케의 명성은 들어보았을 터. 노리다케는 국내외로 대중적인 명성이 높고, 현재 규모 면에서 보면 세계 최대의 도자기 회사다. 설립자는 모리무라 이차자에몬 6대이고, 상호 '노리다케'는 처음 이 공장을 설립한 아이치 현 아이치군 타카바무라 다이지노리다케라는 지명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에서 '올드 노리다케'로 불리는 초기 작품들은 크게 꽃과 나무 등 자연모티브를 활용한 아르누보 계열의 서양화풍 제품과 아르데코 양식의 제품이 유명하다. 올드 노리다케는 1800년 말부터 제2차대전 중반까지 노리다케의 전신인 '모리무라구미'와 '일본도기'(1904년 창설)에서 만든 것으로 주로 미국에 수출한 장식품과 식기 디너웨어의 총칭이다. 2005년 노리다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문화시설 '노리다케의 숲'에서 노리다케의 각종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만약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팬이라면, '이웃집 토토로'를 소재로 한 노리다케 토토로 그릇과 접시들이 몹시 갖고 싶어질 것이다. 참고로 나고야의 '8대 명물' 음식을 관광팁으로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장어덮밥 히쓰마부시, 된장우동 미소니코미 우동, 기시멘, 가지가 들어간 새우튀김 주먹밥 덴무스, 닭날개 튀김 데바사키, 하브스 케이크, 나고야 다방의 모닝 세트, 그리고 돈가스다. 화려한 빛깔과 문양의 일본 도자기 사진을 보면서 나는 중국과 한국과 일본의 문화미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의 근대 공예운동가이자 수집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예술의 기조에 형태와 빛깔 그리고 선 세 가지가 있는데, 중국은 형태, 일본은 빛깔, 조선은 선을 주조로 삼고 있다고 평했다. 탁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