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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설 탐정은 누구일까. 당신이 짐작한 그 사람. 그렇다. 바로 그다. 그리고 답은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이름 하여 셜록 홈스. 1887년 세상에 알려진 이래 수많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 애호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사랑이 얼마나 지나쳤으면 그를 실재했던 인물로 혼동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특히 장 마르셀 에르의 『셜록 미스터리』를 읽다 보면 셜록 홈스 시리즈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은 본문 속 등장인물들의 주장대로 셜록 홈스가 실존인물이라는 데에 집착하는 광적인 행위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얼마나 책 속의 주인공에게 빠져들면 가상의 존재가 아닌 실존했던 인물로 오인하는 우를 범할까. 물론 그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방향이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책을 씹어먹는다는 표현이 있다. 그 정도로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에 몰입하게 되면,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이 허구적 요소보다 현실의 산물로 빚어진 완전한 객체가 된다면 독자인 우리는 책을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내용 혹은 인물에 몰입하게 되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스가 바로 그런 인물이고 말이다. 사실 나는 영화 외에 책으로 그를 만난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 추리물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고 탐정물도 마찬가지라서겠지만 무엇보다 그런 장르 소설에서 대부분 소재로 삼는 '살인'이라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난감했던 게 사실이다. 시리즈를 한 권도 만나보지 못했던 것은 차치하고 관심조차 없는 부류에 속했기 때문이다. 우려도 잠시, 소설은 친절하게도 셜록 홈스 시리즈를 차근차근 훑어가면서 '셜록 홈스'라는 인물의 실존 여부에 무게를 두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나가기에 순식간에 빠져들게 된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셜록 홈스 시리즈에 열광하는 홈스학자들. 그들은 홈스가 픽션 속 인물이 아닌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들은 소르본 대학에서 새롭게 신설되는 홈스학과 최초 정교수 임용을 앞두고 스위스의 산골짜기, 모리아티와 홈스가 사투를 벌였던 라이엔바흐 폭포 근처의 호텔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작가는 홈스학자 10명의 연쇄적인 죽음을 구성해가면서 독자를 향한 미끼를 던진다. 이것은 추리 소설일까 아니면 추리 소설을 표방한 눈속임일까. 독자는 왜 그들의 죽음에 얽힌 의문을 알고 싶어할까, 라는 추리 소설의 근원적 흥미 장치에 대한 의문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추리 소설이라는 것은 작가와 독자의 두뇌 싸움과 같다 할 수 있다. 대부분 작가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지만, 독자는 그에 대해 절절한 패배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외려 기막힌 반전과 트릭, 교묘한 교란 작전 앞에 열광할 뿐. 어떻게 보면 그런 재미가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같은 장르 소설 마니아를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겠지만 말이다.
폭설로 인해 사흘 동안 고립된 호텔 안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파티. 차례대로 한 명씩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기시감이 들었다. 그렇다. 이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유명한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사건 전개 방식을 일정 부분 차용하고 있다. 이 부분의 의문은 10명의 연쇄적인 죽음 앞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바이므로 작가의 언급이 없었다면 그게 더 이상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면서 홈스의 추리 기법을 적용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장면은 제대로 셜록 홈스 오마주 혹은 패스티시적인 작품으로의 입증을 꾀한다. 셜록 홈스에 열광하는 이들을 셜록키언 혹은 홈지언이라고 칭하는데 이 책의 저자야말로 셜로키언이라 할 수 있을정도로 시작부터 끝까지 셜록 홈스(시리즈)의 대부분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대사 하나마다 시리즈의 대사와 연관 지어 풀어나가는 재능과 등장인물들의 블랙 유머 덕에 잔인한 피의 파티 안에서 쿡쿡 웃기를 수차례. 참으로 독특한 발상과 셜록 홈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아니라면 탄생할 수 없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끝 그 이상, 상상력의 한계와 인간의 믿음은 어디까지 절대적일 수 있는가이다. 거기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력과 진실의 괴리가 무한대로 증폭되고 절대적인 믿음이 깨어지는 순간 인간이 보여주는 나약함의 다양한 형태를 독서(추리 소설)라는 매개로까지 확장하면서 독자를 좌지우지한다는 게 큰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마지막에 남은 것이 진실이다. - 본문 21쪽(셜록 홈스 시리즈 『브루스 파팅턴 설계도』)
홈스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셜록 미스터리』는 끝까지 의문에 의문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연쇄 살인에 대한 의문, 추리 소설에 대한 의문, 독서를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의문. 저자의 말대로 책을 통해 내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곰곰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추리 소설의 반전 앞에서 뒷통수를 긁적였던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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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Le Mystere Sherlock, 2012 작가 - J.M. 에르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 왜 스위스에 있는 호텔 이름이 영국 런던 거리명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임의 정체가 중요하다. 셜록 홈즈가 모리아티와 싸웠던 폭포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호텔에서 홈즈 학회가 개최된다. 문제는 거기 모인 사람들이 그냥 단순한 팬이 아니라, 소르본 대학에 신설된 셜록 홈즈 학과의 첫 교수직을 걸고 모인 자들이라는 점이다. 자리를 노린 사람들의 치열하면서 보는 이들에게는 웃음을 주는 총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폭설로 인한 눈사태로 호텔은 사흘 동안 외부와 연락이 끊겨버린다. 지배인이 포세이돈 소방위와 겨우 눈을 뚫고 도착했을 때, 그들을 맞이한 것은 열 명의 대학교수와 한 명의 웨이트리스로 변장한 기자까지, 총 열 한구의 시체였다. 구조 전화를 받고 왔다는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함께 지배인과 소방위는 도대체 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 기초가 되는 것은 교수들이 남긴 기록과 기자가 남긴 녹음기록과 일지였다.
이야기는 주로 기자인 오드리가 남긴 기록 위주로 진행된다. 홈즈 학회 교수들에게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듯, 그녀가 서술하는 그들의 인상이나 태도는 냉소적이고 비판적이며 비아냥으로 가득하다. 또한 정교수 자리를 놓고 다투는 교수들의 대화 역시 상대를 깎아내리고 비꼬기 일색이다.
와, 서로 헐뜯고 욕하는데 참 대단했다. 저렇게 고상하게 남을 욕할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상대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셜록 홈즈의 광팬들답게 등장인물들은 그가 소설에서 읊은 대사를 인용해서 말하는데, 홈즈 시리즈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가 저렇게 멋진 말을 했단 말이야? 만날 왓슨 무식하다고, 다른 사람들은 이해못한다고 투덜거린 줄로만 알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작가는 진짜 홈즈 광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모든 인용구가 홈즈의 대사라는 것에서부터 작가는 홈즈의 열혈팬이다. 게다가 진짜로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홈즈 연구 서적이 줄줄 나올 때는 ‘헐, 대박’이라며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진짜 저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니면 작가가 만든 걸까? 진짜 있다면 조사를 한 작가의 노력에 고생하셨다고 말해주고, 작가의 창작이라면 존경의 눈빛을 보내고 싶다.
문장이 상당히 독특하고 재기발랄한 것이 많아 읽으면서 킬킬거렸다. 특히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자아비판대회같은 분위기’나 ‘XXL 사이즈의 바나나 같은 미소’, 그리고 ‘모택동 시절의 인민회의에서처럼 열광적인 박수’라는 표현에서는 뒤로 넘어질 뻔했다. 길게 묘사를 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100% 실감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 이렇게 상황이 정확하게 와 닿는 표현력이라니!
사람들이 한명씩 죽어나가자 살아남은 자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심해진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각자 누가 범인일까 추리를 하는데, 그 해답이라는 게 참 생각할수록 웃긴다.
우선 홈즈의 철천지 원수 모리아티가 숨어들어와 일행을 죽인다는 설이 있다. 음, 모리아티가 실존인물이라면, 홈즈도 역시? 하긴 이 학회 사람들은 홈즈가 실제 살아있는 인물로 믿고 있으니까. 개중에는 자신이 그의 직계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 다음 황당한 건, 푸와로 학회 사람들이 범인이라는 설이다. 표기법이 좀 이상하지만, 포와로를 말하는 것이리라.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료 교수를 변절자라고 욕하더니, 홈즈 학회가 설립된 것을 시기하는 푸와로 팬들이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아니, 우리 포와로 팬들을 뭐로 보고! 우린 고결하고 고상하거든? 그래서 손에 피 같은 건 안 묻히거든? 읽는 포와로 팬, 화날 뻔 했다.
가만히 있는 포와로 팬을 걸고넘어진 것만 빼면, 책은 꽤 재미있었다. 전개는 적절한 속도로 진행되고, 신랄한 표현은 마음에 들었다. 맨 마지막에 여지를 남긴 것도 괜찮았다. 그게 없었으면, 반박이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처음에 했으니까. 그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마무리를 한 작가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덕분에 홈즈가 아주 조금 그리워지기도 했다.
셜록 홈즈를 다시 읽어볼까? 물론 내 사랑 포와로를 다 읽은 다음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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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탐정하면 단연 '셜록 홈스'를 꼽는 데에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탐정하면 셜록 홈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에서도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새롭게 탄생되고 있는 셜록 홈스... 시대를 초월해 변함없이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셜록 홈즈란 캐릭터는 한마디로 매력 그 자체다.
'셜록 미스터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열렬히 셜록 홈스에 빠져 그를 연모하는 셜로키언 중에서도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최고 수준의 홈스학자 열 명이 홈스학회차 스위스 베른 주 마이링겐 고지대에 위치한 호텔 베이커 스트리에 모여든다. 헌데 갑자기 내린 눈사태로 인해 호텔이 고립되면서 그들을 구해내기 위해 소방대원이 투입되지만 그들은 모두 싸늘한 시체로 주방 냉장고 안에서 발견이 된다. 이 초유의 사건을 두고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홈스학자들이 남긴 편지, 녹음기, 메모를 읽어보기 시작한다.
죽음으로 발견된 사람의 대부분은 소르본 대학 홈스학 정교수 자리를 두고 경쟁중이였다. 임명권은 제일 연장자인 보보교수... 그의 눈에 들면 홈스학 정교수는 따 놓은 당상이다. 제일 유력한 인물로 꼽히는 '글록'이란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인물은 물론이고 온 몸을 전신 성형으로 다듬어진 에바, 에바에게 강한 경쟁의식을 갖고 있는 임산부 돌로레스, 코카인에 중독된 페르슈아를 비롯한 각기 다른 개성과 성격을 가진 남성들, 가장 나이가 어리고 원래의 홈스학회 참가자 대신에 참가하게 된 오스카와 대학원생까지.... 어느 한 인물도 허트로 지나칠 수 없게 한다. 여기에 이들에 대한 취재를 하고자 웨이트리스로 분장한 기자 오드리 마르무쟁까지....
홈스학 정교수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라지만 대학교수인 그들은 참으로 어이없는 행동들을 서슴지 않는다. 셜록 홈스의 비밀에 쌓인 3년의 행적을 통해 그의 아들이라는 아르센 뤼팽의 이야기, 셜록 홈스의 모습이 담긴 필름, 셜록 홈스와 살인마 잭 더 리퍼와의 크로스오버설, 허드슨 부인과의 관계, 셜록 홈스의 증손자라고 주장하는 사람, 모리아티 유령,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등등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타난다.
이런 와중에 홈스학회에 모인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로 하나둘씩 죽어나간다. 단순한 사고사로 인식되던 것이 두 명을 넘어 세 명째에 이르자 이 모든 것은 자신들안에 살인자가 속해 있다는 확신으로 변해간다. 전혀 범인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사건이 일어나고 주방 냉장고에는 시체들이 쌓여 간다.
허나 모든 진실은 전혀 예상 밖의 이유가 숨어 있음이 밝혀진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진실은 베일에 쌓여 미궁 속으로 사라지고 6개월 후 소보르 홈스학 정교수에 임명된 사람만 전혀 예상밖의 인물이다.
셜록 홈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추종자로 가지고 있는 셜록 홈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가설이나 거짓으로 조작되었다 고해도 재밌게 느껴진다.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방식도 흥미로워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셜록 홈스 전집을 사놓고 아직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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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홈스와 왓슨이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했으며, 존 H.왓슨이 셜록 홈스에 대해 쓴 이야기들을 동료이자 저작권 대리인인 아서 코넌 도일 경의 이름으로 발표하게 허용했다는 완곡한 가설을 불멸의 사실로 만들고자 한다. -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달린 셜록 홈즈』
홈스학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셜록 홈스의 일면은 바로 그가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소설 속에서 그는 103번 미소 지었고, 65번 웃었으며, 31번 키득거렸고, 58번의 농담과 59번의 위트를 구사했다. - 앙드레 프랑수아 뤼오 & 그자비에 모메장, 『셜록 홈스의 인생』
책 좋아하고 추리소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이라면 셜록 홈스를 제쳐두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탐정 소설이나 탐정을 주제로한 만화도 근간은 셜록인 경우가 대다수다. 기본적인 지식이야 셜록 홈스가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을때 저자 아서 코난도일이 셜록을 소설속에서 사라지게했다가 엄청난 독자들의 컴플레인으로 3년만에 다시 살려낸 일은 셜록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셜록 홈스의 이야기들 중 가장 복잡하고, 가장 헤아릴 수 없고, 가장 흥미로운 불가사의는 셜록 홈스 자신이라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립탐정. 그러나 우리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여기 당대 최고의 셜로키언이라는 11명이 모였다. 셜록 홈스의 모든것을 경전처럼 바라바로 있는 이들에게 셜록은 어떤 의미일까?
'모든 일이 그렇듯, 운명은 전혀 다른 결과를 예비해두고 있었다.' (p.17)
5월 4일 금요일, 스위스 마이링겐 주의 라이헨바흐 폭포 근처에 위치한 작은 산장 호텔인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 프랑스의 홈스학자들이 모여든다. 홈스 학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이보다 근사한 장소가 있을까? 주말 동안 이들은 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홈스학회를 열기로 한 것것인데, 바로 소르본 대학에서 신설될 예정인 홈스학과 최초의 정교수 자리를 결정하는 학회가 이곳에서 진행이 된다. 최연장자 보보 교수,무리의 우두머리 맥고나한, 홈스의 목소리를 듣는 코카인 중독자 페르슈아, 성형 미녀 에바, 짐승 로드리게스, 제멋대로 돌로레스, 카멜레온 클룩, 풋내기 오스카, 인조인간 뒤리외와 대학원생 뤼퓌스. 10명의 홈스학자들과 홈스학자들을 취재하고 있는 오드리 마르무쟁. 바야흐로 본격전인 쇼가 시작되었다.
그날 밤,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고 호텔은 정면으로 눈사태를 맞아 건물 자체가 파묻히는 사고를 당한다. 전기와 전화와 인터넷이 끊기고 탈출은커녕 창문조차 열 수 없게 된 상황.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호텔은 거대한 밀실처럼 변해버렸다. 그리고 나흘이 지나 5월 8일 화요일, 출동한 소방관들이 쌓인 눈들을 치우고 굳게 잠긴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의 출입문을 열자 끔찍한 광경이 나타났다. 처참히 부서진 건물 내부와 싸늘한 시체로 변해버린 10여 명의 홈스학자들. 왜 모두 죽어 있는 걸까. 대체 이들을 죽인 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장 마지막으로 살해당한 오스카가 죽기 직전 보낸 구조 요청을 받고 온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이 기괴한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죽은 홈스학자들의 기록물을 하나씩 읽어가기 시작한다.
밀실 살인은 추리 소설에서 가장 관심을 갖게 되는 사건 중 하나이다. 어느곳도 열려있지 않은 닫힌 장소, 그곳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파일은 존재하지만, 그 속에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는다. 최고의 셜로키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연구 주제와 발표는 헛웃음만 나게 만들고, 도대체 이들이 홈스학과 정교수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만 일게 만든다. 홈스를 실제 인물로 당연시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홈스와 관련된 문제들은 사이비종교처럼 다가오지만, 자신의 주장만을 이야기하고 다른이들의 주장은 무조건 묵살하는 최고의 셜로키언들. 어쩌면 홈스학자라고 주장하는 이들보다 그들을 조사하고 있는 오드리가 더욱더 홈스학자같지만 밀실에선 아무도 믿을 수가 없다.
오드리의 기록과 육성파일, 홈스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페르슈아의 기록과 신부에게 전하는 돌로레스의 서신은 더욱 그들의 얼토당토한 모임을 어처구니 없게 만들고, 타인의 말에 귀를 닫은 이들을 보면서 소설 속 홈스가 그리워진다. 내가 읽었던 홈스의 에피소드는 행복한 재미였는데, 이들이 읽은 홈스는 경전이었다. 그러기에 재미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다. 밀실 속에 갇힌 셜로키언들 만큼 대단한 셜로키언인 J.M.에르는 홈스학회 정교수를 두고 벌어진는 셜로키언들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오만과 자기애를 보여준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오직 자신만 살면 그만인 사람들. 보보교수 조차 제정신이 아닌 이들에게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찾아 낼 수는 있는 것일까? 작가의 결론은 결론일 뿐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러기에 추리소설이다. 폴리포 소방사의 의견에 동의한다. 아니, 셜로키언이 아닌것에 안도의 표정을 지어보낸다. 난 도통 알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런 젠장, 내가 결코 책을 펼쳐들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일이야! 독서가 위험하다는 걸 진즉 알고 있었거든!" (p.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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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얼핏 보았을 때, 셜록 홈스의 베스트 단편을 모아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설의 새로운 소재이다. 셜록 홈스를 소재로 한 소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다. 시중에 나와있는 것도 몰랐기에 이런 발상 자체가 나에게는 참신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소설을 집필했다는 것은 저자 자신이 셜록 홈스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처음에 명시한 홈스학자라는 부분에서 나는 아직 소설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검색까지 해보았다. 검색하니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처음부터 소설적 장치에 속아넘어간 모습이라니. 흥미로웠다.
탐정 셜록 홈스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호모 사피엔스. 학계와 의료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이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구분한다. (13쪽) 그렇게 시작한 이 소설은 홈스학자의 레벨을 1~3레벨, 4~6레벨, 7~10레벨로 나눈다. 4~6레벨부터가 입문 단계의 홈스학자들이다. 이따금 허구와 현실을 착각하며 셜록 홈스 동호회에 가입하고, 관련 세미나에 꼬박꼬박 참석한다. 7~10레벨은 최고 수준의 홈스학자들이며 타인과 교류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배타적 집단을 이루고, 셜록 홈스가 실존 인물이었으며, 아서 코넌 도일은 셜록 홈스의 전기 작가인 존 H. 왓슨이 고용한 출판 대리인이었다고 믿는다.
창작자나 독자들이 간혹 빠져드는 불가해한 열정, 픽션 캐릭터를 실존 인물이라 믿고 심지어 그와 사랑에 빠지거나 파괴적인 관계를 맺게끔 하는 그 심리적 상태를 나는 '홈스 콤플렉스'로 부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피에르 바야르, <셜록 홈스가 틀렸다>
나는 셜록 홈스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독자다. 추리 소설에 열광하지는 않고, 외면하지도 않는다. 이런 나에게 특이한 소재라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내가 셜록 홈스 팬이라면 띠지의 말처럼 절대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나에게 '절대적'까지는 아니었어도 꽤나 흥미롭게 소설 속 이야기에 주목하는 시간이 되었다. 셜록 홈스 팬이라면 절대적 재미를 느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나도 셜록 홈스를 실존 인물로 믿는 마니아적 상상 속에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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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셜록'빠'임을 증명하는 책이라 드러내고 있다. 이 세상에서 셜록만큼 인기가 있고 유명한 탐정 캐릭터도 드물긴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셜록에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그렇다고 셜록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셜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즐겁게 읽겠지만 셜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볼 책이라 할수 있겠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홈즈와 관련된 파일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해 주는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정작 영국 탐정을 프랑스인들이 왜 열광적으로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그리고 실제적으로 프랑스인들이 홈즈를 많이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르겠지만, 포와로를 더 좋아할것도 같고) 이 책에 따르면 홈즈학이라는 학문이 있고 홈즈를 살아 있는 인물로 규정하며 그와 관련된 일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중증의 홈즈 중독자들이 주인공들이다. 물론 홈즈학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셜록파들은 자기네 나름대로 규정을 만들어 놓고 모이기도 한다니까 책에 쓰인 내용이 전부 허구는 아닌 셈이다. 나 또한 셜록 홈즈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
눈사태로 인해 호텔이 고립되었고 소방서에서 구조전화를 받고 출동을 한다. 출동 하는 와중에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 소방차에 치여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겨우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열구의 시체만이 자신들을 반기는 사태에 소방관들은 경악하고 만다. 대체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셜록 홈즈를 좋아하는 아니 관심있는 아니 그를 연구하는 프랑스의 홈즈 학자들이 한 호텔로 모여든다. 홈즈학회를 개최하고 홈즈학의 정교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이다. 지금 교수로 있는 보보교수를 비롯해서 저마다 내로라 할 경력을 가진 아홉명의 홈즈 학자들과 그들의 조수 한명 그리고 산장에 알바로 위장취업한 기자 한명 모두 열한명의 사람들이 눈 내리는 산장에 모여든다. 왠지 아주 오래전 읽었던 일본 작품 '눈내리는 산장의 살인'을 연상시킨다. 그 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눈으로 인해 사람들은 산장에 갇히게 되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벌어지는 죽음. 전형적인 밀실살인사건이랄까. 구조적으로도 날씨적으로 딱 맞아 떨어진다. 한명씩 한명씩 죽음을 맞이하는 시점에서는 책에서도 밝히듯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한명씩 죽음을 당하고 살아 남은 자들은 죽은자들을 냉장고에 보관하게 된다.
늘어나는 시체들. 저마다의 이유도 다양하다. 운동기구에 맞아 죽기도 계단에서 떨어져 죽기도 하는 사람들. 처음에는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넘겼던 일들이 시체가 늘어나게 되면서 점점 불안감이 자신들을 사로 잡는다. 급기야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고 사람들은 이 중에 누가 자기를 죽이는 사람이 있는지 겁에 질려하고 자신들 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게 된다. 모두가 죽었다라는 전제를 미리 밝히고 있기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한다면 그 걱정은 잠시 접어 두어도 좋다. 이 책은 누가 죽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죽였나가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고 또한 어떻게 죽였냐가 가장 큰 중점사안이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의 가장 큰 특징인 추리를 하면서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에는 내가 생각지 못했던 방법으로 일이 풀려나가는 것을 볼수 있다.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이긴 하지만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던 사람이라면 중간쯤에서부터는 혹시나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작가 입장에서는 조금은 비틀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릐 뒤틀림은 센스있는 독자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각기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이야기들이라던가 또는 일반일을 위한 셜록홈즈 편에서 알려주는 내용들로 인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 갈수가 있어서 나름 재미는 줄수 있는 작품일 듯 하다. 제대로 된 추리를 해보고 싶다면 도전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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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하면,, 왠지 구시대적인 유물 같은 그런 느낌이 들지만, 셜록 홈즈하면 왠지 뭐든 해결해 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먼저 들죠? 풀리지 않는 사건을 기막힌 추리로 해결하는 쾌감을 전달하던 그가 등장했던 추리 소설은 그야말로 어린 시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했던 추리소설이었는데요. 음,,, 그의 소설을 읽은 후 그를 흠모, 존경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을까요? 아무튼 <셜록 미스터리>는 탐정 셜록 홈즈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호모 사피엔스인 홈스학자(음,, 좀 과하게 마니아적인)인 학자들이 스위스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 눈사태로 사흘 동안 갇히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호텔에 모인 홈즈학자들은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보기엔 기괴함과 괴팍함, 그리고 서로를 관찰하며 다소 변태적이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음,,, 참 호감가는 인물은 없더이다. 키 150cm에 몸무게 40kg 카멜레온을 연상시키는 홈즈학자 9레벨 글룩 교수, 홈즈학자 중 1인자가 되고 싶어하는 프랑스인 장 파트릭(그는 매일 스스로 농도 7%의 코카인 용액을 주사하며 스승 셜록 홈즈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음,,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을 듯, - -;;;), 두터운 안경에 먼지투성이의 쪽진 머리, 통짜 몸매, 책벌레, 추하고 우스꽝스러웠던, 하지만 셜록과 관련된 책을 내 일약 스타가 돼 인세로 전신 성형하고 미인으로 거듭난 에바 폰 그루버(사실,, 홈즈학자에 속해 있는 남정네들은 이 여인네와 어찌 한 번 연결돼 보려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굶주린 파업 노동자 같은 용모로 긴 머리채로 대머리를 가린 채 에바에게 추파를 던지는 페르슈아, 12개 대학 명예박사이자 수많은 저서를 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에바 폰 그루버와 잘 수 있을까란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맥고나한, 에바에게 경쟁의식을 지니고 있는 스페인 여인 돌로레스, 소르본 대학 총장이자 이 모임을 주최한(스스로 건강 상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하지만 다른 이들은 제대로 서 있는 것이 기적이라 생각하는) 보보 교수, 모잠비크의 내장 긴장형 연체동물인 소라고둥에 가까운 추한 외모로 알려져 있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교수, 그리고 또 한 명의 교수 뒤리에,,, 음,,, 소개된 인물에 눈사태로 갇힌 밀실이니,,, 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겠죠? 호텔에 갇혀 있는 사흘 후,, 이들은 모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서는 오직 죽은 이들이 남긴 기록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등장인물들을 묘사한 부분에서도 느꼈겠지만 작가 J.M. 에르는 자신 만의 특유한 블랙유머와 재기발랄한 스토리텔링으로 셜록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만들더군요. 약간 팬텀 소설적이기도 했구요. 중간중간 셜록 홈즈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그를 기리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홈즈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소설이랄까요? 아무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픽션 캐릭터인 셜록 홈스를 전면에 내세운 미스터리 형식의 메타픽션 소설이란 점에서 흥미를 끌더군요. 결론이 좀 아쉽긴 했지만,, 나름 반전(?)의 묘미,, 물론 독자에게 양도한 반전이었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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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홈스 매니아가 홈스 매니아들을 위해 쓴 책이다. 홈스 매니아는 셜로키안이라는 용어로도 대체되기도 한다. 요즘 셜록 홈스의 리턴은 어떤 의미일까? 최근 읽은 책 중 '생각의 재구성 / 마리아 코니코바'에선 홈스식 사고방식을 의식적 사고습관으로, 왓슨식 사고방식을 게으른 사고습관으로 바꿔불렀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의 생각들이 너무 게으른가? 몸은 앞서가도?
2. 또한 피에르 바야르는 이런 말을 했다. "창작자나 독자들이 간혹 빠져드는 불가해한 열정. 픽션 캐릭터를 실존 인물이라 믿고 심지어 그와 사랑에 빠지거나 파괴적인 관계를 맺게끔 하는 그 심리적 상태를 나는 '홈스 콤플렉스'로 부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3. 소설은 어느 해 5월 4일(금)에서 5월 7일(월)요일 까지 나흘간의 기록을 토대로 했다. 무대는 스위스 마이링겐 고지대에 위치한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이다. 이 호텔이 예기치 못한 눈사태(눈이 많이 올 것이라는 예상을 한들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기도 하지만..)로 지난 사흘 동안 고립되어 있었다.
4. 이 호텔안에는 홈스학회 참석차 투숙한 10여 명의 대학교수들이 있다. 이 교수들은 내노라하는 홈스 매니아들이다. 아예 홈스처럼 입고 꾸민 사람도 있다. 문제는 폭설이라는 위기 상황에 처하자 너나 없이 추악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모임에선 소르본 대학 홈스학 정교수 자리에 누가 앉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소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 구글 검색으로 홈스학을 찾아보는 일이 없길..)
5. 작가가 글을 재밋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책을 읽으며 미소를 짓게 만든다. 예를 들면 상위 레벨의 홈스학자들 대부분은 배우자와 이혼했거나 이혼하게 된다는 이야기 또는 성경말씀을 패러디한 '주여 저들을 용서하지 마소서. 저들은 자기네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등등.
6. 폭설에 갇힌 그 호텔에 눈길을 헤치며 구조대가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온통 캄캄하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사람들이 안 보인다. 너저분한 흔적들만 남아있다. 그러나 웬걸. 주방 냉장고 문을 열자 나란히 줄지어 놓여 있는 차가운 시체 10구.
7. 냉장고에 사이좋게 누워 있는 이들은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에 각기 기록을 남겨뒀었다. 그 기록이 이 소설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나란히 누워있기 전에 서로 매우 심각한 암투를 벌였다는 것이 소설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는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홈스식 사고방식 그 이상 잠재의식까지 동원한 심각한 갈등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아우르고 있다
8. 이 소설 [셜록 미스터리]의 작가 J. M. 에르는 프랑스 태생이다. 2006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끼리 서로를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 [개를 돌봐줘]로 데뷔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즐거움, 유머, 놀이가 내 소설의 원동력"이라고 자평한다. 시니컬한 유머 감각과 도발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9. 각 챕터 중간 중간 '일반인을 위한 셜록 홈스 A to Z (즉, ATOZ)가 있다. 소설이 지루해지는것 같다 싶을 때, 어김없이 아토즈가 기다려주고 있다. 예를 들면, 셜록 홈스의 이야기들 중 가장 복잡하고 가장 헤아릴 수 없고, 가장 흥미로운 불가사의는 셜록 홈스 자신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 그의 부모에 대해서, 출생에 대해서 등 아무것도 모른다.
10. 홈스학회에 참석차 투숙했던 학자들이 어떻게 냉장고에 들어가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홈스에게 맡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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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가사 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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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에 대한 신간 및 구간 도서를 읽고 서평을 달 때 느끼는 점은 (개인적으로)풍부한 사회적 경험과 방대한 독서량을 통해 배경지식을 충분하게 쌓아 가는 연습과 능력을 겸비해 놓는 것이 서평 달기에 소중한 단서와 모티브가 되어 주기에 족하다고 생각한다.고로 탄탄한 배경지식을 통해 글을 쓰는 작가 뿐만 아니라 습작을 하는 글쓰기 초심자에게도 글쓰기에 있어 윤활유와 같은 작용 및 글의 전개 및 논리력이 한 곳에 치우치지 않아 독자들에게 생각의 균형과 조화를 도와주는 역할마저 한다고 생각한다.그런데 나는 셜록 홈즈 시리즈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들어 온 미스터리 명작이어서 읽어야지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것과 사촌격인 <셜록 미스터리>를 픽션화하여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고 있다.셜록 홈즈에 대해 이렇다 할 예비지식이 없어 초반부에서는 읽는 재미가 떨어져 가독성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 글의 전체적인 흐름과 전개력을 간파하면서 셜록이 갖고 있는 미스터리의 요소가 무엇인가를 가늠하게 되어 다행이다.
1887년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발간하기 시작하면서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셜록시리즈 마니아층이 두터워지고 이 작품에 거는 기대 및 작품의 완성도도 제법 컸으리라 생각한다.장편 4편과 단편 56편이라는 대하작품으로 오랜 기간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셜록 홈즈>는 미스터리의 지평선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프랑스 에르작가에 의해 쓰여진 이 셜록 미스터리는 독자들을 3가지의 레벨로 분류하고 있다.추리소설 시리즈 애호가들은 1~3레벨, 입문 단계의 홈스학자이며 정전을 숭배하며 허구와 현실을 착각할 정도인 4~6레벨,최고 수준의 홈스학자이며 타인과 교류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배타적 집단을 이루고 있는 7~10레벨이 바로 그것이다.나도 이 시리즈에 중독이 되고 열렬팬이 된다면 4~6레벨에 속해 관련 세미나 등에 참석하면서 홈즈에 대한 나름대로의 주관과 스토리텔링을 엮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인생이란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것이야.일상생활의 아주 평범한 사물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거든. - 본문 -
허구의 인물인 셜록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서 하나 둘씩 의문사하는 과정을 통해 왜 살인을 저질러야 했으며 진범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있다.소르본 대학에서 홈즈학과가 개설되면서 정교수로 보보교수가 내정된다.5월 4일 금요일부터 5월 7일 월요일까지의 셜록 홈즈에 관한 존 왓슨의 글을 연구하는 유명 대학교수들을 호텔에 초대하는데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10여 명의 교수들이 어두컴컴한 호텔 안에 갇히게 되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소방위와 경감 등이 긴장감 있게 사태를 수습해 나가게 된다.핏자국을 발견하게 되면서 의문사에 대한 규명이 인물과 사건을 파헤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셜록은 불가사의하게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그와 가깝게 지내는 왓슨조차도 셜록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다.홈즈학자들의 소개와 특이한 점 등이 보보교수 등의 일지에서 소개되고 살해의 동기가 홈즈학자들간의 내부의 치열한 경쟁의식과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데에서 갈등과 복수전이 전개된다.자신이 기대했던 것이 타인에게 빼앗겼을 때 시기와 질투 나아가 '돌아오지 못할 강'과 같이 치사의 행위까지 저지른다는 인간의 비열하고도 고루한 심리를 새삼 이해하게 되고 특이한 점은 연쇄살인사건이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 호텔의 밀실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과연 누가 이런 짓을 기도(企圖)하고 실행에 옮긴 것일까.호텔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이들에게 압박감으로 인해 연쇄살인범의 소행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6개월 뒤 리옹과 생제르맹 간의 축구 경기가 중계되는 가운데 TV에서는 6개월 전 베이커 스트리트 호텔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경감이었던 레스트레이드가 사건 수사에 관한 책을 한 권 출간했다는 소식인데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탁월한 추리 능력과 섬세한 판단력으로 큰일을 해결한 점이 책의 출간과 동시에 그의 명성을 한층 더 고양시켰다.에르작가에 의해 셜록 홈즈 시리즈를 압축시켜 놓은 것과 같은 감각과 살인사건의 발단과 결말 등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셜록 홈즈가 세상에 나온 지가 꽤 오래 되었지만 미스터리물 팬들에게는 색다른 모습과 감각으로 전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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