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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영한 소설집, 첫 페이지부터 쳐진다. 결코, 유쾌한 내용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회피하고픈 것들. 구토 유발인가….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외면하고픈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눈을 감는다... 그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수동적인 몸짓일 뿐... 너도 나도 모두 그렇다.
사회가 외면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자주 토기(구역질이 나올 듯)를 느낀다. 하지만, 틀림없는 현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애써 보지 않으려 눈길을 돌리는 현실을 자꾸 정면으로 들여보라 한다. 주장도 없다. 그저, 보여줄 뿐이다. 아마도 조영한은 눈 부릅뜨고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을 마주 보고, 이들의 짐승처럼 몸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울음을 들어야 한다고…. 그래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것들 너머 뭔가가 보일 것이라고….
이 소설집에 실린 8편의 단편, 오늘, 묻혀있는 것들,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식탁 위의 사람들, S대, 검은 쥐, 매직, 그들의 가나안….
오늘, 오늘은 등을 달러간다. 아르바이트하러 간다. 일당을 받아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선물을 주련다. 택시 운전사인 아버지…. 서른 몇 살을 먹도록 변변한 직장이 없다. 부모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면서…. 오늘도 등을 달러간다…. 등장 인물에게는 이름이 없다. 특정된 사람이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 누구나가 될 수 있다. 고졸로, 사장으로, 기사로, 혹은 민머리로, 남편, 아내로만…. 이름이 없는 것은 그들이 맞닥뜨린 현실이 그들만의 것이 아님을…. 우리가 모두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묻혀있는 것들…. 고졸의 바람은 살 만큼 살다가 일이라도 안 하는 날에, 아무런 고통 없이 편안히 떠나는 것이란다. 함께 일하는 기사는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공장 내놓아 둔 컨테이너 안에서 잠을 잔다….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따뜻한 남쪽으로….
식탁 위의 사람들…. 커다란 식탁 좁은 아파트에 어울리지 않는다. 다리 한 개가 흔들거린다. 식탁 위에는 하루하루 쌓여만 간다. 대학의 비정규직 교수의 삶을…. 병원에 입원한 아이, 그리고 아내, 힘겹게 살다가 허망하게 세상을 뜬 대학 강사의 죽음…. 주인공의 삶은 네 다리를 지면에 안전하게 붙이지를 못하고 붕 뜬 상태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의 인생은 그렇게 기울어진 식탁이었고, 그 위에 가족들의 무게가 얹힌다…. 이제 와르르…. 노트북, 향수, 인형과 라면 냄비가 떨어진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까지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까….
S대, 사람은 적당하게 주변 눈치를 보면서 “중립”이라 부르는 조금은 멋있어 보이는 단어로 당장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피할 곳을 마련해준다. S대의 조교들과 계약 강사들이 농성한다. 이도 저도 아닌 조교…. 그들이 눈감을 감는 시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묻힌 것들…. AI 살처분의 위기에 몰린 오리…. 이산화탄소를 불어넣어도 숨이 붙어있는 새끼오리들 질긴 목숨을…. 오리 신세와 같은 이들은, 여전히 숨을 할딱거리며, 살처분을 피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남편과 아내는 연달아 수술을 받았다. 자궁 안에서 태아가 죽었다. 남편은 정관수술을 받았다... 수술의 고통보다 더한 삶의 고통, 피임에 실패, 아니 부주의한 것이다. 출산은 이들에게 대책없이 삶을 더 힘들게 한 때문인가, 저출산고령사회의 모습이 보인다. 꼬끼오라고 외치는 아내...
매직의 직원이 하는 일은 폭력적인 고객으로부터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현장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검은 쥐, 군대 매점의 판매병은 부적응자나 비정상, 환자나 열외자가 가득한 군부대에서 자신을 일종의 예외적 존재로 여기는데…. 그의 눈에 폭언하는 관리관과 과체중의 고문관은 그저 검은 쥐로 보일 뿐이다….
자, 이렇게 보면 조영한의 소설은 결코 밝지 않은, 유쾌하지도 않은, 보기 거북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화자의 입을 통해서….
살처분 당하는 새끼 오리들…. 헐떡이며 힘겹게 몰아쉬는 숨, 노동자의 임금인상은 늘 보는 풍경이지만, 대학의 조교 엄연한 노동자 이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불안정함과 긴장감 속에서 늘 쫓기고 힘들어하는 지식노동자인 대학 강사, 이런 이들이 우리 사회에는 넘쳐난다. 아이들 낳아 키울 자신이 없는 처지인 사람들….
그저 보여준다. 이런 현실이 있음을 보고 느끼고 뭔가 말하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어설픈 훈계나 논리 비약의 해결책도 말하지 않는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삶이 우리,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애써 외면하지 말고 이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나 혼자만 탈출해버리면 그만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두 눈을 똑똑히 뜨고 보라고, 한두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님을…. 소설적 사실 이면에 숨겨진 것들을 찾아보라고 말하는 듯…. 기울어진 식탁 다리, 비틀어진 새끼 오리의 목, 대학 비정규직들의 항의와 농성….
인간 존엄이 사라지는 시대, 다양한 줄거리의 단편들은 한 곳으로 수렴되는데, 불평등, 양극화, 그림자 노동, 차별, 부조리, 부조화, 비정상을 눈여겨본다. 불편한 진실 그 자체가 이 소설에 담겨있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일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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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한 작가님의 소설집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부조리한 모습들 외면하기 힘들지만 어느새 보기 싫은 것은 외면하게 되고 애써 담담한척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는 상황이 가슴아프기도 하고 어찌보면 부조리한 상황보다도 처한 환경의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에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일용직, 시간강사, 정육점, 노동자, 조교, 성매매업소직원등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부조리한 삶을 따라가 보면서 그들의 비극이 그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기에 더 이야기속 상황들이 더 깊이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이야기중에서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가축전염병발생을 막기위한 무차별적인 살처분 현장 그 비극적인 상황이 예전의 뉴스에서 접했던 비극적인 살처분 현장속 불편한 진실이 떠오르면서 그 가슴 아프고도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먹먹함이 느껴지네요.
수의사는 암소 몸속에 근이완제를 넣었다. 짧게는 십여 초, 길게는 일 분 내로 소를 죽이는 약이었다. 암소의 눈빛이 흐려질 즈음 송아지 한 마리가 어미곁으로 다가왔다. 암소는 다리를 떨었으나 쓰러지지 않았고 삼 분쯤 시간이 지났다. 송아지가 곁에서물러나자 암소는 고꾸라졌다. 수의사의 눈시울이 발개졌고 소 주인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으나 남편은 울지 않았다.(p97)
하기 싫어 피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속에서 묵묵히 참담한 일들을 해야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 무감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 어쩌면 더 마음이 무겁게 다가오네요. 돼지와 오리등 설처분 현장 죽음을 피하기 위해 발버둥 쳐보지만 그 비극적인 현장에서 그 어떤동물도 선택의 권한이 없이 죽음으로 마무리 되는 상황과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일들이 있었냐는듯 일상의 평화로움이 너무나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네요. 우리 주변 어디에나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 잘 드러내지 않고 그 어디엔가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섬세하면서도 적나라한 이야기에 단지 지나간 이야기라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크게 와 닿네요. 냉정하고도 적나라한 불편한 진실이 때로는 불편하고 암울한 느낌마져 들지만 외면했던 부분들을 더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도 생겨나갈 수 있을것 같아요.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를 포함한 여덟편의 이야기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겪어나가는 문제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보면서 냉정한 현실앞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들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걷는사람 #조영한 소설집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책과콩나무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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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는 일용직, 시간강사, 정육점 칼잡이, 방역 노동자, 대학 조교, 군인, 성매매 업소 직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소설 속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은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땅에 묻는 일을 하고, 아내는 정육점에서 일하면서 돼지 부산물을 보며 일을 한다. 아이를 키울만한 여건이 안 되는 부부에게 어느 날 아이가 들어서지만 결국 부부는 낙태수술을 하면서 아이를 지운다. 죽음이 가까이 있는 삶은 어떤 삶일까?, 축산 전염병이 유행일 때 가축들을 산 채로 매몰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했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평범하고 흔한 직업이지만 수요는 많지 않은 직업군이다. 누군가가 수요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여덟 편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 외면한 우리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일부 독자는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 느낌은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현실을 마주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소설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비슷한 처지는 아니며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텐데, 이 또한 편견으로 물든 시선으로 바라본 건 아닐지 고민해 봐야겠다.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훈훈한 내용은 아니지만, 어딘가 낯설지 않은, 분명하지 않지만 확실한 그 누군가의 이야기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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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인간의 자화상은 어떤 의미로 전달될까? 이 책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는 같은 인간 존재이면서도 인간적이라 표현하기 부적절하기도 한 우리의 여덟가지 또다른 모습들을 통해 평범과 독특함의 경계에 선 우리의 자화상, 일그러진 자화상에 대한 비유를 꼬집어 내는 책이다. 마잔가지로 8편의 단편들이 보여주는 각기 다른 모습들의 우리는 인간이라기 보다는 이 세계의 부속품처럼 박제되고 무감정한 모습으로의 일상을 치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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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을 많이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내 평생 읽은 책 중 가장 음울한 작품을 만났다. 오죽하면 책 후미에 실린 추천사에서조차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라는 문장이 등장할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책 소개에 '우리 현실 어디에나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집중했다는 문구에 혹해서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노동 문제에 관심이 있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문제를 잘 담아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것 같다는 기대였다. 그 기대는 훌륭하게 충족되었으나 이렇게까지 '잘' 표현할 줄은 몰랐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잘' 표현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책을 덮은 후 '작가는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BTS다, 오징어 게임이다 해서 갈수록 위상이 높아져가는 대한민국이지만 마찬가지로 이 나라를 널리 알리는데 지대한 기여를 한 영화 '기생충' 역시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 책 역시 빈부격차 스펙트럼의 가장 바깥쪽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만 차이라면 여기에는 부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단 한 번이라도 웃을 수 있는 일말의 유쾌한 장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 속 '전직 알바'의 시각에서 보는 '사장'도 내 입장에서는 그리 윤택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대학 조교, 시간강사, 정육업자 정도가 그나마 '직업명'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직업이고, 나머지는 '기타 일용직'으로 분류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건물 유리창을 닦거나 절의 연등을 다는 등 소위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하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성매매 업소의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라는 법의 경계 밖에 있는 직업도, 전염병 지역의 가축을 매장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인간성을 시험해야 하는 직업까지 폭넓게 소개된다.
작품은 매우 담담하다. 작가는 애써 이들을 가엽게 여기거나 동정을 불러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 사건들과 그 속에 있는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거기에 따른 등장인물들의 생각을 읽어줄 뿐이다. 아주 특별한 사건이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일용직이면서 내일 일이 없을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면서 폭력이 없기를 기대할 수 없으며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가축들을 생매장하면서 고기가 맛있게 느껴지길 기대할 수 없다.
그런 일들을 겪어내는 등장인물들에게 두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담배와 열패감이다. 책을 읽는데 묘하게 담배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작품 속은 담배연기로 자욱하다. 나도 흡연자로 지낼 당시 담배를 피우는 행위가 한숨을 쉬는 행위와 비슷해서 끊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대체로 그런 모습이다. 자신의 한숨을 담배연기로 가리고 있는 느낌, 담배를 핑계로 마음껏 한숨이라도 쉬는 느낌. 그리고 그 담배연기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그들의 삶과 그럼에도 숨을 쉬며 음식을 먹는 이들이 느끼는 열패감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정서였다.
각 이야기들이 느슨하게 얽혀 있어서 단편집이라 봐도 되고, 어차피 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고 있으니 옴니버스 식의 한 작품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각각의 이야기들은 매우 일관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등장인물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주어지지 않는다. 꿈과 희망이라는 것도 최소한의 사회적, 경제적 안정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작가가 섣불리 꿈과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던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어찌 됐든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직업들이고 그들의 삶이 소설과 그렇게까지 차이가 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불편함의 실체일 것이다. 이 작품은 불편함을 준다. 머나먼 이국 땅의 굶주린 아이들을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불편함을 준다. 애써 가린 눈을 돌리면 보일뿐더러 자신 역시 지금 딛고 있는 곳에서 한 발만 삐끗하면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불편함을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읽기에 편한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같은 불편함을 느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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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것은 사람을 닮은 생명체라고 한다. 마치 자신의 치부를 보는 듯한 수치스러움이 혐오로 둔갑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저마다 숨기고픈 슬픈 자화.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드러날 때 불편한 감정은 일어난다. 조영한 작가의 소설 [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는 그런 불편함이 시종 나타나고 있다. 많은 서평가들은 하나같이 불편하다는 말을 한다. 그것은 소설속에서 주인공인듯 주인공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우리의 자화상이기 때문이아닐까 싶다. 드러나게 인물을 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행동, 분위기 등을 묘하게 대비시켜가면서 주인공들의 낙담과 실패 그리고 소외된 패배자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인물을 이름이 없이 특정된 표현으로 불리는 것도 사실 불편하다. 웬지 사회 속에서 동화되지 못하고 소외된 마치 기계의 수많은 부품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 같다. 이것이 작가에 독자에게 주는 불편한 시대상황이 아닐까 싶다. 고졸로 불리고 업자로 쌍년으로 사촌언니로 직원으로 민머리로... 그많은 호칭은 어쩌면 나를 대변하는 호칭이 아닌가 싶어 불편하다. 나를 너무도 똑같이 닮아 혐오스러운 그러면서도 거부할 힘이 없는 그런 불편함이 소설 내내 독자인 나를 괴롭힌다. 평범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평범하게 보인 삶의 내막에는 저마다의 좌절과 고통이 숨어 있다. 어떻게든 버텨보고 발버둥치려는 삶의 저항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과연 어떤 것이 행복인지 어떤 상황이 유토피아인지 아니면 어떤 삶이 나락으로 떨구는 구렁텅이인지 길을 잃게 한다. 그래서 작가의 글들은 여전히 불편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