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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어느새 그렇게 자리한 고정관념이겠지만, 어린이들은 연두나 초록으로 나타나고, 청춘은 냉정하고 차분한 느낌의 파란색으로 표현됨에 공감한다. <이책은> 북카페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아프니까 청춘이다' 붐이 대단했던건 대다수 청춘들이 아픔을 앞에 두고 있거나, 경험중이라 이해하려...이미 벗어난 세대들이 뒤돌아보면서의 공감대 형성으로 권함...리뷰들만 접했지 아직도 읽어보지 못한 책이어서일게다. '청춘'이란 단어만 들어도 팔팔함이 확 다가오는데 그건 옛말인가 싶을 정도로 요즘 청춘들은 지쳐있다가 비단 나 혼자만의 견해일까? 세상은 분명 보다 더 많이 기회를 주고 보다 더 많이 살기 좋아졌는데, 보다 더 상실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건 내적 자아가 충만하지 않은 삶이고 내적자아와 외적자아가 불일치된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닐런지. 그건 불일치되고 싶어서가 아니고 사회적 삶이 배운대로 정도대로인 경우만으로 살면 불이익이 많은 탓. 사람안에서는 양가감정이 늘 자리하는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적응되어야 함에도 미숙한 사람일수록 정도에 따라 행동하는데 여기서 자라온 환경에서 무의식답습이 있겠고, 성향(환경)따라 각인된 사고와 행동이 있겠다. 그래서 유년시절의 환경(추억)이 평생을 꺼내쓰는데 두고두고 자양분으로 자리함을 경험한다.
청춘의 문1은 '고향편'으로 이부키 신스케가 5살부터 18세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은 싯점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신스케의 아버지는 이부키 주조로 신스케를 낳고 죽은 아내를 대신해 혼자서 키웠다. 그러다 카페여급 다에를 보고는 한눈에 반했는데, 그건 다에도 마찬가지(나중에 알게 되는 사실). 다에에게는 소문이 따랐는데 이미 신흥 야쿠자인 하나와 류고로의 여자라는 것. 그런 여자를 눈독들였고 빼냈으니 칼침을 맞는건 당연지사. 28번의 상처를 입었음에도 주조는 살아남았고, 다에는 신스케의 엄마가 되었다. 생모는 너무나 소심하고 평범한 여인네였다는데 주조에게 그런 여인은 시들함였는지, 정반대성격인 다에를 사랑하는 주조의 애정엔 변함이 없었다.
다에는 친자식이 아님에도 5살난 아들을 늘 품에 안고 잤다. 그러자면 둘사이 부부관계가 문제인데...신스케가 불현듯 기억하는 느낌이 평생을 간다. 품에 안은 신스케가 왠일인지 잠이 설핏 깼을때 평상시와는 다른 분위기를 감지...둘의 대화로 신스케가 잠든 것으로 확신하고 벌이는 애정씬. 신스케를 안은 다에를 주조가 뒤에서 가슴을 만지고...다에의 몸놀림이 뭔지도 모르면서 기묘한 느낌을 귀로 몸으로 각인시킨 신스케. 그 느낌이 뭔지를 자위를 알게 되면서 비슷한 상태가 됨을 알고...심지어는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를 대상으로 자위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렇다고 엄청 불경스럽냐는 꼭 아닌데(읽어보기전에는 무지 역겨우나 그 상황묘사가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신스케는 좀 조숙한 편으로 그려지는데 남자들 세계의 자위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한 기술이다. 그걸 하여 느끼는 쾌감...그걸 하여 느끼는 자책감...그걸 하지 않겠다 별르고 손발도 묶어보지만 역시 또 하고 마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급기야는 믿었던 샘을 찾아가기에...
어느 누구나 남자다움의 상징으로 이부키 주조를 서슴없이 꼽는데, 거기엔 몇 가지 사건이 있었고...경쟁자인 류고로의 탄광내 광부들이 갱도에 갇히자 사내다움을 발휘해 많은 조선인 광부들을 구한다. 회사에서는 조선인들이 많음을 알고 그냥 침몰시킬 생각을 했으나 주조의 나댐으로 큰 손실을 입으면서 투자한 다른 갱도가 무너지고...그 일로 주조는 함께 묻힌다. 류고로에게 다에와 신스케를 부탁하고는. 그렇게 주조는 사내다운 사내로 사람들에게 전설로 남았으나 다에의 생활고는 시작되고...신스케는 그럼에도 자란다. 어릴적 친구로 많은 이가 있으나 별 어울림을 않지만 오리에 라는 여자와 자주 어울린다. 오리에가 이쁘기도 했지만 그녀는 다리를 약간 절었기에 친구들에게 늘 왕따를 당함이...오리에는 신스케 오빠라면 죽는 시늉도 하면서 친가족같은 마음으로 지내는데...
중략
청춘이 불안한건 불분명한 시기이자 애어른인 시기라서다. 몸은 어느새 자연의 섭리로 성숙하는데 그에 따른 마음이 따라가는 속도는 느리고...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호기심이나 실수 혹은 악랄한 녀석들은 일부러 어른이 되는 경계를 넘는다. 시대가 변하다보니 서양은 동양사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동양적인 폐쇄적 분위기는 서양의 개방성만을 추종하기에 이르렀다. 진정한 개방을 해얄 것에서는 비켜선 외양적으로 물들기 쉬운 부분들만 재빨리 도입되고 흡수되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성에 관한건 그래도 은밀한 사적인 공간이면서도 특히 둘만이 아는 언어야는데, 이제는 젊디 젊은게 아닌 어리디어린 것들이 애정행각을 벌임이 사뭇 거슬리고 거슬리도다. 엊그제 기사에 지하철에서 18세 남자가 13세 여학생을 12분간인가 성추행했다는데도, 눈이 마주친 아주머니는 외면하고, 그걸 감지한 남자어른은 그냥 내렸다...결국 성추행의 강도가 심해져 지하철서 끌어내리고 성폭행을 위해 끌고가는걸 목격한 제보로 실패했다는데...신고받은 역무원도 연인으로 봤다던가 ㅠㅠㅠ. 오호, 통재라...
한편으로 생각하면 조금은 음험한 소설인가 싶을 수도 있다. 일본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감히 생모가 아녀도 엄마를 상상속에서 품을 수 있단 말인가. 허나, 이건 언급이 안되어서 그렇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걸...하긴 다른나라에서 실제로 친모를 성폭행하여 철창행한...청춘의 문을 통과하기 위한 의례(개인차가 있겠지만)라 여기고 책을 대함에, 내가 남자가 아니어서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렇구나, 그럴수 있구나, 그걸 마냥 탐닉만 하는게 아닌 죽을만치 괴로워도 하는구나, 그렇게 성장해가는구나...이 책에 특히 관심이 갔던건 저자의 이력때문이다. 일본사람이지만 유년시절을 한반도에서 지낸 생활. 그 생활이 작품속에서 조선인이 당하는 소외감을 표현하는데 더 주효했을테고, 자신이 조선인의 정서를 좀더 알고 있으니 그 입장이 되었을때의 마음을 더 적절히 그렸다고 보았다.
흔히 왜놈, 족바리 라 우리가 그들을 얕잡아보듯 그들도 조센징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우리네가 가진 반일감정은 그들의 진정한 사죄가 있다면 금방 덮을 수 있는 민족성인데 그네들은 그게 참 어려운 민족이니 계속하여 역사왜곡을 하고, 망발에다...이부키 주조는 참으로 남자다. 정의를 위해 하찮은 사감은 개입시키지 않고 대의를 중시하는데 공정한 사람. 그런 남자를 남편으로 둔 다에는 자신의 혈육이 아니지만 진심으로 거두고...끊임없이 자신이 미화하여 지어낸 것 같은 이야기를 신스케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신스케 역시 섣부른 행동을 안하게 되고 못하게 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믿어주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는 행위는 하기 어렵다. 이부키 주조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신스케는 그렇게 안느낀다. 아버지 같은 사내가 되어 어머니 다에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속맘이 있다. 매일 자라난다. 그건 묘한 감정이다. 아버지를 사랑하되 어머니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맘을 채트리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지만 자신 역시 그런 사랑을 받고 싶어함이라. 은연중에 아버지를 경쟁자로 여기는 마음은 수컷들 사이에서의 자연스런 섭리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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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인간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이다. 저자는 이부키 신스케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어떠한 과정을 통해 소년이 청년으로 변모해 가는지를 매우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은 내용이 전혀 소설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저자의 수필이나 고백서를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과연 저자가 소설 속 주인공인 신스케와 같은 성장과정을 겪지 않고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 소설은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자신의 청소년기를 떠올리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총 35개의 소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19禁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이다. 『청춘의 문』 1권에서는 주인공인 신스케가 태어나서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해서 1권에선 신스케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였을 때의 성장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하고 있다. 만약 내가 이 책의 19금 장면 중 일부를 여과 없이 그대로 내 서평에 옮겼다면 내 서평은 공개 즉시 19금 딱지가 붙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책의 내용은 수위가 높다. 물론 청소년기 때를 그리면서 자위를 경험했다는 내용을 언급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자위와 관련된 장면이 다소 많은 게 흠이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하지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사창가에 갔다거나 자기보다 어린 청소년과 여관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은 당시 일본에선 용납되었을지 모르겠지만 21C인 한국에선 법으로 엄격히 금하고 있기에 청소년과 함께 이 책을 읽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 어른들만 이 책을 읽으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책 내용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이기 때문에 일축하겠다. 만약 이 책이 성에 관련된 묘사 때문에 19금으로 분류되어 성인전용도서가 되었더라면 이 책에서 다뤄진 청소년기의 성에 관련 고민과 갈등은 의미가 없어졌을 것이다. 이런 건 사실 청소년들이 읽고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인데 야한 정사 장면 때문에 청소년들이 읽을 수 없게 된다면 이 책은 쓰인 의미가 없어진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청소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소설이 19금 내용 때문에 정작 청소년들이 읽을 수 없게 된다면 이 얼마나 꼴이 우스워지겠는가! 아무리 요즘 세상이 성이 개방되고 성인물이 난무한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정도가 있는 것이고 조절해야 할 수준이라는 게 있는 것인데 저자는 이 점을 좀 간과한 것 같아 안타깝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남성 위주의 소설이라는 점’이다. 외국소설인 『빨간 머리 앤』은 주인공이 여자지만 남녀 모두 봐도 공감이 가능하고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소설이다. 『플랜더스의 개』 또한 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이 책도 남녀 구분 없이 읽을 수 있고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즉 두 소설 다 주인공이 각각 한쪽 성에 치우쳐진 상태에서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독자의 성별에 상관없이 읽고 공감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그런데 이『청춘의 문』은 남녀가 모두 공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내용이 주로 남자인 사스케 위주로 쓰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공감하기엔 벅찬 부분이 많이 나와 과연 이 책을 읽고 여성들이 어느 정도 공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가장 그런 의문이 들게 하는 장면은 주인공인 사스케가 자위에 대해 고민을 하는 부분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세계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즉 이 부분은 여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 말이다. 성욕을 주체 못해 밤마다 자신의 물건으로 손장난을 치고 그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며 고민하는 건 남자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고 이야기다. 물론 여자들도 어느 정도까지는 상상을 통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남자들처럼 100% 공감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게 사실이다. 괜히 남녀를 묘사할 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말하겠는가! 대개 작가들은 소설을 쓸 때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삼는다. 이 책의 저자처럼 글도 잘 쓰고 유명하기까지 한 작가라면 작품을 쓸 때 더더욱 그 부분에 신경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실수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남성 위주로만 성장과정을 보여줘 여성 독자들을 배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우려를 낳는다. 세상의 반이 여자고 독자의 반이 여자라는 사실을 인식했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런 식으로 소설을 반쪽짜리로 썼는지 궁금하다. 이 점을 난 저자에게 묻고 싶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일본인의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일본 패망 전후의 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지고 난 후 일본 본토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고 당시 일본인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특히 당시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어떻게 대우했고 어떤 마음으로 조선인들을 바라봤는지를 잘 보여줘 한국인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국인들은 주로 한국인이 쓴 작품을 통해 일본의 패망 전후 사정을 들어왔다. 그래서 솔직히 당시 일본인들이 어떤 심정으로 그 시대를 살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 책은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의 시선에서 당시의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어서 일본인들이 당시 어떤 심정으로 조선인을 대했고 어떤 태도로 조선인을 차별했는지를 자세히 알 수가 있게 한다. 이 책을 보면 확실히 당시 일본인들이 단지 조선인이란 이유로 조선 사람들을 학대하고 차별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개중에는 이 책의 주인공처럼 조선인을 차별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일 조선인들이 받은 부당한 처사에 대해 분노한 일본인들도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조선인들을 감싸고 조선인들을 위해 나선 이는 별로 없다는 점을 이 책은 잘 말해주고 있다. 조선인이 아무런 죄도 없이 끌려가 고문을 받고 확실한 증거도 없이 재판을 받는데도 특별히 나서서 무죄를 주장하거나 조선인의 편에 서서 끝까지 무고함을 주장한 사람이 없었음을 이 책은 아주 잘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고백만으로 과거의 죄가 씻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균형 있는 시선으로 당시 일본인과 조선인을 바라봤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는 저자가 패망 전까지 조선에서 살았고 패망 후 일본으로 돌아가서 고단한 삶을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러한 저자의 특별한 경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배어있어 이 책은 더욱 가치 있게 하는 것 같다. 만약 저자가 그런 경험 없이 그저 머릿속으로만 상상하고 창조해서 이 소설을 썼다면 독자들은 저자의 소설을 두고 크게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시대를 그대로 잘 묘사하려고 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1권에서는 주로 주인공인 사스케의 가족사와 성장과정 그리고 사스케가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서 내용이 전개된다. 패망 후의 일본 사정과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바라보던 시선에 대해 잘 조명한 것은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알고 싶어 하는 독자에게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교적 편중되지 않고 공평한 시선으로 조선인을 바라보려 했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패망 당시의 일본의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았던 일본인들의 삶 그리고 한 소년의 충격적인 성장과정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남자의 싸움은 일필승부, 강한 상대와 싸워라.” “열이 받아서 사람을 찌른다, 죽일 마음은 없었는데 실수로 상대방을 죽인다, 무아지경 상태에서 뭔 짓을 했는지 모르고 남한테 상해를 입힌다, 이런 것은 모두 남자의 수치다.” “편견의 내용이 아니라, 편견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을 망가트리지.” “세상이라는 것은 그런 곳이야. 선한 것이 망하고 악한 것이 번성할 때도 있지.” ![]() |
이 책은 공산주의의 실체와 그 폐해를 제대로 보여준 책이다. 4권의 이야기는 주로 주인공인 신스케의 성장통을 그리고 있다. 몸만 성인이 되었지 아직 정신은 덜 성숙했던 우리의 주인공 신스케는 학생운동도 하고 사회의 더러운 이면도 겪으면서 이를 통해 점점 더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스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에 나오는 여자를 원하는 것 같다. 신스케는 낮에는 정숙한 모습을 보이고 밤에는 요부로 변하는 그런 여자를 강렬히 원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여자는 이중인격자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 두 가지 면을 자유자재로 보여줄 수 있겠는가? 물론 세상에 이런 여자가 아주 없진 않지만 극히 드물고 바로 앞에서 말했듯이 그런 여자는 이중인격자이기 때문에 신스케처럼 여자에게 잘 휘둘리는 녀석한테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러니 신스케는 하루 빨리 정신 차리고 오리에와 재결합할 궁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4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공산주의의 실체와 폐해를 고발한 점이다. 저자는 사회주의 사상에 빠진 대학생들(대학물 먹은 엘리트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본모습과 문제점에 대해 들추면서 공산주의가 왜 문제인지를 독자들에게 확실히 인식시켜주고 있다. 동료도 포용할 줄 모르고, 한번 의심하면 절대 믿지 않고 그저 폭력만을 사용해서 투쟁하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저자는 왜 전 세계적으로 공산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망했는지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과거사를 미화한 부분이 눈에 좀 거슬리긴 하지만 대체로 일본의 사회문제를 잘 고발했기에 저자에게 나쁜 점수는 주고 싶지 않다. 이 책은 총 18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미군의 군사 기지 반대운동에 대해 이야기한 점’이다. 신스케는 사회주의사상에 물든 오가타의 꼬임에 넘어가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투쟁에 참가하게 된다. 이 무렵에 발생한 투쟁 중 하나가 ‘스나가와 투쟁’인데 이 투쟁은 실제로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으로 일본 역사에도 남아 있는 투쟁사라 하겠다. 신스케는 스나가와 투쟁과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다치카와 비행장 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투쟁에 가담하게 하게 된다. 여기서 저자는 미국의 기지 확장이 왜 나쁜지, 대학생들의 기지 확대 반대 운동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들의 투쟁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를 나리타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정작 왜 미군이 일본 땅에 군사 기지를 만들게 되었고 군사훈련을 하면서 점차 기지를 확장하려 했는지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지 미국을 전승국이라고만 설명하고 불쌍한 농민의 땅을 빼앗는 제국주의 국가로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저자가 묘사한 대로 별다른 이유 없이 미국이 남의 나라에 가서 함부로 땅을 점유해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군사훈련을 하며 기지 확장에 열을 올렸던 것일까? 아니라는 것은 일본인들만 제외하곤 전 세계인들이 다 알 것이다. 아니 일본인들도 왜 미군기지가 일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잘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거짓된 역사를 썼는지 모르겠다. 일본이 역사왜곡을 잘 하는 나라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므로 이와 같은 행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과거 자기들의 잘못은 쏙 빼고 오로지 미군 기지가 일본에 있는 것이 문제이고 일본의 땅을 점유해 항공기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 돋보이게 해 비판했다는 점이다. 왜 일본에 미군기지가 들어섰는가? 그 이유는 바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이기 때문이 아닌가!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 자기들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를 공격해서 숱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던 것이 20C 초반에 있었던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여기에 북미 대륙까지 노려 미국의 영토인 진주만까지 공격했던 것이 바로 일제였다. 그런데 그런 과거사는 쏙 빼놓고 미군이 자기네 일본 땅을 차지해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피해자인 척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것이 과거사 미화가 아니고 또 무엇이란 말인가? 전범국가 주제에 원폭 피해자인 척이나 해대는 꼴은 우스움을 넘어 역겹기까지 하다. 미군기지가 왜 일본 땅에 들어서게 되었고 왜 일본에서 미군이 군사훈련을 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스나가와 투쟁이나 기타후지 투쟁은 농민들의 자발적인 투쟁이 아니었다. 당시 농민 투쟁의 뒤에는 사회주의 사상에 단단히 빠진 공산주의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배후에서 농민들을 선동하고 꼬드겨서 미군에 대항하게 한 것이 바로 스나가와 투쟁과 같은 과거 투쟁의 실체다. 저자가 이 점을 이 책을 통해 밝힌 점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그래도 미군기지에 대해 오해를 불러올 만하게 소설을 쓴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저자는 이런 묘사를 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공산주의 사상에 빠진 엘리트들의 한계를 보여준 점’이다. 신스케는 본격적으로 공산주의사상에 빠져들면서 사회주의 동아리에 가담하게 된다. 신스케는 처음엔 그들의 투쟁이 의미 있어 보이고 멋있어 보여 그들과 함께하며 이런 저런 투쟁지를 누비게 된다. 그러면서 도학년의 나리타 마모루를 만나면서 더욱 이들의 투쟁에 매료된다. 나리타 마모루의 지적인 면과 뛰어난 설득력 그리고 준수한 외모에 반해 그의 추종자가 되어 버린 것은 공산주의자로 가는 자연스런 단계를 밟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 여학생의 사문(査問)사건으로 인해 기시모리 패거리들에게 의심을 사면서 신스케는 더 이상 공산주의 투쟁을 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서 사문이란 배반자를 족쳐서 자백을 받아내는 이른 바 자기비판(북한 축구선수들이 국제경기에 지고 본국으로 돌아가 자기들끼리 하는 것이 하나의 예)인데 한 때 동료였던 여자를 발가벗겨 수치심을 주고 이 여학생에게 폭력을 가하면서 이들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신스케는 이 과정에서 여학생에 동정심을 느껴 남몰래 물을 준 행위와 혼자서 감시하다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그녀를 놓쳤다는 이유로 기시모리 패거리로부터 단단히 의심을 받게 된다. 이들은 분명 신스케와 같은 편이었다. 그랬음에도 그들은 의심을 사던 여자를 동정하고 도망갈 여지를 주어다는 이유로 신스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주지 않고 신스케에게도 도망간 여자에게 했던 것처럼 사문을 하려 한다. 이에 억울했던 신스케는 자발적으로 나서서 생계도 팽개쳐가며 도망간 여자를 잡아오려 했는데 실패해 결국 그들로부터 살해될 위험에까지 놓이게 된다. 다른 사상을 가진 자들에게 배타적인 성향을 보이는 일은 사회주의자들이건 민주주의자들이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걸 두고 비판하긴 어렵다. 하지만 같은 편이었던 자를 한 번 의심하자 생명까지 빼앗으려 한 행위는 지나친 것이기에 비판의 여지가 있다. 저자는 신스케가 가담했던 패거리들의 이런 추악하고 더러운 면을 보여주면서 공산주의 사상에 빠졌던 당시 엘리트들의 한계를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신스케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공산주의자가 되려 했던 사람이다. 공부도 포기하고 잠도 줄여가면서 그들과 함께 투쟁지를 돌며 열심히 사회운동을 했던 자가 바로 신스케다. 그런데 신스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진정한 프롤레타리아라고 칭찬했던 자들이 신스케가 단 한번 실수를 하자 바로 돌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신스케를 의심을 하고 배척하며 심지어는 죽이려고까지 한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과연 이런 자들이 진실한 마음으로 노동자들을 위해 투쟁을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런 자들이 집권해서 세상을 지배했다면 과연 일본은 어떻게 되었을까? 북한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여기서 가장 가관이었던 것은 한때 의형제처럼 동고동락했던 오가타마저 신스케를 의심하고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신스케에게 사회주의사상을 주입하고 투쟁에 가담하게 한 장본인이 바로 오가타인데 억울하게 오해를 산 신스케를 믿어주기는커녕 공산주의 패거리들처럼 신스케를 의심해 버리려고까지 한 점은 당시 사회주의사상에 빠졌던 엘리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른 자들은 몰라도 같이 고생한 오가타는 신스케를 믿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함께 타지를 돌며 연극을 통한 투쟁을 한 것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같이 동거하면서 없는 돈을 쪼개 쓰며 같이 미래를 이야기한 것을 벌써 잊어버렸느냐 이 말이다. 함께 생활했던 자조차도 이 정도니 다른 자들은 오죽했겠는가! 이쯤에서 신스케가 사회주의 엘리트 패거리들의 실체를 알게 되어 그들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신스케는 사회주의자들과 어울리며 투쟁하면서 한 단계 성숙하게 된다. 하지만 곧 그들이 실체를 드러내 신스케를 배척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스케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신스케는 한 번 더 성숙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오리에와의 관계도 나빠져 서로 갈라서는 지경에까지 이른 신스케는 모든 걸 잃고 미친놈처럼 거리를 헤매게 되는데 과연 그런 신스케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5권의 내용이 기대된다. 20C 중반의 일본의 실체와 당시를 살았던 일본 엘리트들의 진면목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남자의 심리가 참 묘한 게, 자기 여자가 꾀죄죄한 것도 싫지만 다른 남자들한테서 너무 오냐오냐 떠받듯이 대접받는 것도 기분이 썩 좋지 않지. 남자란 원래 그런 법이란다.” “책 따위는 읽든 안 읽든 상관없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야. 읽고 싶으면 읽고, 읽고서 재미없으면 안 읽어도 돼. 억지로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야.” “남자라는 건 정말 욕심이 끝이 없는 동물이다.” “정치는 피범벅이 되도록 싸우는 인간의 투쟁이다.” “어떤 식으로 살아가더라도 어차피 인간의 일생이란 한순간에 지나지 않아. 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사는 게 제일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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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대를 살았던 일본 엘리트들의 실체를 고발한 책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 책은 윤간을 당한 딸에게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3권은 2권에 이어 주인공인 이부키 신스케가 대학생이 된 후 겪은 방랑적인 성장과정을 담고 있다. 3권에서도 여전히 신스케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주변에 있는 이 여자 저 여자를 탐한다. 하지만 2권과 달리 3권에서의 신스케는 충만한 성욕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 오히려 3권에선 2권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신스케의 숨겨진 재능이 드러나 신스케가 점점 정신적으로 성숙해져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3권에선 주로 신스케가 오가타 일행과 함께 유랑극단 생활을 하며 겪은 이런 저런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펼쳐진다. 3권은 책의 소제목 그대로 주인공인 신스케가 극단과 유랑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 위주로 내용이 전개된다. 신스케는 자기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대학에 왔지만 1학기 동안 신스케가 한 일이라곤 오가타와 붙어서 매춘부나 만나고 먹고 살기 위해 알바를 한 것이 전부다. 큰 뜻을 품고 사립 명문대학에 입학했건만 신스케는 정작 대학생활을 통해선 권투하는 방법 이외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선배인 오가타란 인간에 엮여 대학생활이 아닌 유랑극단 생활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유년시절도 그랬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시절도 신스케의 인생은 그리 평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전편에 이어 3권에서도 신스케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주 살짝 일제가 과거에 저지른 만행 중 하나인 종군 위안부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는데 옛날부터 어디서나 흔히 일어났던 이야기라고 얼버무리는 바람에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일본인(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니까)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만다.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역사에 기반을 둔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소설에서 아무리 과거사 문제를 언급했다 하더라도 그걸 근거로 삼아 과거의 죄를 논하긴 어렵다. 그래도 저자가 모국인 일본의 치부를 조금이나마 언급한 것을 보면 저자에겐 우익 세력들과 달리 양심이 조금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해 일본이 우리민족에게 저지른 크나큰 과오가 탕감되거나 사그라지진 않지만 그래도 자국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 속에 자신의 조상들이 저지른 악행을 조금이나마 담으려 한 걸 보면 저자는 잘못을 하고도 전혀 반성할 줄 모르는 전범인 일왕 히로히토(裕仁)보다 나은 자라 하겠다. 신스케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오가타의 유랑극단에 매니저로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겸사겸사 북쪽으로 사라진 고향 후배이자 연인인 오리에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스케 일행은 도미라는 밝고 명랑한 소녀를 만나게 되어 적은 돈으로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신스케와 도미의 아버지는 부둣가의 양아치 패거리를 혼내주게 되는데 이 일로 인해 도미는 보복차원에서 그 세 명의 양아치들로부터 윤간을 당하게 된다. 윤간으로 인해 도미는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받게 되지만 아버지의 강한 위로를 통해 위안을 얻어 죽으려던 마음을 고쳐먹고 신스케와 오가타의 제안을 수락하여 유랑극단에 합류하게 된다. 한편 오가타가 이끄는 ‘극단 백야’는 추위와 배고픔으로 인해 갈등이 유발된다. 정작 하려던 연극은 방해자들로 인해 못하게 되고 출발할 땐 생각지도 못했던 생활고를 겪으면서 극단 멤버들 사이에 시나브로 균열이 일어나 조금씩 삐걱거리다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이 책은 총 3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윤간을 당한 후의 대처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점’이다. 도미는 고베의 야지마 일당에게 윤간을 당하는 일을 겪게 된다. 세 명으로 구성된 야지마 패거리는 도미의 아버지와 신스케에게 시비를 걸다 되레 당하게 되는데 이들은 이를 보복하고자 우연히 길을 지나던 도미를 발견하곤 덮쳐 성폭행을 저지른다. 이를 두고 도미의 아버지인 마루야 다마키치는 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려 하지만 신스케 일행의 만류와 딸의 앞날을 생각해서 극단적인 생각은 그만두고 딸에게 이별을 고한 후 정착해 살던 지역을 훌쩍 떠나버린다. 여기서 도미의 아버진 딸에게 다소 거칠지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주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 정도의 일로 울면 마루다마(마루야 다마키치의 줄임말)의 딸답지 못해. 뭐, 한두 번 당했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이나 만주에서는 일본 헌병한테 몇 십 번이나 당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여자들도 얼마든지 있어. 전쟁이 끝나고 들어와서 러시아 병사에게 당한 여자도 있고, 미군 기치촌에서 미국인들한테 윤간당한 여학생도 있어. 옛날부터 어디서나 흔히 일어났던 이야기야. 그런 일은 너의 인간성에 상처를 입힐 만한 일 축에도 못 낀단다. 나도 그렇고 니시자와 씨도 여기 학생들도 그 정도의 일 따위를 마음에 담아 둘 사람들이 아니야. 네 엄마가 나와 사귀게 된 것도 내가 무리하게 완력으로 덮쳤던 것이 계기가 되었지. 그런 일 따윈 신경 쓸 것 없다. 이제 울지 마라. 자궁까지 엉망진창이 된 것은 아니잖니, 그치?” P.115 우린 이를 통해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성폭행을 당한 딸에게 아버지가 어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신의 딸이 남에게 함부로 짓밟힌 걸 보고 가만히 있을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딸이 강간을 당하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는 매우 분노하여 법의 테두리 안에서나 법의 테두리 밖에서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딸을 범한 인간을 처리하려 든다. 하지만 모두가 잘 알다시피 법은 성폭행을 당한 여자를 제대로 감싸주지도 보호해주지도 않는다. 강간범에게 강한 처벌이라도 내려주면 속이라도 시원하겠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법은 성범죄자들에게 너무나 관대하다. 법이 이렇게 피해자에겐 가혹하고 가해자에겐 관대하다보니 피해를 당한 쪽은 사회체제에 대해 더욱 분노하게 되고 법을 만드는 자들과 법을 집행하는 자들을 더욱 불신하게 된다. 그런데도 성범죄자에 관한 법은 좀처럼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혹 유력 여당 정치인 혹은 대법원장 또는 최고 권력자의 딸이 제대로 윤간을 당해야 법이 바뀔까 평범한 집안의 여자들은 아무리 성폭행을 당하고 윤간을 당해도 법은 그들을 치유해주기는커녕 외면하기 바쁠 뿐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장면을 통해 성범죄 처분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당시 일본 사회가 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고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사회였다면 이런 성범죄가 벌어졌을 때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이 그 고통을 가슴에만 묻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패망 후의 일본은 그런 법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도 않았고 처벌 수위도 형편없어서 피해자는 성범죄로 인해 고통 받는데 가해자는 뻔뻔하게 잘만 돌아다녀 대중의 분노를 샀던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당시 이와 같은 현실의 문제점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책에서의 가해자는 극악무도한 야쿠자 혹은 양아치들이지만 굳이 그런 자들이 아니더라도 여자를 함부로 범한 자들은 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기에 동급으로 취급해도 무방하다. 성범죄자들이 자신들의 아래 물건을 마음껏 휘두르며 사회를 어지럽혔던 것은 당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였는데 저자는 이와 같은 장면을 소설 속에 삽입함으로써 일본의 근대사회가 이 지경으로 형편없었음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저자는 도미의 아버지를 통해 성폭행을 당한 가족이 어떻게 딸을 대하고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아주 극단적으로 잘 보여줌으로써 이에 대한 대응책 내지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윤간을 당한 딸을 향한 도미의 아버지의 위로의 말은 매우 적절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윤간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딸에게 용기를 주고 재기할 수 있게끔 하는 데는 이만한 조언도 없다고 본다. 딸이 강간을 당했다고 해서 쉬쉬거리기나 하고 부끄러워만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이런 일을 당했다고 해서 숨기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도미의 아버지처럼 그런 대수롭지 않은 일(실제론 절대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로 약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딸에게 강하게 충고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에선 알바를 하던 여대생이 고용주에게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후 이를 치욕스럽게 여겨 자살을 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만약 우리 사회가 성폭행을 당한 이들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고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회였다면 이 여대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문화나 시스템은 성폭행을 당한 사람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도미의 아버지처럼 바라보지 않고 피해자를 마치 더러운 종자 내지 죄인처럼 취급을 하고 있으니 어느 피해자가 얼굴을 들고 이 한국땅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한국의 여성 피해자들은 이와 같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받다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한만 잔뜩 남긴 채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성폭행범에겐 한없이 가혹하고 피해자에겐 한없이 관대한 사회였다면 어땠을까? 과연 환경이 그랬는데도 피해자들이 자살만 최선이라 생각해 목숨을 끊었을까? 만약 우리 사회가 성폭력 피해자들을 좀 더 배려하고 그들을 편안하게 눈으로 바라봐주었다면 그들은 결코 이런 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진 않았을 것이다. 적절하지 못한 법체제와 적절하지 못한 시선 때문에 아까운 젊은 목숨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일은 이 땅에서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연극에 사상을 집어넣어 인민을 선동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점’이다. ‘극단 백야’의 멤버들은 처음 자신들이 추구했던 목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조금씩 분열하기 시작한다. 리더인 오가타가 주장한 민중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은 애초의 뜻대로 실현되지 않고 지역 기득권 및 양아치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극단의 사기는 한없이 곤두박질치게 되고 여기에 생활고까지 겪으면서 극단 멤버들은 하나 둘씩 이런 생활에 회의를 품으며 유랑활동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문제 제기 중 가장 눈에 띄는 주장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연극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난 이 주장이 맞다고 본다. 연극은 기본적으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어야 한다. 아무리 예술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관객에게 아무런 재미를 주지 못하는 연극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오가타는 연극에 반드시 사상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사회주의 사상이 내재된 연극을 통해 인민들을 깨우쳐 그들 스스로 권리 투쟁에 나서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유랑 극단을 만들고 운영하는 오가타의 주된 생각이다. 사실 오가타의 취지는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를 고려해봤을 땐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 패망 후 일본은 심한 경제침체를 겪게 되었는데 이때 기득권이나 정치인들은 노동자들이나 하층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착취를 일삼아 자신들의 부만 챙기기 바빴다. 이로 인해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인민들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까지 제대로 분노를 사고 만다. 이 와중에 일본에 러시아의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되면서 엘리트들은 더욱 이런 암울한 현실에 분노하게 되고 현실을 타개하고자 여러 가지 투쟁을 궁리하던 중 연극을 하나의 투쟁으로 삼아 사회주의 사상이 듬뿍 담긴 연극을 만들어 지방을 돌며 공연하게 된 것이다. 오가타가 연극을 통해 민중의 봉기를 꾀한 것은 당시 상황으로선 현명한 책략이었고 좋은 방법이었다. 대학생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사상을 무지몽매한 인민들에게 그대로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보단 이와 같은 연극을 통해 그들을 깨우쳐주고 가르쳐주어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아주려는 시도가 사상을 전파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었다. 이 책에서 누군가 말한 것처럼 연극이 본연의 순수함을 잃고 사상에 이용되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옳은 주장이라 생각된다. 러시아의 공산당과 독일의 나치는 영화를 통해 그들의 사상과 전략을 합리화하고 정복전쟁을 미화했었다. 이렇게 영화가 본연의 기능이 아닌 특정 사상에 이용된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러시아의 공산당도 독일의 나치군도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사상을 전달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영화를 이용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무지한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속아 공산당 혹은 나치에 동조하게 되어 극악무도한 짓을 많이 저질렀으니 영화를 이용해 자신들의 사상을 주입시킨 일은 문제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연극이 순수하지 못하게 특정 사상에 이용되는 것은 문제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코자 이와 같은 내용을 책에 담은 것이 아닌가 싶다. 특이한 것은 저자는 분명 등장인물들 중 누군가의 입을 빌려 이와 같은 주장을 할 수도 있었는데도 끝까지 누가 이런 주장을 했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그냥 대충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는 저자가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개입시키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특정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도 충분히 이와 같은 주장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이 주장이 그들의 주장이 아닌 저자 자신의 주장이라는 걸 독자에게 좀 더 강하게 어필 싶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인민들을 위해 연극을 보여주고 그들의 고통 받는 삶을 연극에 담아 세상에 알리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긴 하나 연극을 동원해서 체제를 전복시키고 인민들을 선동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문제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사회주의 사상에 빠진 엘리트들의 한계를 지적한 점’이다. 앞서서 난 이 ‘극단 백야’ 멤버들이 분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분열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연극의 순수성 훼손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이 분열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이런 수준 높은 차원이 아니었다. 사실 극단 백야의 멤버들이 연극에 회의를 느끼고 유랑생활에서 이탈하려 했던 가장 큰 이유는 고차원의 이론 다툼이 아니라 저차원이라 할 수 있는 추위와 배고픔 즉 생활고 때문이었다. 처음 오가타를 따라 함께 유랑극단 생활을 하려 했던 자들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이었다. 대부분이 명문대 출신에 많이 배운 자들로 몇몇을 제외하곤 사회주의 사상에 푹 빠져 인민들을 위한 연극을 하겠다고 따라나선 자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인민들과 함께 생활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겪자 이들은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이들은 러시아의 공산주의 사상에 빠져 인민들을 위해 뭔가를 해보자는 위대한 뜻에서 길을 나섰지만 막상 배고픔에 시달리고 매서운 추위를 겪자 인민들을 위한다는 초심은 사라지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게 된다. 본토인 도쿄에 있을 땐 등 따시고 배부른 상태에서 연극을 하고 공산주의 사상을 외쳤는데 타 지역에 와서 추위와 싸우고 배고픔에 시달리다보니 도저히 못 견뎌 불만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엘리트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당시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사상을 주장했던 자들이 얼마나 이기적인 종자들이었는지를 제대로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의 실상과 본모습을 고발함으로써 사실 이들이 실제로 인민들을 위해서 투쟁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나냈던 것임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까발린 것이다. 말로는 추위에 시달리고 배고픔에 굶주리는 인민들을 위해 혁명을 일으켜 인민을 위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상 이들은 인민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어떤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이론으로만 배운 사상을 주장하며 많은 이들로부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기만을 바랐던 것이 엘리트들의 목표이자 목적이었는데 현실에서 그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본색을 드러내고 다시 인민들의 생활과 거리가 먼 그들만의 세상으로 돌아가려 한 것이다. 오가타 일행이 하려던 일은 다행히도 멤버들의 갈등과 균열로 중단되고 만다. 내가 여기서 이들의 행위가 중단된 것이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들이 추진했던 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인민들에게 통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면 일본이 자칫 공산주의 국가가 되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일본은 미국의 지배로 인해 자본주의 국가로 성장하게 된다. 21C인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과거사 문제로 대치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본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일본이 패망 후 중국이나 북한처럼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엘리트 청년들이 리드하고 노동자 및 인민대중들이 호응해 전국적인 봉기가 일어났더라면 일본에서는 분명 러시아처럼 공산당 혁명이 일어나 일본은 강력한 공산국가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역사가 그런 쪽으로 흘러갔다면 가까이 있는 한국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북한 하나로도 벅찬 데 일본까지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로 주변에 있었다면 한국은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본의 공산주의의 억누르고 자본주의 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운 것은 미국에게도 유리한 일이었지만 한국에도 큰 이득이었다. 지금 일본이 우경화되어 자꾸 헛소리나 지껄여대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는데 미국이 망하거나 혹은 미국이 일본에 대해 완전히 손을 떼지 않고서는 일본은 결코 제국주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은 늘 그렇듯이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나라이기 때문에 늘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도발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일본처럼 단결이 잘 되고 한쪽으로 잘 쏠리는 나라도 드물다는 걸 우린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우리는 늘 그들의 우경화 및 좌경화에 신경을 쓰면서 그들의 외교노선에 맞게 대응하고 맞서야 한다고 본다. 3권은 그 이전 권들과 달리 19금이 그리 난무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전혀 19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앞에 권들과 비교해서 보면 다소 자극적인 부분은 줄어들었기에 조금씩 책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야한 내용들이 차지했던 공간은 사회주의 사상과 당시 사회의 추악한 면으로 채웠는데 내용이 상당히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어 21C인 지금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망 후의 일본사회가 얼마나 더럽고 지저분했는지 그리고 당시 엘리트라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공산주의 사상에 빠져 헛된 사회를 꿈꿨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인간이란 이상한 존재야.” “인간의 세계라는 건 참 이상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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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1편에서는 청춘의 푸르름을 말함인지 푸른색 표지였는데, 2편은 불분명한 가운데의 알 수 없는 불안함 나타냄으로 해석된다. 조금은 질려있는 듯한 느낌의 연보라색에 아주 조금 푸른 기운이 보여진다. 그만큼 신스케의 이럴까 저래야할까하는 선택의 기로에서의 애로점. 여전히 잡히지 않는 인생의 갈피를 찾기 위한 심적 고뇌가 자리한다. 그런중간에도 여전히 그넘의 '성'적 충동은 팔팔하기만 하다.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저런 표지로 표현할 수 있다니, 매우 참신하게 다가왔다. <이책은> 북카페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1편을 어쩔 수 없이 서평기한을 어겼기에 2편은 기일이 남았음에도 다른 책을 재치고 연달아 펼쳤다. 그건 궁금함도 있지만 신간에 대한 예의로 그렇게 했다. 더구나 2월은 1년중 가장 짧은달로 평년에 비하면 3일이 적지만 올해는 2일이 적다는 걸 인지했으면서도 일상이 마음만 급했지, 책을 제대로 잡을 여유를 포착하지 못해 말일 끝까지 종종대며 왔다. 그럼에도 급히 해얄 일들은 해놓고 책을 다 읽은건 11시 20분. 북켄드 최소 도서 4권이 이렇게 벅찰줄이야. 반성, 반성을 하며...그렇다해도 책을 대충읽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여전히 정독을 했음을...
1편의 고향편은 신스케의 5살부터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은 싯점까지다. 2편 자립편은 그후 얘기다. 자신의 엄마가 결핵으로 그렇게 오래 입원한 동안 의리로 돌봐준 아버지 친구이자 양부같은 류고로 씨에게 간단한 편지를 써놓고 신스케는 집을 떠났다. 자신의 힘으로 살아보겠다는 굳은 의지만을 표명해 놓은채로. 그렇게 할 수 있었던건 꿈속에서도 사랑하는 엄마 다에가 세상을 떠났고...친부모가 다 죽은 입장에서 신스케는 오히려 홀가분함과 이만하면 행복하지 않은가 라는 낙관적인 마음으로 도쿄에 도착한다.
맨 처음 접하게 된 사람은 구두닦이 아르바이트 오가타 씨. 그와의 만남으로 준비해온 비상금은 그의 빚갚음으로 대부분 날라갔으나, 청운의 푸른 꿈을 간직한 신스케는 세상이 그저 관대한 줄로만 아는데...생계가 보통일이 아님을 차츰 실감하는 가운데 세상의 별의별 일들을 이 선배를 통해 직간접으로 체험한다. 자신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경외심으로 바라보지만 더 기막힌건 그가 하는 말들을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음의 비참함이여.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은 대개는 대학생들이 알아야할 것들과는 무관한 것들일뿐...결국 그가 아는 세상과 다른 세상에서의 날개짓은 힘겹기만 한데...
중략
신스케가 대학을 선택한건 졸업장을 따기 위함이나 공부에 적을 두어서가 절대 아니었다. 좋아했던 음악샘의 권유도 있었거니와 양부처럼 보살펴준 류고로의 설득도 먹혔고 그 무엇보다 신스케의 마음을 이끈건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넓은 세상에서 찾아내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수업에 맞춰서 라든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자립하려고 아르바이트 찾기에 더 전전긍긍하면서도 경제개념이 야물지 못해 안써도 될 곳(내 생각일지도)에는 사내답지 못하다 여겨질까봐 팍팍 쓰기도 하고...여러면에서 마음이 독하거나 모질지 못함이 있었다.
성에 대한 충동은 여전히 자위도 하지만 이제는 성인대열에 끼었기에 오가타 선배를 따라서 2초메라는 사창가도 가기에 이르는데...이 책은 일본스럽다가 좀더 많이 보여졌다. 선배라는 사람 자체도 극단에 빠져서 수업참석은 불구경...그럼에도 신스케가 워낙에 지식적으론 아는게 없다지만 아는소리를 많이 하는걸 봐서는 무시하기도 그렇고, 존경하기도 그런 생활상은 여러 영향을 준다. 그런 생활들에 자연 접어들면서도 여전히 맘속으로 갈구하는 탐구정신은 말똥말똥한데...그게 어디 숨어 있는지...답답한 가운데도 알게 되는 여자들도 생기는데...이 선배의 하숙집 손녀딸도 있고...오리에도 찾아오고...
오리에에 대한 신스케의 감정은 좋아하기는 하나 사랑은 아닌 감정. 그렇다해도 연민이라고 하기도 뭣하고 일단은 피붙이 같은 정인데 그렇게 보자면 이성으로 안 느끼느냐 그건 또 아니고...신스케도 혼란스럽긴 하다. 오리에는 열렬히 좋아하지만 말이다. 신스케는 자신도 자신을 혼란스러워한다. 알게 되는 여자들이 성 상대로 떠오르기만 해도 욕망이 치솟는데,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열렬히 좋아하는건 아니고 그렇다고 안 좋은 것도 아니니...사람의 감정이 여럿일 수 있으나 우리네 정서로 보기엔 자유로움보다는 문란함으로 비쳤다.
가장 아쉬운건 신스케가 그렇게 대학에 입문하기의 과정에 변변한 멘토가 없었다는 사실. 적어도 자신의 장래나 그런것들을 자상하게 논의할 상대가 없었다는것. 이후에도 별다른 사람들이 그의 주위엔 없었다는 사실. 그렇다해서 신스케가 그걸 절망스럽게 생각하느냐는 아니다만 그게 참 아쉽다. 지적인 면에서의 상담상대를 만날 환경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가 수업을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기에 말이다. 그나마 2초메라는 사창가의 인텔리 매춘부 가오루가 그나마 인생상담에서는 빛나는 존재이자 의리가 있었다는게 위안이다.
1편과 2편에 이어 3편은 방랑편으로 나와 있다.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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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은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성장드라마일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한 서적이었다. 남성의 주관적인 시각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며 여성보다는 남성을 중심으로 한다. 온가강 주변의 고향을 배경으로 소년의 5세부터 대학 입학까지의 청소년시기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주인공의 사유와 시각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남성들에게는 공감과 동감이 가는 부분이 많지만, 여성들에게 동감을 얻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자녀들 키우는 부모나 남학생들의 사춘기를 이해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는 도움을 주는 부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서적으로 추천할 만하다.
<청춘의 문>은 온가강의 석탄화물선의 선장이었던 친할아버지의 “강사람 기질”과 ‘거미줄을 타고 오르는 거미 주조’라는 별명을 지닌 이부키 주조의 아들인 신스케를 주인공으로 한다. 신스케가 태어났을 때 친모는 세상을 떠났다. 신스케를 키운 사람은 카페의 여급이었던 ‘다에’이다. 아버지는 간난이인 신스케를 업고 카페에 전차금이 있던 다에를 야쿠자들의 손에서 맨손으로 구해낸다. 당시 야쿠자자신은 야쿠자들의 혈투로 28군데 칼에 베었지만 야쿠자의 두목인 ‘하나와 류고로’의 팔을 부러뜨리고 탈출에 성공하여 전설이 된다. 신스케가 5세 때 매몰된 광부를 구하기 위해 다이나마이트를 터트리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진정한 전설로 남는다. 계모 다에는 짧은 순간 주조의 아내였으면서 신스케를 키우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일념으로 신스케를 남성으로 성장시킨다.
주조가 세상을 떠난 5세부터 대학에 입학까지의 과정을 전적으로 신스케의 생각과 시각으로 그려낸 부분이 중요한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성인이 보기에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보이는 것은 작가가 철처하게 신스케의 시각으로 소설을 펼쳐 나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각인된 계모 ‘다에’와 옆집에 사는 두 살 어린 ‘오리에’ 중학교 음악선생 ‘아즈사 선생’등으로 발전해 가는 이성에 대한 관심은 일반적인 남학생들의 성장통과 유사하여 공감을 자아낸다. 성의 묘사에 너무 상세하게 다룬 부분은 지루한 점도 있어 아쉬웠지만, 여성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춘! 책의 표지의 하늘색처럼 하늘을 다 끌어안을 수 있을 만큼의 이상과 포부를 가슴에 지니고 살아가는 시기인 청춘을 향해 신스케가 고향을 뒤로하고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이제신스케 자신만의 힘으로 도쿄에서 살아가려는 굳은 의지로 ‘다에’의 뼈를 씹으며 모든 인간이 한 번은 통과하는 ‘청춘’을 향해 달린다. 2부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청춘의 문’을 연 신스케를 보면서 나에게는 이미 과거인 청춘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러 떠나는 신스케를 빨리 만나고 싶다.
“물리쳐야 할 것은 편견을 만들어 내는 사회의 구조와 인간의 본성이야.” p 357
“어쨌든 고등학교 3년 동안 찬찬히 생각을 해봐라.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은 따분할 뿐이야.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할 마음이 드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p 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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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2권까지 읽었다.이제 좀 알 것 같다. 왜 1967년도에 출간된 미완의 책이 여전히 성장소설의 고전인지, 왜 총7권의 장편의 책이 사상초유로 초판 100만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전후 일본사회의 공허함과 혼란함을 위로할 수 있는 따스함과 인간다움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아와 이성에 대한 신스케의 성찰을 통해서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기나긴 답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춘이란 큰 꿈을 꿀 수 있고 큰 방황을 할 수 있고 큰 사랑과 깊은 아픔을 맘껏 할 수 있는 시기이다. 신스케의 자아성찰은 인간의 야누스적 일면, 즉 인간 내면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담대한 고백에 잘 드러나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五木寬之)의 평등한 인간관과 평화를 사랑하는 반전사상이 마음에 다가온다. 히로유키의 글은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한줄기 서광처럼 강렬한 휴머니스트의 번쩍임이 숨어 있다. 신스케가 직업과 인종과 빈부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배려가 깃들어있는 면면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신스케의 앞날에 희망과 사랑이 영원히 함께 하기를.
2권의 내용은 신스케의 대학교 신입 생활을 담고 있다. 드디어 도쿄의 대학생이 된 신스케.18살 파릇한 청춘의 대학생활이 펼쳐진다. 나이만을 놓고 본다면 오늘날의 18살과는 사뭇 다른 성숙한 정신세계가 펼쳐진다. 일단 신스케가 대학에 들어온 이유는 '그냥'이 아니다. 이유가 범상치 않다. 학문도 아니요 졸업장도 아니요 취업도 아니요 오직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왔다는 목적의식이 남다르다. 자신의 삶을 전부 걸어볼 만한 일을 발견하기 위해서 대학에 온 신스케는 오늘날의 청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문리대 사회학과에 진학한 신스케는 2년간 류고로 아저씨의 도움없이 완전한 자립을 꿈꾼다. 숙박할 곳조차 신경쓰지 않는 대범함 혹은 무신경함은 청춘의 특권인듯 보인다. 그러나 곧장 시련은 다가온다. 그런데 도쿄 상경 첫날이 코메디다.
도쿄에 발을 내린 그 날 자신의 대학 모교에서 야숙하지만 그만 대학 경비원에게 무정하게 쫓겨나고 만다. 신스케가 처음으로 경험한 도회지의 냉대와 차가움이다. 신스케는 대학 후문에서 구두닦이 일을 하는 극단 베료스카 연출부원 오가타를 알게 된다. 마침 돈이 궁하던 참에 신스케의 규슈 출신다운 활발한 기질이 마음에 든 오가타는 신스케를 자신의 하숙집으로 데려간다. 도츠카 1초메에 위치한 오사카의 하숙집은 목조로 지어진 낡은 2층짜리 건물이다. 하숙집 할머니는 손녀 3명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큰 손녀딸 마사코는 미망인이며, 둘째 레이코는 미군기지에서 통역일을 하고, 막내는 에이코다. 그런데 오가타는 인텔리한 괴짜 대학생이다. 뭘 하고 싶은지 고민중인 신스케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친구된 기념으로 오가타는 신스케의 남은 돈 전부를 들고 2초메의 홍등가에 그를 데려간다. 거기서 색다른 매력을 풍기는 창부 가오루를 알게 된다. 가오루는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집을 읽는 '인텔리한' 매춘부로 학생증을 맡기면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돈 대신 책을 받기도 한다. 오가타가 바로 가오루의 그런 단골손님이다. 신스케는 알바를 하느라 수업은 거의 빠지다시피 한다. 제본소 알바를 하다가 몸살이 나 하루 쉰다고 했다가 바로 해고되기도 하고 급전을 구한답시고 매혈을 하기도 한다. 신스케는 자립 생활의 지난함을 온몸으로 체감하지만 좌절하거나 감상에 젖지는 않는다.
체육실기 시간에 이시이 강사는 신스케에게 자기 집에서 살면서 복싱을 배워볼 것을 적극 제안한다. 신스케의 복싱에 적합한 체격과 헝그리 정신을 높이 산 것이다. 마음을 굳힌 신스케는 이시이 강사의 집으로 들어가고 강사의 애인인 하야세 리코를 알게 된다. 한편, 고향의 죽마고우 오리에가 신스케를 찾아 도쿄로 온다. 오리에는 오가타의 소개로 대학 근처 명곡다방 '바로크'에서 여종업원으로 일하게 된다. 교양영어 수업에 게타를 신고 들어간 신스케는 강사와 설전이 벌어지고 신스케에게 호감을 느낀 삿포로 출신의 나가츠카 신이치를 알게 된다. 신이치는 미 제국주의의 일본내 군사기지의 실태를 조사하고 그 폐기를 위한 투쟁을 조직하는 대학 동아리인 기지문제연구소(기지연)의 멤버다. 신이치는 '가난한 학생 프롤레타리아' 냄새가 풀풀 나는 신스케를 기지연 멤버로 영입하고 싶어한다.
결혼생활에 혐오감을 가진 이시이 강사는 애인 리코의 임신에 고민한다. 신스케는 리코와 함께 산부인과 병원에 가고 리코는 낙태를 하게 된다. 역에서 마주친 리코와 신스케의 사이를 오해한 오리에는 커다란 문제를 일으킨다. 대학생 신스케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스티스 출신이라는 자괴감에 그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케부쿠로의 술집에 몸을 판 것이다. 다행히 가오루와 칼잡이 에이지의 도움으로 오리에를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오루의 집에 가정 도우미로 머물게 된다. 잠잠히 잘 지내오던 오리에는 어느날 히스테리컬해진 가오루를 안마하던 신스케의 '못볼 장면'을 보고 충격에 휩싸인 나머지 종적을 감춰버린다.
리코와의 결별로 이시이 강사는 한동안 풀이 죽어 지내다 본격적인 신스케의 트레이닝에 들아간다. 이시이의 복싱 훈련은 '공포의 외인구단'과 같은 지옥훈련은 아니지만 매우 색다른 복싱철학으로 접근한 이상한 훈련이었다. 이시이 강사를 가오루에게 소개시켜 준 그 날, 둘은 동반자살을 기도한다. 신문지상에 떠들썩하게 보도가 나가고 각자 직장을 그만둔다. 권투를 그만두고 오가타의 극단일을 도우려는 신스케는 이시이 선생을 찾아가고 이시이 선생은 트레이닝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게끔 대학 복싱부의 에이스이자 페더급 챔피언 하마자키 류지와 스파링을 권유한다. 신스케는 놀랍게도 페더급 챔피언과 무승부가 된다. 신스케는 오가타가 주재하는 연극그룹의 지역순회공연에 동참한다. 여기서 한가지 빼놓고 넘어가서는 안 될 재밌는 일화가 있다. 오가타가 학비가 밀려 대학의 학적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 것은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체험담이다. 저자는 와세다대에 입학했지만 밀린 학비를 못내 학적이 취소되게 되는데 나중에 작가로 성공하고 난 후에 밀린 학비를 치루자 '와세다 중퇴'의 학적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다 한다. 대학의 상품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기막힌 에피소드다.
신스케와 오가타의 결별을 기념하는 파티날, 이시이는 가오루와의 결혼을 선언하고, 오리에가 삿포로 어딘가의 바에 있다는 소식을 접한 신스케는 눈이 오는 거리에서 오리에와의 재회를 상상한다. 도쿄를 떠나 미지의 여행을 하게 된 신스케의 앞에는 어떤 사람들과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빨리 7권의 번역이 모두 마무리지어졌으면 싶다. 이런 명작을 뒤늦게나마 접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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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이어 아버지를 통해 많은 부분을 닮아버린 이 책의 주인공 이부키 신스케의 성장 소설과도 같으면서 인간의 본연을 드러내는 장편소설을 [청춘의문 1]을 통해 만나보았다. 인생의 보험을 그려낸 솔직 담백한 한 소년의 일기와도 같은 삶을 단면위에 그려낸 이번 소설은 아마도 저자의 삶에 있어서 약간의 반영을 한듯해 보인다. 38선을 넘어와 다시 일본으로 넘어갔다던 저자의 인생에서 느꼈던 부분들을 보여주려 한듯하면서도 사실상 이야기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와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하는 성장편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 서론 부분은 주인공인 신스케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황금시대를 살짝 보여줌으로서 신스케의 집안을 보았고 아버지 이부키 주조의 대담함과 남성다움, 그리고 진정한 남자임을 서술하면서 신스케의 인생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자신을 낳고 바로 세상을 떠난 친어머니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채 아버지의 손에 자랐던 신스케의 인생에서 아버지의 여자 즉, ‘다에’라는 여자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아직 세상을 한참 모르는 소년 신스케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 다에를 통해 어쩌면 아버지를 알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아버지는 비록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아버지가 남긴 역사와도 같은 파란만장한 인생은 이부키 신스케에게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어버지를 떠올려 기적을 일으키는 마법과도 같은 존재다. 이미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아버지를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날렸고 지금 또한 아버지를 영웅으로 기억하려는 자들이 많다.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친어머니가 아닌 어쩌면 여자라는 존재를 제일 먼저 일깨워준 다에와의 삶 속에서 인생을 한 발짝씩 내 딛으면서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책 속에서는 신스케의 생각을 많이 반영한다. 또한 제 3자의 입장에서도 소설을 읽어내려 가고 있다. 가슴 뜨겁게 독자의 눈을 시리게 했던 부분은(아버지 주조가 목숨을 건지고 살아난 이들의 만남) 가슴을 멎게 만들 만큼 감동적이었지만 소설 속에서는 슬픔 보다는 많은 이들이 겪는 남자아이의 학창 시절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그러나 소년의 성장은 사실적이면서도 유치하다. 여자를 알아가는 소년의 생각, 학교 진학 문제에 대한 생각이 그러하다. 또한 이 책의 배경을 보자면 상상속의 아주 옛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마치 영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1편에서는 어머니가 세상을 뜨면서 다시 제 2의 인생을 맛보기라도 하듯 도쿄로 향하는 신스케는 자신의 미래를 의지하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이 아닌 2년 동안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여행이라고 표현하면 맞겠다.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속이면서도 그 안에 내제된 애절함과 간절함, 솔직함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남성이라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향수에 젖게 하는 부분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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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나오키상' 선정위원으로 발탁된 이래, 최고참위원으로 2009년까지 32년에 걸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수의 문학상, 신인상의 선정위원으로 활동한 이츠키 히로유키의 대표작. 총 발행부수가 2,200만 부를 넘는 롱베스트셀러로, 문고본 초판 100만 부 발행이라는 기록은 지금까지도 일본출판계 최고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영화, 드라마, 만화,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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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키 신스케의 고향 지쿠호는 '강사람 기질'이라는 기풍을 중시하여 여자도 남자 못지 않은 용기와 완력을 자랑하는 호방한 향토색을 지니고 있다. 강사람 기질은 지쿠호를 관통하는 온가강을 중심으로 주변으로 번진 탄광지대 남자들의 기풍을 말한다. 신스케의 아버지 이부키 주조는 고호 탄광 광부들의 두령으로 의협심과 정의감이 강한 사내다. 등에 거미줄을 타고 오르는 붉은 거미 문신을 새겨넣어 '거미줄 타고 오르는 거미 주조'라 불리기도 하고 광부를 통솔하는 인물을 두령이라 부르는 관습이 남아 있어 '이부키 두령'이라고도 불렸다. 신스케의 계모 모리시마 다에는 강인한 여걸의 기상을 지녔다. 다에는 원래 카페 '겐카이'의 잘나가는 여급이었다. 전차금 때문에 몸이 묶여 있던 다에를 주조가 야쿠자들의 손에서 구해낸 것이다. 당시 추격자와 혈투가 벌어졌지만 야쿠자 두목 하나와 류고로의 팔을 부러뜨리고 결국 도주에 성공한다. 그 때 주조의 나이 서른여섯이었다.
주조는 신스케가 다섯 살 때, 탄광사고로 매몰된 조선인 광부들을 구하고 죽는다. 의협심이 남다른 주조와 다에 사이에서 자라난 신스케는 은연중에 약자를 괴롭히는 일은 사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엄마가 자주 부르는 노래처럼 "남자의 싸움은 일필승부, 강한 상대와 싸워라"는 어느새 신스케의 마음에 자리를 잡게 된다. 어느날 오후 신스케를 포함한 예닐곱의 아이들이 길을 지나던 조선인 아이 구남을 괴롭히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에게 신스케는 혼줄이 난다. 신스케는 조선인 마을로 구남을 찾아가 일대일 승부를 겨룬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친구가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일본인이 조선인 남자아이를 괴롭히는 대목을 읽으면서 괜스레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특히 구남이 머리로 신스케의 턱을 받아쳤을 때 나도 모르게 자잘한 폭소가 터져나왔다.
신스케는 구남의 형 김주열과 알게 된다. 김주열은 당시 주조 덕분에 목숨을 건진 15명의 징용 인부들 중 한 명이었다. 신스케가 은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김주열은 이후 주조의 처자를 보살펴준다. 소집령이 떨어져 군대에 끌려간 김주열은 집총거부한 반전사상자라는 이유로 육군형무소에서 지독한 고문을 받다가 패전이 되어 가까스로 석방되어 나온다. 이후 김주열은 세부 광산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어 공산주의자로 활동한다.
중학생이 된 신스케는 엄마가 아프고 살림이 어려워지자 학교를 그만 둘 생각을 한다. 때마침 야쿠자 류고로가 돌아와 이들 모자를 보살피려고 한다. 어느날 광산주 가문으로 유명한 자산가 하네자와 마사미치의 모친이 강도살해 당하고 용의범으로 김주열이 붙잡힌다. 신스케는 류고로에게 김주열을 위해 힘을 써줄 것을 부탁한다. 김주열과 친하게 지낸 관계로 이웃의 시선이 불편해진 다에와 신스케는 류고로가 사는 이즈카의 집에 머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