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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시마다 소지의 추천으로 빛을 본 작가. 아마도 시마다 소지 (와 스티븐 킹)은 정말 수많은 작가들의 구세주인것 같다. 여하튼, 지난번 읽은 [그녀가 죽은 밤 (닷쿠와 다카치 시리즈 #2)]은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이건 그의 비SF 미스테리 시리즈) , 이 작품은 꽤 괜찮다. 두번 읽어야 한다 ㅎㅎ. 이 작품만 보면, SF소재를 사용하는 등 변칙 본격미스테리의 귀재'라는 말이 무색하지않는데, 이 작가의 본질은 SF인듯.
먼저, 이 작품은 빌 머레이, 앤디 맥도웰 주연의 영화 [Groundhof Day (사랑의 블랙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groundhog day는 2월 2일인데 확실히 두더지라고 할 수 없는, 여하간 일단 두더지가 나오면 봄이 일찍 오는 거고 다시 들어가면 겨울이 길어진다는 축제일인데,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빌 머레이가 자잘한 사고를 피해가며, 짝사랑하는 앤디 맥도웰에게 구애를 하는 로맨틱 코메디이다.
이처럼, 이 작품 속의 남주 히사타로(이름의 첫자 久가 '히사'도 되고 '큐'인지라), 별칭 큐타로의 능력, 아니 그의 말에 따르면 '체질'을 가진 고등학교 1년생의 남자이다 (소년이라고도 하기 그런게, 작품 속에 연상의 여인네에게 구애를 함에도 어리다는 이유로는 거부당하지 않으므로). 한번 걸리면 한달에 십여번, 뜸하게는 몇달에 한번 꼴로 24시간을 9번 반복한다. 유일한 이점은 사고를 피할 수 있어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타인을 도와야할지 시도끝 좌절을 겪은 터라 그에겐 능력이 아닐 '체질'아니 '질병'으로만 간주된다. 여러번 하루를 산 것을 감안하면, 고1년생이라기보다는 더 산, 그래서 뭔가 애늙은이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래놓고 사립명문고 입학시험은 이 체질을 이용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아츠키에서 식당을 하며 온갖 난봉을 부리던 할아버지 후치가미 레이지로에게 실망, 독립한 장녀 가미지의 세째아들이다. 그녀의 둘쨰 여동생 (그러니까 할아버지의 3째딸) 하루나 또한 어린나이로 학교 선생님과 결혼해 아버지와 의절해버렸다. 할머니도 사망하고, 둘째딸 고토노 (그러니까 가미지의 여동생이자 하루나의 언니, 주인공 히사타로의 이모)와 함께 빚을 남기고 야반도주한 그는, 죽기를 결심하고 남은 돈은 도박에 쏟으나 완전 성공하여, 또 에라 모르겠다 모르쇠로 투자한 주식에서도 성공하여 거부가 된다. 그리하여, 에라 모르겠다며 식당을 차려 죽어라 노력할 결과 전국에 수십의 식당체인을 거느린, 에지업 식당체인그룹의 회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버니와 운명을 함꼐한 둘쨰딸 고토노는 그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사장이 되었고, 독립했던 첫쨰딸 가미지와 세쨰딸 하루나는 남편들이 회사에서 명퇴당하고 학교에서 짤리게 되자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기위해 바짝 엎드린다.
매설날을 같이 보내기 위해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큐타로 (다들 큐타로라 부르니까 일단)는 치매가 의심된다는 둘째형의 말처럼, 각자 첫째손주, 둘쨰 손주, 비서 등에 맞춰진 색깔별 추리닝과 잔찬코를 입는다. 자신의 후계자를 지명하는 유언장을 1월 1일마다 새로 작성하는게 취미인 할아버지는 이번만은 최종으로 결정하겠다고 공표한다. 1월 2일 아침 고토노이모의 비서 도모리 에미에게 구애를 한 큐타로는 거절당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안채 다락방에서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신다. 그리고 집으로 귀가를 했나 싶었더니만, 오리지널 주를 9번 반복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근데 첫째주에 마주대한건 바로 안채 다락방에서 꽃병에 맞아 피를 흘린채 발견된 할아버지의 사체.
그리하여, 다시 반복을 하며 큐타로는 자잘한 미스테리를 해결하며 타임라인을 구성하여, 동기를 가진 인물들을 조종한다. 하지만, 매번 범인은 바뀌어버리고...9번의 맨마지막이 결국 결정적인지라 사력을 다하여 사건을 막으려하는데...
타임루프 (Time loop)란 흥미로운 소재랑 추리소설을 엮었는데, 꽤 설정이 치밀하다. 실마리도 잘 마련되어 있어서 맨뒤의 반전이 생뚱맞지않다. 실망해서 치워버리지않고 다시 찾았는데 다행이다. 일본의 bookmeter에서도 꽤 인기가 많은 작품. 타임루프에선 나비효과가 결국 많은 사건들을 파생시키는데, 이 작품 속에서는 명절이라 사람들의 이동이 없는 할아버지의 저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인지라 퍼즐인 본격미스테리를 성공시키기에 적합했다.
재밌었다.
p.s: 하하, 이렇게 길게 정리할 정도로 애정을 가진 작가는 아닌데 말이지...
니시자와 야스히코 (西澤保彦)
- 타쿠미 치아키 (匠千暁)시리즈(=닷쿠와 다카치,タック&タカチ) 麦酒の家の冒険(1996) 맥주별장의 모험
- 칸오미 츠기코의 초능력사건부 (神麻嗣子の超能力事件簿) 시리즈
- 城田理会警視シリーズ - 森奈津子シリーズ
- 腕貫探偵シリーズ
- ぬいぐるみ警部シリーズ
- 시리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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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아직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 작가가 많이 있을 것 같다. 니시자와 야스히코도 그 가운데 한사람이었을 텐데, 지난해 《일곱 번 죽은 남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그 뒤에 다른 시리즈 소설도 나오고 그 시리즈가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대표작이고 일본에서 거의 20년(18년) 가까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같은 사람이 시간이 지나서 또 보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 다른 세대도 이 책을 보는 것일까. 좋고 재미있는 책은 어느 때 보든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언제 나왔는가 하고는 상관없이 말이다. 이 책에는 그런 점이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임 루프’다. 작가는 본격 미스터리로 썼다고 하는데 타임 루프 때문에 SF가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은 SF 신본격이 되었다고. 자신의 마음과 다르게 그 책을 본 사람이 그런 이름을 붙이는 일은 흔히 일어난다. 그게 나쁘지 않았는지 작가는 SF 신본격을 쓰는 게 좋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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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은 아주 매력적인 소재다. 똑같은 상황이 어느 시간대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다룬 '일곱 번 죽은 남자'는 기존의 책이나 영화에서 한 번쯤 보았을 '타임루프'를 스토리의 커다란 틀로 사용한 미스터리다. 20년 동안 마니아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 온 작품이라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는 화자는 열여섯 살의 고등학교 1학년 오바 히사타로... 일명 규타로로 불리는 소년이다. 소년은 타입루프를 경험하는 특이한 체질을 가졌다. 타입루프를 반복함정 현상이라 이름 붙인 그는 복잡한 이유를 가지고 신년을 보내기 위해 어머니의 친정을 찾는다. 젊은 시절에는 가족들에게 환영받지 못한 행동을 일삼았던 외할아버지가 예상치 않은 행운과 운이 따라 큰 성공을 거둔다. 죽기보다 싫었던 할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었던 큐타로의 엄마와 막내 이모.... 허나 이제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할아버지의 막대한 재산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할아버지의 곁에 남아 힘든 시간을 보낸 결혼을 안 한 둘째 이모의 양자, 양녀가 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선 할아버지의 유언장에 이름을 남겨야하는데....
안채 다락방에 잠들어 있던 규타로는 새해 다음 날 눈을 뜬다.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은 할아버지... 할아버지에게 일어난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규타로는 사건이 일어나는 날로 돌아간 시간을 토대로 살인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의심쩍은 인물들의 행동을 미리 막으려 한다. 허나 규타로의 노력과 상관없이 할아버지의 죽음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
무엇보다 타임루프를 소재로 사용해 살인사건을 막으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눈에 뻔히 보이는 범인을 막아보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조금씩 빗나간 결과를 가져온다. 마지막에 규타로가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한 사람을 통해 들어나는 진실을 통해 그의 타임루프가 9번을 반복하는데 왜 7이란 숫자를 사용해 제목을 붙였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끔찍이도 벗어나고 싶었던 집이지만 돈, 명예가 무엇인지 마음을 속이게 만든다. 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살아가는데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돈을 위해 사랑은 개의치 않는다. 등장인물.. 아니 우리들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욕망, 탐욕에 대한 부분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타임루프란 설정도 흥미롭고 속도감이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다른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들과 비교해 가며 읽어도 재밌을 거 같다. 아직 저자의 다른 작품은 접한 적이 없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작품도 궁금하고 저자의 이름을 나의 관심 작가 목록에 포함시킬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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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 무엇인가 섬뜻 할 것이라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막상 펼쳐보면 전혀 아니랍니다. 표지부터 먼저 공포스러움이 몰려왔는데 읽는 내내 독특한 설정과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것이 나름 즐거게 읽은 소설입니다. 먼저, 이 책을 소개하자면 근래에 출간이 된 것이 아니라 20년 동안 미스러티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던 작품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20년 전 첫 출간이 되었다는 거죠. 어느 소설이든 그 당시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답니다. 무의식적으로 글 속에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전혀 시대가 뒤쳐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거에요. 타임리프 소재여서 더욱 그러기도 하지만 20년 전 이러한 소재를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 물론, 영미소설에서도 시간을 넘나드는 소재는 있었답니다. 그 유명한 '닥터 후'가 가장 오래 된 드라마 이지만 이렇게 추리소설로 만나게 된 것은 왠지 신선한 사건이 아니었을까 해요.
<일곱 번 죽은 남자>은 주인공인 히사타로만이 특정 하루를 '리셋'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같은 사건을 반복하고 있어여. 그러나, 여기서 히사타로는 특정 날을 자신이 정해서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왜 그날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단지 눈을 떴을 때 어제와 같은 하루가 시작이 되면 '리셋'이 된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왜 그에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읽는 동안 궁금하기도 할텐데 오히려 다시 시작이 되는 하루로 인해 사건을 어떻게서든 해결하려는 주인공 때문에 별로 궁금하지 않게 되네요.
그렇지만, 마지막엔 왜 그에게 이런 능력이 생겼는지 궁금한데 여기에 대해선 전혀 답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읽다보니 그 나름대로 재미있는 도서가 되었기도 하고요. 사건의 시작은 신년회로 할아버지의 집에 모이게 되면서 시작이 됩니다. 주인공인 히사타로는 아직 고등학생인데 현재, 할아버지의 기업을 누군가 이어야 하는데 그 후계자 문제로 인해 두 형과 함께 방문하게 된거죠. 여기에 이모와 이모의 두 딸도 함께 동반을 하게 되고요.
이쯤 되면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 일어나는 사건이 무엇인지 알았을 겁니다. 서로의 자식들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두 엄마 더불어, 죽은 할아버지를 발견한 식구들 그리고 다시, 그날 자정이 된 순간 다시 어제의 하루가 시작되는 히사타로. 어떻게 서든 할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고 의심하는 용자을 묶어 놓으면 다른 이가 용의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이 되는 날들...그러나, 히사타로에게 같은 날이 반복이 되는 것은 딱 9번 이라는 겁니다.
흥미로운 것은 앞서 적었듯이 범인 이라 생각한 인물을 붙잡아 놓으면 반드시 다른 이가 범인이 되는 현상이라는 겁니다. 리셋이 되기 전 그가 할아버지와 술을 마셨던 그 시간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뒤로 갈 수록 알게 되는데요. 결국은 그 순간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죠. 더불어, 히사타로가 리셋을 하는 동안 몰랐던 친적이나 형들 그리고 주위 인물들의 속성을 알게 된다는 거죠. 물론, 그들은 당연히 모르는 상황이죠. 이 점 역시 주인공과 독자만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히사타로 그렇기에 고등학생이나 세상을 달관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여러날을 반복해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는 히사타로의 이야기. 하지만, 마지막 그가 더 이상 리셋이 되지 않는 진짜 다음날을 맞이하고 다가온 새로운 진실은 그가 사건을 푸는 동안 찜찜한 무엇인가를 해결하는 결정타였죠. 저 역시 뭐지 하면서 넘겼는데 그 부분이 마지막에서 의문이 풀리더라구요. 책을 잡으면 금새 읽을 수 있는 가속성이 있는 도서이다보니 저자의 다른 책이 궁금해지는데 국내에 몇 권이 출간이 되었더라구요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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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1일 1책했습니다. 여지껏 읽은 소설중 top3안에 들 정도로 미친작품이었습니다. 정말 후유증 때문에 어안이 벙벙하네요. 결과까지 이르러서야 그동안의 복선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작품이 단 한번도 증쇄가 안되었는지 모를 따름입니다. 제가 소설을 읽는데 눈치가 부족한 편이긴 하지만 이건아무리 눈썰미 좋은 사람이어도 캐치하기 힘들 듯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복선은 적절하게 주어졌고 미스테리에 sf가 가미되었기 때문에 허우적거리게되어 눈치를 채기 힘들뿐 자기 취향과 생각에 안맞는다고 이 작품을 매도한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 혁신적인(뭐 이 작품은 95년도 소설이지만) 소설을 절때 읽지 못 할 것입니다. 이 소설은 저에게 충격이고 혁신이었습니다. 시간과 관련해서 특히 타임리프 소설들은 설정이 제대로 갖추어 지기만 하면 명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슈타인즈 게이트 다만 그렇기에 리스크도 큰 소재인 것 같습니다 ex)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시간여행자의 아내 만약 제가 이 능력을 가졌더라면 저는 스포츠 토토해서 열심히 돈을 긁어 모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책을 더 많이 읽어서(이 경우에는 사서 읽기에는 부담되니 도서관을 자주이용해서)읽은 책의 수를 늘려가는 것도 좋을것 같고.. 여하튼 정말 쓰고싶은능력! 이 작품은 진짜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영원히 잊고싶지 않은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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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체질’을 알아차린 첫 계기는 식사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식탐이 대단했다고 한다. 매일 같은 메뉴가 이어지는 게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어린 마음에도 의아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또 계란말이랑 감자샐러드야?” 무심결에 이렇게 중얼거렸다가 어머니께 혼이 났다. "무슨 소리야. 어제는 햄버그스테이크였잖니." <본문 중에서> 니시자와 야스히코가 95년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국내에 작품이 소개되었다. SF와 신본격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착안은 얼핏 이질적이고 부조화라는 색안경을 피해가기 어려울 법도 한데 읽어보고 나면 남들이 흔히 시도하지 않은 방식에서 느낀 기상천외함에 색다른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주류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분명 마니아들로부터 얻은 꾸준한 인기와 함께 이 작품의 국내출간을 갈망해왔던 분들도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난해하다기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게 되고 자극적이거나 잔인한 설정 없이도 이만한 수준의 미스터리를 창안해 낼 수 있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특정한 날의 특정 행동과 현상들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지만 오직 본인만이 캐치할 뿐,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진행된다는 설정은 작가도 시인했지만 빌 머레이 주연의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나 자신도 즉각 떠 올렸다. 타임루프를 이 영화에서 최초시도하지 않았음에도 이유 불문하고 단단히 각인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정한 날로 되돌아가서 반복함정에 빠진다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상상은 누구라도 한번 즈음은 해보지 않았을까? 이러한 SF적 설정에다 미스터리가 가미되면 그땐 어떠한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그 엉뚱 발랄함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더군다나 20여 전에 출간될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타임루프가 시도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실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을 것 같다. 시작부터 사건의 절정이지만 주인공은 설정을 설명한다. 등장인물들이 한곳에 모인다. 불온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그리고 사건은 일어난다. 역시나 사건은 일어난다. 질기게도 사건은 일어난다. 여전히 사건은 일어난다. 그래도 사건은 일어난다. 싫어도 사건은 일어난다. 사건은 마지막으로 몸부림친다. 그리고 아무도 안 죽기도 한다. 사건은 역습한다. 나선을 빠져나올 때 시간의 나선은 끝나지 않는다. 목차부터가 유머러스하지만 각 파트별로 사건이 어떤 식으로 발단되어 전개되고 결말을 맡게 될지 기본적인 설명을 함축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타임루프가 가진 구간반복이라는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독자들은 어떻게든 나선형처럼 돌고 또 돌아야한다. 이것은 마치 원을 그릴 때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정확히 그 지점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때는 안으로, 어떨 때는 밖으로 뒤틀리면서 계란형이 되었다가 보름달형이 되는 식으로 원형에서 탈피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방식이 반복함정이었다. 그래서 고등학생인 소년 오바 히사사타로는 사건이 반복된다는 걸 알고 인지하고 있다. 큐타로라고 잘못된 이름으로 오해받는 히사타로가 어느 순간 체험하기 시작한 건 원인을 알길 없는 이상 체질 때문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전예고도 없이 어떤 날이 딱 아홉 번 반복된다. 어제와 오늘은 달라야 하는데 내일까지 똑같이 반복될 때 시작된 첫 날은 오리지날이 되고 다음 날 부터는 자신의 의도한 바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전개시킬 수 있음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필요에 따라, 자신의 입맛대로 규칙을 유리한 쪽으로 이용해왔다, 입시에서도 문제를 반복 입수하여 만점을 받고 천재 소릴 듣지만 이후에는 다시 꼴통으로 전락하는 등 실력을 요행으로 얼렁뚱땅 넘긴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설날에 히사타로는 외할아버지 댁을 방문하게 된다. 사업에 성공해 가진 게 돈 뿐이지만 과거 괴팍한 성격 때문에 가족들과 불화를 겪어 세 딸 중 두 딸과 의절하고 지내왔던 외할아버지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재산과 사업체를 지정된 후계자에게 물려주겠다고 선언한다. 수시로 마음이 바뀌어 후계자를 갈아치웠지만 공인된 유언장을 작성해 확정짓겠다는 말씀에 지금까지 서먹하게 지냈던 히사타로네 가족들과 이모네 가족들까지 모두 할아버지의 환심을 얻어 재산과 사업체를 독차지할 속셈에 각자가 동상이몽을 꿈꾼다. 이제 가족들 사이는 경쟁관계로 인해 긴장과 반복, 대립이 극심해지는데, 다음 날 히사타로는 이 시점에서 자신이 또 ‘반복함정’이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인 ‘타임루프’에 빠졌음을 알게 된다. 문제는 계속 반복해서 겪게 될 그 날에 할아버지가 갑자기 시체로 발견된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할아버지가 살해되었는지,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 할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 히사타로는 바쁘다. 반복함정에 빠질 때마다 범인의 살인시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럴 때 마다 철저히 어긋나버린다. 범인은 날마다 다른 사람이 되니까, 나비효과가 되어 매일 다른 결과를 낳는데 마지막 날이 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스터리가 이토록 유쾌하게 전개되는 경우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웃음은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지속되면서 끊임없이 낄낄거리게 하지만 미스터리물이 가진 고유의 기능을 결코 잊지 않는다. 변수란 녀석은 본래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살인이 어떤 억제력을 뿌리치고 일정의 뒤틀림을 가져다준다. 이것을 인과율이라고 달리 표현하는데 반복현상은 논리를 설명할 기회가 제공되지 않고 반복학습과 수정작업을 통해 최적의 답안을 시험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히사타로의 고민은 깊어지고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어긋남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오리지날이라고 부르는 첫날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사실 <일곱 번 죽은 남자>는 신본격을 표방하고 있지만 고도의 두뇌게임을 요하지 않는다. SF라지만 과학지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니 미스터리를 선호하지 않는 일반 독자층도 충분히 선호할 만하다. 이것은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이라는 물리적 흐름에 주목하다보면 범인의 정체나 살해 동기 같은 일반적인 미스터리의 해법보다는 반전에서 지금까지 구상된 트릭들이 의외성이 아니라 규칙의 반복에서 빚어진 착각이라는 개념임을 알게 된다. 퍼즐이 아니라 넌센스 퀴즈 같은 타입이니 재미와 새로움을 추구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의도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 점을 증명하고 있으니까. 자칫 마이너틱한 이미지로 전락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저자는 정통계열에서 벗어난 점을 인정하면서도 어디까지나 미스터리의 한 계보로 인정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직구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없으니 이 같은 변화구도 때론 필요하다. 강속구 투수는 수도 없이 보아왔지 않은가? 유희왕 같은 투수는 변칙이 자신 있게 살아남는 또 다른 유형이자 요령인 것이다. 아웃만 시켜낸다면 정통파나 기교파냐 하는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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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 건, 소개팅 하는 것과 같다. 거의 대부분 실망하지만, 드물게 이상형을 만나기도 한다. 이제껏 일본소설을 읽으며, 오츠 이치와 기시다 루리코, 단 두 명의 작가만이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대보다 괜찮았다'는 거지, 딱히 이상형에 가까운 건 아니었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드디어 이상형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일곱 번 죽은 남자>의 니시자와 야스히코.
<일곱 번 죽은 남자>는 타임슬립이란 SF 요소를 미스터리에 결합한 작품이다.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데, 놀랍게도 완벽하다. 마치, [SF+미스터리]란 장르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자칭 'SF 매니아'에다 일본 미스터리 광팬인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작품에 경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주인공 '오바 하시타로'의 타임슬립 능력부터 보자. 사실, '능력'이라 표현하기도 뭐하다. 왜냐하면 타임슬립은 하시타로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느 날 갑자기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 같은 날이 몇 번이나 반복되는 거다. (하시타로는 이를 '반복함정'이라고 부름 p.18) 등장하는 사람도, 발생하는 사건도, 오가는 대화도 모두 같다. 오로지 하시타로만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하시타로는 원래 일어났어야 하는 현실을 의도적으로 변경(p.19) 시킬 수 있다. 아, 반복함정은 9차례 반복되고, 24시를 기점으로 리셋된다.
정년을 맞아 할아버지(후치가미 레이지로) 댁으로, 가족들이 모인다. 할아버지는 엣지업社의 경영자로 차녀 고토노 이모와 회사를 운영 중이다. 모임의 최대 이슈는, 고토노 이모의 양자로 과연 누가 선택될 지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히사타로의 어머니 가미지, 막내 하루나 이모는 사활을 걸고 자기 자식을 양자로 보내려 한다. 양자가 되면 엣지업社를 고스란히 상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앙숙인 두 자매의 티격태격, 미녀 루나를 둘러싼 사촌 간 애정다툼 및 애정행각, 비서 도모리씨와 히사타로의 미묘한 감정교류, 할아버지의 극적인 인생역전과 괴짜행동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유머코드는 감탄할 정도였다. 읽다 웃겨서 뒤집어진 게 한 두번이 아니다. 두 장면을 보자.
초등학교 여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한다.(p.15이하) "학교 뒷산 신사에는 절대 가까이 가면 안 됩니다. 알았죠?" / "왜요? 귀신이라도 나와요?" / "그런 비과학적인 말을 하면 안 돼요." / "비과학적이란 게 무슨 말이에요?" / "터무니없다는 뜻이에요. 뒷산 신사에는 귀신보다 훨신 더 무시무시한 사람이 있어요" "요전에 다른 학교 여학생이 신사에서 놀다가 그 아저씨한테 잡혀 갔어요. 무섭죠? 겁나죠? 그리고 불쌍하게도 그 아저씨가 억지로 그 아이의 팬티를 벗겨버렸어요." / "왜 아저씨가 팬티를 벗겨줬어요, 선생님?" / "그리고 아저씨도 자기 팬티를 벗었어요. 여기까지 말하면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겠죠?" / "둘이 팬티를 바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히사타로의 어머니와 하루나 이모는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다 결국 폭발(p.216이하)한다. 시발점은 후자타카와 루나의 다툼이었다. 둘이 남녀관계까지 맺었음을 알게 되자, "도대체가 넌 아들놈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발정 난 개새끼도 아니고, 어쩔거야. 대체 어떻게 책임을 질 거냐니까? 시집도 안 간 처녀를." / "시끄럽네 진짜. (중략) 같이 잔 거라면 그건 당연히 너희 집 멍청한 딸이 유혹했겠지. 머리는 텅텅 빈 주제에 엉덩이랑 가슴만 크면 다니? 이 걸레. 못생긴 게. 멍청이." 이런 대사가 오가다, 온 가족이 대격돌을 벌이는 베개싸움으로까지 이어진다.
<일곱 번 죽은 남자>는 사실 긴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엄청나게 재밌다. SF에 미스터리를 결합하고, 유머코드까지 장착했으니, 별로 일리가 있겠는가? 전기장판 위에 엎드려서 이불 뒤집어쓰고 읽으며, 책 속에 풍덩 빠져 버렸다. 이토록 몰입해서 읽는 건, 20대 이후엔 거의 없던 일이다. 니시자와 야스히코가 왜 이제야 국내에 소개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얼른 다른 작품도 쭉쭉 나오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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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동일한 날이 며칠간 반복된다는 '타임 루프'라는 SF적 설정을 앞세운 니시지와 야스히코의 1995년 작품으로 제 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에 오른 작가의 대표작이다. 주인공에게는 어느 순간 동일한 하루가 9일 연속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 또는 체질이 있는데 타인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오로지 당사자만이 그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의지로 언행을 변경할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설정을 이용한 추리 소설로는 시체가 되살아나는『살아있는 시체의 죽음』과 중세 마법 미스터리인『부러진 용골』을 들 수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작가의 뚜렷한 세계관과 작가가 창조한 비현실적인 틀속에서 완벽한 미스터리를 선보인 좋은 작품들이다. 스케일과 전개면에서『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이 주말 드라마요『부러진 용골』이 한 편의 스펙타클한 토요 명화라면『일곱 번 죽은 남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가벼운 일일 시트콤 추리극이라 할 수 있겠다.
신년 모임차 할아버지의 별장에 모인 세 딸의 가족들과 고용인들...고령이자 부자인 할아버지의 유언장과 후계자 세습 문제로 인한 가족들간의 알력과 이권 다툼속에서 할아버지는 살해당하고, 그것과 동시에 탐정역의 손자이자 주인공인 고등학생 히사타로에게는 타임 루프가 시작되는데...과연 히사타로는 9일간의 제한된 기한내에 범인을 찾아 할아버지를 구하고 가족들간에 평화를 지켜낼 것인가...
독특한 설정과 초반부의 흥미로운 전개에 비해 중반부는 상황이 조금씩만 바뀔 뿐 기본 얼개가 동일하게 반복되는 하루의 연속인지라 뭔가 국면을 급전환시킬만한 새로운 전개에 대한 갈증이 있고 또한, 그러한 매일매일의 변경되는 상황에 대한 논리적인 서술과 전개에 치중하느라 정작 추리적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해를 당하는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주인공 히사타로가 매일매일 짜내는 궁리와 묘안, 그리고 그것들이 조금씩 엇나가 할아버지는 매일 살해당하고 서서히 마지막 9일째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인공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를 따라가며 해피한 결말을 기대케하는 퍼즐 미스터리적 전개는 위에 언급한 단점들을 상쇄시킬만큼 충분히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특히 마지막 결말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숨겨놓은 트릭과 놀라운 반전, 감춰진 진실은 이 작품의 완성도에 화룡점정을 찍는 느낌이다. "20년 동안 미스터리 마니아를 사로잡았던 그 작품"이란 책 소개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엇비슷한 소재나 전개의 추리소설에 지겨워졌다면 기발한 설정에 논리퍼즐을 앞세운 이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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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기전 이런 질문을 받았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 중 하루를 다시 아홉번 반복해서 살아보고 싶다면 어떤 날인가요?' 라는 질문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다 떠오른 그 하루는 바로 '우리의 첫아이를 만난 그 하루' 였다. 그 신비하고 놀라운, 정말 말로는 쉽게 표현하기 힘든 그 희열과 느낌은 아홉번이 아니라 몇만번을 반복한다해도 살아볼만한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처럼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하게된다. 가능하지 않지만 그런 날들을 꿈꾸기도 하고 불가능하기에 이런 류의 문학이나 영상에 열광하기도하고 말이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거나 혹은 미래로의 여행과 같은 소재를 우리는 종종 만나게 된다. 타임슬립, 타임리프 혹은 타임루프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은 불리기도 하는데... 이런 다양한 이름들을 가지지만 이들은 성격상 조금씩 차이를 가진다. 이야기가 조금은 길어질것도 같지만 여기서 이들의 작은 차이들을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을 거란 생각이든다. 자~~ 조금만 집중! ^^
우리에게 익숙한 츠츠이 야스타카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타임슬립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것은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또 다른 나를, 개체를 만나기 때문이다. 타임리프는 이와는 다르게 시간이동을 하지만 현재와 기억이나 생각의 변화가 없는 것을 말한다. 다시말해 몸은 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들어 '나비효과'와 같은 영화속 주인공의 시간이동이 이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또 다른 하나 타임루프는 시간의 고리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어떤 기점을 기준으로 쳇바퀴 도는 듯한 시간의 반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날 작품 <일곱번 죽은 남자>가 바로 이 타임루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작품은 타임루프를 통해 시간의 고리가 이어지듯 하나의 사건이 반복된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그 시간이 반복되는가? 열여섯살 히사타로라는 남자아이가 그 주인공이다. 작은 다락방에 쓰러져 죽어버린 할아버지! 그의 죽음의 반복, 그리고 그것을 인지하는 이는 바로 히사타로인 것이다. 죽은 할아버지 후치가미 레이지로, 그는 세 딸을 두고 있다. 큰 딸 가미지는 화자인 히사타로를 포함해 세 아들을 두고 있고, 막내딸 하루나는 두 딸을, 레이지로의 체인사업을 물려받은 둘째딸 고토노는 독신이다.
그렇게 레이지로 家에 신년 인사차 모인 이들 가족에게 벌어진 살인사건! 그리고 히사타로에게 반복해서 일어나는 타임루프.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위한 소년 탐정의 맹활약이 펼쳐진다. 이 타림루프를 히사타로는 '반복함정'이라 부르는데, 이 반복함정은 같은 상황이 9번 반복해서 일어난다. 그런데 여기서 작은 의문이 들것이다. 9번 반복되는 타임루프, 그런데 왜 책의 제목은 <일곱번 죽은 남자>일까?라는... 거기에 또 다른 재미가 숨겨져 있다.
레이지로의 뒤를 이어 레스토랑체인 사업을 물려받기위해 고토노 이모의 양자가 되어야 하는, 선택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두 딸과 다섯 손주들 사이의 암투와 또 다른 후계자(양자)후보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맞물린 할아버지의 죽음을 밝혀내려는 히사타로! 어쨌든 히사타로의 추리로 범인들이 밝혀지지만 예상치못한 난관(뒤틀림)에 부딪히게 되는데... 마지막 예상치못한 반전의 묘미가 더해져 역시 색다른 미스터리구나 하는 찬사와 함께 책을 내려놓게 된다.
'인간은 그 이기적인 성격으로 인해 비로소 그 존재를 증명하게 되는 존재라는 게, 체질에 의해 내가 얻은 결론이다.' - P. 29 -
<일곱번 죽은 남자>의 타임루프라는 소재는 어쩌면 조금은 식상할수도 있겠지만, 나시자와 야스히코만의 독특한 필치로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적용함으로써 색다른 즐거움과 예상치 못한 반전이 주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게 했던 작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이 출간된지 벌써 20여년이 지난 작품이라니 그 기발한 발상에 매료되지 않을 도리가 없어보인다. 중간 중간 임팩트가 그리 강한편은 아니지만, 시간의 반복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미스터리에 적절히 녹아들게 만들어 독자들의 시선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드는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라 평가할만하다.
타임루프라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화자인 16세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진 유머러스한 표현과 장면들이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도 가볍게 풀어내고, 즐거운 재미를 이끌어내는 탁월함을 내어 보인 작품이다. 니시자와 야스히코라는 이름은 역시나 조금 생소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작가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앞으로 그의 색다른 작품들, 익숙하지 않은 독특한 미스터리들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타임루프 능력을 가진, 아니 체질을 가진 히사타로라는 캐릭터가 이 한 작품으로 끝나버리는 것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아닌 또 다른 색다른 배경과 내용들로 또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리 두꺼운 무게를 가진 작품이 아닐뿐더러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들로 한껏 재미를 전해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아홉번이 아닌 <일곱번 죽는 남자>인지 많은 이들이 꼭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PS. 근데 갑자기 의문이든다. 일본은 사촌끼리 결혼이 가능한가? 만약 그렇다면... 이런 뭐 시베리아 차이코프스키 같은 X들이 다있어? .... 법적으로는 가능하다는데,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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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하루가 반복이 된다. 그것도 아홉번씩이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에게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니 다른 걸 해 볼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할까 아니면 같은 일상이 반복되니 지겨워서 싫다고 말할까. 이 새롭지 않은 발상은 오래전부터 영화나 책에서도 종종 쓰여오는 기법이기도 했다. 책보다는 주로 영화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방금 읽은 칼럼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을 모아 놓은 것을 보았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작가가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사랑의 블랙홀'. 내가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것은 아니고 텔레비젼에서 본건지 아니면 비디오 테이프로 본 건지 누구랑 본건지 왜 본건지도 헷갈리지만 이 이야기가 자고 나니 또 어제와 같은 일상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더라는 내용인 것은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다. 같은 반복이 계속 되니 보고 있는 내가 다 지겨워져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반면 어떻게 그 주인공이 반복에서 벗어 났는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엔딩도. 같은 하루가 반복이 될때 내가 처음과 다른 행동을 하면 그것에 대한 결과로 그 다음 인생도 변할까. 그렇다면 반복해 보는 재미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비극적인 상황으로 끝나면 안 되겠지만.
사람의 인생은 단 한번이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단 한번. 불교에서는 윤회사상같은 것을 믿어서 다음 생에 다른 것으로 태어난다고 말을 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지금 인생은 지금이라는 시점 딱 한번이다. 그래서 책 제목에도 있듯이 가지 못한 길이 더 아름답다고 하지 않던가. 누구나 한번뿐이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는 것이다. 그런데 반복된다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가장 좋은 방법을 고를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누구나 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답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해본다 하더라도 여전히 기회의 변수는 남을 것이고 사람들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반복'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철학적인 책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는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사건을 막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일종의 장르소설이다. 추리소설이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이 조금은 약한 편이고 판타지라고 보기에도 그런 장르가 약하다. 작가는 sf신본격노선이라고 주장하는 듯 하지만 일본의 장르는 잘 알지 못해서. 장르가 어떻든 간에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게 꼬여서 읽는 재미는 쏠쏠한 편이다. 같은 날이 9번씩이나 반복되고 있다보니 이걸 어떻게 잘 풀어서 설명하는가가 재미를 주느냐 놓치느냐에 관건인데 작가는 하루 이틀의 개념을 첫주와 둘째주 이런식으로 설명해서 아홉번 반복되는 날은 아홉번째 주라고 칭하고 있다. 그렇게 아홉번이 지나면 실제적인 하루가 지나는 것이다.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대놓고 사건이 벌어진다. 1월 1일 신년에 할아버지 집에서 모인 친척들. 그 다음날에 할아버지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 주위에는 이모의 비서가 사온 난 꽃병이 뒹굴고 있고.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까. 할아버지는 매년 신년회를 한 다음 자신의 가업을 이을 사람을 유언장에 올리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사업은 아주 크고 번창하고 있다. 지금은 딸 중에서 둘째인 이모가 맡아서 하고 있지만 독신인 이모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으니 할아버지는 그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선정하고 그 사람을 이모의 양자로 들여 가업을 잇게 하고 싶으신 것이었다. 첫째딸인 주인공의 엄마와 막내딸인 주인공의 이모 가족이 해마다 할아버지의 집을 찾는데는 다 그런 배후가 있는 것이다. 각기 모두 집안의 가장이 다른 이유로 직업을 잃게 되면서 엄마와 이모는 모든 인생을 자기의 아들과 딸들 중에서 후계자가 지목되기를 바라고 그래서 더욱 할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니 모든 사람들은 슬퍼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기에 먼저가 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어느날인가 되풀이 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들이 명문이라고 생각하는 학교에 입학도 했다.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거기다 타이밍도 딱 맞게 그날에 '반복'이 걸렸다. 자고 일어나니 그 전날과 같은 것이다. 이제 할아버지를 살려낼 작전에 돌입. 그렇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언제나 자신의 뜻대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더더군다나 상황은 언제나 오리지널 버전으로 가려고 노력을 하는데 분명 첫째날 할아버지는 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날 할아버지는 죽었다. 아홉번의 반복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분주한 우리의 주인공. 자신의 원대로 할아버지를 구해낼수 있을까. 분명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이고 여러 날이 반복되는 복잡함 속에서 왠지 모를 웃음이 솟아난다. 하긴 읽다보면 종종 웃긴 부분이 발견할수 있으니 이걸 코미디로 봐야하나. 나름 심각한 상황에서 생겨나는 재미들이 반갑다. 처음에 '반복'을 이해를 잘하면 충분히 즐기면서 볼수 있는 작품이다. 큰 반전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를 기대할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