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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기대되는 안규철 작가
"모든 것이 기대되는 안규철 작가" 내용보기
?작가는 책머리에 새벽마다 일어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을 마당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하더니 책의 마지막 글도 '아직 쓸어야 할 마당'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흙이 있는 마당이든 시멘트를 칠한 마당이든 싸리빗자루로 쓸면 쓸린 자리에 선이 그어진다. 몇번 쓴 적은 없지만 그 선이 생길때마다 이 선들을 날려서 없애고 티끌도 없이 깨끗한 마당을 만들어야 해야한다는 생
"모든 것이 기대되는 안규철 작가" 내용보기
?작가는 책머리에 새벽마다 일어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을 마당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하더니 책의 마지막 글도 '아직 쓸어야 할 마당'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흙이 있는 마당이든 시멘트를 칠한 마당이든 싸리빗자루로 쓸면 쓸린 자리에 선이 그어진다. 몇번 쓴 적은 없지만 그 선이 생길때마다 이 선들을 날려서 없애고 티끌도 없이 깨끗한 마당을 만들어야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선들이 남아있으면 청소를 못한것 같았다. 
"하나의 문장을 이루는 연속적인 선은 지진계의 바늘이 기록하는 파도 모양의 주름처럼 높낮이와 굴곡에 의해서 글 쓰는 사람의 생각을 실어 나른다. 어떤 것은 격력하게 어떤 것은 미세하게 어떤 것은 완만하게 또 어떤 것은 빠르게 진동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을 이룬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굴곡이 없고 떨림이 없는 평탄한 하나의 선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의미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무의미한 소음, 의미로 분절되기를 거부하는 하나의 음이 될 것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수면 위로 퍼져가는 동심원의 파문처럼, 이른 새벽에 누군가가 깨끗이 쓸어낸 마당에 남은 빗자루의 흔적처럼.
 그것은 문장 속에서 쉼표가 언제 다음 단어로 이어질지 모르는 채 끝없이 이어지는 상태와 같다. 높낮이도 강약도 고저도 없이 혼잣말처럼 입속에서 낭송되는 기도문처럼 그것은 스스로 의미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러나 그것들의 단조롬움, 그것들의 침묵은 다시 하나의 의미가 된다. 종을 치면 그 주위의 공기 입자들이 소리를 운반한다. 물에 돌멩이를 던지면 물의 입자들이 동그란 파장을 퍼뜨린다. 싸리비로 마당을 쓸면 흙과 모래 입자들이 움직여서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백지상태의, 새벽의 마당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스스로 의미가 아니면서 주위의 것들을 의미로 만든다. 단순한 하나의 선은 스스로는 글이 아닌 채로 주변의 것들이 하나의 글이 되게 한다. 묵언수행을 함으로써 흙과 물과 공기를 움직이게 하고 중생을 흔들어 깨운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상태에 이르기 위해 그 먼 길을 돌아왔던 것일까? 침묵에 이르기 위해 그 많은 말들이 필요했던 것일까? 소리 내어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침묵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일까?"
안규철 작가의 작품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야기를 만드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는 작가의 서사가 느껴진다.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 작품은 어떤 형태가 될까? 모든 것이 기대되는 안규철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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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2024.12.29. 신고 공감 0 댓글 0